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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3

20030422 국정감사

by 굼벵이(조용욱) 2021. 1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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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4. 22()

처장님으로부터 국정감사 관련 업무지시를 받았다.

당신은 국회에 안 갈 테니 나 혼자 가서 전무님 모시고 준비에 착오가 없도록 하라는 주문이다.

노트북을 내 가방에 넣고 국회행 회사 버스에 올라 국회로 갔다.

국회 건물 입구를 막 들어서려는데 유치원생처럼 보이는 어린이들이 국회 견학을 하겠다고 출입문을 향하여 길게 늘어서 기다리고 있었다.

내 눈에 그 모습은 정말로 생뚱맞고 아이로닉해 보였다.

어린 꼬마들이 가슴속에 그리는 입법부는 얼마나 숭고해 보일까.

거기에 종사하는 의원님들은 또 얼마나 정직하고 믿음직스럽다고 생각할까.

아이들은 아마도 나를 포함해 어른들이 얼마나 추하고 타락했는지 모를 거다.

더군다나 존경하는 의원님들은 사람의 마음을 얻거나 훔치려고 얼마나 이율배반적인 생각과 행동을 서슴지 않는가!

그럼에도 아이들은 견학을 마치고 마지막 돌아가는 순간까지 존경하는 의원님을 한가득 마음에 담을 것이다.

이 얼마나 아이로닉한 일인가!

마침 결석의원들이 많아 국정감사가 조금 일찍 끝날 수 있었다.

P의원이 파견자 문제를 가지고 물고 늘어질 것이라고 생각해 긴장감을 가지고 조바심을 태웠는데 그는 다행히 파견자 문제를 거론하지 않았다.

나라가 결정하고 시킨 일을 내가 성실히 수행했을 뿐인데 나를 탓하는 것은 누워서 침뱉기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전무님께 회사 차가 와서 대기하고 있다는 정보를 드리니 사장님을 모시고 함께 가시겠다고 해 출입증을 받아서 신분증과 교환해 드리고 나는 버스에 올라 회사로 향했다.

처장님께 보고하니 회사 근처에 도착하면 전화를 하라고 했다.

차가 너무 밀려 조금 늦은 시간에 도착했더니 처장님은 우일관에서 KJ부처장, 운동선수들 그리고 감사실 P과장 등과 어우러져 저녁식사를 하고 있었다.

건너편 방에는 L실장님이 직원들과 함께 식사를 하고 있었다.

L실장님과 김처장은 서로 방을 오가며 술을 나누었다.

나는 김처장을 댁으로 모셔다드리기 위해 차를 음식점 앞으로 대었지만 OO실 직원들과 어울려 어디론가 사라졌다.

P과장에게 전화를 걸어 물어보니 nyx로 향하고 있다고 해 그냥 집으로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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