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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11 엄마 병원 검진 2006.9.11 9.11일 아침 일찍 어머님을 모시고 수원 성빈센트 병원에 다녀왔다. 아침 일찍 채혈실에서 채혈을 하고 김훈교 박사 만나 이야기를 들은 후 이비인후과 담당의사로부터 한쪽 콩팥에 이상이 있지만 그 정도면 경증이라며 'observation'라고 적어 넣었다. 정말 다행이다. 마침 그것에서 윤숙이 아버지를 만나 함께 모시고 안중에 와서는 엄마가 자주 가시는 시장통 안의 허름한 칼국수집에 갔다. 직접 손으로 만드는 칼국수인데 값은 4000원으로 시장사람들이 많이 찾는 듯하다. 맛도 괜찮았다. 엄마 말로는 가끔 공무원들도 일부러 와서 먹는다고 했다. 엄마는 그 많은 양을 한 사발 다 드셨다. 내가 보기에 엄마는 건강하게 오래 사실 것 같다. 엄마를 집에다 모셔드리고 서울로 올라와 회사에 출근하니.. 2023. 12. 22.
20060914 견지학당 졸업기 견지학당 졸업기(굼벵이의 색다른 이야기) 2006.09.14 06:09 굼벵이(조용욱) 낼 모레면 나이가 50이 되는데도 여행 전야는 꼭 밤잠을 설친다. 한두 번 나간 것도 아닌데 출조를 나갈 때 마다 꼭 그렇게 잠을 설치는 이유는 ‘희망이’ 때문인 게 분명하다. 이번에는 혼자 다니는 견지여행을 연습하기로 하고 9월 9일 새벽 5시 반에 일어나 집사람이 깨지 않도록 조심조심 준비물을 챙겼다. 냉장고에서 캔 맥주 4개와 소주 3병 그리고 매운탕거리를 아이스 팩에 넣고 냄비까지 챙긴 후 집을 나섰다. 우선 견지낚시의 메카라고 불리는 광미낚시를 들러보기로 했다. 어제 그렇게 도상훈련을 했건만 못 말리는 길치를 또다시 확인이라도 하는 듯 헤매기 시작한다. 광미낚시에 갈 때 까지는 한 번 밖에 길을 잘못 들지 않.. 2023. 12. 22.
20060906 여직원들 고충상담까지... 2006.9.6(수) 오늘 아침 K부처장이 전화를 해서는 어제의 직무분석 관련 사건에 대하여 오해하지 말란다. 그 많은 사람들을 모아놓은 자리에서 우리가 현재 진행 중인 직무분석 결과를 활용하여 사업부에 업무를 위양하고 따라서 정원도 함께 조정할 것이라고 공언을 해 놓고는 그게 아니라고 변명한다. 직무분석이 종료된 것이 아니고 현재 진행 중에 있어서 우리가 다른 처실로부터 받은 직무분석 자료를 넘겨줄 수는 없고 필요하다면 우리에게 제출한 직무분석 자료를 다른 처실로부터 다시 넘겨받아 활용하라고 했다. 발상부터가 정말 지나치게 권위적이고 이기적인 사람들이다. *************** 다면평가 관련 부사장 지시사항과 사업부제 관련 권한위양 인사규정 개정안을 전무와 부사장에게 보고했다. 누군가 부사장에게 .. 2023. 12. 22.
20060905 날이 갈수록 어려움이 더해간다 2006.9.5.(화) KTK과장이 감사실에 조사를 받으러 왔다. 나름대로 열심히 일하며 살아왔는데 그걸 잘못으로 몰아가고 있는 현실에 허탈감을 느꼈는지 많이 속상해 한다. 삶이 공정하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걸 경험할 때마다 마음이 시리다. ************* 하기야 나도 그렇다. 오늘 오전에 O부처장이 조직관리팀장이 주최하는 회의에 다녀와서는 나 보고 골치 아픈 일이 있다며 잠깐 이야기 좀 하자고 하신다. 말인 즉은 우리가 현재 진행 중인 직무분석 내용을 가져다가 사업부제 관련 업무이양과 정원조정에 사용하겠다고 했단다. 곧바로 조직팀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KS부처장이 마침 자리에 없는지 아니면 전화 받기가 곤란해서인지 CKM과장이 전화를 대신 받았다. 나는 대놓고 섭섭함을 표했다. 한마디 상의.. 2023. 12. 22.
20060902 단양 늪실여울 번출 2006.9.2(토) 제드가 주최한 번출이 있는 날이다. O선배님이 오전에 다른 약속이 있으니 오후에 함께 가자고 해 오전에는 잠실 테니스장으로 나갔다. 그동안 매주 토요일마다 출조가 있었고 따라서 테니스 회원들과 얼굴 보는 날이 뜸해 질 수밖에 없게 되자 혹자는 골프로 종목을 바꾸었느냐며 내 신상의 변화에 깊은 관심을 표명했다. 나이가 들면서 무릎이 시큰거려 테니스도 조심스럽게 쳐야 하므로 간단하게 4게임만 즐긴 후 동료들과 늘 찾는 ‘고향식당’에 가서 시원한 맥주 한 병을 마신 후 열무보리밥을 먹었다. 테니스 후의 시원한 맥주 한 잔은 낚시인이 멍짜를 걸었을 때의 짜릿함만큼이나 기분 좋게 한다. 오후 2시 반에 출발하려던 것이 여러 사정으로 늦어져 3시 20분이 되어서야 O선배님이 모는 차를 타고 단.. 2023. 12. 22.
20060901 처장과 저녁 회동 2006.9.1(금) 속초 생활연수원장 SCH부장이 관리본부 확대간부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왔다가 서울고 선배인 K처장에게 저녁을 산다며 저녁회동을 주선해 이조복집에서 함께 저녁식사를 했다. 마침 다른 부장들은 모두 저녁 약속들이 있어 나만 참석했다. 승진인사가 빨라진다고 하자 모두들 부지런히 물밑 교섭에 나선 듯하다. 반주로 소주 한 병을 마신 것 같다. 2023. 12. 22.
20060831 분노조절 장애를 가진 P국장의 헛발질 2006.8.31(목) 임금교섭회의가 있었다. 노사간 교섭회의가 있을 때마다 정말 힘들다. 특히 P국장은 견디기 어려울만큼 힘든 사람이다. EAP(Employee Assistance Program)를 도입하는 문제를 상의하기 위해 P국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회사가 일방적으로 도입할 수도 있지만 조합원들이 현 집행부를 보다 적극적으로 지지하게 하기 위해 노조가 EAP도입을 주장하고 회사가 받아들이는 형식을 취하려 했다. 노조가 직원들에게 생색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안한 것이다. 직원 고충상담프로그램을 도입하려 한다고 했더니 내게 대뜸 내 뱉는 말이 고충처리위원회가 있는데 왜 회사가 일방적으로 그런 것을 또 도입하려 하느냐며 성깔을 부렸다.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보지도 않고 우선 성질부터 내는 다혈질이다. .. 2023. 12. 21.
20060830 토끼 잡아놓은 개를 삶는다고? 2006.8.30 노조 KJH국장이 내 자리로 놀러왔다. 오늘 노조에서 어떤 모임이 있는데 그 자리에 부딛치고 싶지 않은 누군가가 있어 자리를 피하고 싶지만 마땅히 갈 곳이 없자 생각한 것이 나였던 모양이다. 그렇게라도 생각해 주는 노조 간부가 있어 참 고맙다. 이사람 저사람 만나면 나는 가끔 K국장이 그동안 보여준 태도나 모습에 대하여 칭찬을 해 왔었다. 그는 다른 국장 특히 PHK국장에 비하여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들어주는 편이다. 경청을 잘한다는 것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남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는 것이다. 노동조합을 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자기주장이 강하고 남의 이야기를 잘 듣지 않으려 한다. 그는 가끔 억지주장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래도 남을 인정하려는 생각과 태도를 가지고 있다. 현 집행부 이.. 2023. 12. 20.
20060829 사내대학 강의 2006.8.29(화) 사내대학 강의가 있는 날이다. 오후 7시부터 두 시간 동안 강의를 했다. 인사평가 관련 강의자료에다 인사에 관해 내 나름대로 가지고 있는 독자적인 관점들을 함께 정리하여 강의하였다. SHRM 세미나를 다녀와서 정리한 미국의 인사 트렌드와 그간 다양한 책들을 읽으며 느꼈던 경영에 관한 몇 가지 중요한 생각들을 종합해 발표했는데 강의 후 강사평이 좋다. 자기 이론을 복잡하게 설명하고 주장하는 대학 교수들보다 훨씬 낳았다는 평가다. 강의가 끝나고 강의를 들었던 KYS과장 SHS과장과 함께 저녁식사 대용으로 생맥주 집에서 생맥주와 통닭을 먹었다. 살이 찌지 않기 위해 내가 생각한 방법은 저녁에 별도의 식사를 하지 않는 것이다. 별도의 식사를 하지 않고 치킨 몇 조각에 생맥주만 마신다. 그.. 2023. 12. 20.
사랑스러운 사람 12월 8일 오전 5:45 · 공유 대상: 전체 공개 안톤 체홉의 단편 중 '사랑스러운 사람'이라는 소설이 있다. 1899년에 발표된 작품이다. 심수봉씨의 노래 '사랑밖엔 난 몰라'와 비슷한 스토리를 지녔다. '올렌카'란 여주인공이 '쿠킨'이라는 남자와 사랑에 빠져 오롯이 그 남자의 삶 속에 녹아들어 차라리 그남자의 삶을 살아가는 것 같은 사랑을 주며 살지만 체홉은 10개월 만에 쿠킨의 죽음으로 그 사랑을 끝내게 한다. 이어 다른 남자 '바실리'와 '스미르닌'을 만나게 하지만 올렌카는 만나는 사람마다 그남자의 삶 속에 깊숙히 녹아들어 사랑이 그녀의 존재 이유가 된다. 하지만 '바실리'는 죽고 이어 만난 '스미르닌'은 그녀를 떠나버린다. 스미르닌은 중학생 아들 '사샤'를 둔 유부남이고 올렌카 같은 사랑을 .. 2023. 12. 19.
올해 처음으로 모과를 수확했어요 11월 29일 오후 4:29 · 공유 대상: 전체 공개 올해 처음으로 모과를 제대로 수확했어요. 은퇴 무렵 밭가에 손가락만한 묘목을 심었는데 금년엔 내 주먹보다 큰 모과가 주렁주렁 달려 철 없이 감기를 달고 사는 집사람에게 모과청 만들어 먹으라고 지난주말 한자루 보내고 나머지는 모과주를 담그기로 했습니다. 옆집 늙은 모과나무는 모과 안에 벌레가 가득 들었는데 내 모과는 벌레 한 마리도 없이 깨끗하고 튼실하게 잘 컸습니다. 30도 5리터짜리 담금주 두 통을 세통으로 나누어 담아 각각의 통에 모과 3개씩을 여러 조각으로 잘라 넣었습니다. 담금주는 매실주와 모과주가 최고입니다. 매실주나 모과주의 은은한 맛과 향은 다른 어떤 술과도 견줄 수 없습니다. 요즘은 반주로 지난해 담근 매실주를 마시고 있습니다. 반주는.. 2023. 12. 19.
머리에 벼슬만 이고 사는 닭 11월 27일 오전 10:56 · 공유 대상: 전체 공개 요즘은 아침 공복에 생란을 한두알 먹는다. 작은 접시에 유정란을 깨어 넣고 맛소금 살살 뿌린 뒤 참기름을 몇방울 떨군다. 참기름의 고소한 맛이 물크덩거리며 비릿한 생달걀 냄새를 가려주기 때문이다. 혈관 건강과 콜레스테롤 조절에도 효과가 있고 루테인 지아잔틴이 풍부해 눈 건강에도 좋단다. 그동안 하루에 두세알씩 서너달은 족히 먹었다. 금년에 쥐, 고양이와 전쟁을 벌여 살려낸 병아리가 일곱마리나 닭이 되었는데 아직 알을 못나 늙은 암탉들이 낳은 알 두세개를 생란으로 먹는 거다. 이렇게 키우는 닭은 사료값으로 계산하면 사실 적자다. 대규모농이 아니면 농사는 모두 적자를 면할 수 없는게 농촌 현실이다. 하지만 온갖 음식물 쓰레기는 이놈들이 전담해 처리해 .. 2023. 12. 19.
내 색깔도 젊은 날의 화려했던 원색 위로 하얗게 덧칠되어지고 있다 11월 24일 오후 2:53 · 공유 대상: 전체 공개 직물은 씨줄과 날줄로 구성되어 있다. 씨줄은 세로줄이고 날줄은 가로줄을 말하는데 인생도 그렇다. 상명대학교 이상은 교수님(서양화가)이 이와같은 다양한 인간 군상들의 생각을 그림으로 풀어놓은 전시회를 열었다. 켜켜이 쌓여가는 씨줄의 세월을 갖가지 색으로 표현하고 그날 그날의 수많은 사건들과 생각의 변화를 날줄로 엮었다.(그림에 대한 해석은 불가침의 개인 고유 영역이니 시비하지 마시길.) 하나의 선 안에도 수많은 사건과 생각들을 겹쳐져 덧칠한 듯하다. 그중 압권은 마지막 덧칠을 모두 몽환적 흰색으로 덮어버린 것인데 나이가 들면 머리 색이 하얘지듯 우리의 생각들도 하얗게 변색되면서 결국 치매가 되고 만다는 이교수님의 생각에 깊이 공감한다. 지금, 내 색깔.. 2023. 12. 19.
같은 맛 끼리 몰려다니며 단물만 빨려하지 마라 11월 18일 · 공유 대상: 전체 공개 요즘 떫은 감 먹기 딱좋다. 먹기 힘들만큼 떫지도 않고 떫은 맛이 단맛에 이색적 풍미를 더해 감맛을 배가시킬 만큼만 떫다. 거기다가 탄닌성분이 배가돼 당뇨에도 좋고 영양만점이다. 잘 닦아 껍질째 먹으면 더좋다. 먹을 수 있을 때 잘 먹어두기로 하고 오매가매 한두개씩 따먹는다. 우리도 한 때는 떫은 감이었다. 같은 맛 끼리 몰려다니며 단물만 빨려하지 말고 두루 어울릴 수 있는 조화와 균형이 필요하지 않을까? 슬기로운 농촌생활 모든 공감: 123회원님, 김계월, 김우현 및 외 120명 23 좋아요 댓글 달기 공유하기 댓글 더 보기 김상주 나도감좋아해서3박스 부탁해서ㅡㅡ홍시 다먹어가는중 1주 좋아요 답글 달기 2023. 12. 19.
개 키우는 사람은 느는데 개 같은 사람은 점점 줄어드는 듯하다 11월 14일 · 공유 대상: 전체 공개 요즘은 MBTI가 대세지만 과거엔 그리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다. 내가 처음 MBTI 검사를 받은 것은 2006년인데 ENFJ형으로 국내에 1퍼센트 정도만 분포하는 희귀종이란다. 남을 위해 뛰어드는 오지랖의 전형이고 개로 따지면 골든 리트리버와 같은 종이라나? 개 키우는 사람은 느는데 이런 개 같은 사람은 점점 줄어드는 듯하다. 자유와 평등도 좋지만 충성과 의리가 선행되어야 하지 않을까? 모든 공감: 78회원님, 오치윤, 나상술 및 외 75명 20 좋아요 댓글 달기 공유하기 2023. 12. 19.
때를 놓쳐 바람나 망조드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11월 12일 · 공유 대상: 전체 공개 참깨를 베어낸 자리에 무씨를 뿌리고 옆구리에 요소비료 조금 욱여넣었더니 무가 내 다리통 보다 굵게 자랐다. 영하 2도로 내려가면 무가 바람난단다. 이놈들 바람나기 전에 모두 참수하여 본가 창고로 옮겨 몸통을 산처럼 쌓고 그 위에 무청을 덮었다. 무청이 풀죽어 어느정도 유들유들해지면 농막 처마끝에 매달 참이다. 금년엔 이상고온으로 벌레가 극성을 부려 일찍 심은 배추 농사가 엉망이 되었기에 김장을 무 위주로 담가야 할 듯하다. 농사꾼에게도 때를 아는 것만큼 중요한 일은 없다. 나랏일 큰일 하시는 분들도 때를 놓쳐 바람나 망조드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모든 공감: 135회원님, 오치윤, 김계월 및 외 132명 38 1 좋아요 댓글 달기 공유하기 2023. 12. 19.
그대, 이제 어리석은 교만의 질주를 멈추라 11월 8일 · 공유 대상: 전체 공개 비오매 찬바람 대차게 불더니 흥부네 감나무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갔네. 만사 때가 있는 법 그대, 이제 어리석은 교만의 질주를 멈추라 모든 공감: 97회원님, 오치윤, 김계월 및 외 94명 13 좋아요 댓글 달기 공유하기 2023. 12. 19.
어리석은 교만은 자살과 동의어 11월 4일 · 공유 대상: 전체 공개 소리없이 다가와 무는 개가 진짜 무서운 개다. 사납게 겁주며 짖어 대는 개는 별볼일 없는 잡견이다. '난 널 이길수 없고 네가 무서우니 제발 내 앞에서 좀 꺼져줘!' 하며 유난만 떠는 북한식 벼랑끝 허세 전술의 하나다. 동물의 제왕인 사자나 호랑이는 절대 겁주고 포효하며 사냥하지 않는다. 조용히 다가가 목을 물어 한방에 끝낸다. 사람이라고 다를까? 야만성으로 따지면 인간은 만물의 최악이다. 인간은 누구나 자기 뇌 안에 갖혀 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마다 아님 말고 식 자기주장이 난무한다. SNS의 발달과 더불어 요즘 더더욱 극성이다.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사는게 정신건강에 좋다. 하지만 집단의 일원으로 그렇게 살아선 안된다. 집단이 무너지고 집단이 무너지면 아비규환의.. 2023. 12. 19.
술이 웬수다 10월 29일 · 공유 대상: 전체 공개 돌이켜보면 후회스러운 점도 많지만 직장생활 나름 잘한 듯하다. 직장생활은 성과도 중요하지만 사람을 남기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촌동네 구석에 처박혀 무명의 전사(電士)로 무념무상의 세월을 보내는 내가 보고싶다며 찾아온 후배들이 있다는 게 그걸 말해준다. 그런 날엔 언제나 주신이 강령해 언제 어떻게 잠들었는지 기억에 없다. 기억에 없는 행적이 실은 가면을 벗은 내 본모습일 게다. 깨어보니 좁은 침대에서 내가 누군가를 꼬옥 껴안고 자고있다. 작취미성 상태에서 내 머리에 남아있는 잔영은 그사람이 분명 와이프였다. 허나 진실은 내가 게이도 아닌 것이 게이 행각을 한 거다. 독거노인 생활 너무 오래 했나 보다.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오줌발처럼 급강하 했을텐데 아직도 이.. 2023. 12. 19.
독사를 내보내고 지난 삶이나 제대로 정리하는게 나을 듯 10월 26일 · 공유 대상: 전체 공개 '무언가를 찾아나서는 도전은 언제나 초심자의 행운으로 시작되고 반드시 가혹한 시험으로 끝을 맺는 것이네' '연금술사'에 나오는 구절이다. 2006년에 처음 그책을 접하고 정말 훌륭한 책이라고 생각했다. 저자 파울로 코엘료는 어려운 인생사를 쉽게 설명하며 우리가 나아갈 길을 인도해준다. 내 삶에 일어나는 모든 일들은 우연이 아니고 이유있는 필연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나이에 가혹한 시련을 감수하며 또다시 무언가를 찾아 나서야 할까 망설여지지만 마음 한구석엔 욕망이라는 독사가 한마리 똬리를 틀고 있다. 이제 독사를 내보내고 지난 삶이나 제대로 정리하는게 나을 듯하다. 작은 일상에서 아름다움과 행복의 단서를 찾아내면서... 모든 공감: 120회원님, 오치윤, 김계월 및.. 2023. 12. 19.
코딱지 보다 작은 다육이도 세상에서 가장 예쁜 꽃을 피워낼 수 있다 10월 19일 · 공유 대상: 전체 공개 요즘 사람들이 열광하는 MBTI는 칼 융의 성격 유형론에 기인한다. 그런데 융은 원래 동양사상에 심취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융의 성격론은 명리학과 너무도 흡사하다.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도 태어난 시기와 시간별로 세상에서의 역할이 다른 인공인간을 만든다. 명리학은 태어난 사주팔자를 기준으로 그 사람의 성격과 운명을 예측하는 학문이다. 생년월일시를 간지로 나누어 여덟 글자간 상생 상극 관계가 얼마나 잘 조화를 이루는지에 따라 그 사람의 성격과 운명을 예측한다. 그 명리학에 따르면 나는 정인격이다. 정인격은 문서를 잘 다루고 글이나 학문과 친하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군대생활도 면사무소에서 병무보조 일을 보며 마쳤다. 현역입영 대기 중에 내 의지와 상관.. 2023. 12. 19.
돈보다 가을이지 계절 참 곱고 예쁘다. 너무 짧아 아쉽다만 그래서 더욱 온전히 즐길 일이다. 넓은 들 오성평야를 거두느라 정신없이 오늘을 보낸 상기형님도, 용희형님도 저녁엔 피곤한 몸을 이끌고 어김없이 테니스장에 나타나 나랑 파트너가 되거나 적수가 된다. 그렇게 한 두 게임 하고 나면 복잡한 주변사로 깨질 듯한 머리도 몸도 모두 상쾌해 진다. 오가는 길에 만나는 코스모스는 꽃바다를 이루며 아주 먼 기억 속 심연의 향수까지 불러일으킨다. 핵교 댕기는 행길가에 친구들과 줄을 이어 고사리 손으로 코스모스를 심던 기억이 아스라히 떠오른다. 하하호호 재잘거리며 누구는 호미질 하고 누구는 코스모스를 심고 누구는 주전자로 물을 주고 했었는데 그 친구들도, 일가친척도, 가족도 산업화와 더불어 돈을 좇아 점점 멀어져 간다. 정답은 없고.. 2023. 12. 19.
작가는 어떻게 읽는가 (조지 손 더스의 쓰기를 위한 읽기 수업) ​좋은 이야기는 과잉의 패턴을 만든 뒤 그 과잉에 주목하고 그것을 장점으로 전환하는 이야기다 ​ 구스베리(안톤체홉) 행복은 없고 있어서도 안되오 ​머리에서 발끝까지 춥고 엉망이고 불편할때는 선한 일을 하시오 행복은 없고 있어서도 안돼 인생의 의미와 목적이 있다면 그 의미와 목적은 자신의 행복이 아니라 더 크고 더 이성적인거야 선한 일을 해 글 쓰는데 도움을 받기 위해 열심히 읽었지만 그리 큰 도움을 받진 못했다. 일곱편의 러시아 단편을 의미있게 읽고 저자가 인도하는 다른 시각에서 느낄 수 있어 좋았다. 먼저 장광설을 늘어놓고 간추리고 다듬어서 맛깔 나는 엑기스로 졸여 내는게 소설쓰기의 기본이다. ​ 2023. 12. 19.
죽음의 역사 (앤드루 도이그) 박테리아와 바이러스의 관점에서 보면 79억명의 인구는 단순히 엄청나게 많은 식량 공급 원일 뿐이다. 그 많은 역병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살아남았고 이겨낼 것이며 수명도 연장될 것이다. 죽음의 역사는 그런 역병의 역사와 극복과정을 다뤘다. 인간은 지구상에서 가장 위험한 동물이다. 하지만 인간에게 가장 치명적인 재앙을 가져온 질병들보다 더 무서운 건 인간 그 자체다. 서로를 죽이고 스스로를 죽이는 행위들이 반복되는 한 인간에게 희망은 없다. 그나마 우리가 찾아낸 유일한 살 길이 있다면 그건 사랑이다. 하지만 그 사랑도 무한경쟁 속 적자생존의 자연법칙 안에서 하릴없이 무너져내린다. 어찌보면 그것은 지구 속 살아있는 모든 생명체들의 숙명이다. 오래 사는게 중요한 것이 아니고 함께 사는 게 중요하다. 생각으로 사는.. 2023. 12. 19.
20060828 K처장과 첫 팀회식 2006.8.28 그동안 미루었던 처장님과의 회식이 오늘 잡혔다. K처장에게서 전형적인 시골 촌놈 냄새가 난다. 호기 있게 거친 표현으로 자신의 의견을 내뱉지만 그 안에 촌놈 특유의 의리와 사랑이 묻어있다. 처음에 처장이 회식장소를 파크1로 하자고 했을 때 조금 겁을 먹었었다. 파크 1은 그동안 지나친 바가지에 몸서리치던 곳이어서 이 분도 이런 곳을 좋아하는 사람이구나 생각하니 앞으로가 걱정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가서 돼지 5겹살을 먹고 식사비를 계산해 보니 두당 2만원대의 저렴한 가격이 청구되었다. 결국 예산도 별로 없는 부서인데 식솔들은 많아 마치 흥부네 가족과 비슷한 우리를 생각해 그가 파크1을 정했던 것이다. 파크1이 그렇게 합리적인 식대를 청구하게 된 내막인 즉은 K처장이 그동안 파크1.. 2023. 12. 17.
20060826-7 대전 보조댐 견지 번출 2006.8.26~27 아침 새벽 5시 30분, 대전 보조댐에 함께 가기로 한 사이버 준이 자신의 집에서 출발을 알리는 전화를 했다. 준이 우리 집까지 도착하려면 아마도 20분 정도는 걸릴 것이다. 구름과 계곡 선배님께 번개 모임을 위해 준비해 갈 것을 묻자 ‘다른 것은 내가 다 준비할 테니 술이나 좀 가져오라’고 해 어제 저녁 집사람에게 소주 한 박스를 냉장고에 넣어달라고 부탁했었다. 집사람이 잠에서 깰까봐 조심스레 냉장고 문을 열어 아이스박스에 소주를 담고 견지용품 몇 가지를 챙겨 사이버 준의 차에 실었다. 지난 5월 이후 거의 매주 토요일에 새벽마다 산 좋고 물 좋은 동네로 혼자서 놀러 다니는데 그 낙으로 사는 남편인데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뭐랄 것도 없다며 군말 않고 꾸벅꾸벅 매운탕 거리를 챙겨준 .. 2023. 12. 17.
20060822 노사관계에 첫발을 내민 처장 길들이기 2006.8.22(화) 오늘은 임금교섭 회의가 있는 날이다. 회의에 앞서 처장에게 먼저 어떤 내용들이 이번 회의에서 이야기될 예정인지 설명을 해 주었어야 하는데 나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설명할 시간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어느 정도 제대로 된 이해에 기초한 판단이 없는 상태에서 섣부른 결론을 낼 우려가 있기에 아예 아무런 자료조차 주지 않았다.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덤벙대고 엉뚱한 협상안에 덜렁 사인할까봐 걱정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K처장은 자의 반 타의반 고문관 행세를 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P국장은 더 이상 그 어떤 주장도 그에게 할 수 없게 되자 '만일 자신이 주장하는 바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임금협약 전체가 무효'라며 협박을 일삼았다. K처장이 회의에서 나오자 마자 관련 자료를 들고 김처장 .. 2023. 12. 15.
20060821 전적교류안 협의 2006.8.21(월) O부처장이 저녁에 개고기를 먹으러 가잔다. 강변역 근처 감나무집에서 개고기와 소주를 마셨다. 사이버준도 함께 불렀다. 그자리에서 낚시 이야기만 한 것 같다. O부처장은 남 눈치 안보고 계속 자신의 이야기를 즐긴다. 발전직군 부장 두 사람이 내 사무실에 찾아와 상담을 했다. 인력교류와 관련한 이야기다. 발전직군이 타직군으로 직군변경 후 인사이동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관한 이야기와 발전회사와의 인력교류 관련사항을 협의하기 위해서다. 먼저 KC부장에게 갔었는데 그는 자기 업무소관이 아니고 수요부서인 영업처에서 알아서 할 일이라고 했다는 것이다. 나는 그렇다면 내가라도 나서서 원하는 대로 해 줄 터이니 걱정 말고 발전직군 사람들이 자신의 진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라고 했다. 이어서 발전.. 2023. 12. 15.
20060820 모처럼 만의 테니스 2006.8.20(일) 모처럼 만에 잠실에서 테니스를 하였다. MBS부장을 만나 지난번 애사에 못 가봐서 미안하다며 주머니에 O만원을 넣어주었다. 뒤늦게 애사를 알게 되어 다녀오지 못했었다. 그러는 내 행동에 M부장이 당황해 하며 미안해 했지만 그렇게라도 하니 내 마음이 편하다. 아점으로 열무 보리비빔밥을 먹고 들어와 영화를 세편 보았다. 'moll flander'와 '조이럭 클럽'을 감명 깊게 보았다. 2023. 12. 15.
20060819 팀원들과 홍천강 견지여행 2006.8.19(토) 직장 동료들과 회식을 하는 중에 견지의 즐거움에 대하여 한껏 자랑을 했더니 모두들 감정이입 되어 기분이 최고조로 이르더니 급기야는 가족들 데리고 천렵여행을 가잔다. 그래서 갑자기 기획된 것이 우리팀 홍천강 천렵여행이다. 각자가 사는 위치가 다르다 보니 모여서 함께 가기는 어려워 아침 7시 30분까지 대명 비발디 파크에서 만나기로 했다. 오늘도 예외 없이 알람이 울리기 전 4시 5분경에 잠이 깨어 뒤척이다 5시 즈음하여 이것저것 여행에 필요한 물건을 챙겼다. 이것 저것 챙기느라 부시럭대는 소리에 집사람이 잠에서 깨어났다. 대명 비발디까지 가려면 최소한 1시간 반이나 두 시간은 잡아야 한다. 누가 봐줄 것도 아니고 물가에 가는 거여서 그냥 세수만 하고 가도 되는데 집사람은 어제 저녁에.. 2023. 12.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