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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지혜를 찾아서/사랑하는 아들아

경신아12

by 굼벵이(조용욱) 2008. 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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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신아 !

요즘은 아빠가 방학 중이라 네게 매일 편지를 보낸다만 개학하면 어림없다.

그래도 가급적 시간을 쪼개어 네게 편지 보내는 시간을 마련해 볼게

지난 금요일 아빠는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려야 했다.

회사는 조직이고 조직에는 조직을 이끄는 리더들이 계층을 이루고 있지.

아빠 위에도 상사가 계신데 아빠랑 성격이 비슷한 면도 있지만 다른 면도 많단다.

사람들은 나이가 들고 지위가 높아질수록 독선에 빠지는 경우가 많아.

서로 다른 면끼리 부딪치면서 자존심에 상처를 받으면 그 상처가 오래가지.

그걸 극복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모습을 모나지 않게 둥근 모습으로 성장시켜 나가는 거야.

세상 산다는 것이 그렇게 늘 시련의 연속이란다.

넌 군대니까 시키는 일만 하면서 시련을 이겨나가지만 사회에 나오면 스스로 시련을 만들면서 그걸 극복해 나가야 한단다.

그런 면에서 시련은 변화와 성장을 위한 전제조건이라 할 수 있지.

시련 없는 안락함은 죽음을 부른단다.

삶의 의미를 포기하면 편안하고 그 편안함 속에 안주하다보면 결과적으로는 죽음에 이르는 것이지.

*******************

너희들이 보기에는 아빠도 고루하고 독선적이게 보일거야.

너희들보다 더 오랜 세월을 살면서 이것저것 여러 가지 것들을 경험하다보니 삶의 지혜도 조금 더 생긴데다 내 자식들이 내가 겪었던 똑같은 실수를 겪게 하고 싶지 않아서이지.

요즘 호신이를 보면 정말 가관이 아니다.

조금만 더 커서 보면 자신이 행한 모든 행태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겠지.

하지만 그걸 그 아이에게 전달하는 방법은 정말 어려워.

그래서 Communication Skill이 정말 중요한 것 같애.

상대방의 입장에서 듣고 이해하고 조언하는 것이 필요한데 한 세대를 거른 데다 부자지간이다보니 서로 기대하는 바가 틀려 코칭하기가 무척 어렵더구나.

어제 저녁에 호신이 녀석에게 2학기 성적표가 왜 안 오냐고 했더니 제 방가서 뒤적거리고는 성적표를 가져왔는데 지난 12월 24일 날 받았던 거였고 역시 엉망이더구나.

1학기보다도 더 나빠졌어.

녀석은 지난 여름방학에도 기숙학원에 안 들어가고 혼자 하겠다고 우겼었잖니.

이번 겨울방학도 아빠 속을 그렇게 썩이더니 결국 기숙학원이고 종합학원이고 안가고 혼자 하겠다고 떼를 써서 그렇게 하기로 했는데 모르긴 해도 그 아이는 똑같은 실수를 계속 이어갈 것 같다.

답답한 놈.

자대 배치 받고 시간 여유가 생기면 네가 가끔 편지 등을 통해 동생에게 조언을 해주길 바란다.


오늘은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 간단하나마 이만 적으마.


2008.2.4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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