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4. 25(금)
P과장이 자기는 수도권 순환보직으로 지방에 내려가게 되었으니 오늘 자신의 송별식을 겸하여 저녁 식사나 하자는 연락을 했다.
(그는 OO지사로 갈 예정이라고 했다)
그는 며칠 전부터 OO고시 제도 전산개발과 관련하여 같이 저녁식사를 하자고 했었는데 여러 가지 다른 바쁜 일정들이 있어 날을 잡지 못하다가 다음 주 월요일로 날을 잡았었는데 오늘저녁으로 그 일정을 당기자는 거다.
전산개발을 담당하는 OOO의 하청업체 M과장과 함께 셋이서 ‘대한민국’에서 술자리를 가졌다.
P는 이번 승진심사에서 본사 비주력에서 뽑는 2명 중 3등으로 아깝게 승진에서 떨어지는 비운을 맛보았다.
그런 안타까운 결과 때문에 승진에 대한 미련을 더욱 버리지 못하고 있지만 내 판단에 의하면 그가 지방 사업소로 전출되는 순간 전산 전공으로 비주력에서 승진하기는 엄청 어려울 것이다.
나라면 차라리 포기하고 다른 길을 생각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OO지사에 가 재도전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나는 그에게 지난번 승진심사 결과에 대한 생각은 버리고 전혀 새로운 생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말해주었다.
저녁식사비가 13만원 정도 나왔는데 그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그의 송별식이라는 이유를 들어 내가 술값을 지불했다.
그는 2차로 단란주점을 가고 싶어 했지만 나는 사실 단란주점이 싫다.
결국 P과장이 내 의견을 존중해 주어서 음식점 ‘대한민국’ 골목길 옆 2층 맥주집에 들러 KGB를 한 병씩 마셨다.
KGB는 보드카에 오렌지 쥬스를 탄 음료인데 알콜 농도는 5%정도이고 덴마크 산 외국 술인데 한 병에 6000원을 받았다.
******************
집에 돌아오는 길에 P는 택시 안에 100,000원이 든 봉투를 남겨놓고 도망치듯 사라졌다.
택시를 타고 돌아오는 중에 KY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신분증 관계로 지방에 출장을 갔다가 올라오는 길인데 막 송파 IC를 지났다고 했다.
그를 WAX로 오라고 해 거기서 만나 윈져 17년 작은 병 하나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KY는 Y에 대하여 불만이 무척 많았다.
그가 오늘 갑자기 출장을 결심하게 된 것도 그에게서 욕을 한 방 먹고 난 후였다는 것이다.
내가 OOO제도의 본질과 인사관리팀장 소속으로 되어있는 결재 라인의 문제점에 대하여 이야기하자 그는 자기가 나서서 이를 해결하겠다고 했다.
Y는 더 이상 과욕을 버리고 자기 스스로 이 문제를 해결하여야 한다.
인사제도 업무를 계속 쥐고 있으려고 하면 할수록 수렁에 빠질 수밖에 없다.
지금이라도 빨리 마음을 비우고 원래의 자리에 되돌려 놓아야 한다.
*****************
KY는 비서 L한테 한 방 먹고 난 후부터 술을 삼가고 조심하는 눈치다.
엊그제 K처장 환영식 술자리에서 노래방엘 갔었는데 그녀를 Room으로 안내하는 과정에서 술이 취해 장난기로 그녀의 허리를 안아 과잉 안내를 한 모양이다.
L가 Y에게 성희롱 죄로 고발한다고 이메일을 띄우는 등 난리 법석을 피운 모양이다.
이후 그는 주눅이 들어 스스로를 자책하며 술을 삼갔다.
집으로 들어가는 길에 그는 회사와 관련 없이 자신을 후원해주는 스폰서가 하나 있는데 내게 3개월간 골프스쿨에 다니는 것을 지원해 줄 수 있다고 했다.
나는 귀가 솔깃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 > 2003'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030427 간부임용고시가 있던 날 (0) | 2021.12.20 |
---|---|
20030426 주말일상 (0) | 2021.12.20 |
20030424 Y의 속마음 (0) | 2021.12.20 |
20030423 요란한 처장 환영식 (0) | 2021.12.20 |
20030422 국정감사 (0) | 2021.12.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