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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지혜를 찾아서/인문학 산책

상처로 숨쉬는 법(김진영) - 제 11강. 언어와 육체 그리고 남성성

by 굼벵이(조용욱) 2022. 3.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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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1강 언어와 육체 그리고 남성성
​연애는 개인과 개인이 친화력 관계를 가질 때 시작된다는 거죠
​언어와 육체는 친화력이 있어요
언어가 육체의 고통으로부터 태어났기 때문이죠
육체는 고통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언어를 필요로 하고 언어는 자기의 고향인 육체로 되돌아가려 해요
​롤랑 바르트는 독서를 두 가지로 나누죠
억압의 독서와 욕망의 독서를 얘기합니다
​가능한 한 육체성을 배제한 글을 잘 쓴 글이라고 해요
주제를 뚜렷하게 한 글요
그런 글쓰기와 문학적 글쓰기는 다른 것이죠
언어가 육체에 대해 권력화 되어가는 과정이 곧 우리가 글쓰기를 배우고 독서를 배우는 과정이에요
언어와 육체 사이의 친화력 관계가 권력 관계로 바뀌면서 나타난 슬픈 언어 현상입니다
단어는 다름이 아니라 언어와 육체가 친화력 관계를 복원 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아도르노는 이것을 객관적 정신이라고 불러요
그러나 가난한 사람들이 원하는것은 단어 속에 들어 있는 객관적 정신이 아니라는 거죠
아도르노는 지금 욕설을 얘기하는건데요
만일 단어가 음식이 되어서 씹어 먹으면 무엇이 되는가
그것이 욕이에요
​본질적인 언어와 육체의 관계는 그 어딘가에서 자기를 실현 하게 되어 있어요
그곳이 저잣거리고 시장터이고 가난한 사람들의 욕지거리 속이라는 거죠
​아도르노는 이 욕설을 상처 받은 언어와 육체의 친화력 관계라고 얘기합니다
이 상처는 치유되어야 한다는 거죠
이 상처가 치유 되려면 부르주아 계급의 사유나 성찰 능력이 저잣거리의 욕설에서 발견되는 상처받은 언어와 육체의 친화력 관계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거죠
​헐벗은 육체가 단어의 옷을 입고 밖으로 튀어 나오면 그것은 무의미의 언어예요
우리는 그것을 알아 들을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만약 우리가 그 외침을 알아 들을 수 있다면 무슨 뜻일까요
알아 달라는 거예요
​타프가이라는 사람들은 알고보면 유약하기 짝이 없는 터프 베이비에 지나지 않는다는 얘기입니다
​절대 권력자와 피권력자의 만남은 먼저 시선 관계죠
한쪽의 육체는 그 시선으로부터 은폐되고 다른 한쪽의 육체는 다 보여요
이것이 이미 권력과 피권력의 육체적 조건이에요
​이상하게 권력주의적인 사람들을 보게 되면 입이 아래로 처지게 돼요
늘 입을 꾹 다물고 있으니까요
어떤 얼굴이 근엄성을 보여 주려고 하면 제일 신경쓰는 게 입이에요
입을 아래쪽으로 다물어야 됩니다
그리고 원래 권위는 침묵과 만나요
이 굳게 다문 입이 시니피앙이라면 그것이 지시하는 시니피에는 뭡니까
이 남자의 모든것이 보여 주는것이 뭐예요
자신감입니다
나는 성공했다든지 미래가 내 옆에 있다든지 모든 사람들이 원하는것을 소유하고 있다든지 하는 자기 신뢰감이죠
자기 안전에 대한 확신이고요
자신감의 표현이 굳게 다문 입의 선에 있습니다
​모든 약한것들 성공할 가능성이 없는 것들에 대한 침묵의 경멸이 그 입에서 흐르고 있죠
이들은 약한 것들에 대해서 사디스트 적인 모습을 지니고 있지만 정신분석학에서 보면 사디스트가 곧 마조히스트죠
​그들이 자기 안에 있는 약함을 철저하게 억압했기 때문이라는 거죠
그리고 그것을 철저하게 경멸했기 때문이라는 거예요
결국 이런 남자가 되려면 자기를 둘로 약한 자기와 갱단의 보스처럼 명령을 내리는 자기로 분리해야 돼요
약한 자기를 끊임없이 억압하고 관리 통제하고 경멸 할 때에만 이런 남성형이 태어난 다는 거죠
​자신 안의 약한 곳을 타격 하지 않으면 자연과 같은 강함을 얻어 낼 수 없다는 거예요
이 강함은 자기 안의 부드러움을 끊임없이 딱딱한 것으로 만들 때만 얻어 질 수 있는 슬픈 강함입니다
​자신의 내부에 있는 강함을 포기하고 약함에 동일화 하려 해서 태어난 남성의 모습도 있습니다
다시말해 강한 남성성이나 약한 남성성 모두 객관적 권력의 피해 현상입니다
​이 남성은 객관적 권력에 대해서 자기 분열을 일으키게 되는데 하나는 강한것과 동일화되기 또 하나는 약한것과 동일 
화되기에요
강한 남성성이든 약한 남성성이든 자기의 일부를 자기로부터 제외 시키면서 태어난 다는 거죠
​정신분석학적으로 보면 나르시시즘과도 만나요
자기의 좋아하는 부분만을 자기와 동일화 하려 한다는 건 단순히 욕망의 문제가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나라는 것이 어디서 생기느냐 질문해 봐야 해요
​외부의 가치 체계가 내면화 된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