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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4

20040714 신비로 가득찬 환상의 제주 비바리

by 굼벵이(조용욱) 2022. 10.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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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7.14(수)

아침 아홉시 회의가 끝나는 시간에 전무님 방 앞에서 보고 대기하였다.

K부장과 LJ과장, KY과장을 대동하고 함께 기다렸다가 전무님께 보고를 하였다.

전무님은 다른 스케쥴이 잡혀있어 너무 바빴기 때문에 주위가 산만하고 계속 조급해 하셨다.

빠른 시간 내에 급하게 보고를 하여야 하는데 전무님은 보고서의 내용과 다른 당신 생각을 늘어놓으셨다.

전무님은 3직급 승진권한 위양 관련 부분에 대하여 사장의 뜻을 거스르지 않는 표현을 사용하라는 거다.

분명 권한을 위양하면 이에 따른 문제가 발생하는데 이런 문제를 감수하고라도 그런 결정을 하겠다면 모를까 마치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처럼 하여 위양여부를 결정하도록 하게 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문제점을 설명한 부분을 전무님은 삭제하라는 주문이다.

잘못하면 사장에게 불경으로 비추어질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 부분에서 전무와 나의 신경전이 약간 있었다.

나는 근본적으로 사장이 그런 엄청난 문제가 있는 줄 모르기 때문에 그런 지시를 하였다고 생각하는 반면 전무님은 사장도 그걸 알면서도 지시하였다는 생각으로 서로 관점을 달리하고 있다.

아무튼 보고는 잘 끝이 났다.

마침 CSY이가 일을 도와주러 왔으므로 함께 초교옥에 가서 꼬리곰탕을 먹었다.

오후 2시 반쯤에 JS과장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처장님이 찾으시니 빨리 오라는 것이다.

오늘 단체협약 조인식을 마치고 사장님이 노사 위원들과 함께 점심식사를 한 모양이다.

그 끝자락에 처장이 노조 P국장을 붙잡아 놓고 나와 KS 과장을 부른 것이다.

나중에는 노조 OE까지 불러 자리가 제법 거나해졌다.

그 자리에서 맥주를 꽤 여러 병 마셨다.

노조 OE가 처장에게 정종 대포집으로 가자고 제안해 모두 그리로 향했다.

그자리에 YJ OOOO처 위원장과 L OOO실장 그리고 MK도 불렀다.

K부장과 과장들 모두도 불러들였다.

그리고 헤어지는 마당에 처장은 뜬금없이 자기와 함께 제주에 가자고 했다.

KS과장도 함께 데리고 JH씨 차를 타고 김포공항으로 와 저녁 6시 25분 아시아나 비행기를 타고 제주로 날았다.

비행기 요금 19만원은 내가 개인카드로 지불하였다.

제주 공항에는 K위원장이 기다리고 있었다.

부둣가 횟집에서 붓바리를 안주삼아 소주를 마시기 시작하였다.

술자리를 마치고 이동하는 사이 처장이 웬 젊은 아가씨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러더니 지갑을 안가지고 나왔다며 내 지갑을 달라고 해 주었더니 지갑에 있던 만원권 지폐를 몽땅 털어 130000원을 그녀에게 주고 천원짜리 서너장만 남아있는 빈 지갑을 내게 돌려주었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로는 그 처녀가 바로 L 사장의 딸이라고 했다.

식사를 마치고 처장이 전화 통화를 한 아주머니를 만나러 단란주점엘 갔다.

그 아주머니는 친구 생일파티 모임을 하고 있었다.

거기서 그녀들과 어울려 노래를 몇 곡 부르고 헤어져 다시 크리스탈 단란주점으로 갔다.

우리는 거기서 걸물 같은 처장 지인을 만났다.

그 사람은 전형적인 한량이었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로 그는 전에 무슨 대기업의 노조 간부생활을 했던 사람이라고도 했다.

지금은 그의 사촌형을 도와 일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혼자 큰소리로 모든 분위기를 리드해 나갔다.

그는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하더니 다른 사람은 못해도 우리에게는 오입을 시켜주겠다고 떠들어 댔다.

암튼 그렇게 해서 환상적인 비바리와 하룻밤을 보냈다.

여관비 10만원도 내가 내 카드로 긁었다.

그날 밤은 정말 신비스러운 밤이었다.

내 평생에 처음이자 마지막일 것 같이 환상적인 밤이었다.

그녀는 잠시 술기운에 잠이 들었다가 잠이 안 온다며 새벽 5시 경에 깨어 다시 한번 샤워를 했다.

둘은 또다시 잠이 들었다가 7시에 일어났다.

온 몸이 나른하다.

(몸이고 마음이고 얼마나 아름답고 환상적이었으면 지금까지도 상상만으로도 온몸이 굳어오며 짜릿하다.

이후 내내 자꾸만 그녀가 떠올랐지만 그후로 한번도 만나보지 못했다.

그녀는 정말 진주 중의 진주였다.

만일 좀 더 가까운 거리에 그녀가 있었더라면 대형사고가 터졌을지도 모른다. 

쑥맥같은 남자도 비슷한 여자를 만나면 이렇게 사랑에 빠지나보다.

회고하는 지금 이순간에도 눈앞이 몽롱하고 가슴이 아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