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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3

20030527 아파트 계약

by 굼벵이(조용욱) 2022. 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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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5. 27()

오늘 10시부터 징계심사위원회가 열렸다.

OO기획 금품수수 관련자에 대한 징계심사다.

사장은 서슬이 시퍼래서 펄펄 뛰며 자신이 살기 위해 여럿을 죽이려는 듯하다.

OO처 부장 이상 전 직원에 대하여 먼저 무보직 발령을 냈었다.

이어 금품수수 관련자에 대하여 중징계를 내리려는 듯하다.

지금까지의 기세로 보아 모두 해임처분 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징계심사위원회가 열리는 동안 잠시 짬을 내어 당첨된 아파트 계약을 하러 다녀와야겠다는 생각으로 10시 무렵 막 자리에서 일어섰는데 처장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S과장이 만들어준 보고서가 맘에 안 드니 내게 다시 만들어 달란다.

사장에게 보고해야 하는 문서이다 보니 신경이 많이 쓰이는 모양이다.

보아하니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 같고 얼른 다녀와서 해도 될 것 같아 그냥 나가버렸다.

먼저 국민은행에 들러 주택청약저축을 해약하니 700만원이 마련되었다.

현대증권에 들러 주식을 판 돈에다가 퇴직금 중간청산으로 우리회사 채권을 선택했었는데 그게 만기가 되어 찾은 돈을 합하니 7180만원이다.

마을금고에 예탁한 출자금 1000만원과 거기서 발생한 이자 50여 만원을 찾은 후 외환은행에 들렀다.

호신이 명의로 예탁해둔 돈 440만원까지 합하니 계약금 95,461,000원을 겨우 맞출 수가 있었다.

그걸 수표 한 장으로 끊어 막 사무실로 들어오려는데 집사람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아침에 출근하면서 점심때 쯤 계약하러 갈 건데 함께 가자고 했기 때문이다.

시간이 11시 반이었기에 어찌 되었거나 일단 오라고 했다.

1210분쯤 도착한 그녀와 함께 차를 타고 분양사무실로 갔다.

사실 새로 분양받은 아파트의 주변 여건은 교통도 복잡하고 송파처럼 녹지공간이 풍부하지 않아 지금 살고있는 아파트만 못한 것 같다.

분양 사무실은 모델하우스에 마련되어 있는데 43평형 아파트 모형을 만들어 놓고 예쁜 아가씨가 안내를 도왔다.

아내는 아파트 모형을 보고 설명을 들으며 매우 흡족해했다.

빌트인으로 트롬 세탁기도 준다고 하고 김치냉장고도 준다고 하니 가뜩이나 세탁기로 고생을 하고 있던 터에 더욱 잘됐다 싶었던 모양이다.

나는 안방의 샤워부스가 맘에 들었다.

차라리 공동화장실 욕조도 없애고 샤워부스를 만들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계약을 하고 1차 중도금에 대한 융자까지 마친 후 다시 회사로 돌아와 백암순대국집에서 아내와 함께 점심을 먹고 사무실에 들어오니 3시가 넘었다.

그사이에 김처장이 여러 번 다녀간 모양이다.

내게 서류 검토 하나 맡겨 놓고는 계속 들렀던 것 같다.

다시 내 앞에 나타나서는

그것 하나 정리하는데 도대체 무슨 시간이 그렇게 많이 걸리냐?”

하면서 핀잔을 놓았다.

아파트 계약하러 다녀왔다고 이실직고 했더니 특유의 미소로 피식 웃고 가버렸다.

내일 아침 8시에 보고를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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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후배들과 바닷가 맑은 나루터에서 50세주를 마셨다.

저녁값은 내가 내고 노래방 값은 N과장이 내었다.

N과장, KZK, KMS 모두들 나보다 10년 이상 후배들이다.

젊은 친구들이라 역시 춤추며 노래하는 노래방 스타일 놀이를 좋아하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