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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자에 모자를 관리하는 관헌을 처벌한 한소후(韓昭侯)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어느 날 한소후가 낮잠을 자며 몸을 뒤척이다가 이불을 떨어뜨렸습니다.
이를 본 모자를 관리하는 관헌이 혹 주군이 감기라도 걸리면 어쩌나 싶어
얼른 달려가 이불을 다시 덮어드렸습니다.
잠시 후 한소후는 일어나 누가 이불을 덮었냐고 묻고
그것이 모자를 관리하는 관헌이 했음을 알자 그를 파면조치 합니다.
왜 그랬을까요?
그것은 그가 직무권한을 넘어섰기 때문입니다.
모자를 관리하는 관헌은 모자만 관리해야 하는데 이불까지 관리했기 때문입니다.
그가 진정 주군과 조직을 위하려면 함부로 남의 직무까지 넘나들 것이 아니라
이불을 관리하는 관헌에게 이를 알려 문제를 해결하게 했어야 합니다.
그런 부류의 사람들은 언젠가는 주군을 위험에 처하게 할 가능성이 많기에
한비자는 이를 경계하여 한소후의 이야기를 전해 준 것입니다.
주군들은 종종 직무권한을 넘어서까지 경쟁을 하도록 부추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직무권한을 근간으로 하는 조직의 의미는 상실되고
조직화합이 깨지면서 결과적으로는 주군마저 위태롭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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