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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4

20041219 가족산행, 그 첫번째 장을 열다

by 굼벵이(조용욱) 2023. 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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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12.19(일)

아침 일찍 일어나 온가족이 산에 가기로 한 날이다.

곤히 자는 아내를 차마 깨울 수 없어 조금 늦게 깨웠다.

역시 여자는 어쩔 수 없다.

산행준비 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결국 8시가 다 되어서야 집을 나와 등산로를 찾아 나섰다.

아이들이 점점 뒤에 쳐지기 시작하더니 결국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가 되었다.

한참을 기다렸는데 녀석들은 우리를 아랑곳하지 않고 제멋대로 가고 있었다.

내가 그 나이였으면 부모와 떨어지지 않으려 안간힘을 썼을 게다.

화가 치밀어 올라 그냥 떼어놓고 가고 싶었다.

하지만 아내가 그걸 허락하지 않았다.

결국 가다렸다가 이녀석들과 만나 호되게 꾸짖는 것으로 그쳤다.

경신이는 나의 꾸지람에 겁에 질린 표정이었지만 호신이는 눈빛에 묘한 감정을 싣고 있었다.

호신이가 점점 반항적으로 되어 가는 느낌이다.

그 자리에서 심하게 두드려 패고 싶은 충동이 있었지만 가라앉히고 조용히 산행을 이어갔다.

산행이라기보다는 일종의 산책이다.

우면산은 높지도 않고 아담하여 나이든 노인들이 산책하기에 적합한 코스다.

하지만 아내는 그것도 힘들어한다.

아이들이 오히려 예상 밖으로 잘 걸었다.

산행은 한 시간 남짓이면 끝에서 끝을 돌아올 수 있다.

중간 중간에 체육시설이 설치되 있어 거기서 조금씩 운동을 하며 오가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다음에는 배드민턴을 준비해 와야겠다.

오늘은 그냥 탐색전이어서 컵라면에 보온병을 가져왔는데 다음부터는 운동만 하고 내려와 아침을 음식점에서 먹는게 좋을것 같다.

예술의 전당에서 출발하는 등산로 입구에는 자동차에서 파는 컵라면과 김밥 그리고 막걸리가 있다.

가끔은 거기를 이용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점심은 아내의 뜻에 따라 롯데슈퍼에서 전기구이 훈제 통닭과 초밥, 아나고 회를 사다가 식사를 대신했다.

밀린 영어회화 공부 1주일분도 한꺼번에 해치웠다.

졸리고 피곤하였지만 깜빡 깜빡 졸면서도 학습량을 모두 마쳤다.

영화 "40days and 40nights", “get over it"를 보았다.

40days는 한 젊은이가 40일간 sex를 참으면서 금욕생활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get over it는 여자친구에게 차인 젊은이가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참다운 사랑을 발견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