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는 우리의 몸과 마음을 창조했다.
그리고 우리는 그것들의 생존기계다.
이 유전자의 세계는 비정한 경쟁, 끊임없는 이기적 이용 그리고
속임수로 가득 차 있다.
유전자는 유전자 자체를 유지하려는 목적 때문에 원래 이기적이며,
생물의 몸을 빌려 대를 이어간다.
모든 생물의 이기적인 행동은 이와같은 이유에서 비롯된 것이며
이타적 행동처럼 보이는 것도 궁극적으로는 자신에게 이롭기 때문에 보이는 행동이며
유전자 자체는 의식이 없으므로 이타적이라는 것도 모르고 행동한다.
단지 의식이 있는 우리들 입장에서 이를 이타적이라고 의식할 뿐이다.
(경제학의 기원이 인간의 이기성에 바탕을 두고 있는 이유를 알겠다.
이기적 유전자의 지배로부터 벗어나 유전자의 숙주가 아닌
주체로서의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방법은 아마도
유전자의 지시나 명령과 정 반대로 사고하고 행동하는 것이 아닐까?)
자연선택의 과정을 보면 자연선택에 의해 진화해 온 것들은 어느것이나
이기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 수있다.
곤충의 머리에는 억제중추가 있기 때문에
암놈은 수놈의 머리를 먹는 것으로 수놈의 성행위를 활성화시킬 수 있다.
만약 그렇다면 암놈이 추가 이득을 얻는 셈이다.
침을 쏘는 벌은 가미가제 특공대와 같다.
세상은 자기희생을 치르는 개체들로 가득하다.
이것이 집단선택설이다.
하지만 집단선택설 보다는 개체선택설이 정통설이다.
이는 유전자 선택설과 같다.
진화란 자기복제자(유전자)가 아무리 막으려고 해도 어쩔 수 없이 벌어지는 일이다.
자기복제자는 자신이 경쟁하고 있다는 사실도 몰랐고 그 때문에 고민하지도 않았다.
따라서 이 경쟁은 아무런 악의도 없고 감정도 없이 행해졌다.
그러나 인간의 눈에 비친 그들은 분명히 경쟁하고 있었다.
자기복제자는 단순히 존재하는 것만이 아니라 계속 존재하기 위해
자신을 담을 그릇 즉 운반자까지 만들기 시작했던 것이다.
살아남은 자기복제자는 자기가 들어앉을 수 있는 생존기계를 스스로 축조한 것이다.
오늘날 자기복제자는 덜거덕거리는 거대한 로봇 안에서
바깥 세상과는 차단된 채 안전하게 집단적으로 떼지어 살면서
복잡한 간접경로로 바깥세상과 의사소통하고
원격조정기로 바깥세상을 조종한다.
그들은 당신 안에도 내 안에도 있다.
그들은 우리의 몸과 마음을 창조했다.
우리는 그들의 생존기계다.
여기서 우리란 인간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고
모든 동식물 박테리아 바이러스 따위를 포함한다.
세포(건물) - 책장(핵) - 책(염색체) - 각 페이지(유전자)
획득형질은 유전되지 않는다.
아무리 많은 지식과 지혜도 자식에게 전해지지 않으며
새로운 세대는 무에서 시작한다.
유전자는 선견지명이 없다.
미래에 대한 계힉도 없다.
그저 존재할 뿐이다.
늙은 개체가 죽는 것은 그 종의 나머지 개체에 대한 이타적 행위이다.
왜냐하면 번식할 수 없을 정도로 늙어서도 살아있는 개체는
세상을 어지럽히기만 할 뿐이다.
인간의 수명을 늘이는 방법은 유전자를 속이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번식연령을 조금씩 늘려가는 것이다.
30대, 40대, 50대 이후에 번식하도록 조금씩 늘려가면 50대 이전에는 절대 죽지 않는다.
아니면 자신의 몸을 실제 연령보다 젊다고 생각하게 하는 것이다.
번식 능력이 있다고 젊은 몸의 화학특성을 흉내냄으로써
후기 퇴화유전자의 스위치기 켜지는 것을 막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인간은 결국
호르몬작용에 의해 생로병사가 이루어진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동물이 빠른 운동을 위해 진화시킨 부품이 근육이다.
유전자는 자신이 바라는 상태에 도달하면 작동을 멈춘다.
유전자가 할 수 있는 것은 미리 생존기계의 체제를 만드는 것 뿐이다.
그 후 생존기계는 완전히 독립적인 존재가 되며
유전자는 그저 수동적인 상태로 그 안에 들어앉게 된다.
유전자는 단백질 합성을 제어하는 일을 통해 작용한다.
유전자는 예측한다.
유전자는 도박꾼이다.
진화라는 카지노에서 쓰이는 판돈은 생존이다.
수놈은 큰 돈을 건 모험적인 도박꾼으로 암놈은 안전형 투자가로 볼 수 있다.
여러 수놈이 암놈을 놓고 싸우는 일부다처형 종에 특히 그러하다.
벌난초는 벌에게 암벌과 똑같이 닮은 자기의 꽃과 교미하게 만든다.
개똥벌레는 빛을 깜박거려 교미상대를 유인한다.
한 생존기계에게 다른 생존기계는 환경의 일부일 뿐이다.
동물들은 글러브를 낀 주먹과 연습용 칼로 싸울 뿐 진검승부를 하지 않는다.
승자는 패자를 때려죽이거나 물어죽이는 행동은 하지 않는다.
죽이지 않는 이유는 패자는 나의 다른 경쟁자와 싸울 것이기에
간접적으로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불쌍한 호모사피엔스만이 동족을 죽이는 유일한 종이다.
진화적으로 안정한 전략(evolutionary stable strategy)
자연선택은 어느 한 쪽을 선호하지 않는다.
만일 개체군 내 매파가 점점 늘어 그 비율이 7/12을 넘으면
비둘기파가 더 이익을 보기 시작하여 그 비율은 원래의 안정된 비율로 돌아온다.
고래와 돌고래는 공기를 들이마시지 않으면 익사한다.
한마리 병아리가 먹이를 찾으면 그 병아리가 지저귀는 소리에 다른 병아리가 몰려든다.
지저귐은 먹이신호이다.
전형적인 사자무리는 암놈 일곱마리와 수놈 두마리로 구성되는데
암놈은 보다 영구적으로 그 무리에 머무르며 수놈은 떠돌아다닌다.
암놈의 절반은 동시에 출산하여 동시에 양육하므로
서로 자신의 새끼를 분별하기 어렵다.
전형적인 한배 새끼 수는 세마리다.
젊은 수놈은 사춘기에 쫓겨나는데 이들이 성장하면
두서너마리의 혈연집단을 이루어 무리에서 무리로 이동하며
원래의 가족 무리로 돌아오는 일은 거의 없다.
외할머니는 친할머니에 비해 자기 손자가 확실하므로
친할머니보다 강한 이타주의를 나타낼 것이다.
외할머니는 친할머니에 비해 손자가 확실하기 때문이다.
같은 식으로 외삼촌은 친삼촌에 비해 조카의 행복에 더욱 관심이 있다.
야생동물은 늙어서 죽는 일은 거의 없다.
늙기 전에 굶어죽거나 병들거나 포식자에게 먹혀버린다.
최근까지 인간도 그랬다.
대개의 동물은 어린 단계에서 죽거나 알의 단계를 넘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대개의 경우 암컷은 영역이 없는 수컷과는 짝짓기를 하지 않으려고 한다.
개개의 새끼가 질러대는 소리의 크기는 배고픔의 크기에 비례한다,
진짜 알맞은 알 수보다 하나를 더 낳아 여분의 문열이를 만든다.
만일 그해 먹이가 예상보다 많으면 여분의 새끼를 키워낼 수 있다,
새끼는 포식자를 불러들일만큼 크게 운다.
소리를 잠재우려면 먹이를 주어야 한다.
뱁새 알을 밀어내는 뻐꾸기 새끼처럼 대부분의 생물이 형제살해를 포함하여
생존을 위한 사기, 거짓, 속임수, 착취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그것은 우리가 자식들에게 이타주의를 가르쳐주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식들의 생물학적 본성에는 이타주의가 심어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암컷이란 착취당하는 성이며 그 근거는 난자가 정자보다 크다는 데 있다.
긴 구애행동, 긴 약혼기간, 수줍어하는 성질 등은 변덕스런 구혼자를 솎아내고
성실함과 인내를 인정받는 수컷과 교미하기 위한 것이다.
불운한 수컷 사마귀는 몸으로 자식에게 투자한다.
수컷의 몸은 먹이가 되어 난자의 생산을 도우며 생산된 난자는 자신이 죽은 후
암컷의 체내에 저장되어 있는 자신의 정자에 의해 수정되기 때문이다.
가젤의 높이뛰기는
나만큼 높이 뛸 수 없는 영양을 쫓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는 현시적 행동이다.
포식성 포유류는 늙은 개체와 건강하지 못한 개체를 노리기 때문에
자신이 건강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일꾼들은 불임이다.
번식능력이 있는 암놈개미를 여왕벌(개미)이라고 부른다.
번식 능력이 있는 수놈을 수벌(개미)은 왕벌(개미)라고 부른다.
번식개체는 자식생산 이외의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
그냥 거대한 알공장이다.
움직임도 일개미떼가 떠받드는 수레에 타고 옮겨진다.
여왕은 젊어서 결혼비행을 한 번 하고
그 때 10년 또는 그 이상의 여생동안 쓸 정자를 저장한다.
정자를 일정량씩 배출하여 수란관을 통과하는 난자를 수정시킨다.
미수정란은 수놈이 된다.
결국 수놈은 아비가 없다.
어떤 암놈이 여왕이 되느냐 일꾼이 되느냐는 어떻게 자랐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어떤 먹이를 받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개미는 작물뿐 아니라 가축도 기른다.
예를들면 진딧물이 그렇다.
진딧물은 식물의 즙을 빨아들이는데 고도로 특수화된 곤충이다.
자신의 소화량보다 많은 당분을 빨아들여 배출하면 개미가 이를 먹는다.
진딧물은 대신 천적으로부터 개미의 보호를 받는다.
어떤 경우는 개미가 자신의 지하 집 속에서 진딧물 알을 돌봐주고
애벌레를 먹이며 다 자라면
진밋물이 보호를 받으며 즙을 빨 수 있는 곳으로 조심스럽게 운반하기도 한다.
우리의 세포 하나하나 속에는 미토콘드리아라는 화학공장이 들어있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에너지의 대부분을 여기서 공급한다.
추측컨대 우리의 유전자 하나하나가 공생단위라는 생각이 언젠간 받아들여질 것이다.
우리는 공생하는 유전자들의 거대한 집단이다.
문화전달 단위 유전자 밈
밈도 밈풀 내에서 퍼져나갈 때는 넒은 의미로 모방이라 할 수 있는 과정을 거쳐
뇌에서 뇌로 건너다닌다.
지옥불의 협박, 이것은 매우 간악한 설득기술로서
중세에서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에게 엄청난 심리적 고통을 주고 있다.
우리 인간만이 유일하게 이기적인 자기복제자의 폭정에 반역할 수 있다.
항상 배신하는 전략은 항상 협력하는 전략을 이긴다.
농어는 암수 한몸이다.
이 물고기의 성은 수정시점에서 염색체에 의해 결정되지 않는다.
그 대신 어느 개체나 암 수 양쪽의 기능을 할 수 있다.
한번의 방출은 알이나 정자 중 하나만 방출한다.
이들은 일부일처의 한 쌍을 형성하고 한 쌍은 암수의 역할을 교대로 한다.
우리는 끊임없이 세포를 잃는다.
짐안 먼지의 대부분은 우리가 벗어버린 세포다.
바이러스가 한 숙주로부터 다른 숙주로 이동하기 위한 수단으로 기침을 만들어 낸다.
미친 개가 얼굴을 흔들어 거품을 내는 것도 그렇다.
성병환자의 성욕증가도 그럴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 하나의 몸 속에 있는 모든 유전자는 기생적 유전자다.
나비 애벌레는 특별한 향 마약을 뿌려 개미의 공격성을 증가시킴으로써 자신을 보호한다.
마약을 먹은 개미들은 애벌레를 제외한 모든 것에 공격을 가한다.
코끼리도 엄청난 세포수에 상관없이 단일세포인 수정란에서 시작했다.
이 수정란이 병목이며 이것이 배 발생과정을 통해
몇 조 개의 세포로 불어나서 코끼리가 된다.
이 모든 세포들의 노력은 오직 하나의 세포 즉 정자와 난자의 생산이라는
최종 목표를 위한 것이다.
우주의 어떤 장소든 생명이 나타나기 위해 존재해야만 하는 유일한 실체는
불멸의 자기복제자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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