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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5

20051103 아이들 과외선생님과 메일 교환

by 굼벵이(조용욱) 2023. 7.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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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H에게 보낸 세 번째 편지]

나는 사실 요즘의 입시 제도를 전혀 모릅니다.

내가 대학에 입학하던 당시는 예비고사가 있던 당시이기에 요즘의 입학방식에 대하여는 전혀 모른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부탁이 있는데 김선생님께서 시간이 나시면 큰아이의 입시 전략에 대하여도 함께 생각해 주셨으면 합니다.

지난해에 입학하셨기에 여러 가지 know-how가 있으시리라고 판단되어 부탁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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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이들에게 과욕을 부리지 않습니다.

자신의 삶을 충만하게 사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지요.

그런데 내가 나의 과거를 돌이켜보면 나는 내 부모나 형제자매에게 섭섭한 부분이 있습니다.

왜 내게 올바른 길을 가르쳐주지 않았을까 하는 부분입니다.

그래서 나는 아이에게 적어도 올바른 길은 가르쳐 주고 싶습니다.

그 길을 가고 안가고의 책임은 본인에게 있겠지요.

그러면 나중에 아이는 적어도 내가 부모형제에게 가지고 있던 불만은 갖지 않을 거라는 생각입니다.

**************

나는 김선생님에게 의지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요.

우선 딸이 없는 내게 딸 같은 생각이 들어 왠지 마음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어요.

우리 아이들이 선생님을 좋아하고 따르는 것 같아서 더욱 좋아요.

그래서 공부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이 올바른 길을 갈 수 있도록 지도해 주었으면 해요.

예비 교사로서 실습 한번 하신다는 생각으로 말입니다.

모두 심성은 고운 애들이라 잘 따라갈 거예요.

좋은 인생의 지도자가 되어주셨으면 합니다.

제가 기대해도 되겠지요?

너무 부담을 주었나요?

그렇다면 부담 갖지 마세요.

책임을 묻거나 하는 일은 없을 테니까요.

황우석 교수에게 줄기세포를 기증하는 것과 같은 생각으로 부탁드리는 것입니다.

그럼 다음에 또 편지 드리겠습니다.

p/s : 답장은 길게 하실 필요도 없구 안하셔도 상관없는데 받아 보셨는지 만 알게 해 주면 좋겠습니다.

 

[KEH의 답장]

아버님께서 부탁하신 부분은 저 또한 절대 공감하는 부분입니다.^-^

하루는 경신이에게 "경신아 너는 어떤 공부를 하는 게 즐겁고,

어떤 분야에 관심이 많니??" 라고 물었더니, 경신이가 하는 말이

자신은 하고 싶은게 너무나 많다고 하더군요.

그 중에서도 법학이나, 음악을 공부하고 싶은 마음도 있더라구요.

지난 번에 피아노를 쳐 달라고 했던 것도 이런 얘기를 하다가 나온 이야기였어요.

 

경신이가 학교에서도 교지 편집부로도 활동하고, 예전에는 방송부로도

활동한 적이 있다고 해서, 정말 놀라웠습니다.

저는 오히려 고등학교를 다닐 때 그런 활동들을 제대로 하지 못 했었거든요.

 

경신이가 아직은 뚜렸한 목표를 발견하지는 못 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대학과 학과 선택에서도 아직 확실하게 정해진 게 없는 상태이지요.

하지만, 관심 있는 분야도 많고, 하고 싶은 공부도 있는 만큼..

3학년이 되기 이전에 방향을 잘 잡아줘야 할 것 같아요.

 

제 경험에 미루어 보자면.. 물론 나중에 나온 수능 점수에 따라서

선택할 수 있는 대학이 정해지는 경우도 있지만, 대체로 자신이 목표했던 학과와 대학을

진학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만큼 지금 경신이에게는 동기 부여와, 목표 제시가 필요하다는 것이겠지요.ㅎ

아버님께서 부탁하신 대로, 경신이의 입시 전략을 함께 고민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경신이랑 많은 얘기를 나누어 본 후에, 같이 대학도 알아보고, 부모님과도 얘기를 나누어야겠네요.

남은 하루도 즐거운 하루 되시구요, 아버님 힘내세요~~^ㅁ^

참, 어제 주신 사과와 감은 정말 감사히 먹겠습니다.

어머니에게도 전해주세요.

기숙사에서는 과일 먹기가 참 힘들었거든요.^^

 

그 선생님 지금 무엇을 하고 계실까?

아마도 훌륭한 선생님이 되셨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