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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4

20040113 북유럽 연수단 해단식

by 굼벵이(조용욱) 2022. 7.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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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1. 13(화)

북유럽 연수단 해단식을 한다고 단원 모두를 불러 함께 자리를 했다.

M과장이 소집안내에 애로가 있으니 내가 나서서 해 주었으면 하기에 1주일 전부터 약간의 유머를 섞어 이메일로 이미 안내를 한 터였다.

 

그날 모임 후기도 단원들에게 이메일로 보내주었다.

 

[모임 후기] : 1.14일 오전에 발송

갑작스럽게 들이닥친 살을 에이는 듯한 추위에도 그 흔한 바바리 외투하나 걸치지 않고 전북 진안에서 신사복 차림으로 A위원장님이 오셨습니다.

아마도 비둘기가 맨발로 다니니까 오뉴월인줄 알았다가 추워서 죽는 줄 알았을 겁니다.

논산에서 K위원장님도 일찌감치 올라와 합류하셨고 충북에서는 C부장과 C위원장이 K지사장님을 대신해서 지사장님이 가보로 보관하고 있던 나폴레온 꼬냑을 한 병 들고 오셨습니다.

지사장님은 지역 인사들과 회식 약속이 있어 불가피하게 참석을 못하셨습니다.

서울에 계신 분들은 한사람의 낙오자 없이 모두들 참석해 주셨습니다.

정말 모두들 순수하고 착하디 착한 OO맨들입니다.

정시에 도착하여야 할 P가이더가 나타나지 않아 애를 태웠는데 수소문 끝에 결국 자리를 함께 했습니다.

제가 눈물이 쏙 빠질 정도로 혼을 내 주었습니다.

K위원장님은 내게 모임장소인 “맑은 바닷가의 나루터”가 이름도 좋다고 하더군요.

마누라가 이쁘면 처갓집 말뚝에다가도 절을 한다더니 분위기가 좋으니까 음식점 이름까지 예뻐 보였던 모양입니다.

한마디로 모두들 기분이 “짱”이었다는 이야기지요.

K지사장님의 깊은 뜻을 기리면서 하사주 나폴레옹을 골고루 나누어 마셨습니다.

저는 그날 엄청 취했었습니다.

취한 제 눈에는 모든 사람들이 다 취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2차로 최신식 설비가 장착된 산소 노래방에 갔습니다.

저는 P씨와 부루스까지 추었습니다.

그녀의 체온이 가슴 깊이 전해져 왔습니다.

서로 마음이 통했던 모양입니다.

그렇게 시간이 총알처럼 지나가고 모두들 택시를 타고 각자 집으로 향했습니다.

J부장은 연수시절에 알아봤지만 엄청난 술꾼 이었습니다.

나랑 택시를 타고 가다 우리 집 앞에서 같이 내려 포장마차에 들어가 대합 한 마리 꽁치 두 마리를 구워놓고 또 소주를 마셨습니다.

나는 또 꿈인지 생시인지 오락가락하는 찰나에 집으로 들어와야 했습니다.

결국 오늘 아침에는 술에 관한 한 생전 말이 없던 마누라한테 된통 터졌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하숙생 못 키우겠다고 하면서 점잖게 저를 타이르더군요.

요 며칠 계속 술이 떡이 되어 들어갔더니 더 이상 못 봐주겠던 모양입니다.

그냥 멋쩍게 피식 웃어버렸습니다.

이 글을 쓰는 동안 P씨가 고맙다는 전화를 주었습니다.

그것도 “너무너무” 고맙다고 하면서 지금까지 가이더 생활 하면서 이런 사람들은 처음이라면서 감동이 전화선을 타고 내 가슴까지 전달될 만큼 좋아하더군요.

역시 사랑은 아름답고 위대한 것입니다.

이것으로 모임 후기를 마쳐야 할 것 같습니다.

어제 마신 술이 덜 깨어 몸이 말을 듣지 않아 더 이상 쓸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지방에서 올라와주신 열성 동지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우리의 만남을 낱낱이 CD로 담아 길이 보전할 수 있도록 해주신 M총무에게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참석 못하신 분들 약 오르지요?

삼성동에서 조용욱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