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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5

20050831 매사 무조건적 긍정적 자세가 필요해

by 굼벵이(조용욱) 2023. 6.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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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8.31(수)

'매사 긍정적으로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해'

 

아침 회의에서 여성부장이 어제 저녁에 여직원들 만나 이야기 나눈 결과를 보고하였다.

요즘 부장이나 과장들은 밑에 있는 직원들에게 싫은 소리를 잘 하지 않는다고 한다.

직원들도 간부들은 2,3년이면 모두 떠날 사람이라고 생각해 말을 잘 들으려 하지 않는단다.

그 말을 듣자마자 J처장의 말문이 포화처럼 열렸다.

그러지 않아도 그가 요구하는 보고서를 적시에 내어놓지 못하여 언제 터질지 몰라 불안해하던 차다.

그는 이와 같은 위계질서의 파괴를 초래한 장본인은 물론이고 그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여야 할 사람도 인사처 사람들이라면서 강하게 우릴 비난했다.

그 말이 꼭 내게 향한 비난의 화살처럼 느껴졌다.

사업소에 나가 현장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대안을 제시하여야 한다면서 우리가 안 나가면 당신이 직접 나가서 사업소장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의견을 청취하겠다며 강한 개선의지를 표명하였다.

아마도 그자리에 있던 많은 부장들이 많이 기분나빠했을 것이다.

공연히 여성부장이 아침부터 그런 이야기를 꺼내 기분 잡치게 했다고 생각할 것이다.

모르긴 해도 KHC이나 KCT, 그리고 KTH는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나는 생각이 좀 다르다.

오히려 나에게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고 생각했다.

나는 그 자리에서 곧바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었다,

우선 여성부장의 이야기가 진실인지 아닌지를 알아내는 작업이 중요하다.

마침 인사담당자 워크샵이 진행 예정이므로 거기 설문에 이를 확인하는 내용과 그 원인을 파악하는 질문을 넣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사항을 곧바로 메모하였다가 과장회의에서 KYS과장에게 업무지시 하였다.

오후에 J처장이 불러 간 자리에서 워크샵 관련 설명자료에 대하여 이야기 나누다가 아이디어에 굶주려 있던 그에게 아침에 업무지시 한 내용에 대한 나의 아이디어를 이야기하니 얼굴이 환하게 펴졌다.

이렇게 즉각즉각 반응하며 자신의 생각을 실천에 옮겨주는 내가 예뻐 죽을 것이다.

한마디 하면 알아서 척척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동원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내가 얼마나 예쁘겠는가!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대책에 골몰하다보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타나고 이로 인하여 조금씩 진보가 이루어진다.

짐콜린스의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에 스톡데일 패러독스(stockdale paradox)가 나온다.

베트남 전쟁포로 중 정작 살아남은 사람은 낙관주의자가 아니고 현실주의자라는 주장이다.

크리스마스엔 풀려날 것이라는 낙관을 가진 사람은 크리스마스에 절망하고 다시 부활절에 희망을 가지며 낙관하지만 희망과 낙관사이를 오가며 점차적으로 희망을 잃으며 죽어간 반면

현실주의자는 크리스마스에도 못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그에 대비하는 마음가짐을 가짐으로써 결국 살아남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스톡데일 패러독스는 아무리 어려워도 결국에는 성공할 것이라는 믿음을 잃지 않으면서 동시에 그것이 무엇이든 냉혹한 현실을 직시하고 이를 극복하고자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 (안철수,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pp34~35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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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부장은 아침부터 회의시간에 그런 이야기로 분위기를 무겁게 해 미안했던지 여직원들이 내가 진행했던 인사제도 설명회에 대하여 매우 좋은 반응을 보이더라는 이야기를 덧붙여 결국 처장 앞에서 나를 간접칭찬하는 효과를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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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하는 여성부장에게 내겐 오히려 잘 된 일이라며 마음을 가볍게 해주자 구부장이 고마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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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H가 초간고시 제도개선 검토와 관련하여 우리 사무실에 와 한바탕 지랄을 떨었다.

KYS과장을 쥐 잡듯 잡았지만 기실은 내게 한마디 싫은 소리를 하고 싶었던 것이다.

왜 초간제도 개선과 관련하여 사장보고 한 내용을 자기에게 미리 주지 않았느냐는 것이지만 기실은 초간제도는 자기가 검토해야 하는데 왜 우리가 검토하며, 왜 자기들은 자료를 대주며 들러리만 서야 하느냐는 것이다.

다시 말해 그 일을 자기 일로 만들어 개혁의 주역이 되고 싶다는 이야기다.

나는 모른 척 하면서 그에게 흥분하지 말고 침착하게 앉아서 이야기를 하라고 하였다.

그는 곧 울음이라도 터뜨릴 것 같은 기세로 흥분이 극에 다다라 있었다.

그 모습이 그리 아름다워 보이지 않는다.

아니 추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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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흥분할수록 이성을 잃고 추한 모습을 보이게 된다.

특히 말싸움에서는 흥분하면 지는 것이다.

따라서 언쟁 중에는 절대로 흥분하면 안 된다.

그런데 그게 마음대로 조절되지 않는다.

이럴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우선 단전호흡을 하는 것이다.

아랫배에 힘을 주고 심호흡을 한 다음 아주 짧은 시간이지만 모든 생각을 지우고 무념의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심호흡을 3회 정도 하면서 무념의 상태를 유지한 후 얼굴에 미소를 담고 다시 언쟁에 임하게 되면 오히려 상대방을 제압하고 백전백승 할 수 있다.

삶이건 논쟁이건 지혜가 필요하다.

누가 가장 지혜롭게 사는가가 그 사람의 성공을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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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H과장이 만든 보고서를 수정했다.

내일 J처장이 인사평가 관련 중간보고서를 보고할 예정인데 어떤 반응을 보일지 모르겠다.

낙관은 금물.

낙관은 실망을 낳고 실망은 절망을 나아 결국 불안으로 이어져 죽음에 이르는 병이 된다.

키에르케고르에 따른다면 그렇다는 이야기다

낙관주의자의 죽음도 결국은 그것이 실현되지 않았을 때 나타나는 절망에 기인한 것이다.

그래도 은근히 기대를 하는 것은 그만큼 노력한 때문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