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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일 오후 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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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닭이 알을 품어 병아리 11마리를 까냈다.
지난번 집단휴거 사건도 있고 해서 이번엔 철물점에서 철망을 사다 닭장안에 또다른 울타리까지 쳤다.
그런데도 어느날 보니 8마리로 줄더니 다시 6마리로 줄어버렸다.
갑자기 머리털이 곤두섰다.
도대체 누가 어떻게 병아리를 흔적도 안 남기고 데려갔나 곰곰히 생각했더니 결론은 '쥐'로 귀결되었다.
쥐란 놈들이 닭장 밑에 제국을 건설해놓고 거기서 경거망동 나를 희롱하고 있는 거다.
닭들에게 모이를 주면 내가 문앞에 서있는데도 구멍에서 당당히 기어나와 사료를 먹어대곤 했다.
할아버지 쥐 아버지 쥐 손자 쥐 까지 다양하게 출현하는데 콧수염을 씰룩거리며 나를 비웃기까지 한다.
아짐의 쥐약 성화에도 '그래...니들도 먹고 살아야지...' 생각하고 그동안 내버려두었었다.
헌데 그걸로 모자라 밤새 병아리 도적질까지 일삼으며 나를 능멸하는 거다.
그렇다면 응분의 대가를 치르도록 해주어야지!
곧바로 숙성리 약방에 가서 5천원을 주고 쥐약을 사와 구멍마다 두알씩 깊숙히 밀어넣었다.
동시에 어릴적 기억을 더듬어 고무줄 새총까지 만들었다.
'이놈들 내가 이걸로 비명횡사한 우리 병아리 원한을 끝내 갚아 줄테다.'
너희의 기고만장 오만방자를 내 새총으로 다스릴 거다.
이후 놈들의 거동이 눈에 띄지 않고 일주일째 병아리도 더이상 줄지 않는다.
그동안 쥐 변사체 두구를 수습해 파묻었다.
한 손엔 쥐약을, 또 한 손엔 새총을 들었으니 도를 넘는 너희들 오만방자는 이제 멸문지화를 당하게 될것이다.
자연법칙이 곧 진리고 종교라는 걸 쥐대가리가 알겠어?
쥐한테 또 당할 수 있으니 방심은 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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