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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8

20080905 오답노트를 정답노트로 잘못 알고 있는 나

by 굼벵이(조용욱) 2024. 5.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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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9.5()

 

경영평가 보고서 작성을 위한 T/F 발대식을 하잔다.

회식장소에서 나중에 안 일이지만 처장은 경영평가 보고서 작성을 위한 T/F 팀장을 나 말고 다른 팀장들이 할 수 있도록 지시했었던 모양이다.

그런데 누가 이  영양가 없이 고생만 하고 욕만 얻어먹는 일을 하겠다고 나서겠는가!

또 말이야 바른 말이지 사실 그걸 할 수 있는 능력도 안된다.

모두들 그걸 안하겠다고 하자 나는 완전히 고스톱의 자연고 형식으로 떠밀려 다시 또 그 일을 맡게 된 모양이다.

난 해마다 그렇게 곰탱이처럼 그일을 해왔다.

그래도 도망가고 싶은 생각도 불만도 없다.

그만큼 능력을 인정받은 거고 받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면 된다.

어제(4) 저녁 모임은 그렇게 만들어진 T/F 팀의 팀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모인 자리였다.

처장은 원래 그자리에 초대대상이 아니었는데 총무팀장이 처장에게 이를 보고하자 당신이 가겠다고 나섰다고 한다.

그런 자리에서 한말씀 하시는 걸 좋아하시는 처장은 그자리에서 내가 T/F 팀장을 맡게 된 경위를 자연스럽게 털어놓았다.

또 지난번 내 경영성과급을 최하위 등급으로 매긴데 대하여 미안함을 금치 못했다.

심하게는 다른 팀장들로부터 자신들의 성과급에서 10만원씩 거두어 주어야 한다는 말도 했다.

나는 괜찮다며 손사래를 쳤지만 마음속으로는 한쪽 구석에 불공정한 처우를 받은 것에 대한 서운함이 자리한다.

그동안 나는 경영평가 담당 팀장이란 명목으로 계속 최고등급을 받아왔었기에 이번엔 그걸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함에도 다른 사람보다 경영평가에 공이 많은 부분에 대한 불공평에 나도 모르게 서운함을 느끼게 되는가보다.

사람은 늘 그렇게 이기적이다.

그런 생각들을 자연스럽게 다스릴 수 있는 내공 즉 지혜가 필요하다.

소주로 만든 폭탄주를 네 잔 돌리고 술자리를 마감했다.

어제에 이어 계속 함께한 처장과의 저녁식사 자리인데 처장이 가는 자리엔 언제나 총무팀장이 그림자처럼 따라다닌다.

그런 총무팀장으로부터 참 배울 것이 많다는 생각을 했다.

총무팀장은 2직급이지만 처장을 정말 진심으로 모신다.

얼마나 지극정성으로 모셨으면 이젠 오히려 거꾸로 처장이 B팀장을 위해 온갖 배려를 다한다.

처장은 원래 태생이 막내인 데에다 주도형 성격이어서 타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유형이다.

그런 처장이 거꾸로 B팀장을 위해 국과 찌게를 퍼주는 모습을 보고 B팀장의 상사에 대한 진솔한 충성심을 읽을 수 있었다.

물론 그의 직무가 의전이고 보좌이다 보니 당연하다 하겠지만 이런 모습을 통해 상사를 어떻게 모셔야 한다는 것을 배울 필요가 있다.

비록 내 일이 상사에 대한 보좌가 아니더라도 마음 가운데 매사 세심하게 상사를 배려하며 충성의 마음을 가지는 것이 좋다.

지는 게 지는 걸로 알지만 궁극엔 이기는 거다.

그게 사회다.

 

오늘 아침 과장들을 불러 이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모든 과장들에게 돌아가며 핵심역량이 무엇인지를 질문했고 이어서 핵심인재가 무엇인지를 물었다.

모두들 내 맘에 드는 답변을 하지 못했다.

나는 핵심역량을 고성과자가 보이는 다른 사람과 구별되는 차별화된 역량이라고 정의한다.

그렇다면 핵심인재란 무엇인가?

핵심인재란 그런 핵심 역량을 가진 인재를 말한다.

그렇다면 핵심인재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여야 하는지를 질문했다.

모두들 시원한 답변을 하지 못했다.

최준원 과장은 주변에서 자신의 튀는 언행에 대한 지적을 많이 받아왔는지 스스로를 낮추며 자신은 핵심인재가 아니라고 극구 부인했다.

나는 핵심인재가 되기 위해서는 변화와 혁신의지와 실행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핵심인재는 주요 직위에 종사하는 사람만이 핵심인재가 되는 것이 아니고 비록 흔한 청소원 직무라 하더라도 각자의 위치에서 지금의 방식보다 더 나은 방법을 창안해 내고 일을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사람이 핵심인재라고 했다.

변화와 혁신에의 의지와 행동이야말로 핵심인재의 근원이라고 역설하면서 과장들이 스스로 핵심인재가 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해 줄 것을 당부했다.

나는 요즘 보편적 리더십 개념과 다른 나만의 새로운 리더십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

직장에서는그게 통하는데 우리 호신이에게는 전혀 통하지 않는다.

우선 아이가 내 말을 귀담아 들으려는 준비가 전혀 안 되어 있고 무조건 부정적으로만 생각하고 있는 데에다 집사람은 애들 앞에서 아버지의 이런 노력을 무참히 짓밟는다.

자신의 생각과 다른 나의 생각과 행동을 힐난한다.

그렇다보니 나의 인내심이 한계를 넘어서 곧바로 지시, 명령으로 이어진다.

꼬박꼬박 말대꾸에 부정적인 반응 때문에 내 속만 뒤집어진다.

편해야할 Home sweet home이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아 오히려 지옥같을 때가 많다.

 

Y부장은 잔머리를 너무 굴린다.

인사처에 온 것도 갖은 인맥을 다 동원했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그러면 도와준 사람들을 욕되게 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고 도와주며 남을 위해 희생하려는 마음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그는 자신의 이해타산에 맞지 않으면 요리조리 피해다니며 일체 남을 위한 행동이나 남과 함께하려 하지 않는다.

그가 하는 직무와 관련된 일을 함께 하다보면 그는 자기 일인 데에도 골치아픈 것들은 모두 내게 미룬다.

예를 들면 초간고시에 관한 검토만 해도 그렇다.

처장이 나랑 같이 검토하라고 지시했는 데에도 나만 만나면 나혼자 그걸 해야 한다고 미룬다.

하지만 처장과 함께 하는 아침 팀장회의에서는 같이 하는 것처럼 처장에게 보고한다.

초간고시에 대해서는 업무 한계를 분명히 해야 한다며 마치 자신이 부분적으로 검토에 참여하는 듯 이야기 한다.

에라이 썩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사람들이 승승장구하는 게 우리회사다.

우리회사만 그런 것이 아니고 모든 사회가 다 그렇다.

우린 오답노트를 정답노트로 잘못알고 살아가는 듯하다.

정답노트가 진짜 정답인지 알기에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

어쩌면 내가 죽을 때까지 확인이 안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그건 내겐 오답노트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