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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11

20110721 MBO평가에서 생긴 일

by 굼벵이(조용욱) 2025. 4. 7.

7.21()

평가가 시작되었다.

사업소장들에게 전화를 걸어 중간평가를 지시했다.

모두들 열심히 평가에 임해 주었다.

본사 처실장에게도 평가에 관한 교육을 시켰다.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 하나하나에서 일이 생길 때마다 처장과 전무에게 일일이 보고했다.

문제를 문제로 만들지 않는 최고의 방법 중 하나는 진행과정을 빠짐없이 낱낱이 보고하는 것이다.

그러면 적어도 실무자의 임의적 판단과 해석에서 생기는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다.

어제도 아주 중대한 문제가 하나 생겼었다.

KB 차장이 사색이 되어 내게 달려왔다.

무언가 큰 잘못이 발생한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MBO평가를 비밀리에 수행하고 있는데 전산 에러로 '사업소장의 종합평가의견이 수정되었다'는 내용이 100여명 개개인에게 메일로 자동발신 되어버린 것이다.

나는 곧바로 처장 방에 들어가 이를 낱낱이 고하고 전무 방에도 내려가서 자초지종을 설명한 뒤 용서를 빌었다.

다행히 처장이든 전무든 그걸 크게 문제 삼지 않았다.

오히려 차라리 내놓고 하고 싶어하는 심정까지 비추었다.

KB차장이 엄청 힘들어한다.

실무자가 제대로 챙기지 못해 발생한 사건이라고 생각해 죄책감에 힘들어 하는 거다.

나도 과거에 비슷한 실수를 한 적이 있기에 그가 너무 힘들어하지 않도록 일찍 업무를 끝내고 같이 밥이나 먹으러가자고 했다.

퇴근하자는 내 말에 김차장은 어려워하며 조금 더 지켜보고 정리한 후 들어가겠다고 한다.

억지로(against his will) 데려가기도 그렇고 끝까지 책임지려는 그의 태도를 고마워하며 그냥 혼자 퇴근했다.

내일이라도 저녁이라도 먹으며 너무 힘들어하지 않도록 다독여 주어야겠다.

 

집에서 저녁을 먹고 집사람에게 동부생명 연금이 제대로 입금되어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계정을 등록했다.

집사람 이름으로 모든 것이 진행되어야 하기에 집사람을 불러 이것저것 필요한 비밀번호와 인증번호 따위를 물었더니 집사람이 영 싫어하는 기색을 보인다.

내가 자신의 이름으로 들었던 변액연금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고 싶어 하는 듯하다.

나를 의심하는 듯해 마음속으로 괘씸한 생각까지 들었다.

부부지간에도 돈으로 의가 상하고 사랑이 깨진다.

우리 부부는 서로 소통에 문제가 많은 듯하다.

내가 계정등록을 하는 이유는 먼저 계약이 제대로 되었는지 확인하기 위함이고 다음은 변액연금은 수시로 펀드 계약변경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이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는 전산등록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내가 집사람에게 그렇다는 것을 충분히 설명해 주지 않아서 나를 오해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내 주변의 모든 문제는 내 자신에게서 기인하는 것이다.

나의 생각과 행동이 가져오는 문제일 것이다.

장자의 빈 배처럼 내가 그 배에 타고 있다고 생각하기에 상대방 사공은 충돌의 책임을 내게 묻는 거다.

모두가 내 탓일 뿐이다.

힘들지만 그런 진리를 받아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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