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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쓴 책들/경영의 본질

4. 경영의 키워드를 찾아서

by 굼벵이(조용욱) 2018. 4.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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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경영의 키워드를 찾아서

 

경영은 사람을 근간으로 하고 있음에도 우리는 지금껏 경영을 과학과 연계시키려는 잘못된 노력을 이어왔다. 나아가 무한경쟁과 적자생존이라는 자연법칙만이 유일한 진화의 도구인 것처럼 생각하고 그 안에서 없는 답을 찾아내려고 고심해 왔다. 인간의 의식을 움직이는 것은 본질적으로 이성이 아니라 직관이라는 사실도 간과했다. 인간이 이성의 지배를 받는 것처럼 생각하고 행동하지만 실은 직관에 따라 결정하고 이성은 합리화의 도구로 이용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인다면 지금까지 신봉해 왔던 경영의 프레임도 180도로 바꾸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비록 필자의 주장이 지나치게 추상적이고 직관적인 것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모든 퀀텀점프는 직관에서 출발한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경영의 키워드도 다음과 같은 맥락에서 재구성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1) 인간에 대한 이해

경영의 출발은 인간에 대한 이해에서 부터 출발해야 한다. 동양과 서양은 근본적으로 서로 다른 생각지도를 가지고 있다. 서양은 그리스 로마시대 공화정을 중심으로 자유와 평등사상을 발전시켰고 이는 그리스도교의 출현과 더불어 개인주의적 생각지도로 굳어졌다. 따라서 특별한 존재인 나를 존중하고 사물의 본질을 중시하며 서로 구분지어 범주화하는 경향성이 강하다. 반면 동양은 오랜 왕정체제 하에서 통치자의 명령에 순종하며 개인 보다는 집단에 충성하며 자신을 내세우기 보다는 자신의 내면을 성찰하면서 유교나 불교, 도교를 발전시켰다. 특별한 존재인 자기를 부정하고 집단 내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관계 중심적 가치관을 지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우리가 운용하고 있는 경영 시스템은 대부분 서양식 생각지도에 적합한 제도로 대부분 미국으로부터 직수입된 것들이다. 서양도 지금은 인간에 대한 본질을 이해하고 개인 간 경쟁을 통한 차별보상이라는 성과주의 시스템을 버리고 있다. 그렇다면 집단을 중시하고 관계중심 형 가치관을 지닌 우리는 더더욱 개인 간 경쟁 중심의 성과주의에서 벗어나 개인 간 화합과 협력을 통한 집단성과 중심의 경영 시스템을 발전시켜 왔어야 옳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무한경쟁과 적자생존을 고집하고 있다. 서로 상충하는 다양한 생각지도들을 고려하여 경영시스템을 우리의 생각지도와 인간의 본질에 적합하도록 완전히 새롭게 재구성하지 않으면 안 된다.

 

   2) 진화의 본질에 대한 이해

진화는 반드시 지금보다 나은 변종을 요구한다. 그래서 무한경쟁과 자연선택 외에도 유성생식과 이종교배를 근간으로 한다. 동종 간 교배는 오히려 현재만 못한 후손이 나타날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리는 진화의 키워드를 쉽게 얻을 수 있다. 바로 유성생식과 이종교배가 변종을 낳는다는 진화법칙이다. 그래서 창조 혁신조직은 대부분 다양한 생각의 교배를 통한 통섭을 강조한다. 조직의 진화를 위해서는 다양한 조직원들의 생각을 이종교배 시켜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진화는 경쟁을 기본으로 하지만 우월자가 선택되어 유전자가 계승되고 나면 패자를 무자비하게 도태시킨다. 패자가 살아남으면 진화를 교란시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간은 누구나가 자유롭고 평등하며 존엄하여 함부로 도태되어 질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유전자의 잘못된 요구에 너무 익숙해져 죽을 때까지 경쟁만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모든 것들이 이기적 유전자의 잘못된 요구라는 것을 이해한다면 우리는 보다 현명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유전자가 요구하는 최고 품질의 변종도 만들어 내면서 동시에 목적이 달성되더라도 비참하게 폐기처분 당하지 않을 수 있다. 경쟁 대신 소통하고 화합하며 교류하여 개인이 만드는 진화 대신 집단이 만드는 더 뛰어난 변종으로 우아하게 진화해 나가면 진화는 물론 도태도 동시에 막을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 사랑이라는 용광로가 필요한 것이다.  

 

  3) 모든 인사시스템 전반을 거꾸로 뒤집어야 한다.

인류문명은 신화에서 탄생했다. 신화를 통해서 흩어진 부족을 모으고 생각과 행동의 방향을 한 방향으로 정렬해 왔기 때문이다. 때로는 겁을 주고 때로는 위안을 주며 모든 국민이 한 방향으로 협동하게 할 수 있는 도구가 신화다. 그래서 역사발전의 초기엔 대부분 제정일치 형태의 국가를 운영해 왔다.

경영에서 인사제도는 신화와 같은 역할을 한다. 모든 직원의 생각과 행동을 어떤 방향으로 가져갈지를 정한 것이 인사제도이기 때문이다. 이제 인간의 본질과 진화의 본질에 대해 확실히 이해했다면 이와 부합하지 않는 것들을 찾아내어 하나하나 바로잡아야 한다. 그러려면 아마도 인사제도 전반을 현재와 정반대로 완전히 뒤집어야 할지도 모른다. 제도가 바뀌면 직원들의 의식과 행동이 자연스럽게 바뀐다. 단순히 성과관리 시스템만 고친다고 성과가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채용에서 교육, 이동, 승진, 보상, 퇴직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경쟁구도가 아닌 화합구도로 재설계하여야 한다. 전면적으로 새로운 틀을 구성하되 개별적인 기업문화 특성에 적합하게 하여야 한다.

 

  4) 더 진화된 상품의 개발(창의적 아이디어)

더 진화된 상품의 개발이 경영의 목적이 되어야 한다. 우리는 경영의 목표를 더 많은 생산과 판매에서 더 진화된 상품의 개발로 바꾸어야 한다. 세계사적 진화의 핵심 키워드가 창의적 아이디어이기 때문이다. 창의적 아이디어가 끝나는 순간 기업도 국가도 모두 끝난다. 창의적 아이디어만이 앞으로 한국을 지켜줄 유일한 보호막이다. 한국이 세계사에서 도태되지 않고 살아남아 진화하려면 모든 역량을 창의적 아이디어 개발에 쏟아 부어야 한다. 오늘날 한국을 떠받치는 핵심기업 삼성도 반도체 분야의 창의적 아이디어에 기인한다. 더 진화된 상품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모든 경영 시스템을 창의적 아이디어 창출에 적합하도록 바꾸어야 한다. 구글이나 애플, MS, GE 등 창조와 혁신을 거듭하는 미국 기업이 최근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확인해 보라. 그들이 A,B,C 3단계 평가제도 마저 포기한 데에는 인간의 본질이 무엇인지 경영의 핵심인자가 무엇인지 충분히 이해하고 개선했을 가능성이 크다. 연구 개발이 다른 무엇에 앞서 기업의 존립목적이라고 생각하라.

 

  5) 자유롭게 사고하고 행동할 수 있는 환경(자유)

창의적 아이디어 개발이라는 경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환경요인은 자유다. 거침없는 생각과 행동이 새로운 아이디어로 이어진다. 따라서 모든 조직 구성원이 창의적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창출할 수 있도록 자유롭게 사고하고 행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어야 한다. 직무범위, 조직구성, 근무지, 근무시간 따위를 포함해 조직 내 창의적 아이디어의 창출을 방해하는 모든 요소들을 찾아내어 제거함으로써 자유로운 분위기를 최대한 보장하여야 한다.

 

  6) 우월욕망 관리와 평등

인간은 천부적으로 우월욕망이 강하기에 특별히 이를 인위적으로 조장할 필요는 없다. 우월욕망은 오히려 지나쳐서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값진 창조적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서는 우월욕망의 상위단계인 자기실현 욕망까지 끌어올려야 하므로 우월욕망의 충족은 불가피하다. 여기서 우월욕망의 충족과 통제라는 서로 모순되는 요구가 발생한다. 우월욕망의 충족은 잠시 후 다루기로 하고 우선 통제 방법을 살펴보자.[ '10) 사랑이라는 용광로 안에서 경영'에서 우월욕망의 충족을 다룸]

평등이야말로 스스로 자신의 우월욕망을 억제할 수 있는 유일한 도구라는 것은 이미 설명했다. 평등은 너와 내가 동등하다는 전제하에 공평하게 처우해주고 처우 받는 것이다. 누구나 마음속으로는 내가 더 낫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동등하게 생각하고 행동함으로써 서로의 우월욕망을 잠재우고 공존공영을 도모하는 것이다. 그래서 평등은 자연법칙이 아니고 인위적인 원칙이다.

평등을 유지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 평등을 해치는 순간 자유도 우월의식도 창의적 아이디어도 모두 허사가 되고 말기 때문이다. 공평하게 처우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평등을 해치는 가장 대표적인 예가 개인 간 경쟁을 통한 차별적 처우이다. 인간은 어느 누구도 자신에 대한 낮은 평가를 수긍하지 않을 뿐더러 혹 수긍한다 하더라도 우월의식에 상처를 입어 소통과 화합에 비협조적일 수밖에 없다.    

 

  7) 개인 간 경쟁을 유발하는 모든 시스템의 과감한 포기

미국은 A,B,C 3단계 평가마저 포기해 나가고 있다. 인간의 본질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있다는 증거다. 경영의 키워드가 무엇인지 알아가고 있다는 의미다. 그런데 우리는 성과연봉제를 오히려 정부가 나서서 확산해 나가려 했었다. 성과연봉제의 이면에는 개인 간 차별적 처우의 극대화를 통해 경쟁을 도모하고, 개인 간 경쟁을 고도화하여 성과를 창출한다는 고전적 동기부여 이론이 숨어있는 데도 말이다. 고전적 동기부여 이론은 주로 인간처럼 전두엽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은 개 실험 따위에 적용되었던 이론이다. 우리는 지금 2018년을 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전이론을 지금껏 고집하는 이유는 아마도 유전자의 이기적 요구 때문일 것이다. 지금이라도 경영 시스템 구석구석에 존재하는 개인 간 경쟁 유발 요소들을 과감히 폐기하고 어떻게 하면 소통과 화합을 이룰까 고민해야 한다.

 

  8) 개인평가는 버리되 꼭 필요하다면 3단계를 넘지 않아야

개인평가 제도를 버리되 도저히 포기할 수 없는 불가피한 이유가 있다면 절대 3단계를 넘지 않아야 한다. 그것도 강제배분 방식의 상대평가는 반드시 피하고 절대평가 방식으로 해야 한다. 전체 가운데 자랑하고 칭찬해줄만한 모범적인 사례 몇 개 뽑아 알리는 수준에서 A급을 구분하여 두 단계 정도만 운영해도 충분하다. 꼭 세 단계를 운영해야 한다면 대표적인 부진사례 몇 개 더 선별하는 수준에서 C급을 구분하여 운용하면 될 일이다. 또 모범적인 사례든 부진 사례든 특별한 게 없으면 억지로 강제배분하지 말고 그냥 모두 B등급으로 평가하면 된다. 억지로 차별해서 평등을 깨며 절대다수에게 불편한 감정을 심어주는 것은 조직을 와해시키는 지름길이다.  

   

  9) 융합만이 퀀텀점프를 부른다

창의적 아이디어 창출을 위해 관련 분야 최고의 전문가들이 함께 할 수 있는 융합적 교류의 장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세상을 바꾸는 혁신적 아이디어는 몰입을 통해서 나온다. 개인의 경우 적어도 1만 시간 이상의 몰입이 있어야 전문가로 성장 할 수 있다. 그러나 보다 폭발력 있는 변종 아이디어는 한 분야의 몰입에서만 나오지 않는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의 생각이 핵융합처럼 함께 융합될 때 퀀텀점프가 일어난다. 각자의 분야에서 전혀 상상할 수 없었던 새로운 변종 아이디어가 탄생하고 이것이 대박으로 이어지며 진화의 변곡점을 찍는 것이다. 따라서 개인 간, 부서 간 또는 회사 간 작은 이익에 연연하지 말고 관련 전문가들이 집단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여야 한다. 함께 가야 멀리 간다.

 

  10) 사랑이라는 용광로 안에서 경영

무조건적 사랑이라는 용광로 안에 이 모든 것을 넣고 용융해 버려야 한다. 세상을 바꾸는 창의적 아이디어는 인간의 우월의식 즉 자존욕구와 자기실현 욕구에서 나온다. 하지만 자존욕구 단계에서는 우월욕망을 충족시키려는 단순한 개선(Improvement) 정도의 낮은 수준 밖에 이르지 못한다. 자기실현 욕구 단계까지 올라야 자발적 몰입을 통해 진화의 주축을 이루는 돌연변이적 혁신(Innovation)을 도모할 수 있다. 하지만 자기실현 욕구 수준까지 진화하기 위해서는 자존감의 충족 이라는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자존욕구는 다른 사람들로부터 따뜻함과 사랑, 수용, 존경이나 숭배를 받고 싶어 하는 욕망이다. 이 자존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바로 무조건적 사랑이다. 무조건적 사랑을 받고 자신의 우월욕망이 충족되어야만 다음 단계인 자아실현 단계로 욕구가 진화한다. 자기 자신으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을 때까지 자신의 소명에 몰입해야 혁명적 아이디어가 창출된다. 따라서 경영의 기본 틀을 무조건적 사랑이라는 용광로로 만들어야만 한다. 이 용광로가 모든 것을 녹여 폭발력 있는 하나로 융합하는 것이다.

 

  11) 사랑의 그릇 크기로 사람 관리

까뮈는 "생의 마지막 순간이 왔을 때 우리는 결국 얼마나 사랑했는지를 두고 심판받을 것이다."라고 했다. 국가조직도 마찬가지고 회사조직도 마찬가지고 가정도 마찬가지다. 창조주의 뜻에 따라 세상만물은 ‘살라’,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한다.’는 명령을 받았고 그 살리기 위한 도구로 사랑을 주셨기 때문이다. 우리는 사랑 안에서만 살아남을 수 있다.

그러므로 승진, 이동 따위에 적용되는 필요역량도 무조건적 사랑의 역량으로 대체되어야 한다. 주역은 그릇 론을 핵심사상으로 제시한다. 타고난 그릇보다 더 큰 자리에 앉으면 그릇이 깨지고 그릇이 깨지면 그릇도 사람도 모두 깨져버린다는 경고다. 과대포장 된 나르시시스트에 속아서 그들을 승진시키면 그 조직원은 사랑이라는 자양분 부족으로 고사하게 된다. 잘난 척 하는 나르시시스트 아래서는 자신의 잘난 점을 묻어버리기 때문이다. 창의적 아이디어의 씨앗을 말리는 것이다. 다른 능력이 부족하더라도 자애로운 엄마처럼 사랑으로 부하직원의 잘난 점을 부추겨 최고의 아이디어를 창출하고 사랑 가득한 부하직원을 육성하는 상사가 최고의 상사이다.

리더십은 무조건적 사랑의 크기에서 나온다. 사랑만이 유일한 진화의 도구이기 때문이다. 세계사적 진화를 가져오는 획기적 아이디어를 제공해 주는 것도 사실은 무조건적 사랑이다. 리더의 깊고 그윽한 사랑으로 조직 구성원의 자아실현 욕구를 자극하여 업무에 자발적으로 몰입하게 하고 몰입의 결과가 개인의 행복으로 기억되게 해야 한다. 그러면 이것이 창의적 아이디어로 이어지면서 높은 성과가 창출된다. 경영은 차별대우가 아니라 무조건적 사랑으로 하는 것이다. 경영의 궁극적 핵심인자는 바로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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