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2.10(수)
정처장의 독설은 정말 알아줄 만하다.
어제도 내가 정말 크게 당했다.
나보다 더 열심히 일한 사람 없다고 자부하는 내 앞에서까지 조직인은 일하기 싫으면 나가야 된다는 이야기를 서슴없이 해댔다.
내 직장생활 역사상 가장 치욕적인 일을 당한 날이다.
그는 나와 우리 과장들이 일을 안 하고 놀고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니 일 안하려면 나가라는 독설이다.
사무실 순찰을 돈다는 명목으로 우리 과장들 컴퓨터 화면을 감찰했고 모두들 마침 일하는 화면이 아니고 다른 화면이 보여 졌던 모양이다.
전무 승진을 위한 몸부림이 정말 심한 듯하다.
나는 과장들을 앞에 놓고 더이상 할 말이 없었다.
몇 마디 말을 이어가다 그냥 입을 다물었다.
나는 대부분의 사안을 내가 직접 해결하려 해 왔다.
그런 것들이 나를 더욱 힘들게 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최준원 과장에게 차라리 내가 나가는 게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삶이란 정말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순간적으로 밀려오는 아픔이 너무 크다.
애는 애대로 제 앞날을 버린 채 딴 짓거리로 허비하고 있고
집사람은 집사람대로 곰만치도 못한 목석같은 행태를 벌써 몇 달째 이어가고 있다.
갑자기 우울해지며 죽음에 대한 충동도 생겨난다.
그런 속에서도 류향렬부처장이 맥주 한잔 하자는 전화를 했다.
8시까지 일하다 업무지시를 끝내고 합류했다.
김영우, 우광호, 정영철이 함께 합류했다.
이제는 노후 준비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러자 모두 동조를 하면서 계모임을 갖기로 했다.
맘에 맞는 사람들끼리 10인의 위원회를 구성하잔다.
다섯명이 각자 한사람씩 추천해서 10명의 친구가 앞으로 남은 회사생활 동안 매달 5만원씩 저축하기로 했다.
나는 그냥 은퇴 후에 우리 시골에 가서 농사나 같이 짓자고 했다.
우광호는 그럴 것 같다.
(나는 내 계획대로 지금 시골에서 농사를 짓고 있다.
이것 밖에 할 수 있는 일이 아무 것도 없었기 때문이다.
아니 어찌보면 다른 일을 할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던 거다.
나도 참...
그렇게 삶은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예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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