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319(수)
오늘은 내 고향 오성면 주민자치위원회 단양 나들이 날입니다.
선진지 견학이란 타이틀로 공무 관외여행을 다녀온 거죠.
여행이든 견학이든 연수든 공무엔 반드시 연수보고서를 작성해야 합니다.
전 국외든 국내든 연수를 다녀오면 느낌을 그대로 살리기 위해 보고서를 일종의 여행기 형식으로 작성해 왔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고향을 떠나 서울에서 학업을 마치고 전국 방방곡곡을 50여년 떠돌다 다시 돌아온 고향을 위해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물색하던 중 주민자치위원회를 알게되어 손들고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50년의 공백은 나를 마치 까뮈의 '이방인'에 나오는 '뫼르소' 처럼 만들었습니다.
오늘 같은 단합대회는 나같은 이방인이 다른 위원들과의 사이에 낀 얼음장을 깨는(아이스 브레이킹) 절호의 찬스죠.
삼정산 자락에 독거하는 노인이 새벽에 일어나 아침밥을 해결하는 것은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닙니다.
대기 중인 버스에 가면 무언가 아침꺼리를 줄거라고 기대하고 닭장에 들러 꼬꼬들에게 모이를 준 다음 곧바로 면사무소로 향했습니다.
7시 40분에 오성면사무소 앞에 대기중인 버스에 탑승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김밥에, 오렌지에, 쥬스에, 과자에 바리바리 아침꺼리를 돌리더군요.
독거노인이 삼시세끼를 차려 먹는 일은 숨 쉬는 일 다음으로 중요한 일입니다.
염치불구하고 받자마자 우걱우걱 몽땅 먹고 마셨습니다.
단양 장회나루까지 모두들 트롯 가수들의 노래를 들으며 조용히 갔습니다.
우리같은 새내기들에겐 그 시간을 차라리 자기소개하는 데 활용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장회나루에 도착해 유람선을 타서도 서먹함은 여전했습니다.
나홀로 객실을 나와 단양 8경 중 충주호 유람선에서만 볼 수 있는 2경인 '구담봉'과 '옥순봉'을 사진에 담기 시작했습니다.
남는 건 사진밖에 없다고 하잖아요.
기암 괴석의 절벽이 소나무들과 어우러지는 절경은 계절따라 최고의 아름다움을 자아냅니다.
요즘은 겨울 끝자락이라 바위 윤각이 제대로 드러나 환상적입니다.
이어 한우명가에서 단양 최고의 한우를 맛보았습니다.
소고기는 굽는 기술이 맛의 8할을 차지하는데 모두들 맛나게 구워자셨는지...
독거노인인 나야 뭐 밥 보단 술에 고기가 그냥 생활이라...
그래도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불러대는 노랫가락과 나비같은 춤사위만큼 우리를 가깝게 하는 건 없는 듯합니다.
스테이지만 좀 받쳐주었으면 대단한 노래와 춤사위를 구경했을텐데...
어쨌거나 덕분에 위원님들간 서먹함을 조금 멀리했네요.

장회나루 전경입니다.

새싹이 돋아나지 않은 겨울의 끝자락이라 기암괴석을 구경하기 안성맞춤이다.

산과 강 그리고 바위가 어우러진 모습이 참 아름답다.

시간이 좀 지나면 나뭇잎에 가려 바위의 아름다움을 찾기 쉽지 않을 것이다.



















구담봉






여객선 객실 모습

우리가 탔던 배












면장님과 농협지점장님

하늘을 걷는 사람들(Sky Walk)


하늘에서 타이타닉을 연출하며




한잔 먹세그려


하늘 끝에서 대한민국 최고의 막걸리 장인이 빚은 '하늘을 나는 향기' (天飛香)좋은 술에 취해보세



단양8경 중 제 3경 도담삼봉에서


딱 42년 전 겨울, 강물이 얼었을 때 여기 도담삼봉 정자에 들어가 도토리 묵에 막걸리를 마셨던 기억이...

나를 많이 놀래키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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