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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모임,취미생활/일기

경신이의 제대(20091203)

by 굼벵이(조용욱) 2009. 1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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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신이가 제대를 했다.

부대 문을 나서면서 내게 전화를 했다.

제대 축하를 위해 저녁에 술 한 잔 같이 나누자고 제안한다.

수고했다고 하고 이따가 저녁에 보자고 했다.

제 딴에는 인생의 가장 어려운 관문 중 하나를 넘었다는 생각이 드는 모양이다.

아무 것도 못할 것 같은 녀석이 별 어려움 없이 군대생활을 마치고 돌아오는 것을 보니 일면 대견스럽기도 하다.

앞으로가 문제다.

녀석이 어떤 목표를 가지고 어떻게 생활해 나갈지 모르겠다.

내가 도움을 주기에는 한계가 있다.

녀석이 스스로 자신의 앞날을 제대로 고민하며 정답을 찾을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중    략)

녀석이 전역증을 내어 보여준다.

스스로 생각해도 자랑스러운 모양이다.

그걸 받아들고 수고했다고 호들갑을 떨었어야 하는데 그냥 무표정하게 쳐다보고 돌려주었다.

우리 아버지가 내게 했던 모습과 크게 다름이 없다.

그런 내 모습을 보고 나의 치명적인 단점을 읽는다.

아이 입장에서 생각하고 느끼며 신나게 축하해주고 한번쯤 안아주었어야 했다.

내가 녀석을 만나기 위해 퇴근 하려는 찰라 상사의 저녁식사 제안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아들과의 약속을 말씀드리고 거절했었다.

우리는 생맥주를 세잔씩 마시고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