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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겨울이 있다.
칠흑같은 어둠과 혹독한 추위가 육체와 영혼을 힘들게 하는 시기 말이다.
어떤 사람에겐 평생이 그럴 수도 있고 어떤 사람에겐 가벼운 감기처럼 잠깐 가볍게 지나가는 겨울일 수 있다.
대부분의 겨울은 버리고 떠나거나 떠난뒤 버려질 물건들을 움켜쥔 채 살아가는 사람들이 서로 충돌하면서 생긴다.
조해진 작가에게 겨울은 엄마의 죽음이었다.
내게는 그저 순리에 지나지 않는 당연한 일처럼 생각되는 엄마의 죽음을 그녀는 혹한의 겨울로 그렸다.
엄마가 살아온 신산한 삶과 사랑이 병 앞에 허무하게 무너지는 게 딸인 자신에게 감정이입 되어 겨울이 된 듯하다.
나의 겨울도 돌이켜보면 그랬다.
살아온 삶의 거의 매일이 겨울이다.
그건 내게 주어진 삶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내가 살아가는 삶의 방식의 문제일 수도 있다.
엄마의 췌장암을 극복할 수 없듯 극복할 수 없는 췌장암 같은 삶도 있다.
그런건 아프지만 Let it go!
신을 원망하고 세상을 원망하고 나를 원망하기 보다는 엄마의 죽음을 받아들이듯 그냥 '모든 삶이 그런거란다.' '그럴 수 있어' 하면서 단순하게 살 일이다.
어찌보면 홀로서기, 심플 라이프, 미니멀 라이프가 답이다.
문장도 깨끗하고 정서도 아름답고 산골마을의 조용한 삶처럼 글 자체도 순수하다.
어머니의 죽음이라는 단순한 테마에서 그런 멋진 글을 끌어내 더욱 경이롭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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