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330(화)
호신이 녀석이 군에 입대하는 날이다.
녀석은 어제도 가족과의 회동을 거부하고 친구를 만나러 나가서는 내가 깊이 잠이든 뒤에야 들어왔다.
그래서 녀석이 몇 시에 집에 들어왔는지 모른다.
영장(draft notice)을 받은 이후 녀석은 정상적인 생활을 포기했다.
그렇다고 그 이전에는 정상적인 생활을 한 것도 아니다.
녀석은 친구의 중요성에 대하여 주장한다.
하지만 자신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친구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친구도 부지기수다.
녀석만 생각하면 가슴이 막히고 답답해진다.(suffocating, feel pressure on my chest)
오직 바라는 게 있다면 군 생활을 통해서 생각과 행동의 변화를 가져왔으면 하는 것이다.
어제 점심에는 집사람이 녀석에게 점심을 사 주었단다.
녀석이 이번에는 베니건스에서 점심을 사달라고 했다는 것이다.
셋이서 점심을 먹는데 5만원이 들었단다.
베니건스에서 그 정도면 싸게 먹었다.
평상시 같으면 두당 3만원은 족히 넘는다.
이번에도 동반 입대하는 그의 친구(joining the army together accompanied by him) 윤기를 불러서 함께 점심을 먹었다.
호신이는 알바를 통해서도 돈의 중요성이나 가치를 제대로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그냥 하루 벌어 하루 먹는 식의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 녀석의 잘못된 생각과 행동을 어떻게 고쳐야 할지 정말 모르겠다.
엊그제 극도로 피곤한 상태에서 잠자리에 들었는데 집사람이 사랑을 요구해왔다.
worst condition 상태를 무릅쓰고 애를 쓰며 최선을 다했으나 몸이 생각처럼 움직여주지 않았다.
여태 그런 적은 없었는데 내게도 임포가 오려는가보다.
정말 억지로 힘들게 일을 마쳤다.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니 목에 통증이 있고 코막힘(stop)이 있는 것으로 보아 감기에 걸린 것이 확실하다.
집사람이 호신이 이야기를 한다.
내일 입대하기 위해 군에서 요구하는 스타일의 머리를 깎는다고 나간 녀석이 머리를 깎지 않은 채 밤 12시가 넘어서 들어왔다는 것이다.
피가 거꾸로 솟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당장 녀석의 방에 들어가 한바탕 난리 굿을 벌이고 싶었다.
하지만 그런 행동은 녀석에게나 나에게나 모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녀석을 끌고 춘천에 가서 부대 앞 이발소에서 머리를 깎여 들여보내는 수밖에 없다.
아침을 먹으면서
“왜 머리를 안 깎았어?”
했더니
“아빠랑 같이 가서 깎으려고요.”
말은 참 청산유수다.
“그럴 생각이었으면 어제 얘기했어야 하는 거 아냐?”
...................(말이 없다.)
어젯밤 12시가 넘어서 들어온 녀석이 아빠랑 같이 가서 머리를 깎겠다는 것이다.
돈도 없고 놀다보니 그냥 그렇게 군에 가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모양이다.
“만일 군에 가서도 네 생각과 행동이 변하지 않으면 네 미래는 정말 어두울거야.”
한마디 하고 더 이상 추궁하지 않았다.
녀석은 점점 막나가고 있다.
군에서 제대하면 그 때가서 녀석을 어떻게 할지를 다시 판단해 결정하자.
그 때까지도 바른 생각으로 제대로 살지 못하면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 > 2010'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00401 송어 안주에 소맥 세 잔으로 다녀온 홍콩 (3) | 2024.10.18 |
---|---|
20100331 한국전쟁의 이해 (2) | 2024.10.18 |
20100329 외박을 요구하는 아들들 (2) | 2024.10.18 |
20100326 이슬람교의 이해 (2) | 2024.10.18 |
20100326 자유와 시장/ 미국에 파업이 없는 이유 (1) | 2024.10.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