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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9

20090430 이래서 사람이다

by 굼벵이(조용욱) 2024. 7.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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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30()

SHRM 참여자를 선정하기 위해 처장 방에 가는데 백부처장님이 나랑 같이 가잔다.

나는 마음속에 딱히 정한 사람이나 원하는 사람이 없다.

누가 가더라도 열심히 공부만 하고 올 수 있으면 되기 때문이다.

SHRM Conference는 외유성이 아니고 회사 발전을 위한 인사관리 전 분야에 걸친 학습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이 자칫 외유성으로 인식할까 보아 인사처는 더욱더 학습에 전념할 수 있는 사람을 내보내야 한다.

한 가지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다면 노조에서 박흥근 처장이 함께 가겠다는 것이고 해외 체류기간 중 누군가가 그를 서포트 해 주어야만 된다는 것이다.

그를 서포트 해주면서 자신의 학습도 병행할 수 있는 사람을 골라야 한다.

대부분의 차장들이 해외를 다녀왔기 때문에 안 다녀온 사람 중심으로 선발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누군가를 골라보려고 애를 쓰시던 처장님도 누구를 보내야 할지 몰라 마침내 손을 드신다.

박흥근을 제대로 돌보면서 학습에도 열의를 보일 수 있는 친구는 직군이 같은 이명환 차장 밖에 없는 것 같다.

아침에 회의를 진행하면서 차장들이 자연스럽게 결정할 수 있도록 해 주어야겠다.

그걸 협의하러 백처장 자리에 가 이야기를 나누던 중 임청원 부장으로부터 머리 아픈 이야기를 들었다.

엊그제 채용구조 개선과 관련하여 3시간 동안의 토론을 가진 후 사무실로 돌아온 차장들이 권태호 부장과 함께 임청원 부장 자리에 모여 내가 이야기한 논리에 대하여 심한 성토 대회를 벌였다는 이야기를 전해주었다.

나는 그런 사람들을 이해하기 어렵다.

토론장에 함께 나타나 서로 다른 논리를 주고받으면서 보다 나은 대안을 찾으려 하지 않고 이미 끝난 토론에 대하여 내가 없는 자리에서 내 생각을 비방하고 성토하는 행위에 심한 불쾌감을 느꼈다.

권태호 부장의 그런 자세는 바람직하지 않다.

자신이 스스로 전면에 나서서 토론을 진행하고 논리적인 설득을 시도하든지 아니면 군말 없이 결정된 의견을 따르든지 해야 하는데 제 생각과 다르다고 여기저기 다니면서 남의 생각을 짓밟는 뒷담화나 하고 다녀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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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제 차장의 멘토링 제도개선 보고서를 수정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전면적으로 다시 써야 하기 때문이다.

이리저리 참견해야 할 일도 많이 생겨나고 회의에 참석할 일도 많아서 차분히 앉아 고민하며 보고서를 쓸 겨를이 없다.

처음에는 차분하게 수정을 진행해 나가다가 나중에는 대충 프레임만 잡아서 조차장에게 다시 검토하도록 지시했다.

내가 시간상 도저히 감당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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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에 유국열 선배에게 전화를 했다.

공방에 가서 저녁이나 같이하고 견지대를 찾아오려고 했더니 지금 낚시 갔다가 돌아오는 길이란다.

유선배가 견지대를 10개나 준비해 놓았단다.

내가 그를 위해 노력해 준 것에 대하여 고마움을 크게 느낀 것 같다.

서로 도우면서 살아가야 한다면서 나는 너 댓 개만 부탁했는데 그는 10개를 준비해 놓았단다.

우리 처장님과 원영진 부장을 위해 견지 입문용으로 몇 대의 낚싯대가 필요해 한 이야기인데 과잉친절 반응을 보이시는 거다.

거기다가 애자대로 인하여 그동안 현암 선배와의 불협화음이 있었던 터라 내게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을 게다.

이래서 사람이다.

나는 사실 두 분 화해용으로 그걸 구했던 것인데 추후라도 내 뜻대로 두 분이 잘 화해를 했으면 좋겠다.

현암 선배는 16미리 짜리를 샌드페이퍼로 가는 것이 너무 힘들다며 모두 운경선배에게 주라고 했지만 운경선배는 오히려 그걸 더 좋아했다.

운경선배는 두꺼우면 아주 꼭지 일체형으로 만들 수 있어서 더욱 좋다고 한다.

각자의 생각이 다른 것이다.

이래서 또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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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람은 치과에서 사랑니를 두개나 빼었다고 한다.

진통효과가 사라지자 치통이 몰려와 무척 괴로워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내가 딱히 도와줄 것도 없어서 나는 그냥 내가 좋아하는 영화나 봤다.

‘the punisher’ 라는 액션영화인데 전달하려는 메시지도 불분명하다.

영어 발음도 깨끗하지 못하다.

아프다면서도 영화를 보는 내게 집사람은 저녁을 차려주고 후식으로 참외까지 깍아다준다.

이래서 또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