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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지혜를 찾아서/인문학 산책

나를 해방시켜준 책, 양육가설 (주디스 리치 해리스)

by 굼벵이(조용욱) 2018. 3.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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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양육은 아이들이 어떤 모습으로 자라날지를 결정하지 않는다

아이들은 부모를 통해 사회화 되지 않는다

양육 가설은 실화이며 이를 뒷받침하던 대부분의 연구는 가치가 없다
사회화와 성격발달은 별개의 과정이다


행동이 유전자의 영향을 받으며 운동의 개인차는 일부 유전자의 차이 때문이다
인간이 형성되는 데 유전과 또래집단이 중요한 역할을 하며 부모들은 중요치 않다


인간의 삶이나 발달적 변화는 부모나 어른의 양육이 아닌

개별 아이의 또래 집단의 사회화에 의해 이루어진다

아이의 특성이나 성격이 형성되는것은 자녀의 또래집단이 만들어 내는 환경에 의한다

한 개인의 삶과 경험이 각자 자신의 마음과 성격으로 형성된다는 것이다
아이 스스로 집단을 선택하거나 속하게 되고 그 사회나 집단 속에서 만들어진다는 생각이다


농사가 기후변화에 따른 결과 이듯 자녀 양육도 아이의 삶의 환경에 따른 결과가 되기 쉽다

자녀들은 당신을 통해 왔으나 당신에게서 온것이 아닙니다

당신과 함께있으나 당신의 것은 아닙니다

그들에게 사랑을 줄수는 있으나 생각을 줄수는 없습니다

그들의 영혼은 내일의 집에 거하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그들처럼 되고자 할수는 있겠으나 그들을 당신처럼 만들지는 마십시오

삶은 거슬러가지도 않으며 어제에 머무르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카릴지브란)


부모가 아이들을 달리 대하는 이유는 아이들의 성격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사회화 연구자들의 관심은 부모 자녀 효과에 있지만 실제로는 반대방향 즉

아이가 부모에게 미치는 영향도 엄연히 존재한다

나는 이를 자녀 부모 효과라고 부른다
아이의 외모가 부모가 아이를 대하는 태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어머니들은 자기 아이가 못생겼을 때보다는 귀여울 때 평균적으로 아이에게 더 많은 애정을 보였다


아이의 얼굴이 예쁘면 부모는 아이를 애지중지하고 아이의 주위는 우러러보는 친구들로 둘러싸인다

이것이 바로 간접적인 효과다

한 인간은 마음속의 자신에 대한 특정한 이미지를 가지고 자신을 대해 주는 사람의 수만큼

다양한 사회적 자아를 가지고 있다

집에서는 우는 아이에게 젖을 주지만 집 밖에서는 모난 돌은 정을 맞는다

아이의 성격 중 상당부분은 선천적으로 결정되며 경험으로 새롭게 획득되지 않는다
아이는 늘 새로운 세상에는 자신이 배워야 할 새로운 법칙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싫어하는것은 바로 친구들과 달라지는 것이다

바깥에서는 존경받는 성공한 사람이라 해도 일단 저녁 식탁에 앉기만 하면

어린 시절에 하듯 가족과 말다툼을 벌이고 바가지를 긁는다

많은 사람들이 명절에 집에 가기 싫어하는것도 결코 이상한 일이 아니다
아이가 놀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때는 3살 넘어서다
아이들은 놀이 집단 안에서 그야말로 성장한다

이것은 소규모 공동체에서 사람들이 살아가는 거의 모든 문화권 안에서 발견된다
인간인 도날드가 항상 침팬지 구아를 모방하거나 수동적으로 따라가는 역할을 맡았다
연구에 의하면 아이들은 네살 무렵부터 마음 이론을 터득한다

엄마가 낯선 사람에게 어떤 표정을 보이는지 관찰함으로써 아기는 그 사람이 친구인지 적인지 판단합니다

만약 자기가 상대방에 대해 판단 내리기 전에 상대방이 자기를 빤히 쳐다본다면 아기는

고개를 돌려버릴 것이고 그가 계속해서 눈을 맞추려고 한다면 아기는 발버둥 치며 울음을 터뜨릴 것이다
2살 전까지 아기는 엄마가 자기에게 어떤 단어를 말 할 때 바라보는 곳을 관찰한다

아기는 그 단어가 엄마가 바라본 대상을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제레드 다이아몬드는 인류의 특성중에서 인류를 만물의 영장으로 만들어준 가장 직접적인 특성은

인간만이 자행하는 집단 학살이라고 했다
우리는 다른 무리의 사람들에게 적대적으로 대하도록 타고 태어나는데

이것은 600만년의 역사가 우리에게 다른 집단을 경계해야 한다고 가르쳤기 때문이다


인간의 집단이 둘로 나뉘는 경우 처음에는 두 집단이 적대적이지 않다가도

시간이 흐르면 서로 적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한 인류학자가 짚은 대로 한 부락의 가장 위험한 적은 최근에 분리되어 나간 이웃부락이다

물론 두 집단은 물물교환이나 혼인을 위해 때때로 교류를 하지만

아주 사소한 오해로 완전히 등을 돌리게 되며 서로의 생명을 위협하는 존재가 된다

집단이 다른 집단을 미워하는데는 이유가 필요하지 않다
우리는 두려움을 좋아하지 않기때문에 우리가 두려워하는 대상을 미워한다


인간 아기는 생후 6개월부터 본능적으로 낯선 사람을 두려워 한다

이를 유년기 이방인 공포증이라 부르며 이것이 세계를 우리와 그들로 보는 타고난 경향이 최초로 표현된 것이다

다른 집단의 구성원을 미워하는것은 인간이 가장 혐오스러운 본성의 일부다
인간 집단이 갈라질때 인간은 자신이 가장 잘 어울릴 수 있는 즉 자신과 가장 비슷한 집단을 선택하려 한다

인간 집단 간의 적대감은 이미 존재하는 집단 간 차이를 훨씬 더 과장하고

또 그런 차이가 존재하지 않으면 억지로라도 차이점을 만들어 낸다


아이가 일단 젖을 떼면 그때부터 아이는 부모에게 만이 아니라 자기 집단에 속한다
아이의 미래에 대한 전망은 부모의 사랑을 받는가가 아닌 집단의 다른 구성원들 곧

같은 세대에 속해 남은 삶을 함께 보내게될 또래들과 잘 지내는가에 따라 결정된다
어린아이들은 자기보다 나이가 많은 아이들의 행동에 관심이 있고

자기를 함부로 대하더라도 형들을 따르곤 한다

찰스 다윈의 말을 인용하면 영역을 접하고 있는 부족들은 거의 항상 전쟁을 벌인다

야생의 인간은 같은 집단에 속한 개체들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자기 생명을 버리기도 한다
자기 범주는 어디서 누구와 함께 있느냐하는 사회적 맥락에 따라 순간순간 달라질 수 있다


아이들은 놀이 집단 안에서 진정한 성장을 한다

아이들이 사회화되는데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바로 놀이 집단이다
아이들은 부모를 맹목적으로 따라 하지 않으며 매우 신중하게 모방한다

아이들은 부모가 정상적이고 전형적으로 즉

다른 사회 구성원들과 동일한 행동을 한다고 여겨질 때만 부모를 모방한다

아이들은 놀랄 만큼 어릴 때부터 이를 판단할 수 있다


아이가 제일 먼저 해야할 일은 자신이 어떤 부류의 사람인지를 즉

자신이 속한 사회적 범주가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그 후에 아이들은 자기와 같은 사회적 범주에 속한 구성원들의 행동을 학습한다
일곱 살을 전후 해 아이의 사회적 지적 능력이 눈에 띄게 발달된다
높은 지위의 아이는 추종자가 아닌 혁신가다

그래서 이 아이들은 남을 모방할 필요가 없는데 바로 스스로가 모방의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유전의 영향을 배제한다면 아이들은 자기 부모를 닮는만큼이나 친구들의 부모를 닮는다.
결국 차이를 만들어 내는것은 가정 환경이 아니다 중요한것은

같은 또래 집단에 속하는 아이들이 공유하는 환경이며 그들이 창조한 문화다
아이는 부모를 통해 자아를 형성하지 않는다

아이는 자기와 유사한 다른 아이들을 통해 자아를 형성한다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 사이에는 연애감정이 물밑에 흐르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일방적인 짝사랑이다

짝사랑의 대상은 분리된 상태에서 누군가가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교사가 해야 할 일은 공통의 목표를 제시하여 학생들이 서로 협력하게 하는 것이다
자녀를 죽도록 사랑하는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존 왓슨은 강렬하게 비판했다

하루 세번 보다 일년에 한번 받는 은밀한 뽀뽀가 훨씬 더 나을 것이다
자녀를 사랑하되 사랑 해야 한다는 생각때문에 사랑하지 말고 사랑스럽기때문에 사랑하라

양육을 즐겨라

그리고 당신이 할 수 있는 만큼만 가르쳐라

긴장을 풀어라

자녀가 어떤 인간이 되는지는 당신이 아이에게 얼마만큼의 애정을 쏟았는지를 반영하지 않는다

당신은 자녀를 완성시키지도 파괴시키지도 못한다

자녀는 당신이 완성시키거나 파괴시킬 수 있는 소유물이 아니다

아이들은 미래의 것이다


넌 좆됐어 엄마아빠 때문에
일부러 그런건 아니었겠지만 어쨌든 그래 버렸어
자기들의 안좋은 점만 골라 닮게 했지
거기에 너만의 단점까지 추가 했지
 필립 라킨


아이는 자기가 속한 사회의 범주의 구성원들처럼 행동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대부분의 경우에 아이들은 이 과제를 자발적으로 수행한다

사회화는 어른이 아이에게 시켜 주는것이 아니다

아이가 스스로의 힘으로 해내는 것이다

나이가 달라지고 사회 맥락이 달라지면 그에 따라 행동도 달라져야 하는 너무나도 당연하다


문화의 전달자는 또래집단이다
당신에게 무슨 문제가 있든 부모를 탓하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