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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지혜를 찾아서/인문학 산책

존로크의 통치론

by 굼벵이(조용욱) 2013. 9.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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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로크(1632-1704)의 통치론은 인간오성론과 함께 1689년에 출판되었지만

특수한 정치적 철학적 배경 때문에 자신의 저술임을 밝히지 않았다.

그는 자연법과 자연권 사상을 확립한 정치철학자이다.

그의 통치론의 내용을 살펴보면 중심적인 내용은 대략 아래와 같은데

오늘날 우리 생각에서 벗어나지 않고 오히려 더욱 절실하게 요구되어진다. 

  

정치권력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그 행적을 더듬기 위해서 먼저

모든 사람이 자연에서 어떤 상태에 있는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자연법 안에서 자기 행동을 관리하여 자기가 합당하다고 생각한대로

자기 소유의 물건이나 신체를 처리할 수 있는 완전하게 자유로운 상태를 자연 상태라고 한다.

따라서 인간의 자연 상태는 평등하다.

자연상태란 정치권력과 권위가 제거되어버린 전정치적인 상태로 완전한 자유와 평등을 향유한다.

자연 상태하의 지배권은 모두 상호적이며 어느 누구도 더 소유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동일한 종류, 동일한 등급의 피조물은 모두가 동일한 삶을 허락받고

동일한 자연의 혜택을 누리며, 동일한 능력을 행사하게 되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은 신이 지배권과 주권을 주지 않는 한 서로 평등하며

그 사이에 종속과 복종이란 있을 수 없다.

그러면 왜 그런 자연 상태를 버리고 정치 상태로 갈까?

인간본성이 자연법을 잘 지키면서 조화롭게 공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홉스는 자연상태의 인간본성을 이기적이고 악한 존재로 보았고

루소는 타락한 사회상의 거울로 인식했다.

로크는 자연상태란 자유상태이지 방종상태가 아니라고 하면서

자연상태에서는 자연상태를 지배하는 자연법이 있는바

자연법은 모든 사람을 구속하는데 그 법이 바로 이성이다.

이성은 우리에게 모든 사람은 평등하고 독립적인 존재로

어느 누구도 다른 사람의 생명, 건강 자유, 또는 소유물을 손상해서는 안 된다고 가르친다.

왜냐하면 인간은 모두 유일하고 전능한 조물주의 작품이기 때문이다.

모든 인간은 유일한 최고의 주인인 신의 명령에 따라 그의 일을 돕기 위해 세상에 태어났다.

인간은 신의 소유물이자 작품이기에 다른 사람의 뜻이 아니라 신의 뜻에 따라 존속한다.

또한 모두 동일한 능력을 부여받고 모두 하나의 자연공동체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인간을 위해 열등한 피조물이 만들어진 것과 같이

우리도 서로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생각하고

서로 죽이는 것을 정당화하는 종속관계를 가정해서는 안된다.

따라서 자신의 안전이 위협받지 않는 한 다른 사람도 보호해야 한다.

정치적 권위는 모든 개인의 동의 위에 수립되어야 하고

자신의 불확실하고 자의적인 의지에 종속되지 않아야 한다.

로크는 자연상태의 반대 측면에 전쟁상태를 상정하고 있다.

자연상태의 인간들이 자신의 자연권을 안전하게 향유할 수 있는 정치사회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사회계약을 통해 정치사회를 구성하였다.

전쟁상태는 적의와 파괴의 상태이다.

다른 사람을 지배하고자 하는 사람은 생명을 빼앗겠다는 의도로 그와 전쟁상태에 놓이게 된다.

이 때 구제를 호소할만한 공동의 우월자가 없다면 전쟁상태가 나타난다.

이상적인 자연상태의 조건이 충족되어야 하며 그렇지 않은 경우전쟁상태만 못할 수도 있다.

이상적인 정치질서란

1. 자연상태 속 자유를 평등하게 보장하고 보호하며

2. 자연법의 내용은 실정법의 기본내용을 이루어야 하고

3. 개인의 동의에 의해 사회계약을 통해 구성해야하며

4. 모든 개인에게 평등하게 적용되는 법에 따라 지배되어야 함이다

 

사회계약은 1, 2차에 걸쳐 이루어지는데

1차 계약은 다수의 합의로 공동사회를 구성하겠다는 계약으로

자연상태에서 정치사회로 이동하는 것을 의미한다.

2차 계약은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권위 즉 통치체(자)를 구성하는 것으로

공동사회를 관리하기 위해 특정한 사람 또는 집단에게 조건부로 권력을 위임하는 행위를 말한다.

조건부 위임이므로 제한정부 또는 입헌주의 원리를 상정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입법부나 행정부의 권력 남용이나 효과적인 견제를 위해 시민의 저항권을 인정하고 있다.

1. 군주가 자기 의지를 내세우거나

2. 입법부를 군주가 방해하거나

3. 군주가 자의적으로 선거인 또는 선거법을 변경하거나

4. 군주 또는 입법부에 의해 외세의 지배하에 넘어가거나

5. 법 집행을 안 하거나 직무태만일 때

6. 신탁에 위배된 행위를 할 때에는 국민적 저한 즉 혁명권을 인정하고 있다.

(그는 3권분립이 아니라 군주(행정)와 입법의 2권분립으로 보았음)

 

하지만 다른 모든 것에 앞서 그는 인간오성론에 입각하여 본질적으로 인간을

법의 제약을 받지 않는 영역에서 이성을 활용하여 자유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는

합리적이고 자율적인 존재로 보았다는 점이 오늘날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의 사상이 만들어진지 300년이 넘었지만 그동안 별다른 진화가 없었고

오히려 요즘은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일이 너무 흔하게 일어난다.

즉 본질은 어디가고 껍데기가 본질을 뒤흔드는 wag the dog 현상이 세상에 판을 친다.

공부를 안해서 정신수양이 덜되고 인성이 부족한 사람들이

엉뚱한 욕심만 가지고 권력을 지향하다보니 그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 같다.

모든 전쟁상태는 이런 사람들 때문에 발생했다는 그의 교훈을 잊어서는 안된다.

고대 철인정치 시대나 학문적 성숙도가 높았던 조선사회가

화려한 문화를 꽃피우며 장수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 찾을 수 있다. 

결국 결론은 또 공부 열심히 해야 한다는데 이른다.

오직 참된 교육만이 본질을 이해시키고 본질대로 사는 아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