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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4

20041206 얻어터지면서도 소처럼 일하는 나

by 굼벵이(조용욱) 2022. 12.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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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6(월)

처장이 아침부터 팀장들을 불러놓고 기합을 준다.

조직 장악이 제대로 안 된다며 엄청 짜증을 냈다.

나중에는 과장들까지 모두 불러 모아놓고 일장 훈시를 한다.

그러고 나니 누구 하나 처장 점심을 챙길 사람이 없을 것 같아 보여 내가 넉살좋게 처장 방에 가서 처장을 모시고 나가 점심식사를 했다.

점심식사 자리에서 그는 신입사원 교육 프로그램에 대하여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다.

자고 나면 그의 생각이 계속 바뀌어 나가므로 검토서를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모르겠다.

보고서를 정리하고 있는 KY에게 미안할 뿐이다.

오후 4시 즈음에 나를 간부 작업실로 부르더니 부사장의 승격심사방법에 관하여는 내가 직접 해야 한다며 자기가 생각하고 있는 방향을 설명하고는 오늘 중에 정리하여 부사장에게 보고하자고 한다.

욕심도 지나치고 말이 쉬워 오늘 중이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작업을 한 두 시간 만에 만들어 낼 수는 없는 것이어서 결국 야근을 하며 밤 11시 10분까지 정리해야 했다.

처장이 풀방구리 쥐드나들듯 내방을 들락거리며 “다 됐냐?”고 독촉을 해 대는 바람에 스트레스 지수가 치솟았지만 그럴 때마다 심호흡을 하며 올라오는 스트레스를 가라앉히며 일을 해야 했다.

이양반 깡패짓을 견뎌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대부분 갈라서거나 척을 지며 일하는데 나는 얻어 터져도 그냥 눈만 꿉벅대며 소처럼 일한다.

하지만 속은 새까맣게 타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