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봄무들기 농장263

로빈슨 크루 소 2020년 8월 14일 · 공유 대상: 전체 공개 심봤다! 장마통에 지붕위의 소가 사투를 벌이며 고난을 극복하고 살아내 송아지 쌍둥이를 낳았다. 牛生馬死라더니 80Km를 강물에 표류하다가 초원에 안착한 로빈슨 크루 소가 천신만고 끝에 주인 품으로 돌아왔다. 이런 뉴스를 보면 눈에 눈물이 고인다. 그런데 이제 막 초경을 끝낸 우리 왈패 꼬꼬가 그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대붕 알을 낳았다. 고 새끼손톱만한 똥꼬로 수박만한 大鵬알을 밀어내느라 죽을 똥을 쌌을 것이다. 그러고도 다음날 아무일 없었다는 듯 골골거리며 태연하게 둥지에서 또 알을 낳는다. 살아내려고 죽을 힘을 다하는 꼬꼬의 모습에 경외감을 느끼면서도 어제 저녁 노역에 지쳐 갈증나는 저녁을 맥주로 달래면서 어쩔수 없이 대붕알을 안주로 삼았다. 프라이 팬.. 2023. 5. 11.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니 2020년 8월 21일 · 공유 대상: 전체 공개 진화심리학자들의 주장이 맞다면 불행하게도 우리는 삼백만년 전의 사고체계로 현세를 살아가는 듯합니다. 정년 후 5개월째 무리에서 떨어져 농막 독거노인으로 지내다보니 문득 불안, 슬픔, 죄책감, 수치심, 분노 따위의 감정들이 혼합되어 우울이 스멀스멀 기어나오는 듯한 감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조직 안에서 치열하게 일하다 뒷전으로 물러선 순간부터 'Workaholic'의 커다란 관성이 'no work'의 벽에 부딪히며 생긴 불안심리 때문인 듯합니다. 이 불안심리가 모든 책임을 내탓으로 돌리면서 우울의 기조를 만듭니다. 이는 아마도 무리에서 떨어지는 순간 힘 센 동물의 먹이가 될 수밖에 없었던 삼백만년 전 인류의 머리에 새겨진 DNA 때문에 생긴 부작용이 아닌가.. 2023. 5. 11.
None of my business 2020년 8월 28일 · 공유 대상: 전체 공개 페부커라면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나와 세상에 도움되는 한마디를 올려야한다고 해서요. 머리에서 가슴까지가 세상에서 가장 먼 거리라고들 합니다. 서로 범주가 다른 따뜻한 감정과 냉철한 이성을 직접 비교한 데에서 기인한 오류라고 보여집니다. 제 경우를 보면 이성과 감정은 서로 연계되어 있고 거의 동시에 일어납니다. 그러기에 감정과 이성은 상호작용하며 서로에게 영향을 미칩니다. 어떤 때는 감정이 먼저 생겨나고 이성은 그 감정을 합리화하는 도구로 사용됩니다. 반대로 이성이 합리적인 논거를 만들어 감정을 전혀 다른 형태로 변화시키기도 합니다. 술 드시고 자주 다툼을 벌이거나 가슴 안에 분노를 가득 품고 사시는 분들은 일상에서 주어지는 문제에 대한 원인과 책.. 2023. 5. 11.
잘났다 뽐내다 피보지 말라 2020년 9월 5일 · 공유 대상: 전체 공개 세상에나! 얼마나 아팠을까... 나도 당해 봐 안다 그 아픔. 그냥 네 똥꼬에 걸맞은 걸루 조그맣게 하나씩 순산해라. 잘났다 뽐내다 피보지 말고 그냥 순리대로 살아라. 닭대가리라니...! 모든 공감: 85회원님, 신창수, 오치윤 및 외 82명 2023. 5. 11.
메멘토 모리... 장인어른을 기리며 2020년 9월 18일 · 공유 대상: 전체 공개 메멘토 모리... 오직 인간만이 죽는다는 걸 기억한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대부분은 절대 죽지 않을 것처럼 행동하죠. 추모공원 화장장에 가보니 잠깐 점심밥 먹고 돌아온 새 한 줌의 가루가 되더군요. 안동농림을 졸업하고 조흥은행에 입사하여 빠듯한 살림에 오로지 성실과 근검으로 6남매 모두 대학까지 가르치고 사촌 팔촌 집안 수재들까지 뒷바라지하며 집안을 일으키시고는 학생부군으로 귀천하신 장인어른을 추모합니다. 누가 만들었나 모르지만(아마도 공자님이 하신 듯) '학생부군신위'라는 글은 최고의 찬사가 아닌가 싶습니다. 군수부군, 의원부군 속에 들어있는 복잡한 삶과 죽을 때까지 몸과 마음을 닦으며 스스로를 조탁하는 아름다운 삶은 비교되어질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덕.. 2023. 5. 11.
내 인생의 가을 향연 2020년 9월 22일 · 공유 대상: 전체 공개 가을 빛 향연. 가을은 그 자체가 축복이어서 햇볕 한 조각 마저 신명나게 즐길 일이다. 가지 세 그루를 심었는데 감당이 안 될만큼 열매를 매달아 요즘은 채를 썰어 귀하디 귀한 가을 볕을 촘촘히 여미고 있다. 지겹도록 길었던 장마 끝에 홀연 내비친 가을 빛은 형용할 수 없을 만큼 고혹적이다. 엊그젠 그 볕으로 만든 알밤을 한 말 가까이나 산으로부터 선물받았다. 이제 막 화백이 된 친구가 꼭 한 번 낚시에 데려다 달라기에 어제 함께 다녀왔다. 지금 아니면 가질 수 없는 최고의 선물을 질리도록 즐겨야 한다. 강이고 바다고 물고기를 아무때나 내주는 것은 아니다. 망둥어는 주로 갯벌에서 1~2년 산다. 봄에 태어나 여름 내 살찌우고 지금 같은 가을에 내 식탁에 최.. 2023. 5. 11.
살아서 찾는 현고학생부군 2020년 9월 30일 · 공유 대상: 전체 공개 타밈 안사리는 '오만년의 역사'에서 '지금 여기에서의 지배적 패러다임은 마침내 찾아온 영속적 진리처럼 느껴지지만 그런 권위를 누릴 자격이 없다. 항상 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역사를 숙고하고 과거에 주목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역설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 진화의 끝이라고 주장한 프란시스 후쿠야마 교수도 언젠간 새로운 패러다임의 출현과 더불어 역사 속에 묻히겠죠. 민주주의가 불편하게 생각되는 경우도 많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인생을 나와 생각의 패러다임이 다른 사람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인생은 그냥 끊임없이 과거를 만드는 기계에 다름 아니지 않을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꾸만 현재적 관점에서 과거를 끊.. 2023. 5. 11.
사랑과 인식의 출발 2020년 10월 11일 · 공유 대상: 전체 공개 가을이다. 젊은날 나의 우상이었던 책을 다시 꺼내들었다. '사랑과 인식의 출발' 나의 대학시절인 78년도 본이라 세로줄로 되어있어 읽기 불편하다. 젊은 날에 밑줄쳤던 내용들을 훑어보았다. '연애는 여성의 영육에 참례하려는 마음이다. 그 넋의 사당에 순례하려는 마음이다. 아아 온몸이 진동할듯한 육정의 즐거움이여! 눈물겨운 넋의 기꺼움이여!' 40여년이 지난 지금 다시 읽어도 가슴이 짜릿하고 입에 침이 마른다. 갑자기 '온몸이 진동할듯한' 연애를 하고 싶어진다. 마음은 늙지 않고 오히려 더욱 불타오르다 마지막에 산화하는가보다. 벼슬이 유난히 높고 잘 생긴 수탉과 미끈하게 빠진 암탉들이 제공하는 유정란에 닭똥으로 키운 부추를 넣어 매일 scrambled eg.. 2023. 5. 11.
고달픈 인생살이에 메인디쉬만 고집할 필요가 있을까 2020년 10월 15일 · 공유 대상: 전체 공개 우리 안에는 수만년의 삶을 살아오면서 물려받은 생존의 비법이 있습니다. 이른바 4F라고 합니다. 진화론적으로 누구에게나 유전자에 새겨진 비법이지요. 먼저, 먹어야 살아남습니다.(Feeding) 나보다 약한 놈이 덤비면 Fighting 해서 이겨야 하고, 센 놈을 만나면 도망가서라도(Fleeing) 살아남으면서, 끝까지 종족번식(Fucking)하는거라고 해요. 여기서 4F가 사회적으로 뒤섞여 서로 부딪히면서 주로 헤드라인 뉴스에 오르게 되지요. 이 중 뉴스에 가장 자주 오르내리는 요인이 Fighting 인데 이를 제어하는 방법 또한 우리 마음 안에 지니고 있다고 심리학은 말합니다. 그 중 사회적으로 인정받으면서 Fighting하려는 욕망을 해소할 수 있는.. 2023. 5. 11.
앉아서 오줌누기 2020년 10월 17일 · 공유 대상: 전체 공개 앉아서 오줌누기. 우리 어릴 때 간첩식별법을 전 국민에게 계몽했었읍니다. '이른 아침 산 속에서 양복 입고 내려오는 자' 나 '담배 이름도 제대로 모르는 자' 등은 일단 간첩으로 의심하여 신고하라는 거죠. 이에 빗대어 우스갯소리로 여성식별법이 등장했습니다. '직립방뇨가 불가능한 자'가 대표적인 예였습니다. 요즘 농막에서 독거노인 흉내내면서 지내다보니 화장실 청소도 만만찮습니다. 좌변기에 직립방뇨하다보니 오줌방울이 사방에 튀어 변기가 금방 지저분해지고 비위생적입니다. 한번 소변 볼 때마다 2300방울이나 튄다는 신문기사도 있더라구요. 저야 숏다리지만 롱다리는 낙하거리가 길어 더 많이 튀겠지요. 아무도 없는 코딱지만한 화장실 좌변기 앞에서 사내대장부를 찾으.. 2023. 5. 11.
차라리 유치함이 복잡한 잔머리를 날린다 2020년 11월 4일 · 공유 대상: 전체 공개 오늘은 마늘밭을 일구었습니다. 감을 따러 나온 아랫집 할배는 선친 동갑내기 친구신데 나랑 막걸리 한 잔 하시는걸 최고의 낙으로 여깁니다. 내가 '막걸리 한잔 하실래요?' 하면 어린애처럼 좋아하시지요. 육체노동으로 갈증날 때 마시는 시원한 막걸리 한잔은 황홀감마저 느끼게 합니다. 내가 로타리삽으로 한땀 한땀 마늘밭을 일구는걸 보시던 할배는 어느새 씨마늘 한접을 가져다 놓았습니다. 전날 점심에 게스트 비닐하우스에서 막걸리 한 잔 하다가 할배에게 '우리 셋이 함께 아래 밭에 마늘 심어 내년에 술 사먹자'고 했더니 오늘 씨마늘을 들고 오셨습니다. 제 농막 바로 앞에는 할배가, 옆에는 아짐이 사십니다. 오늘도 돼지 다리살을 듬뿍 넣고 두부와 김장김치를 넣어 김치찌.. 2023. 5. 11.
신의 한수 2020년 11월 5일 · 공유 대상: 전체 공개 신의 한 수란 바로 이런 겁니다. 무우는 영하로 내려가면 바람들어 못 먹는다고 저녁무렵 비닐을 가져다가 덮어놓으셨습니다. 은행알 한알 한알 주을 때도 매일 아침 정성스레 바구니에 담았고, 마늘밭 만든다고 굳은 땅을 한 땀 한 땀 일굴 때도 정성으로 흙을 달랬지만 김장 무우 얼까봐 통째로 비닐 포장 해주는 정성은 처음 봅니다. 날씨는 추워지고 집사람이 이번 주엔 김장하러 못 온다니까 아짐이 신의 한 수를 꺼내들었습니다. 어느 일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농사는 정성입니다. 생명을 돌보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생명은 오직 사랑으로만 이어갑니다. 모든 공감: 138회원님, 신창수, 오치윤 및 외 135명 2023. 5. 11.
독거노인 수탉 부러워 죽네 2020년 11월 12일 · 공유 대상: 전체 공개 야!, 너!, 거기 흰닭! 엉덩이 까고 다니는 x! 노팬티로 까불면 죽는다 잉? 우리 수탉 부러워 나 죽네...잉. 모든 공감: 113회원님, 신창수, 우인섭 및 외 110명 2023. 5. 11.
끔직한 참수의 현장 2020년 11월 17일 · 공유 대상: 전체 공개 듣기만 해도 소름끼치는 말이 있습니다. '참수'란 단어입니다. 엊그제 김장한다고 배추와 무, 쪽파를 수확했습니다. 배추는 한 쪽 옆으로 자빠뜨려 칼로 몸통과 뿌리를 분리시킵니다. 무는 몸통이 땅 위로 솟아올라 있기에 심어진 채로 무청 바로 밑 목부분을 잘라 통째로 말려 시래기로 먹습니다. 살아있는 무 목을 싹뚝 자르고 무청을 거두어 가지런히 줄에 걸어 놓았습니다. 목을 부엌칼로 자를 때 정말 섬뜩했습니다. 저는 결국 내가 씨뿌리고 물주며 애지중지 키운 수백개의 무와 배추를 참수한 것입니다. 그것도 모자라 개선장군이 적장의 머리를 저잣거리에 걸어놓듯 무청을 줄줄이 줄에 꿰어놓았습니다. 그래서 저도 누구처럼 테스형에게 '세상이 왜 이래?' 묻고싶습니다. 모.. 2023. 5. 10.
나의 버킷리스트 2020년 11월 21일 · 공유 대상: 전체 공개 천권의 책을 읽고 내 생각까지 함께 정리하여 내 개인 블로그에 올리는 것을 버킷리스트에 담고 실천 중입니다. 그러면 언제든 필요할 때 아카이브에서 주옥같은 생각들을 들여다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나만 보는게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이 내 블로그에 찾아와 나와 석학들의 생각을 읽고 자신들의 삶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된다면 내 삶의 의미는 충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시작한 프로젝트예요. 이제 겨우 절반 정도 채웠는데 우공이산의 마음으로 죽기 전엔 꼭 실현할 생각입니다. 어제는 10여년 전에 읽은 책들을 정리하다가 이나모리 가즈오 선생님 생각을 읽고 조금 더 착하게 살기로 했습니다. '태어났을 때보다 조금이라도 더 선한 마음, 아름다운 마음을 가지고 죽는 것.. 2023. 5. 10.
생명은 하나의 주제에 대한 다양한 변주곡 2020년 11월 29일 · 공유 대상: 전체 공개 생명은 하나의 주제에 대한 다양한 변주곡일 뿐이라고 합니다. 각자 다양한 방식으로 릴레이 하듯 삶을 이어가는거죠. 많은 이가 행복을 꿈꾸지만 대체로 고뇌에 가득찬 세상 즉 사바세상을 삽니다. 그런데 나다니엘 브랜든은 성실한 생활을 할수록 행복해질 수 있다고 합니다. '중용'도 '지극정성'을 최고의 삶으로 정의했습니다. 정성으로 생명을 돌보는 일만큼 아름다운 일은 없습니다. 모든 공감: 127회원님, 신창수, 오치윤 및 외 124명 2023. 5. 10.
인간은 행복할 이유를 찾는 존재 2020년 12월 3일 · 공유 대상: 전체 공개 인간은 행복을 찾는 존재가 아니라 행복할 이유를 찾는 존재라고 합니다. 풍산이가 그 큰 몸둥아리로 온동네 분탕질을 하고 돌아다녀 민원이 자자하자 주인은 목사리를 해서 묶어놨습니다. 며칠을 울고 난리치더니 이젠 조용히 머리만 문밖에 내민 채 오수를 즐깁니다. 어찌보면 제 밥그릇 엎어놓고 침묵시위 하는 듯하기도 하고요. 오수를 즐기는 '개팔자 상팔자'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행복할 이유를 찾는 사람 아닐까요? '침묵시위'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노동운동으로 살아가시는 분 아닐까요? 개는 생각도 없고 말도 없는데 사람들만 개를 보고 각자 다른 생각으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듯합니다. 인식하지 않은 사랑은 사랑일 수 없다고 합니다. 가까운 이웃을 인식하고 희생할 의사가.. 2023. 5. 10.
시골 농막의 겨울아침 2020년 12월 9일 · 공유 대상: 전체 공개 시골 농막의 겨울아침은 싸늘하다. 주섬주섬 방한복을 걸쳐입고 새벽공기를 가르며 닭 모이를 주러 밖에 나가면 갑자기 차가운 공기가 폐부를 찔러 꼭 용각산을 먹고 난 뒤 느낌과 흡사하다. 닭장에 들어서는 순간 '구르르르륵 꾹꾹꾹꾹' 거리며 달려드는 스무개의 호기심 가득한 눈동자를 접할 땐 강연을 위해 수백의 청중 앞에 선 듯한 느낌마져 든다. 이어 내 건강을 지켜준다고10년 넘게 믿고 행하는 108배를 끝내고 나면 코끝에 땀이 송골송골 맺혀온다. 이때 얼른 기분 좋게 샤워를 하고 내 허리건강을 위해 맞춤형으로 개발한 요가동작까지 20분 정도 마치고 나면 길고 긴 아침 햇살이 창문으로 살포시 파고든다. 몸과 마음을 푼 후 커피 잔을 옆에 놓고 책상 앞에 앉아 .. 2023. 5. 10.
밥그릇에 밥한톨 남기지 말아야하는 이유 2020년 12월 13일 · 공유 대상: 전체 공개 왜 스님들이 밥알 한 톨 안 남기고 싹싹 긁어 먹는지 이제야 알겠다. 설거지 하기 싫은 거지? 그 시간에 염불 드리려고! 해보니 알겠다. 동병상련이라니...! 모든 공감: 96회원님, 신창수, 김우현 및 외 93명 2023. 5. 10.
사람은 스토리로 살아가요 5월 2일 오전 9:21 · 공유 대상: 전체 공개 사람은 스토리로 살아가는 듯해요. 이야기 꾼인거죠. 모두가 소설가예요. 대부분 그 믿음이 지나쳐 소설인 허구를 진실로 착각하며 살죠. 그런 사람들은 자신이 삶을 산다고 해요. 하지만 제가 보기에 삶은 '사는 게' 아니고 '살아 내는 것' 또는 '살아지는 것'이 더 올바른 표현 같습니다. 우린 고스톱의 기본 원리를 잘 알고 있죠. 운칠기삼. 고스톱 잔머리가 아무리 뛰어나도 그날 운발 좋은 사람 못 당합니다. 인생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3의 잔머리 가지고 사기도 치며 애를 쓰지만 절대 7의 운을 못 당합니다. 어제와 오늘은 완전히 다른 하루로 단절되어 있는 것인데 사람들은 그게 서로 연결되어있다고 착각해요. 내일까지도요. 하얀 민들레 꽃 안에서 모진 세.. 2023. 5. 9.
영화 'youth' 포스터가 청소년 유해물이라네요 멋 모르고 내 페이스북에 등록되었던 'youth' 영화의 감상평을 포스터 사진과 함께 올렸더니 청소년 유해물을 올렸다며 7일간 사용정지 명령을 받아 글을 올릴 수 없었습니다. 여성의 뒷태가 나오는 포스터였습니다. 포스터는 일반에게 공개된 것들이어서 괜찮을 줄 알았는데 앞으로 많이 조심해야겠어요. 2023. 5. 9.
성실한 생활을 할수록 행복해질 수 있다 2020년 11월 29일 · 공유 대상: 전체 공개 생명은 하나의 주제에 대한 다양한 변주곡일 뿐이라고 합니다. 각자 다양한 방식으로 릴레이 하듯 삶을 이어가는거죠. 많은 이가 행복을 꿈꾸지만 대체로 고뇌에 가득찬 세상 즉 사바세상을 삽니다. 그런데 나다니엘 브랜든은 성실한 생활을 할수록 행복해질 수 있다고 합니다. '중용'도 '지극정성'을 최고의 삶으로 정의했습니다. 정성으로 생명을 돌보는 일만큼 아름다운 일은 없습니다. 모든 공감: 127회원님, 우인섭, 오치윤 및 외 124명 댓글 28개 공유 1회 좋아요 댓글 달기 공유하기 2023. 5. 2.
행복할 이유를 찾는 존재 2020년 12월 3일 · 공유 대상: 전체 공개 인간은 행복을 찾는 존재가 아니라 행복할 이유를 찾는 존재라고 합니다. 풍산이가 그 큰 몸둥아리로 온동네 분탕질을 하고 돌아다녀 민원이 자자하자 주인은 목사리를 해서 묶어놨습니다. 며칠을 울고 난리치더니 이젠 조용히 머리만 문밖에 내민 채 오수를 즐깁니다. 어찌보면 제 밥그릇 엎어놓고 침묵시위 하는 듯하기도 하고요. 오수를 즐기는 '개팔자 상팔자'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행복할 이유를 찾는 사람 아닐까요? '침묵시위'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노동운동으로 살아가시는 분 아닐까요? 개는 생각도 없고 말도 없는데 사람들만 개를 보고 각자 다른 생각으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듯합니다. 인식하지 않은 사랑은 사랑일 수 없다고 합니다. 가까운 이웃을 인식하고 희생할 의사가.. 2023. 5. 2.
농막의 겨울아침 2020년 12월 9일 · 공유 대상: 전체 공개 시골 농막의 겨울아침은 싸늘하다. 주섬주섬 방한복을 걸쳐입고 새벽공기를 가르며 닭 모이를 주러 밖에 나가면 갑자기 차가운 공기가 폐부를 찔러 꼭 용각산을 먹고 난 뒤 느낌과 흡사하다. 닭장에 들어서는 순간 '구르르르륵 꾹꾹꾹꾹' 거리며 달려드는 스무개의 호기심 가득한 눈동자를 접할 땐 강연을 위해 수백의 청중 앞에 선 듯한 느낌마져 든다. 이어 내 건강을 지켜준다고10년 넘게 믿고 행하는 108배를 끝내고 나면 코끝에 땀이 송골송골 맺혀온다. 이때 얼른 기분 좋게 샤워를 하고 내 허리건강을 위해 맞춤형으로 개발한 요가동작까지 20분 정도 마치고 나면 길고 긴 아침 햇살이 창문으로 살포시 파고든다. 몸과 마음을 푼 후 커피 잔을 옆에 놓고 책상 앞에 앉아 .. 2023. 5. 2.
겸손한 사람이 공부를 잘해 2017년 12월 14일 · 공유 대상: 전체 공개 그런데 겸손한 사람이 공부를 잘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나요? 겸손은 자신이 할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것을 정확히 아는 것입니다. (라틴어 수업, 한동일) 겸손은 타인에 대한 배려입니다. 모든 공감: 57회원님, 배은정, 안명진 및 외 54명 2023. 5. 2.
시크릿 가든 2020년 12월 23일 · 공유 대상: 전체 공개 시크릿 가든. 하우스 안에 내가 좋아하는 식물을 몇가지 심고 얼어죽지 않도록 비닐을 한겹 더 덮었습니다. 지난 추위에 혹 얼어죽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무럭무럭 잘 크고 있어 얼마나 대견스러운지 모릅니다. 오늘 저녁은 시래기 무침에 시래기 된장국을 끓이고 한겨울에 싱싱한 갓 쌈으로 호사를 누렸더니 세상 부러운게 없네요. 코로나만 아니면 놀러오시라고 할텐데... 모든 공감: 146회원님, 우인섭, 오치윤 및 외 143명 댓글 53개 좋아요 댓글 달기 공유하기 댓글 더 보기 설성심 2023. 5. 2.
금년 가을엔 우리 고구마 사세요 간밤에 기온이 급강하했다. 여긴 그간 비도 병아리 오줌만큼도 못하게 왔다. 지난 일요일부터 사흘에 걸쳐 고구마 순을 7000개 가까이 심었는데 아직 뿌리가 활착되지 않아 걱정이다. 온도가 2도까지 내려갔다는데 냉해나 입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너무 일찍 심은 감이 있지만 그간 날이 따뜻해 지열이 많이 상승한 듯싶어 그냥 심었다. 이게 성공해야 멘토 아짐이 내년에도 신이 나서 열심히 일하시며 신나고 건강하게 사실텐데. 제법 많이 심었으니 금년 가을엔 꼭 우리 멘토님과 내가 정성으로 가꾼 고구마를 사드시라. 오늘은 방울토마토 모종도 몇개 사다 작은 비닐하우스에 심었다. 이번엔 하우스를 방울토마토 정원으로 만들 생각이다. 덕분에 아침식사는 여름엔 전립선 건강에 좋은 토마토로 하고 가을과 겨울엔 장건강과 피부미용.. 2023. 5. 2.
별 2 2020년 12월 26일 · 공유 대상: 전체 공개 별 2 오줌이 마려워 잠이 깬 시간은 새벽 4시였습니다. 아마도 이 시간엔 동쪽으로 새벽별 금성이 환하게 빛나고 있을겁니다. 화장실에 다녀와 '알퐁스 도데'의 '별'을 읽었습니다. 얼마 전 이문열 선생님이 엮은 세계명작 단편집을 샀는데 이유는 그 안에 '별'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고등학교 때 국어책에서 그 소설을 읽고 몇날 며칠을 감상에 젖었는지 모릅니다. 나만 그런줄 알았는데 이문열 선생님도 그러셨다고 하시더군요. 그시절의 나만한 아이를 가진 어른이 되어서도 그 글이 읽고 싶어 시골 본가 창고를 뒤져보았지만 이미 연기가 되어 별로 날아간 상태였습니다. 며칠 전 페친이 소개한 책 안에서 그 '별'을 보고 일말의 주저 없이 책을 주문했습니다. 그 '별'을.. 2023. 4. 28.
김치 2021년 1월 5일 · 공유 대상: 전체 공개 김치. 난 김치를 좋아한다. 칼국수나 설렁탕 등 국물음식을 먹을 땐 꼭 김치맛이 좋은 집만 찾는다. 아니 김치를 먹기 위해 국수나 탕류를 찾는다는 말이 오히려 적합하다. 김치에 자신 있는 소문난 음식점들은 대개 작은 김치 항아리를 테이블에 올려 손님이 마음껏 먹을 수 있도록 한다. 그런 집에선 언제나 접시에 김치를 수북이 담아 국물까지 다 먹고 고춧가루 몇 알만 남긴다. 금년엔 텃밭에 심은 무와 배추로 도합 여덟 집이 김치를 담갔다. 그 작은 밭에 은총이 가득하여 오병이어의 기적을 이룬 거다. 우리 어릴 적만 해도 김치 하나로 참 행복한 겨울을 났다. 무청이 주렁주렁 달린 총각김치 하나면 밥 한 그릇 뚝딱했다. 가끔은 배추김치에 참기름 몇 방울 떨구고 밥을.. 2023. 4. 28.
뜨겁게 사랑해서 따뜻한 겨울을 나기 2021년 1월 9일 · 공유 대상: 전체 공개 강추위로 게을러지는 나. '게으른 사람은 사랑을 잃어버린 사람들이다. 그래서 게으른 사람은 뜨겁지 않다. 결국 게으름에서 벗어나는 해법은 다시 사랑하는 것이다.'(굿바이 게으름:문요한) 라는 글을 접하고 다시 뜨겁게 사랑해서 따뜻한 겨울을 나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사랑이라고 믿는 것이 사실은 사랑으로 위장한 저마다의 나르시스틱한 욕망일 뿐이다.'(양창순)라는 글에 마음이 조금 흔들렸습니다. 하지만 '내가 남에게 줄 수 있는 것을 끊임없이 발굴하는 것이 성취감도 높이고 행복으로 가는 첩경'(문국현)이라는 대안에 공감하고 등대를 보았습니다. 게으른 사람치고 누군가를 뜨겁게 사랑하는 사람은 없다고 합니다. 게으름 피지 말고 연탄불처럼 오래.. 2023. 4.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