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1. 27(화)
전무님을 모시고 노동부 KS 감독관을 만나러 가는 날이다.
K감독관은 무조건 전무를 소환조사하겠다고 했다.
정 그러고 싶으면 출장조사를 하면 어떻겠느냐고 간곡히 부탁했지만 막무가내였다.
어떻게든 수를 내보라는 처장님 성화에 못이겨 어제 그가 요구한 자료 중간에 50만원을 넣어 그에게 전달하며 선처를 부탁했었다.
그는 돈 봉투를 다시 돌려주며 내 부탁을 거절하였다.
돌아와 이 사항을 전무님께 보고하고 내일 함께 가셔야 하니 준비를 하시라고 했다.
전무님이 그간의 경과를 부사장까지 보고를 해 달라고 해 어제저녁 준비한 보고서를 오늘 아침 8시부터 계통보고 했다.
전무님이 속이 많이 상하셨던 듯하다.
전무님이 나를 다시 부르기에 가보니 인사처장 노무처장 노무실장이 모두 배석해 있었다.
그 자리에서 전무님은 노무처를 호되게 야단쳤다.
왜 그동안 강남지방노동사무소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결국은 그게 화근이 되어 근로감독관이 미운털 박힌 우리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 우리를 괴롭히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일정부분 맞는 사실이다.
작년에 PJH사건이 터졌을 때도 똑같은 곤욕을 치러야 했는데 이번에도 계속 반복되고 결국 다음에 있을 부당해고까지 연결 될 수밖에 없게 되어 나는 그들의 동정을 전무에게 낱낱이 보고할 수밖에 없었다.
나의 보고로 사건의 경과를 알게 된 전무님이 자신에게까지 불똥이 튀자 이제서야 노무처를 불러다가 혼을 낸 것이다.
그 바람에 이를 해명하고 대책을 강구하느라 이리 뛰고 저리 뛰며 분주한 오전을 보냈다.
결국 나는 KS감독관에게 전무님이 갑작스런 볼일로 자리를 비워 참석이 곤란하게 되었다는 거짓 핑계를 대고 노무처장과 노사업무실장을 대동하여 강남노동사무소를 찾았다.
KS는 싸늘한 눈길로 우리를 맞으며 우리를 근로감독과장 방으로 안내하였다.
감독과장도 이 사건의 내용을 잘 알고 있었다.
그와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KS가 이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이 매우 부정적임을 알 수 있었다.
KS감독관과 감독과장의 의견을 들은 노무처장과 김실장은 그제사 사건의 중대성을 깊이 인식한 듯 보였다.
KS는 전무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방방 뜨면서 우리의 권위주의적 자세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어쨌거나 나는 천연덕스럽게 하얀 거짓말을 하며 위기를 모면하였지만 이를 모를 감독관이 아니다.
파김치가 되어 돌아온 내게 K부장이 소주한잔 하잔다.
아마도 O부장과 P부장이 개고기집에서 한잔 하자는 제안을 했는데 나를 동참시킨 모양이다.
거기 가서 소주를 얼마나 마셔댔는지 모른다.
거기다가 맥주를 1000cc 더 마시고 K부장 집 앞에서 K부장 와이프를 불러 또 한잔을 마신 뒤 새벽 1시가 훨씬 지난 뒤에야 집으로 향했다.
그 시간에 술이 잔뜩 취한 채 들어와 경신이를 혼냈다.
매일 매일 영어단어를 한 페이지씩 외우라고 했지만 전혀 공부한 흔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 생각컨대 그래서는 안되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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