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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4

20041124 말도 안되는 주장같은데 확신에 차 끝내 해내는 사람

by 굼벵이(조용욱) 2022. 1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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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24(수)

노조창립기념일이어서 휴일임에도 오후 4시에 처장이 기획예산처에서 주관하는 회의에 참석하여야 한다.

아침에 회사에 출근해 회사 테니스 코트에서 테니스를 했다.

H 감독과 한 조가 되어 운동을 했는데 오전에는 한번도 지지 않았다.

H 감독이 워낙 잘하는 프로여서 파트너 덕에 묻어간 거다.

HSH회장 조까지 가뿐히 이겨 H회장의 코를 납작하게 해주자 H회장이 새로운 눈으로 나를 본다.

덕분에 점심은 내가 샀다.

식 후에 한 게임 더 하고 집으로 들어와 샤워를 한 후 잠깐 눈을 붙인 뒤 영화 21gram을 보고 있는데 LJB과장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KY노무사랑 약속을 했으니 강남병원 앞 도다이로 오라는 것이다.

거기서 KC부장과 H과장까지 포함해 도합 6명이 술판을 벌였다.

술이 좀 되자 KY 말이 점점 거칠어져 갔다.

처장은 그녀의 그런 모습을 좋아한다.

그녀는 공기업에 나 같은 사람 없다며 내 자랑을 늘어놓았다.

자기가 보기에 말도 안 되는 주장 같은 데 확신에 차서 이끌고 나가 끝내 해내는 모습이 너무 인상적이었다는 것이다.

내가 보기에 술이 많이 되어 그녀가 넘어질 것 같아 그녀의 손을 잡고 자동차까지 데려다 주었다.

처장이 그 차에 함께 타고 싶어 했으므로 그를 같이 태워 보냈다.

KC부장과 한전 찻집에서 맥주를 한잔 더 마시면서 K부장의 짜증 섞인 목소리를 들어야 했다.

KY를 만나면 내가 술값도 계산하고 자동차 대리운전 기사를 부르는 것도 내가 다 알아서 해야 하는것 같은데 나를 대신해서 자기가 한 것이란 생각에 대한 불만이었다.

나는 나 나름대로 그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는데 그가 그렇게 이야기하는 것이 짜증나 나도 한마디 했다.

직무권한이 불명확한 데에서 오는 오해다.

명확하게 네일 내일을 구분해야 하는데 처장이 인사운영팀 업무까지 구분없이 내게 맡기려 하는 데에서 오는 갈등이다.

그래도 그렇지 이런 일들은 어찌보면 제 일인데 왜 나 혼자 해야 하나.

손도 안대고 코를 풀려는 못된 사람들 같으니라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