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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5

20050617 운수좋은 날, 상사로부터 극찬을...

by 굼벵이(조용욱) 2023. 5.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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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6.17(금)

 오전에 업무보고가 있었다.

KOH전무님이(지금은 동아가셨다. 혈관질환이 유전이어서 그의 아버지도 그의 동생도 모두 일찍 돌아가셨다.)

새로 취임하셨으므로 전무님에 대한 인사처 업무보고를 오늘 오전 10시 30분 즈음하여 시작하였다.

먼저 처장님이 개관을 설명하고 각 부문별 추진계획은 팀장들이 브리핑하는 것으로 했다.

인사제도팀은 지난번 “지속가능 경영을 위한 인사혁신방안”을 보고하라고 처장이 말씀하셔서 처장의 개괄적인 설명에 이어 제일 먼저 내가 브리핑을 시작하였다.

제대로 준비를 못했지만 무난히 설명을 마쳤고 나의브리핑을 받은 전무는 당신이 생각하던 대부분(그는 기술직 답게 90% 이상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을 이 보고서가 담고 있다며 극찬을 해 주었다.

나에 대한 칭찬에 욕심 많고 지기 싫어하는 K부장이 조금 불편해 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브리핑은 11시 30분 경에 끝이 났다.

오후에 인사규정 개정안을 들고 다시 전무님 방에 들렀더니 전무님이 내가 보고를 마치고 돌아가는 것을 못내 아쉬워하며 나를 붙잡아놓고  오전의 보고서에 대하여 인사처에서 그렇게 열심히 하는 줄 몰랐다며 다시 한번 극찬이 이어졌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도 모르게 열심히 하겠다는 말이 튀어나왔다.

이 사실을 J처장에게 알리니 처장은 기분이 좋아 어쩔줄을 모르며 나보고 자리에 잠깐 앉으라고 했다.

그러더니 내가 그동안 그렇게 집요하게 추진해 왔던 사항이 때를 만나 결실을 맺은 결과라며 나보다 더 기뻐하였다.

그러더니 칭찬에 인색하기로 유명한 이 양반이 갑자기 내 칭찬을 늘어놓기 시작하였다.

팀장들 가운데 제대로 공부하는 사람은 나 밖에 없다며 전문원으로 있지 말고 다시 일반직으로 돌리는 게 나으니 내가 내년에라도 시간을 보아 그렇게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사실 나는 전문원으로서 지금까지 초라한 대우 속에서 비굴하게 인고의 나날을 보내고는 있는 게 사실이다.

지난번 KS처장 계실 때 일반직으로 전환하려 그렇게 애를 썼지만 전무님도 2직급 승격하고 전환하라며 들어주지 않아 실망이 컸었다.

어쨌거나 나는 그 때까지 내게 쏟아지는 여러 가지 비아냥거림을 비굴하지만 굳세게 견디어 내야 한다.

그런 아픔들은 내가 승진되고 일반직으로 전환되는 순간 내게 축복이 되어 돌아올 것임을 확신한다.

처장으로부터 칭찬을 받고 과장들을 소집하여 그간 있었던 일을 설명해 주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당신들이 있어 가능한 이야기라며 그들에게 칭찬을 넘기고 다시 한번 과장들에게 '여러분은 인사처 최고의 브레인인 만큼 그 역할에 소홀함이 없도록 해달라'고 당부하였다.

 

P가 조니워카 불루를 한 병 구했다며 함께 마시자는 연락이 왔다.

거의 한 달 여 전에 약속한 것이어서 KC부장과 SW, LJ과장과 함께 그가 소개한 마장동 횟집에서 모였다.

양주에 소주까지 몇 잔 마시고 몹시 취했는데 P가 한잔 더하자고 해 회사 앞 한전찻집에서 맥주를 몇 잔 더 마셨다.

오늘은 다른 날 같지 않게 유난히 졸음이 쏟아졌다.

술값은 3만원 나왔는데 내가 냈다.

집에 가려고 택시를 타는데 S가 택시비로 2만원을 넣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