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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1885

20030226 내 분노도 터질수 있어요! 2003. 2. 26(수) OO직 명칭변경 관련 건 결재를 맡기 위하여 전무님 방에 갔다. 전무님은 혀를 끌끌 차시면서 결재를 해 주셨다. 노조 요청사항이 영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이다. 방을 나서면서 L과장과 함께 저녁식사 한번 해 주십사 하는 제안을 드렸다. 전무님은 “글쎄 좀 두고 보자”고 하셨다. ************** 전무님 결재를 받은 서류에 대한 일상감사를 받기 위하여 감사실에 넘겼다. 감사실 JCS는 대뜸 나에게 화를 내며 ‘그렇게 노사합의만 하면 뭐든지 다 되는 것이냐?’고 하면서 명칭변경의 근거를 제시하라고 소리쳤다. 속에서 무언가 치밀고 올라왔지만 틱낫한 스님의 말씀을 생각하며 화를 보듬어 안았다. 그의 말을 웃어넘기면서 ‘당신 말도 맞지만 특별한 이유나 근거는 없고 노조가 OO직.. 2021. 12. 1.
20030224 영문을 알 수 없는 눈물 2003. 2. 24(월) 토요일에 검토했던 파견자 관련 검토서 두 가지를 출력하여 처장님과 Y에게 초안이라며 전달했다. 처장님은 28일에 있을 노사협의회 답변자료를 내가 건넨 검토서 안에 깨알같이 적어 넣으며 본인 스타일에 맞게 정리하셨다. 내가 다시 타이핑 해 드리겠다고 했지만 괜찮다며 거절하셨다. Y도 검토서 여기저기에 자신의 언어를 적어 넣었는데 내가 보기에는 핵심을 벗어난 의미 없는 사족들이다. 그는 그것을 내게 전하며 고쳐달라고 했다. 그가 적은 내용을 그대로 살려 수정해 줄 수는 없고 그의 생각만 받아서 나의 언어로 다시 만들어 수정해야 할 것 같다. **************** 저녁에 Y가 순대국이나 먹고 가잔다. KY과장과 셋이서 순대국을 먹으면서 소주를 두 병 시켰다. 아마도 내가 거.. 2021. 12. 1.
20020223 비오는 일요일엔... 2002. 2. 23(일) 오늘은 일요일이라 테니스를 하러 가야 하는데 비가 와 영화와 독서로 일관했다. 영화 “the deep end” 는 교훈적 의미도 있고 스릴이 있어 좋다. 막 성에 눈뜨는 17살짜리 아들이 게이와 어울리는 것을 막기 위하여 벌어지는 일들을 다루었다. 인간적인 blackmailer(공갈범)를 만나 happy ending으로 유인한다. 한 여인의 자식에 대한 헌신적인 사랑과 행복한 아이들의 삶을 보며 나도 따라 행복감을 느낄 수 있고 심장마비를 일으킨 할아버지를 함께 구조하는 과정에서 마음이 바뀌는 협박범의 “사랑 찾기”가 이채롭다. 이어서 “The hours”라는 영화를 보았다. 캐스팅은 호화로운데 내용은 별로다. 메릴 스트립과 줄리안 무어, 니콜키드먼이 시대를 달리하며(40년) .. 2021. 12. 1.
20030221 누적되는 일상 속 스트레스들 2003. 2. 21(금) 아침부터 계속 감사실에서 불러댄다. 어제 일상감사를 의뢰한 OO제 관련 사항과 OO고시 OO승격제 때문이다. OO제는 YT 과장이, OO고시는 YJ과장이 맡아 돌아가며 나를 불러댄다. 그들의 감사 수법을 나는 뻔히 알고 있다. 질문을 통하여 감사거리를 구하고 말꼬리를 잡아 감사의견을 만든다. 그래서 그들 앞에선 가급적 말을 삼가고 즉문즉답의 명확한 답변 외에 주변 배경 설명을 하지 않는다. 같은 직급이지만 선배인 나를 함부로 다룰 수 없어서인지 그들은 꼭 나를 일상감사팀장 앞으로 불러들인 후 취조하듯 질문공세를 퍼부어댄다. 사납게 으르렁거리며 짖어대는 개는 개 자신을 믿고 그런다기보다는 제 주인의 힘을 과신해서 그런다. 사람도 별반 다르지 않다. 사실 그들은 이론적인 측면에서 .. 2021. 11. 25.
20030218 노조에게 얻어먹는 밥 2003. 2. 18(화) 아침 일찍부터 처장님으로부터 호출이 있었다. Y와 함께 처장님 방으로 갔다. 처장님은 밀렸던 결재파일들을 쏟아내셨다. 부사장 방에 pending 되어있던 OO제도와 OO제를 진행하라고 하셨고 최악의 경우를 대비한 파견자 관련 대책 수립을 지시하셨다. 한꺼번에 밀려드는 너무 많은 업무에 머리가 터질 것 같다. 거기다가 노조는 계속 나를 불러대며 이것저것 협의하자고 난리다. 처장님 방에서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노조 O처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잠깐 올라와서 이야기를 하겠느냐 점심식사를 함께 하겠냐며 선택하란다. 매도 일찍 맞는 게 낫다 싶어 올라가 OOO OOOO 제도와 관련하여 협의하였다. 나의 생각을 조목조목 설명하였더니 O처장과 K국장이 무척 좋아한다. KS과장을 통하여.. 2021. 11. 24.
20030217 우린 그냥 짐승일 뿐이다 2003. 2. 17(월) 아침 11시 조금 넘어서 J부장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OO처 OOOO팀장으로 새로 부임해 왔는데 OO회 멤버들이 눈에 밟히니 함께 저녁이라도 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OO회 친구들에게 J부장 뜻을 밝히고 함께 저녁식사를 하자는 메일을 띄웠다. J부장은 내가 회장으로 있는 OO회 직전 회장이었다. KY는 경영평가 교수를 접대하기 위하여 부장, 처장과 함께 나갔고, J과장은 출장중이어서 부득이 참석을 하지 못했고 KM과장만 별다른 이유 없이 빠지고 모두 모였다. 스페셜게스트로 KN와 W부장이 초대되었다. 나는 J부장 주머니 사정도 생각해야 했으므로 일미 쌈밥집으로 약속장소를 정하였다. W부장은 양주를 두병 준비해 왔다. 모두들 즐겁게 선후배의 우의를 다지는 시간을 가졌다. 마지막 .. 2021. 11. 24.
20030216 지금은 기억에도 없는 분들의 혼사 참석 2003. 2. 16(일) 전날에 먹다 남은 국을 데워 급하게 아침식사를 마치고 C부장을 태워 하남 테니스장으로 나갔다. 오늘은 3면을 꽉 채울 만큼 많은 회원들이 많이 나와 쉴새 없이 운동에 전념할 수 있었다. 오늘은 KSK OO지점장 딸 결혼이 있었기에 먼저 운동장을 나서 일찍 돌아왔다. 전엔 안 그랬는데 요즘은 테니스를 조금만 해도 치질이 부어오른다. 전 같으면 예닐곱 게임은 해야 치질이 도졌는데 요즘은 두 게임만 해도 내장이 부어 튀어나온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샤워를 하고 치질 약 “치타”를 바른 후 부어오른 부위를 손가락으로 눌러 다시 항문으로 집어넣으면 부기가 곧 가라앉는다. *************** 결혼식은 신촌 연세대 동문회관에서 치러졌는데 신촌은 예나 지금이나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2021. 11. 23.
20030215 공짜 로비 2003. 2. 15(토) 아침에 일어나 007 Unlimited를 보았다. 전편보다는 재미있는 것 같다. 캐스팅 면에서도 소피마르소, 데니스 리차드 등 화려한 인물들로 구성되어 있다. 영화가 끝나자마자 K과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오후 2시쯤에 잠실테니스장에서 만나자고 한다. 급하게 엽기퓨젼라면을 끓여 아이들과 점심을 같이 했다. 내가 끓이는 라면을 아이들은 엽기퓨전라면이라고 부른다. 내가 라면을 끓일 때는 언제나 라면 자체만으로는 충분한 영양을 공급받지 못하기에 김치를 포함해 이것저것 몸에 좋은 것들을 함께 곁들이기 때문이다. 큰 애는 라면 고유의 맛을 상실했다고 나의 엽기라면을 싫어하지만 작은 애는 그럭저럭 잘 먹는다. 잠실 테니스장으로 나가니 P전무님 팀 일행이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전주고 P.. 2021. 11. 23.
20030214 주요일 2003. 2. 14(금) K과장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내일 기획 전무님하고 테니스를 하기로 하였는데 시간이 되면 자기랑 파트너 해서 함께 치잔다. K과장이 나를 위한 배려로 이런 자리를 마련해 주는 것 같다. 주요일 퇴근길에 K과장에게 “한잔”을 제안했더니 흔쾌히 응해 방이역 근처 허름한 세꼬시집 “안주마을”에서 50세주로 달렸다. 세꼬시 외에도 직속상사를 안주로 삼아 대화가 이어졌고 결국 K과장의 제안에 따라 “체라”에 갔다. 거기서 맥주 10병쯤 마시니 몸이 몹시 피곤하고 졸려 자리에서 일어났다. 2021. 11. 23.
20030213 리더의 역할 2003. 2. 13(목) 노사합동 인력 운영 실태조사 결과 나타난 문제점에 대하여 검토한 보고서를 가지고 우선 급여팀으로 가 C팀장, KD과장, KW과장과 의견을 교환하였다. 그들은 내 의견에 별다른 이견이 없었다. 급여팀 의견을 반영하여 부분적으로 몇가지 수정한 다음 2부를 출력하여 처장님과 여팀장에게 초안이라며 각각 나누어드린 뒤에 Hewitt Associates에서 시행하는 HR seminar에 참석했다. 아시아 지역 Leader인 인도 사람이 유창한 영국식 발음으로 presentation을 하고 한국지사 직원이 통역을 했다. 한국지사 직원도 상당한 영어실력을 지니고 있었다. 이어서 한국지사 부사장이 LG LCD 성공사례를 중심으로 Presentation을 하였는데 그는 정말 탁월하게 강의를 진행.. 2021. 11. 22.
20030212 정책 전문가의 평범한 일상 2003. 2. 12(수) 별정직 관련 보고서를 만든다고 골머리를 썩혔다. 아침부터 저녁 늦은 시간까지 야근하면서 보고서를 만들었다. 저녁식사는 K와 짬뽕으로 때웠다. 오늘은 비교적 조용한 하루를 보냈다. 문의 전화가 몇 통 있었고 나의 보고서 작성 작업에 큰 방해되는 일 없이 원만히 지나갔다. 저녁에 처장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타 기관의 승격제도에 대하여 알아보란다. 혹 시험제도를 채택하고 있는지, 채택하고 있다면 몇 직급 승진 시 채택하고 있는지, 승격후보자 서열명부 요소는 어떻게 구성되어있는지 따위를 알아봐 달라는 주문이다. 부사장이 초급간부 승진 시 논문 평가를 할 필요가 있는가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어떻게든 그걸 배제해 볼 요량으로 타기관 사례를 요청한 것인데 부사장의 그런 생각에 처장님도 기.. 2021. 11. 22.
20030211 왜곡된 승진운동 2003. 2. 11(화) L과장이 전화해 잠깐 만나잔다. 휴게실에서 차를 마시며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최근 직급대우제 도입이다 뭐다 해서 승진 인원수를 늘린다고 하니까 이미 승진가능 연도가 경과되어 이전 같으면 조용히 있어야 할 사람들까지 벌 떼처럼 일어나 이리 뛰고 저리 뛰며 난리가 아니라는 것이다. 더군다나 모두들 초조한 마음에 일도 제대로 못하니 윗선에 이야기해서 승진인사가 빨리 이루어지도록 하란다. ************** 오전에는 처장님께서 OO제와 OO제도 관련 검토서를 들고 부사장님 방에 가서 오랜 시간 동안 말씀을 나누시는 바람에 오후에야 처장방에 들어가 노사협의회 관련 몇 가지 진행사항을 보고하면서 정보제공 차원에서 임과장이 말한 동향을 말씀드렸다. 처장님은 그동안 당신이 승진.. 2021. 11. 22.
20030209 미친사랑 2003. 2. 9(일) 아침 일찍 일어나 “성공하는 조직은 원칙을 중시 한다”에서 소개한 좋은 내용들을 요약 정리하기 시작하였다. 테니스장에 가기 위하여 우선 라면으로 아침식사를 한 뒤 출발에 앞서 HB총무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지금 테니스장으로 가고 있는 중인데 5분 쯤 뒤 쯤 도착해 다시 전화를 주겠다고 했다. (주말마다 아침 식사로 라면을 먹는 듯하다.) 잠시 후 그로부터 전화가 왔는데 운동장 사정이 영 좋지 않아서 오후에는 몰라도 아침에는 어렵다는 연락이었다. 새벽부터 하던 책 요약정리를 계속 이어갔다. 좋은 내용들을 너무 많이 담고 있어 정리에 오랜 시간이 걸려 오전 내내 했어도 끝나지 않았다. 아내가 성남 방향의 가로등 검침을 위하여 함께 가 주었으면 해서 거기를 다녀와서야 끝을 맺을 수 있었.. 2021. 11. 19.
20030208 전무님 방침 확정 2003. 2. 8(토) 할 일이 있다며 출근하라는 부장의 출근명령에 KM과장과 바꾸기로 한 근무를 원상태로 돌려 오늘 출근하였다. Y는 OOOO 제도개선안과 OO제 관련 서류를 내게 주며 전무님 수정사항을 설명해 주었다. 전무님이 오전 근무 후 퇴근하신다는 말씀을 듣고 부지런히 수정하여 점심시간 무렵에 전무님 방으로 갔다. 전무님이 노무처장님과 대화 중이셨지만 양해를 구하고 끼어들어 보고를 드렸다. OOOO제도개선안에 이의를 제기하셨지만 나의 설명을 들으시고는 자신의 생각을 접으셨다. OO제는 전무님 의견이 조금 강하신 것 같아 그렇게 하겠노라고 하고 방침을 확정하였다. ************ 노조 KJ가 전해달라고 한 홍삼원액을 Y부장에게 전해주었다. ************ KS부장 자녀 결혼 소식을.. 2021. 11. 19.
20030206 노사합동 사업소 실태조사 2003. 2. 6(목) 출장복명을 대신해 처장님께 보낼 메일 초안을 작성했다. 2. 4일 OO지점에 이어 2. 5일, 6일 양일에 걸친 OO지사 실태조사를 마쳤습니다. OO지점에서는 KH지점장님이 반갑게 맞아주시면서 전력산업 구조개편에 대한 강한 반대의견을 피력하셨습니다. 지난날 조직관리부장으로 재직시에 있었던 다양한 일화들을 말씀하셨는데 OOO이 죽일 놈, OOO이 회사 팔아먹은 놈 하시면서 울분을 토해내시더군요. 당시에 당신이 검토했던 내용을 10년이나 앞당겨 시행했다고 하시면서 그런 일은 절대 없을 거라던 OOO이가 돌아서서 완전히 배신을 때렸다고 하시더군요. 집무실 안에 빛바랜 일본어 책들이 널려 있는 것으로 보아 일본어 공부를 열심히 하시면서 퇴직을 준비하고 계신 듯했어요. **********.. 2021. 11. 19.
20030204 별정직 실태조사 2003. 2. 4(화) OO지점에 별정직 실태조사를 나갔다. 모두들 잔뜩 긴장한 표정들이다. 한 사람 한 사람 불러다 그들의 의견을 빠짐없이 들었다. 모두들 철저하게 정신이 무장된 상태였다. 내가 나타난다는 걸 알고 사전에 노조에서 나와 두 차례나 교육을 했다는 첩보가 있었다. 점심 저녁식사도 모두 그녀들과 어울려 함께 했다. 처음에는 모두들 긴장했지만 하나하나 긴장을 풀어주고 속에 있는 깊은 이야기들을 끌어내었다. 어떤 여직원은 말하는 도중 서러움이 복받쳐 울음을 터뜨리는 경우도 있었다. 그녀들의 요구사항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고객을 상대하는 일이 무척이나 고되고 정신적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니 이를 금전으로라도 보상받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녀들은 한결같이 타사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너무 적은 임금을.. 2021. 11. 18.
20030203 리더십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2003. 2. 3(월) 황OO 의원으로부터 파견자 관련 현황과 대책을 묻는 질문이 예산총괄팀을 경유하여 내게로 전달되었다. 아마도 이번 명절기간 동안에 파견자 중 누군가가 황의원이나 황의원 보좌관에게 파견생활의 어려움을 호소하며 도움을 청하였는지 모른다. 전에 조OO의원에게 보냈던 설명서를 수정하여 다시 손봐 OOOO승격 검토서와 함께 들고 처장님 방에 들어갔다. OOOO승격제도는 엉뚱한 주문으로 더 이상 방해받지 않도록 얼른 처장님에게 보고하는 것이 옳다는 생각 외에 시간상으로도 도저히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에 Y의 부재 중 얼른 보고를 드린 것이다. 처장 방을 들어서는 내게 처장님은 “잘못했어. 서울OOOOO로 직무조사를 가지 말고 멀리 지방 OOOOO에 가서 푹 쉬다가 올건데... 2021. 11. 17.
20030202 아버지의 무관심, 그 위대한 자연법칙 2003. 2. 2.(일) 아침 7시에 괘종시계에서 울리는 종소리에 잠이 깨어 일어나 지하 차고로 내려갔다. 책을 읽고 싶은데 마침 책이 든 가방을 차에 두고 왔기 때문이다. 아침부터 읽기 시작한 ‘괭이부리마을 사람들’(김중미 저)은 책을 잡은 지 몇 시간 만에 금방 끝마쳤다. 이 책도 김원일의 ‘마당 깊은 집’이나 비슷한 류로 삶의 애환을 이야기한다. ************** 처가에서 아침에 이어 점심까지 얻어먹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럴 때마다 조금 미안스럽다. 집사람이 솔선해서 식사 준비를 한다면 모를까 늙으신 장모님에게 맡기고 집사람은 잠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다. 좌불안석이 되어 집사람을 억지로 깨워 식사 준비를 도우라고 하지만 집사람은 내 말을 잘 들으려하지 않는다. 자신의 부모에.. 2021. 11. 17.
20030201 노인을 공경해야 하는 이유 2003. 2. 1(토) 아침에 일어나 김원일의 소설 ‘마당 깊은 집’을 계속 읽기 시작하였다. 작가는 전후 도시 주변 어려운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그리면서 이념과 가난 그리고 삶의 애환을 ‘더러운 세월’이라는 한 맺힌 용어로 표현하고 있었다. 이를 악물고 질기게 살아가는 여러 부류의 인생들을 통하여 아무런 어려움 없이 자라는 것처럼 보이는 요즘 아이들에게 삶의 고뇌를 알리려는 작가의 의도가 숨어있는 듯하여 이 책을 아이들에게 꼭 읽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살면서 겪어야 할 고통은 너나 할 것 없이 모두가 삶을 포기하고 싶을 만큼 아프다. 그런 삶을 힘들게 오랜 세월동안 이어온 늙은이들이지만 하늘을 찌를듯한 젊은이들의 교만 앞에 익은 벼처럼 말없이 고개 숙여주는 게 늙은이들이다. 인고의 나날.. 2021. 11. 16.
20030131 정월 명절을 보내는 일상 2003. 1. 31(금) 설 연휴 첫날이다. 아침 일찍 시골에 내려가는 것에 대하여 아내가 몹시 예민한 반응을 보인다. 그래서 아침 일찍 일어났지만 곧바로 식구들을 깨우지는 않았다. 호신이 녀석은 내가 일어나기도 전에 벌써 컴 앞에 앉아 게임삼매에 빠져있다. 7시 30분쯤 되어 더이상 늦으면 K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할 것 같아 우선 경신이를 깨워 목욕을 하게 한 뒤 나도 곧바로 샤워를 했다. 내가 샤워를 마치고 나와보니 아내는 일어나 시골에 내려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늦어도 11시까지는 가겠다고 K에게 말해 놓은 터였으므로 서둘러 귀향 준비를 했다. 8시 출발을 목표로 하였지만 9시가 다 되었기에 아침도 못 먹은 채 출발하게 되었다. 오늘이 마침 내 생일이어서 그런지 아내는 더이상 투덜대지 않았다. .. 2021. 11. 16.
20030126 당직 2003. 1. 26(일) 오늘 아침은 CJW과장 송별 테니스가 있다고 해서 잠실테니스장으로 나갔다. 많은 사람들이 나보다 먼저 나와 있었으므로 도착하자마자 부지런히 3게임 정도 한 후 저녁에 있을 숙직을 생각하여 일찍 돌아왔다. 목과 코에 감기가 심하게 걸려 약을 사 먹었더니 조금 가라앉은 것 같기는 한데 쉽게 낫지 않는다. *********** 시카고/휴스턴 출장기를 모두 완성하였다. 그걸 완성하느라 당직 시작 시간보다 30분이나 늦게 도착하였다. 여행기라기보다는 Y에 대한 불만으로 채워진 일기문이다. 그에게 미안한 마음도 들지만 한편으로는 다시 갖기 어려운 소중한 해외여행 기회를 망쳐놓은 것에 대해서는 욕을 얻어먹어도 싸다. *********** 나와 당직을 함께 섰던 NBK씨는 정말 빠릿빠릿하게 .. 2021. 11. 12.
20030125 선물하기 2003. 1. 25(토)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 “성공하는 조직은 원칙을 중시한다(deliberate success : 엘릭 알렌바우 지음)”를 다 읽었다. 구정을 맞이하여 나의 승진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칠 몇몇 분들께 선물을 보내기 위하여 컴퓨터로 명함을 만들었다. S본부장, H처장, J처장, M부처장에게 한우 선물 셋트를 보내기 위하여 집사람과 고기집 ‘수원목장’을 다녀왔다. 수원목장에 가기 전에 혹시 쓸만한 탁자라도 하나 구할 수 있나 해서 재활용품 센터에도 들렀었다. 집사람은 남이 쓰던 물건을 쓰는 것에 대하여 영 마음이 내키지 않는 듯했다. 지난번 가구점에서 보았던 작은 테이블을 거론하며 나의 권고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므로 나중에 두고두고 원망을 살 듯하여 아무것도 사지 않았다. *******.. 2021. 11. 12.
20030124 무두일 2003. 1. 24(금) 오늘은 Y가 결근을 했다. 말로는 토사가 나서 병원에 간다고 했는데 내 생각으로는 전날에 동문 친구들 만난다더니 출근도 못 할 만큼 지나치게 술을 마신게 아닌가 싶다. 그가 없으니 몸과 마음이 한결 자유롭다. 샐러리맨에게 무두일 만큼 즐거운 날도 없다. 그가 없자 처장님이 직접 내 자리로 와 오지, 벽지 근무 직원 사기진작 방안에 대하여 당신이 초안 잡으신 사항을 전하며 누가 검토했으면 좋겠는지를 물었다. 나는 과장들을 집합시켜 누가 종합보고서를 만들 것인지에 관한 회의를 진행했다. 일단은 직원담당인 S과장과 관련이 가장 많으니 S과장이 주관하라고 했다. S과장도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어제 처장님이 나와 나눈 이야기도 그렇고 K과장이 부사장 실 앞에서 들었다는 처장님.. 2021. 11. 11.
20030123 직거래 2003. 1. 23(목) OO발전의 K부장이 승진 턱으로 신입시절 109호실 멤버들에게 점심을 사겠다고 해서 우일관에 모였다. 우일관은 국수전골을 잘하는 집이다. WKH가 빠지고 JHS와 나 RHR, KYH 이렇게 네 명이 점심을 같이했다. ********** 아침에 처장님이 Y에게 OO발전 매각시 파견자 인사관리 방안에 대하여 검토해 달라는 주문을 했고 Y는 곧바로 나에게 오더를 전달했다. 온종일 힘들게 검토서를 만들어 저녁 무렵에 Y에게 전달하니 Y는 귀찮다며 내일 보잔다. ********** 전무님께서 보안상 라인을 거치지 않고 개별적으로 직접 요청하신 승격제도 개선방안에 대하여 보고서를 만들어 Y나 처장에게는 보고하지 않고 바로 전무님께 보고를 드렸다. 승격심사위원회 위원구성은 20명 전원을 모.. 2021. 11. 11.
20030122 노조와의 기싸움 2003. 1. 22(수) 지난 노사협의회에서 노조가 OO원 직능등급제 도입을 요구하며 노사합동으로 사업소 현장 실태를 조사하자고 하여 실태조사 계획을 수립하였다. 실태조사 방법은 전에 내가 판매사업단 혁신방안을 수립하기 위하여 사용했던 방법을 적용했다. 직무조사와 더불어 일일업무 수행내역을 분석해야 하므로 많은 어려움이 수반되는 것은 사실이다. 노조 K가 공문을 발송하기 전에 자기와 상의해 줄 것을 요청했었다. 하지만 사전에 상의한다면 K는 공문을 발송하지 못하게 할 것이 뻔하다. 왜냐하면 직무조사는 조합원들을 불편하게 할 수밖에 없고 따라서 조합이 조합원들의 원성을 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먼저 공문을 발송한 후에 서류를 노조에 가져다주었더니 잠시 후 K국장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노조본부로 올라와 .. 2021. 11. 8.
20030121 후배들과의 저녁약속 2003. 1. 21(화) K과장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G와 함께 오늘 저녁에 술 한 잔 하잔다. L과장과 OO처 OOOO팀의 X과장도 함께 모이기로 했다. 부장에게는 L과장과 함께 전에 같이 근무하던 사람들끼리 저녁약속이 있다며 저녁 먹고 가자는 그의 요청을 거절하였다. 그런데 약속장소인 군산 아구찜 집을 들어서는 순간 Y가 그의 와이프랑 함께 저녁을 먹고 있는 모습이 보이는 게 아닌가! **************** 술잔이 여러 순배 돌았다. 다섯이 한 잔씩만 돌리며 마셔도 기본이 다섯 잔이다. 다섯이 적어도 너댓 순배는 돌린 듯하다. 그 정도면 적당히 취했는데 그냥 헤어지기 섭섭했던지 G가 맥주 한잔 더하자는 주문을 한다. 텐텐으로 가서 맥주를 한잔 더하고 헤어졌다. 2차까지 마치고 나오면서 카페에.. 2021. 11. 8.
20030119 OO회 모임후기 2003. 1. 19(일) 아침에 일찍 일어나 그간 밀렸던 일기를 정리하고 라면을 끓여 먹은 뒤 하남테니스장에 나갔다. 지난번 C부장, P부처장과 약속을 하였으므로 시간에 맞추어(8:30) 나갔다. 테니스장에는 전근하여 그동안 테니스장에 나타나지 못했던 경북지사 P과장까지 나와 있었다. 거의 30분 이상 난타를 한 후 연이어 3게임 하고 나니 치질이 부어오르려는 기색을 보였으므로 더 이상의 게임을 중단하였다. C부장이 점심으로 라면과 맥주를 샀다. *************** 집에 오니 와이프가 아이들을 데리고 고구려전을 다녀오자고 했다. 잠깐 눈을 붙인 후 고구려전을 보러 무역센터에 갔다. 전시장은 엄청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돌아오는 길에 롯데리아에서 저녁을 먹었다. *************** 영화.. 2021. 11. 4.
20030118 OO회 모임을 주선하며 2003. 1. 18(토) 기능직 별정직 인사제도 개선 요구와 관련하여 노사합동 조사계획을 수립하였다. ************** OO회 모임이 있었다. 전국 각지에서 많은 회원들이 모였다. 어떤 이는 나의 협박성 글에 못 이겨 나왔다고 했고 어떤 이는 나의 전화를 받는 순간 도저히 벗어날 수 없는 마력에 걸려서 나왔다고 했다. 나는 준비해간대로 회의를 진행하였다. 많은 회원들이 나를 칭찬하며 이구동성으로 이번에 나를 승진시켜야 한다고 아우성이다. 승진을 소망하는 많은 친구들이 있는 데 그 중 나만 치켜세우는 것 같아 미안했다. 원만한 회의 진행을 위하여 술 마시는 것도 스스로 조금씩 통제하였다. P지점장은 1차 마무리를 정말 멋지게 해 주었다. 다 함께 일어서서 ‘우리! OO회! 발전! 파이팅!’ 따위.. 2021. 11. 3.
20030117 SH 집들이 2003. 1. 17(금) 공모제 검토서를 Y에게 넘겼다. 그는 늘 내 보고서에 대하여 복잡하다고 하며 간결하게 하라고 주문했었는데 이번에는 거꾸로 너무 간결하다며 또 무언가 검토서에 손을 대려 하였다. 노무현이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후 그는 더욱더 강한 면모를 보이는 듯하다. 일단 두고 보기로 하였다. ************** K가 집들이를 한다고 우리를 초대했다. 모두들 전철을 타고 영등포에 있는 K집으로 향했다. 오늘 회식을 위해서 Y는 또 고흥지점에 있는 누군가에게 생선회를 부탁하였다. 누군지 몰라도 회 다섯접시와 쓰끼다시, 된장, 상추, 마늘, 와사비까지 완전한 콤비를 이루어서 보냈다. Y가 왜 그러는지 몰라 내 마음이 많이 불편했다. 내일의 술자리를 생각하니 많은 술을 마실 수 없어 술을 적당.. 2021. 11. 3.
20030116 헌법 위에 떼법 2003. 1. 16(목) 노사협의회가 있었다. K국장과 P국장은 처음부터 시종일관 생떼를 써대기 시작하였다. 그들은 이른바 그 유명한 ‘헌법 위에 떼법’ 수법을 쓰고 있는 것이다. 무조건 떼를 쓰면 얻을 수 있다는 잘못된 생각을 신앙처럼 떠받들고 있다. 사측이 거기에 휘말려서는 안 된다. P는 내게 ‘사업소 경력이 없어서 무얼 모른다’며 단협 자리 대중 앞에 대놓고 나를 특정하여 인신공격을 서슴지 않았다. 꼬장꼬장한 몸매 그대로 K는 제가 부릴 수 있는 한도 끝까지 성질을 부렸다. 고맙게도 하처장님은 그들의 그런 행태를 끝까지 잘 참아주었다. *************** 회의가 끝나고 사무실로 돌아와 ‘어찌했으면 좋겠습니까?’ 하는 나의 한탄 섞인 질문에 하처장님은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하시면서 '.. 2021. 11.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