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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9일 오후 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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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처음으로 모과를 제대로 수확했어요.
은퇴 무렵 밭가에 손가락만한 묘목을 심었는데 금년엔 내 주먹보다 큰 모과가 주렁주렁 달려 철 없이 감기를 달고 사는 집사람에게 모과청 만들어 먹으라고 지난주말 한자루 보내고 나머지는 모과주를 담그기로 했습니다.
옆집 늙은 모과나무는 모과 안에 벌레가 가득 들었는데 내 모과는 벌레 한 마리도 없이 깨끗하고 튼실하게 잘 컸습니다.
30도 5리터짜리 담금주 두 통을 세통으로 나누어 담아 각각의 통에 모과 3개씩을 여러 조각으로 잘라 넣었습니다.
담금주는 매실주와 모과주가 최고입니다.
매실주나 모과주의 은은한 맛과 향은 다른 어떤 술과도 견줄 수 없습니다.
요즘은 반주로 지난해 담근 매실주를 마시고 있습니다.
반주는 주정으로 상대방 마음을 상하게 하는 친구들보다 낫습니다.
끊임 없이 제 얘기만 늘어놓거나, 촉새처럼 남의 말 허리를 자르고 들어오거나, 술핑계대며 무례하게 분노를 폭발시키는 사람들 틈에서 스트레스 받지 말고 혼자 식사하며 조용히 과일주를 음미하는 것도 소확행의 한 방법이랍니다.
슬기로운 농촌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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