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4181 20050801 지방 출신 S과장 부친상 문상기 2005. 8.1(월) 불안해지기 시작한다. 과장들이 그동안 만들어 온 서류를 보면 부족한 점이 너무 많아 내가 첨삭하며 다시 검토해야할 사항들이 많은데 내게 검토해달라고 가져오는 서류가 없다. 그 불안한 심정을 KY과장과 KT과장에게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Y과장은 휴가 중인데 검토보고서를 조속히 올려 줄 것을 휴가 가기 전에 지시했었다. 아침 회의시간에 총무팀장이 내가 논문을 써서 제출했다는 사실을 처장에게 이야기 하였으므로 어쩔 수 없이 논문을 출력하여 처장에게 주었다. 처장이 오늘도 또 두개의 오더를 내린다. 상임이사에 대한 평가제도 도입에 관한 것하고 내일 있을 해외사업 심의회의 서류에 대한 검토를 원했다. 자신의 회의자료 검토까지 맡기는 것으로 보아 내게 많은 부분을 의지하려는 듯하다. 능력이 .. 2023. 5. 23. 20050731 엄마 생신에 2005.7.31(일) 어머니 생신모임을 미리 당겨서 하기로 했다. 안중 장수촌 오리백숙을 드시고 싶다고 하셔서 여러 식구들을 모아 함께 음식점으로 갔다. 어머니께 10만원짜리 수표를 한 장 드리며 “이돈 도둑맞으시라고 드리는 거예요”라며 농담을 건넸다. 지난번에 돈과 통장을 몽땅 도둑맞았기 때문이다. 그동안 도둑이 여러차레 들었다. 모두 없으면서 있는 척한 결과일 게다. 자식에게 용돈을 받으면 다른 부모들은 대부분 '너도 애들하고 살림하기 힘들텐데...괜찮다.' 하면서 억지로 주머니에 넣어주는 용돈을 미안한 마음으로 받아 몰래 꺼내볼텐데 우리 엄마는 완전히 다르다. 빈말, 군소리 없이 얼른 받아 호주머니에 넣으신다. 일면 화끈해서 좋지만 그걸 당연한 권리로 여기시는 엄마가 때론 밉기도 하다. 내가 무슨.. 2023. 5. 23. 20050730 군대 이야기 2005.7.30(토) 아침에 P실장 일행과 테니스를 했다. 테니스가 끝나고 아침식사를 같이 하면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본의 아니게 거짓말을 하고 말았다. 군대 이야기만 나오면 사실 나는 마음이 불편하다. 군대를 안 갔다 오지 않았느냐는 P실장의 질문에 내가 강한 반대의사를 표명한 것이다. 군복무를 안한 것은 아니고 14개월간 면사무소 병사계에서 방위병 생활을 하며 소집해제된 것이다. 군에 가겠다고 우선징집원까지 냈지만 시력이 너무 안좋아 입대할 수 없었다. 그게 지금껏 창피스러웠다. 군에 다녀온 친구들이 조롱섞인 말로 방위병을 폄하할 때는 마음이 많이 불편했다. 고생의 기억은 누구나 주관적이어서 실은 상대적인 비교가 되진 않는다. 촛불은 콧바람으로도 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각자가 서.. 2023. 5. 22. 20050727 일찍 귀가 2005.7.29(금) 집에 일찍 들어왔다. 어제의 과음으로 몸이 말이 아니어서 일찍 들어오는 게 상책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2023. 5. 22. 20050728 호신이 선생님 전상서 From : 조용욱(wooks@kepco.co.kr) To : PYM(ooooo@freechal.com) Sent : Thursday, Jul 28, 2005 03:45 PM Subject : 선생님 전상서 오늘 아침 출근길에 敎大 정문 앞을 지나는데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얼른 집으로 전화를 걸었더니 큰아이가 아침밥을 먹다가 전화를 받길래 우산을 가져다 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아이가 가져온 우산을 펼쳐들고 교대 정문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저는 주로 전철을 이용하여 회사(삼성동)에 출퇴근하는데 교육대학 정문으로 들어가 후문으로 나오면 지하철 2호선 전철역에 쉽게 다다를 수 있습니다. 교대 안은 조용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우산으로 떨어지는 빗소리가 더욱 크게 들렸습니다. ‘똑.. 똑.. 또도독..... 2023. 5. 22. 20050727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들 2005.7.27(수) J처장이 휴가를 떠났으므로 하루 온종일 자유로웠다. 다시 말하지만 무두일은 직장인에겐 휴일보다 즐겁다. 일단 먼저 쓰던 논문을 마무리하기로 하였다. 요약문을 끝내고 본문 내용을 최종적으로 한 번 더 읽어본 후에 기획처 담당과장 YT과 통화를 하고 그에게 메일을 발송한 후 4부를 출력하여 P에게 가져다주라고 하였다. LD 혁신실장과 저녁식사를 같이 했다. 약속장소인 홍영재 청국장에 일찌감치 나가 일행이 오기를 기다렸다. 그자리에서 혁신에 대한 나의 소신을 몇 가지 이야기하였다. 혁신은 혁신실에서 하는 것도 아니고 누가 시킨다고 하는 것도 아니며 오로지 해당업무 담당자가 자기 고유분야 업무에 대하여 자발적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굴하여 개선해 나가는 것이 혁신이라고 했다. 앞으로 인사.. 2023. 5. 22. 20050726 경영평가 워크샵을 다녀와서 2005.7.26(화) KY가 만든 상임이사추천위원회 운영규정 제정 관련 보고서를 처장에게 보고하려다 시간을 놓쳐 경영평가 워크샵이 열리는 중앙교육원으로 가는 버스를 놓치고 말았다. 어차피 버스는 놓쳤지만 일단 처장에게 다녀온다고 보고를 했다. 나중에 출발할 것인가 바로 출발할 것인가를 놓고 고민하다가 보고 없이 바로 출발했다. 중앙교육원으로 가는 전철 안에서 방금 점심식사를 마치고 들어온 처장과 내가 이미 출발했음을 통화했다. 일단 서류는 Y과장을 통해 처장에게 전달하도록 하였다. 좀더 멋진 보고서를 기대했는데 조금 못미치는 듯하다. KY 과장은 아직 조금 더 훈련을 받아야 할 것 같다. J처장은 K승환 처장과는 달리 보고를 하지 않더라도 정당한 사유로 자리를 비우는 것에 대하여 크게 나무라지 않는다... 2023. 5. 21. 20050725 계속 냉전 중 2005.7.25(월) 오늘 대충 논문 초고를 마쳤다. Y과장에게 내가 쓴 논문 초고에 대한 수정을 부탁했다. 그동안 가졌던 생각 몇 가지와 지난번에 사장에게 보고했던 인사혁신방안에 들어있던 내용 따위를 혼합하여 논문을 구성해 보았는데 아직도 부족함이 많다. KY과장이 가져온 서류를 보니 보고서의 구조 자체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다. 갑자기 답답함이 몰려왔다. 열심히 노력한 흔적은 보이지만 부족함은 어쩔 수 없다. 보고서의 기본구조부터 설명해 주었다. 우선 검토 목적이 있어야 하고 현재 현상은 어떤데 어떤 문제점이 있어 어떻게 바꾸려고 한다는 등의 기본 구조를 설명하였다. KY과장은 조금만 손을 보면 크게 커나갈 것 같은 예감이 든다. KY과장은 오늘 밤 늦게라도 지적사항을 반영하여 다시 한번 재구성 해 .. 2023. 5. 20. 20050723-24 영흥화력 견학 2005.7.23(토) 영흥화력을 견학했다. 회사 동편주차장에 8시 50분까지 집결하라고 했는데 전날의 과음으로 8시가 넘어서 잠에서 깨었다. 부랴부랴 준비해 출근했지만 결국 9시 정각에야 도착할 수 있었고 그동안 전화를 두통이나 받았다. 영흥도 발전소와 수중철탑까지 견학을 마치고 귀가하니 6시가 다 되었다. 다음 날인 일요일도 아침 운동 나가 김정환 과장과 테니스 단식을 한 게임 하고 들어왔다. 하루 종일 영화만 봤다. 2023. 5. 20. 20050722 잘 나갈 땐 무소식이었다가 갑자기 나타난 대학친구 2005.7.22(금) KC가 자기 고등학교 동창 친구를 만나는 자리에 P과장을 스폰서로 끼웠다. 그 자리에 나까지 물고 들어가 술판을 벌였다. 그의 고등학교 동창 친구 중 가장 친하다는 H이를 부른 것이다. H는 대학 시절 나랑 둘도 없는 친구처럼 지내다가 나에게 여러 가지 실망을 안겨주고 떠났던 녀석이다. 증권회사에 입사해 한참 잘나가던 시절도 있었던 모양이다. 그가 잘 나가던 시절에 우린 서로 연락을 주고 받은 사실도 없었고 나는 그의 안중에도 없었다. 그는 대학시절에도 늘 어려울 때 내게 다가오곤 했었다. 그가 나를 이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모른 척하고 지금까지 살아왔다. 증권을 하면서 떼돈을 벌었는지 한참 잘나갔던 시절에는 우리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였다고 한다. 요즘은 freelance.. 2023. 5. 17. 술자리에서 제 때 일어나지 못하고 뭉그적 거리지 마라 2005.7.21(목) 처장이 불러서 처장실에 갔다. OO직군 폐지와 관련하여 OO본부장에게 갔더니 본부장이 괜찮다고 했던 모양이다. 잠시 이야기를 나누다가 처장이 노조 YJ국장을 불렀다. 결자해지라고 당신이 직접 나서서 화해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듯하다. 당신이 본회의장에서 협상을 잘못하는 바람에 생긴 일이다 보니 어떻게든 당신이 직접 해결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처음 하다보니 협상의 기술이 부족해 전제조건은 빼고 OO직 직능등급 확대만 먼저 동의해줘 버린 것이다. 그러고 난 뒤에 다시 전제조건을 붙이려니 Y국장이 그게 아니라며 오리발을 내미는 것이다. Y국장은 한참 동안 뜸을 들이다가 처장 방에 나타났다. 그의 얼굴은 굳어있었고 목소리도 떨렸다. Y국장은 말도 안 되는 논리를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2023. 5. 16. 20050720 리더를 만드는 카리스마 2005.7.20(수) J처장이 불러서 가보니 정년퇴직자의 범위와 우대방안을 놓고 HWK가 올린 보고서를 보다가 확신이 서지 않자 나를 불러 의견을 듣기 위한 것이었다. 마침 그것 때문에 KYK과장에게 싫은 소리를 했었던 터라 그 내용에 대해 상세히 알고 있어 알아듣기 쉽게 충분한 설명을 해 주었다. 그 과정에서 처장에게 또한번 점수를 땄다. 나를 엄청 신뢰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처장에게 정년에 대한 유권해석을 할 수 있는 부서는 우리 팀이기 때문에 이런 종류의 문서는 우리 팀의 협조를 받아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더니 맞장구를 치면서 더욱 더 신뢰하는 모습을 보였다. 요즘 읽는 책 중 “리더를 만드는 카리스마”라는 책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얼굴에는 늘 이가 보일 정도로 미소를 띠우고 .. 2023. 5. 16. 20050719 차선책으로 독서실도 보내보고 2005.7.19(화) 처장과 함께 OOOOO장 방엘 갔다. 처장이 OO직군 폐지와 관련하여 관련 처실의 의견을 들어보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P처장은 내가 생각하는 방향과 다름이 없었다. AAAAA장와 DD본부장은 마침 사업소 출장 중이었다. AAAAA처장을 만나러 가는 길에 복도에서 처장은 YW과장이 일을 잘하고 있는지 물어왔다. Y과장은 처음 내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보고서를 잘 만들었다. 그 정도면 제대로 데려온 것 같다. 잘하고 있다고 말해 주었다. 나중에 Y과장에게도 J처장의 신뢰가 대단하더라는 말을 전해 주었다. 일종의 간접 칭찬이다. 그런 칭찬으로 그가 많이 고무되었으리라는 것을 나는 경험을 통해 잘 안다. 그럴 경우 Y과장은 처장에게 고마워하지만 그 말을 전한 내게도 함께 고마움을 갖게 된.. 2023. 5. 16. 20050718 원하지 않는 공부 꼭 시켜야만 해? 2005.7.18(월) OO직군 폐지방안에 대하여 보고를 했다. 처장님과 2시간이 넘도록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처장과의 대화는 정말 답답하다. 그는 “앉아봐” “내가 몰라서 그러는데....” 하면서 이면지 연습장을 꺼내 연필로 조목조목 글을 써가면서 이런 저런 질문을 한다. 내가 봐서는 불필요한 의문이고 질문이다. 논리적으로 해결해야 할 일이 따로 있고 정책적으로 해야 할 일이 따로 있다. 하지만 그는 매사를 논리로만 풀어가려 한다. 그러나 인사는 논리로말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그러니 내가 미치고 팔짝 뛸 수밖에. 자기 직군을 없애겠다는데 찬성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몇몇 사람의 이익 때문에 당장은 그들을 대변해줄 필요성이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나중에 그들이나 회사 모두에게 더 큰.. 2023. 5. 16. 20050717 온종일 논문쓰다 2005.7.17(일) 아침운동 후 어제에 이어 계속 논문을 쓰기 시작했다. 밤 10시가 넘도록 꼬박 컴퓨터 앞에 앉아 먹고 나면 논문만 써댔다. 이제 거의 윤곽이 그려졌다. 경신이에게 우선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공부를 하라고 했다. 2023. 5. 16. 20050726 술취해 아버지 훈수 두는 아들 2005.7.16(토) 아침 운동이(테니스) 끝난 후부터 하루 온종일 논문을 쓰기 시작하였다. 저녁에는 호신이와 경신이를 데리고 생맥주집에 갔다. 지난번 B부장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힌트를 얻었던 것을 실천에 옮겨보기 위해서다. 전자상가 맞은편에 즐비하게 늘어선 맥주집 중 하나를 골라 들어갔다. 호신이는 까불대며 나보다 빠른 속도로 술을 마셔댔다. 첫잔이 급방 비워졌고 두 번째 잔이 나왔다. 호신이는 좀 취하는 것 같다고 하더니 이후부터 내게 필요한 말이라며 주저리주저리 제생각을 털어놓았다. 녀석은 그동안 읽었던 여러 가지 책과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여 내게 훈수를 두기 시작했다. 여러가지 덕목들을 늘어놓으며 직장생활에서 이것만은 꼭 유념하야 한단다. 채근담이 어떻고, 목민심서가 어떠며, 유머경영이 어떠다는.. 2023. 5. 16. 20050715 삶은 인연대로 사는거야 2005.7.15(금) 오늘은 복날인데 OOOOO J부장이 점심식사를 같이 하자고 해 우리 식구들을 모두 데리고 하나비에 가서 점심을 먹었다. 우리가 특별히 그들을 위해 돌봐준 것도 없는데 그들 나름대로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하여 점심을 같이하고 싶어 하기에 그렇게 하라고 했다. 경신이 영어 과외선생이 온다고 해 저녁에는 일찍 집으로 들어왔다. 그러나 온다던 영어선생은 엉뚱하게도 먼저 살던 유원아파트에 가서 기다리다 그냥 갔다고 했다. 연이 안 닿는 모양이다. 2023. 5. 16. 20050714 어쩌다 Lions Club 회원으로 2005.7.14(목) 논문을 시작했다. 한번쯤은 내 생각에 대한 이론적 정리도 필요한 것 같아 더 늙기 전에 내가 전공분야를 주제로 2020대화에 참여하기로 한 것이다. 우선 OO대 K교수의 강의내용으로 introduction을 잡았다. 결론은 이전 인사혁신 방안으로 제기된 내용을 중심으로 이끌어갈 할 예정이다. 오늘 저녁 7시에 앰베서더 호텔에서 OO Lions Club 정기모임이 있는 날이다. 신입회원 가입인사가 있으니 꼭 참석해 달라는 공문을 받고 오늘 한번 가보기로 마음먹고 있었는데 CYJ가 전화를 했다. 무엇이 그리 좋은지 CYJ는 나를 매우 각별하게 챙긴다. 가보니 기라성 같은 선배님들이 많이 모여 있다. 나는 가입동기를 중심으로 간단한 인사말을 마쳤다. 회원들이 내게 많은 관심을 보여주었다.. 2023. 5. 16. 의자같은 삶 2020년 2월 27일 · 공유 대상: 전체 공개 싸우지 말고 살아라 결혼하고 애낳고 사는 게 별거냐 그늘 좋고 풍경 좋은 데다가 의자 몇 개 내놓는거여 (이정록, 의자) 이 시를보고 정여울은 남들이 그냥 앉으라고, 잠시 앉아서 쉬어가라고 내놓는 의자 같은 따스한 위로 그런 위로가 되는 글을 쓰고싶다고 했습니다. 이런 저런 싸울 이유만 찾지 말고 글쟁이는 글쟁이대로 소금장수는 소금장수대로 세상사람들 그냥 앉아 쉬어가라고 내놓는 의자같은 삶을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모든 공감: 90회원님, 오치윤, 우인섭 및 외 87명 2023. 5. 15. 대추따는 노래 2020년 3월 1일 · 공유 대상: 전체 공개 새벽에 이 글 읽다가 포복절도하고 말았습니다. 수박서리하던 악동시절 나와 친구들을 회고하면서... 이웃집 꼬맹이 대추서리 왔는데 늙은이 문 나서며 꼬맹이를 내쫓는구나. 꼬맹이 도리어 늙은이에게 던진 말. “내년 대추 익을 때까진 살지도 못할 거면서 !” - 이달(李達),〈대추 따는 노래〉 나는 내년 개나리꽃 필때까지 살수 있을까? .... 모든 공감: 97회원님, 오치윤, 우인섭 및 외 94명 2023. 5. 15. 동물농장-우월욕망을 사랑으로 대체해야 2020년 3월 4일 · 공유 대상: 전체 공개 소설 '동물농장'은 실패한 혁명의 이면에는 언제나 권력투쟁이 내재하고 단지 권력의 주인만 바뀔 뿐이라는 것을 폭로한 우화적 정치소설이다. 소련 공산당을 배경으로 한다지만 시대와 국가를 초월해 모든 집단에 적용되는 일반적 현상인듯 싶다. 실패가 필연적이라면 혁명은 애당초 시도될 이유조차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구촌 구석구석에서 대대손손 혁명이 이어지는 이유는 아마도 2600년전 이솝우화를 아직도 우리가 읽고 있는 것과 같지 않을까? 인간의 내면 깊숙히 존재하는 우월욕망의 산물이 아닌가 싶다. 권력의 주인공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바른 사회로의 진화가 이루어지려면 우월욕망을 '사랑'으로 대체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모든 공감: 83회원님, 신창수, 오치윤 .. 2023. 5. 15. 인향은 학습에서 나온다 2020년 3월 12일 공유 대상: 전체 공개 한 때 LG출신 사장님이 우리회사에 TDR 경영을 시도하신 적이 있었습니다. TDR이란 특정 문제의 해결을 위해 관련전문가들을 모아 짧은 기간 내에 Tear Down and Redesign 하는 것을 말합니다. 제가 제일 먼저 시범으로 서너명의 차장님들을 모아 두달간 지하에 워룸을 꾸렸었습니다. 그때 잠깐 동안 만난 인연을 소중히 여겨 코로나 감염 위험에도 불구하고 어제 저녁을 같이 했습니다. 그분들 모두 이제는 부장님이 되어 요직에 보임되어 계십니다. 사람은 오랫동안 함께 지낸다고 관계가 가까워지거나 소중해지는게 아닌것 같습니다 태어나 오래 함께 지낸 형제자매 간의 싸움이나 부부싸움 그리고 이혼 따위를 보더라도 그렇습니다. 소중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무엇.. 2023. 5. 15. 과거에 매달린 게쉬탈트로 금가는 부부들 2020년 3월 18일 · 공유 대상: 전체 공개 문화심리학자이자 화가인 김정운교수는 '아빠란 아주 사소한 것에 삐치고, 한번 삐치면 회복하는데 아주 오래걸릴 뿐더러, 뒤끝도 한없이 긴, 배 나오고 머리가 듬성듬성한, 쓸쓸한 인간'을 뜻한다고 정의했다. 외면적인 부분 즉 '배 나오고 머리가 듬성듬성한'을 없애면 우리 집사람에게 비추어진 나의 내면 그대로다. 여기에 동조하는 페친분들도 꽤 많으실거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나'와 집사람이 생각하는 '나'는 완전히 다르다. 사물을 추론하여 정의하는 생각의 틀(게쉬탈트)이 각자 다를 뿐만 아니라 수시로 변하기 때문이다. 나는 과거의 나와 지금의 나가 완전히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집사람은 변함없이 같은 사람으로 인식한다. 집사람의 게쉬탈트가 지어낸 과거 .. 2023. 5. 15. 무당 굿판에 부쳐 2020년 3월 24일 · 공유 대상: 전체 공개 굿판 오래전 무당이 사셨던 인근에 어찌어찌 농막하나 올려놓고 홀애비 독수공방하는 밤마다 무당들이 굿판을 벌인다. 간밤엔 소주 한병 자빠뜨리고 골아 떨어진 독거노인 얼굴을 요리조리 꼼꼼하게 쓰다듬더니 급기야 휴지 위에 올라앉은 폼이 아무래도 뭔가 수상하다. 혹여 누가 엿볼새라 해가 중천에 뜨도록 창문 틈새에 처박혀 보초서는 놈, 울긋불긋 앞치마 두르고 싱크대 구석에서 새댁 흉내내는 놈, 해장한다고 김치찌개 끓였더니 냄비뚜껑 열자마자 심청인 양 장열하게 죽음으로 어필하는 놈, 혼술 반주는 외롭다며 몰래 내 술 같이 나눠먹다 백주 대낮에 대취하여 제멋대로 속치마를 걷어올린 놈, 아주 가지각색으로 놀고들 있다. 어쨌거나 곱게 꽃단장한 모습이 미치도록 예쁘고 귀여.. 2023. 5. 15. 봄바람 2020년 3월 26일 · 공유 대상: 전체 공개 그곳에 가면 언제나 주체할 수 없는 시상이 떠올라서요. 봄바람 秋霜에 떨다 떨다 쏟아지는 잠 견디다 견디다 죽음 같이 잠든 폭풍언덕 은행나무 일어나라고 어서 일어나 생령을 맞으라는데 깨워도 깨워도 게으름만 피우니 독하게 태풍흉내 내는 봄바람 때문에 공연히 늙은 농부 하우스만 망가졌네 지난 여름 태풍도 잘 버텼는데. 태풍보다도 더 무서운 봄바람. 대책없이 부풀어오르는 처녀가슴도 아마 그바람 때문일걸? 모든 공감: 100회원님, 오치윤, 우인섭 및 외 97명 2023. 5. 15. 정년을 맞으며... 2020년 3월 31일 · 공유 대상: 전체 공개 36년 전 제가 입사할 때 논문시험 제목이 '조국' 이었습니다. 저는 '청춘예찬'을 원용해 첫문장을 '조국, 이는 듣기만 하여도 가슴 설레이는 말이다!'로 시작하며 글을 이어갔습니다. 당시만해도 그게 먹혔는지 높은 점수를 받아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했습니다. 그게 저를 우리회사로 인도한 보이지 않는 손이었습니다. 때론 힘들고 어려웠지만 그 때마다 보이지 않는 손은 늘 제 편을 들어주어 대과없이 여기 정년까지 왔습니다. 그동안 장관상 두개에 사장상 여덟개를 받았습니다. 상복이 많아서일수도 있지만 하나하나 나름 보람있는 스토리를 간직하고 있다 하겠습니다. 조직 안에서 서로 다른 생각이 부딪치다보면 긴 세월동안 아마도 내가 받은 상처보다 남에게 준 상처가 더 많.. 2023. 5. 15. 내버려두면 천성대로 꽃피고 열매 맺는 아이들 2020년 4월 8일 · 공유 대상: 전체 공개 지난 주말 아들이 연이틀 농막엘 다녀갔습니다. 그리고는 멋진 컴퓨터 셋트가 생겼습니다. 코로나 시대에 제2의 인생을 맞아 가상세상 안에서 마음껏 뛰놀라고 보내온 최고의 선물입니다. 크던 작던 때가 되면 만물은 나름 자기만의 열매를 맺습니다. 내버려두면 천성대로 꽃피고 열매 맺는 것을 혼자 힘들어 하는건 부모 욕심이란걸 깨닫는 순간입니다. 팔불출 소리를 듣더라도 천사보다 고운 마음을 지닌 아이를 자랑하지 않을수 없습니다 +2장 모든 공감: 122회원님, 오치윤, 우인섭 및 외 119명 댓글 38개 좋아요 댓글 달기 공유하기 2023. 5. 15. 난향백리 2020년 4월 11일 · 공유 대상: 전체 공개 난이 꽃을 피웠습니다. 사람에 맞춰진 거실 환경에서 난을 키우는 건 난에게는 고문이기에 베란다 구석에 내놓고 겨우 일주일에 한번씩만 얼굴을 내밀고 물을 주었습니다. 아무도 알아주는 이 없는 냉대 속에서도 난은 해마다 몰래 숨어서 예쁜 꽃대를 올립니다. '人不知而不慍, 不亦君子乎?'를 포장하여 쓰라린 가슴을 어루만지는 독방거사의 마음을 대변하는 듯하여 차라리 꽃대를 잘라 쓰고 난 화장품 병에 담아 곁에 두었습니다. 화향백리라더니 노인네 냄새 대신 난향이 온 방안에 스며듭니다. 안풀리는 매듭은 快刀亂麻(쾌도난마)가 답인듯 합니다. 모든 공감: 102회원님, 신창수, 오치윤 및 외 99명 2023. 5. 15. 도화같은 사랑이 그리워집니다 2020년 4월 18일 · 공유 대상: 전체 공개 도연명의 도화원기에 나오는 무릉도원은 동양인 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이상향입니다. 어린시절 내게 가장 강렬하게 각인된 봄의 상징은 개나리, 병아리, 진달래와 원추리 그리고 도화였습니다. 어미닭이 병아리들과 함께 개나리 담장 밑을 오가는 모습을 추억하는 순간 나는 금세 아홉살 코흘리개로 돌아갑니다. 야산을 울긋불긋 물들였던 진달래와 원추리꽃은 그시절에도 좋아하는 친구에게 선물하고 싶었던 아름다움의 대명사였습니다. 봄 꽃 중 야생 도화는 피를 토하는 듯한 연분홍 절정이 농염의 극을 이룹니다. 화색이 닷새를 넘기지 못하고 절정에서 '뚝' 떨어지면 가슴까지 '철렁' 무너져내립니다. 금년엔 꼭 그걸 카메라에 담고 싶었습니다. 갑자기 도화같은 사랑이 그리워집니다. 왜.. 2023. 5. 15. 딸 없는 딸바보 2020년 4월 24일 · 공유 대상: 전체 공개 백년동안의 고독을 썼던 마르케스는 유일하게 딸이 없다는 것을 평생을 두고 후회한다고 했습니다. 인위적으로 되는 일이 아니어서 후회란 표현이 부적합합니다만 저도 크게 공감합니다. 최근 딸 대신 병아리를 입양했는데 중병아리가 되니 자꾸만 가출을 꿈꿔 어딜 가도 불안해 마음이 편치 못합니다. 하나님이 창조하셨는지, 원숭이가 진화했는지 모르지만 인간의 감정은 참 오묘해요. 내 방귀냄새가 거부감이 안 생기듯 내 병아리는 똥냄새도 내겐 크게 불편하지 않더라구요. 나도 딸 없는 딸바보인가 봅니다. 모든 공감: 114회원님, 신창수, 오치윤 및 외 111명 2023. 5. 15. 이전 1 ··· 39 40 41 42 43 44 45 ··· 14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