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12.14(화)
내년도 업무보고서 작성 때문에 정말 힘들게 보냈다.
처장은 오전 내내 업무보고에 대하여 아무 말이 없었다.
점심도 회사에서 드시겠다고 해 어제와 마찬가지로 내가 기다렸다가 12시 40분경에 모시고 구내식당에 가서 식사를 했다.
오후에도 별 말이 없다가 퇴근시간이 되자 업무보고에 대하여 여러 가지 부족한 사항을 이야기하였다.
내년도 1년간의 업무계획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고 회사의 정책에 따라 인사정책도 바뀌는 것인데 무조건 새로운 아이디어만 가지고 할 수는 없는 것이어서 획기적인 안을 내어놓는 것 자체가 사실 무척 어려운 일이다.
우리가 이미 제출한 계획서에 들어있는 내용 만으로도 실천하는데 엄청난 어려움이 예상되는데 그는 더 좋은 안을 더 많이 요구하며 욕심을 부리고 있다.
실천하지도 못하면서 지나치게 많은 양의 계획이나 허황되고 무모한 계획을 세우는 것은 오히려 회사를 어렵게 만드는 데에도 그는 자꾸만 깜짝 놀랄만한 새롭고 획기적인 무엇인가를 요구한다.
깜짝 놀랄만하다는 것은 그만큼 충격이 크다는 것이고 그 충격은 자칫 엄청난 파문을 일으킬 수 있는데 개혁이라는 이름 하에 자신의 이름을 좀 더 높이 드러내고 싶은 건지 그의 요구는 갈수록 무모하다.
천년 만년 인사처장으로 계속 있을 것도 아니면서 그러신다.
떠나는 마당에 마지막 몸부림이라도 쳐 보겠다는 심산이 아닌지 모르겠다.
업무보고서 보완 때문에 오늘 저녁 7시에 예정된 서울역 동네 친구들(청죽회) 모임에 가지 못했다.
병진이 용범이 경국이 정원이가 모두 모여있다.
정원이가 열심히 연락한 덕에 모두 모인 것이다.
늦게라도 가보려고 많은 애를 써보았지만 결국 처장에게 말도 꺼내지 못하고 밤 11시가 넘도록 야근만 하고 그냥 집으로 들어와 냉장고에서 맥주를 꺼내 한 잔 마시고 잠을 청했다.
획기적인 개혁과제를 내라며 다그치는 김처장의 주문에 대하여 겉으로는 열심히 고민하는 척하지만 속으로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기 위하여 그의 말을 무시한다.
이제 그도 그만 욕심을 내었으면 한다.
그는 퇴근하면서 내일 아침까지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지고 오라며 내게 독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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