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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강 타자에 대한 꿈
제일 중요한것은 상처를 아프게 하면 안되는 거예요
사랑을 통해서도 상처를 아프게 하면 안됩니다
노동은 인간과 대상을 관계 맺는 거예요
살아 있는 것들은 살지 않으면 안되는 운명을 껴안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모든 운명들은 우울해요
슬퍼요
이 운명을 수행하기 위해서 필연적으로 투쟁해야 합니다
이 투쟁이 우리의 운명 속에는 들어 있지 않은 인간적인 것에 눈뜨게 만들죠
그것이 멜랑꼬리에요
슬픔이라는 것 산다는것을 들여다보면 아시겠지만 너나 나나 다 가엾어요
불쌍해요
연민이 없는 사람은 순 거짓말이에요
산다는 건 인간과 인간이 관계 맺는 거죠
그런데 현대사회는 인간관계도 기능화 되고 자동화 될 수밖에 없어요
자동화된 테크놀로지의 폭력적인 인간관계 속에서 우리가 근본적으로 잊어 버리는 게 무엇입니까
그건 바로 사이에요
사람과 사람 사이 그 사이가 없어집니다
오로지 즉각적 관계만이 가능해져요
사이가 없어지면 다가가기가 없어져요.
다가가면서 생기는 망설임이 없어져요.
연애가 뭡니까
이 다가감 속에서 일어나는 망설임의 기쁨이죠
원래 노동은 인간과 사물 사이에서 다가가기 관계였어요
이것이 완전히 없어지고 기능화되고 자동화되어 버렸어요
내가 테크놀로지의 지배를 당하면서 마지막에 남는것은 나의 고독이죠
소외입니다
내가 관계로부터 배척당해요
욕망은 사라지는 게 아니라 어떤식으로든 다른 곳으로 가서 실현 되게 되어 있습니다
포기 되는 법도 없어요
인간이 만들어낸 모든 것들 속에는 꿈과 욕망이 들어가 있어요
꿈과 욕망이 없는 것들은 절대로 없습니다
어쩌면 자연 속에는 꿈과 욕망이 없는지 몰라요
오로지 자연 법칙만 있을 뿐
그 꿈과 욕망을 읽어야 되요
가진 게 상처밖에 없다면 그것으로 숨을 쉬어야 해요
우리는 외로우면 자기를 나눠요
외롭고 싶다 혼자 있고 싶다는 것은 자기를 확인하는 굉장히 안온한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무엇에 의해 버려지기 마련입니다
버려짐은 갈곳 없음 이에요
현대인의 삶이 무엇이냐면 근본적으로 버려짐의 상태입니다
우리의 인간관계가 파괴된 후에는 그것이 꼭 연애관계가 아니더라도 나와 타자의 관계가 서로 버려짐의 상태로 되어 버릴수밖에 없다는 거죠
카사노바는 끊임없이 여자들은 주유하지만 사실 한 여자라는 집을 그리워 했던 거죠
상품이 대량 생산되면 상품은 태어나자마자 쓰레기가 될 운명을 이미 껴안고 나온다
벤야민은 자본주의 사회를 사산의 사회라고 불러요
태어나자마자 애들이 죽어요
즉 상품은 새것으로 태어나지만 곧 쓰레기가 되어 버린다는 거죠
또 다른 새것들이 나오기때문에요
여가의 첫번째 의미는 중지입니다
내가 살아왔던 사회적 영역에서 나를 격리 시키는 거죠
우리에게는 인테리어가 없는 공간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다름 아닌 내밀한 공간이에요
그 곳에서만 우리는 나를 만날 수 있죠
나를 만날 수 있을 때만 우리는 타자의 꿈이 생겨요
그리고 타자의 꿈이 생길때만 타자를 찾아 나가기 위한 출발 혹은 여행에의 꿈이 생기겠죠
가정은 가족관계로 맺어 지는것이 아닙니다
누가 경제적 역할을 하느냐 그걸 중심으로 만들어지는 관계에요
그레고르 잠자가 갑충으로 변하지 않고 돈벌이를 하고 있을 때는 아버지도 어머니도 누이동생도 다 그의 편이에요
그런데 갑충이 된 다음부터는 전부 떠나 갑니다
나중에는 결국 먼지처럼 작아져서 쓰레기통에 내던져져요
이게 가족입니다
아이에 대한 애착과 열정이 결국 뭡니까
아이를 재테크 하는 거예요
재테크 잘하려고 애들 옆에서 엄마도 잠 안자고 공부 시키죠
제가 볼 때 한국 사회는 자식 재테크의 사회에요
수미일관 해요
집이 전부 재테크에요
집 자체도 집 내부도 거기에 있는 가족관계도 재테크입니다
집은 어느 사이엔가 거주 공간이 아니라 쓰고 내버리는 깡통처럼 되었죠
아도르노가 말합니다
여기에는 사람이 없다
경제적 권력만이 작동한다
그래서 이 집안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은 집이 있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노숙자에요
타자를 욕망 할 수 있고 출발을 꿈꿀 수 있는 집이 있나요?
쥘리에트의 밀실
인테리어 없는 공간을 가지고 계세요?
사람은 집이 있어야 되거든요
안전하게 머물고 자기를 만나고 꿈을 꾸고 타자와 미지의 연인을 상상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지만 우리는 개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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