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428(화).
구더기를 질투하는 아내.
덕이는 아이스박스에 넣어놓으면 하루를 못 간다.
녀석들이 꼼지락거리면서 스스로 열을 발산해 아이스 팩을 금방 녹게 만들기 때문이다.
오늘 아침에도 덕이가 부화할 것 같아서 베란다에 내놓은 아이스박스 안 아이스 팩을 갈아주고 출근하는데 집사람은 자신이 구더기만도 못하다면서 배웅한다.
언중유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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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엔 귀가가 매우 늦었다.
장명철 전무님을 만나 박원에서 저녁식사를 같이 했다.
박원 사장은 회사 앞 식당을 접고 조금 떨어진 곳에서 다시 열었는데 그동안 한번도 들러보지 않았었다.
난 단골도 아닌데 박사장은 날 언제나 친한 단골처럼 맞아준다.
그녀는 가끔 풍만한 젖가슴을 고객들 팔이나 어깨에 살짝 살짝 비벼대는 습성이 있다.
많은 술꾼들이 은근히 그걸 즐기는 것 같다.
오늘도 그녀가 내 팔을 그녀의 젖가슴에 가져다 대려고 해서 얼른 손을 움츠렸다.
(이런 바보같은 눔!
지금 돌이켜 생각하니 난 바보 천치짓을 한거다)
장전무 하고의 식사는 어쩌다 이야기가 길어지며 거의 11시가 다 되어 헤어졌다.
장전무는 코펙 사장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잘 된 일이다.
열심히 자신의 길을 올곧게 간 사람들은 언제든 성공하기 마련이다.
재무처장 이장표 처장이 술 한 잔 더 해야 한다면서 노래방을 가잔다.
가락동 쌍떼빌 지하 노래방에 들어가 도우미를 불러 노래와 춤을 즐겼다.
이처장은 불러들인 도우미 파트너를 꾸어다 놓은 보리자루처럼 앉혀놓았다.
그건 이사람들에게 예의가 아니다.
서로 신나게 놀아주는 게 그녀들을 위한 최고의 배려 아닐까?
남들 나가 노는데 혼자 자리에 앉아 술만 마시는 건 서로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나도 몸치지만 의도적으로 홀에 나가 계속 춤추는 모습을 연출했다.
서로 몸이 부딪치자 야구방망이가 단단해진다.
내 파트너가 손으로 그걸 확인하려 해 못하게 했다.
비의 나그네, 사랑 two, 내가 만일, 너를 사랑해 도합 네 곡을 부른 것 같다.
두 시간 동안 즐기는 사이 새벽 한시가 넘어버렸다.
이장표 처장을 집으로 보낸 후 택시를 타고 집에 오니 새벽 두시다.
호신이가 그시간까지 컴 앞에 앉아 있다.
아이가 게임 따위를 하고 있다는 걸 예측하기는 어려운 일이 아니다.
아이의 그런 모습만 보면 속이 뒤집힌다.
집사람도 그 시간까지 안자고 있다.
집사람은 그런 아이에게 아무런 이야기도 하지 않는다.
집사람은 문을 열고 현관에 들어서는 내게
“그렇게 늦게 오면 바지 안 다려 줄 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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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TDR 룸에 내려갔다.
정부 경영평가 수검을 받는다고 요 며칠간 지하 war room에 내려가 보질 않았다.
혹여나 팀원들이 섭섭해 하지 않을까 싶어서 내려가 두 시간 동안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다.
주변사람들이 채용구조에 대하여 모두들 나와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듯하다.
일테면 지방사원을 모두 대졸수준으로 뽑거나 특정지역에 한해서만 뽑는 따위의 생각들이다.
하지만 경영자의 입장에서 보면 생각이 다르다.
보다 넓은 시야로 승진과 이동 따위 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내가 내린 결론이 보다 합리적인 생각이란 걸 알 수 있다.
수년간 내가 고민해 오던 인력운영 구조조정을 TDR을 통해 실현하게 되는 것이다.
내가 하고자 하는 대로 하게 되면 그동안 고민해오던 문제들을 근본적으로 해소하여 여러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
신입사원 임금 삭감과 관련된 부분도 해결되고,
지방과 수도권 인사이동에 따른 문제도 해결되고,
수도권 밀집현상도 해결되며,
지나친 초급간부 임용고시 경쟁 문제도 해결된다.
나아가 부장급, 처장급 승진문제도 자연스럽게 완화될 수 있다.
그런데 채용부서는 왜 거기까지 생각하지 못하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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