본문 바로가기
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11

20110325 인생은 교만과 겸손을 배우는 과정

by 굼벵이(조용욱) 2025. 2. 14.

3.25()

출근과 동시에 처장 방에 들렀다. 

전날 인천본부에 출장을 다녀온 이야기를 나누었다. 

마침 현상권 처장이 라운드테이블에 앉아있기에 같이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내 일은 공통의 관심사여서 도나 개나 아는 척하며 참견하기를(meddle in) 좋아한다. 

어쨌거나 인천본부 차장급 FM들이 보여준 성실한 모습이 너무 좋았기에 나도 기분 좋게 리포트 할 수 있었다. 

기분 좋은 리포트는 상대방 기분마저 좋게 한다.

내 자리로 돌아와 신문을 보고 전날의 인터뷰 내용을 정리하다보니 오전이 가버렸다.

 

점심시간은 고역이다.(drudge) 

김병옥 차장과 단둘이 직원식당에 가서 식판에 코박고 먹는다. 

거기서 점심을 먹으면서 나는 늘 인생은 교만과 겸손을 배우는 과정이라는 교훈을 되새긴다.

사실 우리는 태어나자마자부터 교만을 학습한다. 

적어도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대부분 교만에 대한 학습이 이어진다. 

교만이야말로 인간의 삶을 이어가게 하는 가장 중요한 원동력이고 에너지기 때문이다. 

자신은 누구보다도 잘나고 뛰어난 사람이라고 생각해야 도전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진취적으로 살아갈 수 있다. 

그러나 성공 후엔 반드시 배려가 필요하다는 걸 함께 학습하지 않으면 안된다.

혼자 사는 사회가 아니고 집단 내에서 함께 살아가기 때문이다.

집단생활을 하다보면 이리저리 부딛치며 자연스레 겸손을 배우게 된다.

인간세가 아비규환의 지옥처럼 인식되는 이유가 인간들끼리 서로 잘났다고 싸우고 부딛치며 상충하기 때문이다.

사회생활 이전 유아기 때 배운 교만을 대부분의 사람들은 죽을 때까지 가져간다.

거기서 인간의 비극이 탄생한다.

인간은 군거성이어서 혼자 살지 못하고 함께 살아가야만 한다.

함께 살기 위해선 공동체 룰이 필요한데 이 룰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겸손이다. 

겸손이란 다른 사람에게 자신을 낮추는 행위이다. 

남을 존중하고 자신을 내세우지 않는 태도를 말한다.(be humble and shows respect to) 

즉 교만의 반대말이다.

자신에게는 교만해도 되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겸손해야 하는 것이다.

 

가뜩이나 잘나가는 인사처에서 지방 순환보직도 안하고 남들보다 쉽게 승진했다고 생각해 곱게 보지 않는 시선이 많은데 1직급이랍시고 고개를 쳐든 채 간부식당만 찾고, 고위급 사람들과만 어울린다면(socialize) 매우 교만한 사람으로 비추어질 것이다. 

즐겁고 행복한 마음으로 차장들과 직원 식당을 찾으며 오히려 그들의 눈높이(eye level) 아래에서 처신해야 한다.

 

김병옥이가 다음 주 월요일에 있을 MBO보고가 다른 스케줄에 밀려 또 다다음 주로 연기되었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맥이 풀린다.(lose my energy) 

그러다 말지도 모르겠다. 

얼른 보고를 해야 홀가분할(carefree, free and easy) 텐데....

 

오후에는 김종호 본부장에게 출장내용에 대하여 보고했다.

 이치훈 선배의 노동사무소 제소계획에 대하여도 설명했다.

 

집사람이 저녁을 먹고 온다기에 함께 저녁 먹을 사람을 찾는데 마땅히 전화를 걸만한 사람이 없다. 

갑자기 외로움이 밀려왔다.

결국 그냥 발길을 집으로 돌려 홀로 저녁을 먹었다. 

소주 한 잔 반주로 곁들여서...

아침에 먹다 남긴 굴 미역국에 무파마를 끓이니 그런대로 먹을 만하다.

그러는 사이 집사람이 들어왔다.

처량하게 라면을 후루룩거리며 먹는 나를 보고 측은해 한다.

일주일에 하루 그러는 데도 그러니 원...

고독력을 좀 더 독하고 강하게 키워야겠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