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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7

20071024 삶은 자신의 이익과 남의 이익간 벌이는 게임장이야

by 굼벵이(조용욱) 2024. 4.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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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24

처장에게 실망이 크다.

나도 이기적이지만 그도 예외 없이 이기적인 사람일 뿐이다.

얼마 전 Global Expert 과정 교육을 신청했었다.

내가 갈 수 있는 교육이라곤 그것 밖에는 없었기 때문이다.

전문원은 규정상 적어도 2개월 이상의 해외교육을 다녀와야 하는데 그런 교육은 그 과정 밖에 없기에 신청 마지막 날 마지못해 정처장 찾아가서 교육 좀 보내주면 안되겠는가를 물었었다.

그는 내게 생각 좀 해보자고 하더니 아마도 날 크게 오해한 모양이다.

난 왜 그 교육을 다녀와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을 달아 처장에게 장문의 편지를 보냈다.

그런데 처장은 그걸 읽어보지도 않은 것 같다.

그의 생각에는 과장이 가야 할 교육을 부장이 감으로써 과장의 교육기회를 빼앗는 것으로 인식한 것 같다.

혹시 그런 생각을 할까봐 메일을 보냈었는데 그가 아침 회의시간에 말하는 품새를 보아 하니 그는 내 메일을 제대로 읽어보지 않은 것 같다.

KC부장이 구차한 변명 따위를 들어가며 처장의 생각을 대변하기 위해 왔을 때 나는 기분 나쁜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었다. 그동안 스쳐간 모든 상사들이 나를 이용하려 할 뿐 내게 도움을 준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다.

KSH처장도 JMC 처장도 모두가 내 등골에 빨대롤 꼽고 쪽쪽 빨아먹는 일만 했지 어느 누구 하나 내가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지 못했다며 애꿎은 K부장에게 하소연만 했다.

J처장인들 예외일까?

자신감 넘치게 독주하는 듯하지만 그도 결국 나의 성장 대신 자신의 성장을 위해 나를 이용하려는 사람 중 한사람일 뿐이다.

어차피 그런 사람들로 채워져 있는게 세상이어서 할 말은 없다만 좌절감을 느낀다.

삶은 모든 구성원이 자신의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게임의 법칙으로 구성되어있다.

 

모든 걸 포기하고 자유롭게 살고 싶은 생각이 절실하다.

하지만 내겐 2직급 승진이라는 목표가 있다.

그게 실현될 때까지는 어떤 어려움도 감수해야만 한다.

내가 처장에게 오해를 산 가장 큰 이유는 어쩌면 나의 커뮤니케이션 기술 부족에 있는지도 모른다.

내가 잠시 교육을 다녀올 때 그에게 어떤 이익이 있는지를 먼저 말해주었어야 했다.

비록 그것이 거짓말이라 하더라도 그럴듯하게 포장해서 그에게 엄청난 이익이 있는 것처럼 했어야 했다.

오직 진실만이 세상사는 방법이라는 생각은 잘못되었다.

 

모든 걸 없던 일로 머리속 지우개로 지우고 씩씩하게 혼자 살아가는 연습을 해야한다.

힘들고 어려우면 가식적으로라도 웃음을 보이며 견뎌내야 한다.

일단 2직급은 되어야 다른 기회를 가질 수 있을런지도 모른다.

2년만 더 버티면 된다.

씩씩하게 그를 대하자.

비록 그가 내게 실망을 주었더라도 씩씩하게 웃음으로 맞자.

그래도 영 기분이 더러운 건 내 수양 부족 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