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0(수)
사람에 지친다.
사람들은 정말 다양하게 대립한다.
생각의 방향이 다르다 보니 생각들이 충돌하는 거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은 그런 다양한 사람들을 다루는 일어이서 더더욱 사람에 지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난 운명적으로 그런 사람들과 함께하지 않으면 안 되도록 설계되어있다.
쇠사슬에 묶인 시지프스처럼 커다란 디양한 인간들의 바위 덩어리 등에 메고 오르고 무너져 내리고를 반복할 뿐이다.
그런 ‘다양한 사람들’이 싫다면 그냥 자연과 살아갈 일이다.
식물은 농부의 발자국 소리를 들으며 살아간단다.
강아지도 오로지 주인의 손길만 바라보고 꼬리를 흔들 뿐이다.
잔대가리에서 나오는 복잡성이나 다양성, 돌발성 변수 따위가 없다.
단순하게 그저 본성에 충실할 뿐이다.
그래서 난 이런 자연법칙을 좋아한다.
그렇지만 그 단순함 속에서 모든 생명이 시작되고 한 치의 오차 없이 세상만물이 질서 정연하게 살아간다.
그래서 난 자연으로 돌아가고 싶다.
요즘 서로 좋아하는 입사동기 친구들끼리 복잡한 머리싸움을 한다.
KJ 전무와 LC위원장 간의 싸움이다.
아주 단단하게 제대로 한 판 맞붙을 기세다.
그렣게 된 배경의 중심에 사장이 있다.
사장이 노발대발하면서 초강경 대응을 지시했기 때문이다.
오늘날의 이 사태도 실은 그가 만들어 놓은 거다.
사장은 그걸 더 최악의 상태로 가져가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듯하다.
경영은 주먹으로 하는 게 아니고 가슴으로 하는 거다.
때로는 비열한 사기꾼들이 눈속임으로 승승장구하기도 한다.
그러나 마지막에 웃는 사람은 자연법칙에 따라 올바르게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전무의 지시를 받아 전국 사업소장들에게 전화를 걸어 정년예정자들에 대한 MBO평가를 지시했다.
난 그걸 아무도 모르게 비밀리에 진행했다.
설사 그 비밀이 노출된다 하더라도 사업소장 책임 하에 비밀리에 진행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면 더더욱 조심스럽게 접근할 것이다.
공문도 보내지 않았다.
그냥 전화로 지시했고 본사 처실장들은 티타임을 가질 예정이다.
이틀 안에 전격적으로 248명에 대한 평가를 마칠 예정이다.
집사람이 전화를 했다.
우성아파트에 왔는데 그냥 퇴근할거면 집에 같이 가잔다.
집사람과 같이 퇴근하는 길에 집사람이 땅이 팔렸느냐고 묻는다.
그렇다고 했다.
얼마에 팔렸냐고 묻기에 평당 OO만원을 받았다고 했다.
그런 저런 이야기를 미주알 고주알 소상히 상의하고 이야기해주지 않는 내가 미웠는지 모른다.
하지만 침묵으로 일관하며 나를 배척한 냉전시기엔 이런저런 이야기를 할 수가 없었고 하고싶지도 않았다.
저녁식사를 같이 하고 들어가자고 했더니 아침에 먹던 알탕이 남았으니 그냥 그걸 먹자고 한다.
집에와 저녁을 같이 먹었다.
소주 반잔을 곁들였다.
난 그거면 충분히 만족스럽다.
반주 후 영화를 보는데 졸음이 몰려왔다.
10시경에 잠이 들었는데 잠을 설쳤다.
아침에 꿈을 꾸었는데 내가 암으로 죽어가는 꿈이다.
고통은 그리 많이 느끼지 않았으며 온 몸의 에너지가 소진되며 죽어가는 꿈이다.
나는 꿈 속에서도 그 죽음을 아무런 저항 없이 받아들이고 있었다.
천연덕스럽게 내 주변 사람들에게 다음 세상에서 다시 만나자는 인사말까지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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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내 말을 듣지 않는 입 근육 때문에 고민이다.
자꾸만 입 표정을 의식하게 되고 의식하면 할수록 굳어지며 이상한 모양이 생겨난다.
그런 모습이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지면서 서로 어색해 하기도 한다.
아무리 고치려고 노력해도 잘 되지 않는다.
말을 삼가는 수밖에 없다.
필요한 말 이외에 말수를 줄이라는 신호인가보다.
이것도 심리적인 틱장애의 일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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