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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8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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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자 오이
지난 여름은 유난히 더웠습니다.
더운 여름날 점심에 양푼이에 쓱쓱 비벼먹는 노각무침 만큼 우리를 즐겁게 하는 게 있을까요?
농막 앞 그늘막 지지대에 줄을 매고 오이 세그루를 심어 올렸는데 하나는 죽고 두그루만 살아남았습니다.
한여름 무더위 속에서도 꼬물꼬물 자라올라 천장 끝까지 이르면서 열매를 매다는데 보기도 좋고 그늘도 만들어 주어 일석삼조의 즐거움을 주더군요.
어느 효자가 이만할까요?
자고나면 어느새 열매를 매달아 지난 여름 내내 오이무침이 떨어질 날이 없었습니다.
군소리 없이 이보다 더 헌신적으로 즐거움을 주는 효자가 있을까요?
이래서 사람에 지친 사람들이 늙그막에 사람을 떠나 흙을 찾는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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