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6. 5(목)
결국 내 업무분장이 확정되었다.
인사제도 업무가 인사운영으로부터 독립하게 된 것이다.
아침 일찍 어제 야근하며 만들어 놓았던 보고서를 처장님께 가져가니 처장님이 보시고는 문제점에 관한 사항은 삭제해 줄 것을 요청하셨다.
사실 그 부분은 그간 내가 겪었던 어려움을 적나라하게 정리한 내용이다.
보고서를 수정한 뒤 처장님께 가져다드렸더니 처장님이 그걸 가지고 직접 전무님께 가서 보고를 드린 모양이다.
이후 처장님은 L과장을 불러 업무분장을 지시했고 L과장은 내게 관련 자료를 요청해 왔다.
내가 만든 자료를 이메일로 송신해 주었더니 그걸 가지고 L과장이 결재 시행 품의를 하였고 내게도 협조 사인을 구하러 왔다.
문서에 사인을 하고 조금 지나서 Y에게로 갔다.
우선 그에게 고맙다고 했다.
어제 저녁 퇴근 무렵에 전무님이 ‘업무분장을 준비하라’는 지시를 하셨다는 이야기도 했다.
그는 끝까지 자발적으로 업무를 내놓지 않으려고 발버둥쳤다.
끝까지 욕심을 부리다가 결국 전무님 지시로 업무를 내놓고는 자신을 합리화하기 위하여 나와 L과장에게는 분할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이야기를 살짝 비추었지만 그의 말 속에 그의 진심이 숨어 있다.
그의 주장은 전문원은 개인 단위로 운영되는 것이어서 조직 단위로 갈라내어 별도의 인사제도팀을 구성할 수 없다는 논리이다.
아마도 A과장과도 이를 상의한 듯싶다.
눈치 빠른 A가 Y의 뜻을 간파하고 업무분장은 조직논리상 안 맞는다는 의견을 준 모양이다.
그는 Y와 같은 동향이다.
그런 연유로 허황된 부탁에 부화뇌동한 듯하다.
지금이라도 빨리 본연의 자세로 돌아와야 한다.
A가 바보 같이 썩은 동아줄을 잡고 사사로운 이익을 추구하며 자기 스스로를 수렁으로 몰아가고 있다.
고맙다는 인사를 드리기 위해 전무님 방에 내려갔더니 오늘은 전무님이 일찍 퇴근하셨단다.
처장님께도 고맙다는 말씀을 드리기 위하여 처장님 방에 가니 손님이 와 계셨다.
잠시 후 다시 가보니 이미 퇴근해 버린 후였다.
천상 월요일에나 가서 뵈어야 할 것 같다.
오늘 본사 강동지역 동기들과 술 한 잔 하기로 한 날이다.
KSH, LWC, OSS부장에게 메일을 날렸다.
OSS 부장은 갑자기 일이 생겼고 건강이 별로 좋지 않아 참석이 어렵겠다고 전해왔으므로 얼른 KYG부장과 MYS부장에게 전화를 했다.
KYG부장이 다른 약속으로 참석이 어려웠고 MYS부장은 다른 약속이 있었지만 다시 조정하여 우리 모임에 참석하기로 했다.
모두 차를 가져오지 않았기에 내가 와이프에게 전화를 걸어 7시 까지 차를 가져다 달라는 부탁을 했다.
아내가 즐거운 마음으로 내 부탁을 들어주었다.
강동지점 앞에서 LJB부장과 합류해서 막창집에 가려 했지만 마침 건물이 수리 중(renovation) 이었으므로 ‘다람쥐 마을’로 갔다.
거기서 술이 어느 정도 거나하게 되었는데 LJB부장이 자기가 한번 쏘겠다고 한잔 더하잔다.
술값을 내고는 자기가 아는 단란주점이 하나 있는데 거길 가자고 큰소리를 치며 우리를 안내했다.
2차집으로 걸어가는 중에 LWC부장이 먼저 앞서서 걸어가자 LJB부장이 뛰어 쫓아가서는 목덜미를 잡아채면서 ‘왜 내가 술 한 잔 산다는데 도망을 가냐’면서 실랑이가 붙었다.
둘 다 화해는 했지만 일이 우습게 되었다.
LJB부장은 길동 사거리에 있는 요상한 단란주점으로 데려가서는 꼬냑 헤네시를 대여섯 병 시킨 것 같다.
아니 주문도 안 했는데 장삿속으로 무조건 술을 들여보냈는지도 모른다.
LJB부장은 중간에 67만원을 계산하고 먼저 가버렸다.
나머지 37만원이 남았는데 내가 그걸 카드로 긁을 수밖에 없었다.
결국 내가 또 바가지를 옴팡 쓰고 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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