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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4

20040403 나는 철인이었다

by 굼벵이(조용욱) 2022. 8.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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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4.3(토)

어제의 경과를 사장에게 보고하여야 했으므로 아침 일찍 보고서를 만들어 처장에게 드렸다.

처장은 토끼 눈처럼 벌겋게 충혈 되어 있었다.

전날의 과음이 원인인 듯하다.

그의 책상 위에 보고서를 올려놓았는데 그가 그냥 잠들어버리는 바람에 보고를 제대로 하지 못하여 전무 방에서 전화가 왔다.

처장 방에서 보고서를 다시 찾아다가 사장에게 보고를 할 수 있도록 전무에게 가져다 드렸다.

그렇게 해서 일단 급한 불은 껐다.

과음에 잠을 못 잤으니 몸이 말이 아니다.

시간만 나면 소파에 앉아 졸았다.

 그렇게라도 하니 좀 나아진 것 같다.

처장은 오후 2시쯤 퇴근하면서 4.6일 간부회의에 가져갈 수 있도록 각 아이템별로 한 장씩 보고서의 보완자료를 만들어 달라는 주문을 하고 KJ과장을 불러 자기 차를 운전하여 가도록 하였다.

내가 만들어야 할 아이템은 3개 항목인데 솔직히 짜증이 났다.

KY과장이 적당히 만들어 총무과장에게 메일송신했다.

나는 곧바로 퇴근하여 잠시 잠을 자다가 평택으로 내려갔다.

KD가 일식집 “목향”으로 KY와 NK까지 불러 모았다.

넷이 어울려 또 소주를 꽤나 많이 마셨다.

그들은 한잔 더 하자며 생맥주 집에 갔는데 거기서부터 나는 졸기 시작하였다.

전날 과음에 잠도 제대로 못 잤는데 견딜 수 있겠는가.

생맥주를 한잔씩 더 마신 후 KD가 가족노래방으로 안내하였다.

HELPER를 불러 한 시간 가량 놀고 나니 시간이 새벽 두시가 되었다.

KD는 나를 불가마로 데리고 갔다.

내가 졸려 죽겠으니 그냥 잠이나 잤으면 좋겠다고 하자 그는 수면실로 나를 안내하였다.

위층에 마련된 수면실에는 많은 사람들이 꽉 들어차 누울 곳이 없었다.

출입구 쪽에 적당히 자리를 잡고 누워 잠을 청했다.

여러 번 잠에서 깨었지만 자다 깨다를 반복하다가 다음날 아침 8시에 강덕원씨를 깨워 샤워를 하고 밖으로 나왔다.

(그시절의 나는 정말 철인이었던 듯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큰 병 없이 오늘에 이르게 한 하느님께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