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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3266

20030825 세상 편히 살려면 거짓말부터 배워야 하는데... 2003. 8.25(월) OOOOO실에서 저녁식사를 같이 하자는 제안을 받았는데 갑자기 LJ과장이 옥돌집으로 오라는 전화를 했다. 처장님이 몰래 나를 부른 것이다. 처장님이 퇴근하면서 Y에게는 그냥 집으로 들어간다고 했던 모양이다. Y에게 '갑자기 약속이 생겨 회식을 함께 못하고 먼저 가 봐야겠다'고 했더니 “금방 온 전화 처장님 전화냐?”고 물었다. LJ과장은 내게 Y에게는 다른 거짓말을 하고 오라고 신신당부했지만 나는 천성적으로 그럴 수 없어서 '그렇다'고 했다. 우리는 옥돌집에서 처장님이 가져온 30년산 발렌타인을 먹었다. 처장님이 귀한 술을 함께 나누고 싶어서 나와 LJ과장 그리고 KY과장을 부른 것이다. 처장님은 노래방까지 함께 따라가는 성의를 보여주었고 우리는 노래방에 놀러 온 동네 아줌마들과.. 2022. 2. 28.
20030824 처남댁 생일 2003. 8. 24(일) 처남의 댁 생일이라고 일산 처남 집에서 모이기로 했다. 우리는 시흥동에 들러 장인 장모님을 모시고 일산으로 갔다. 그날도 OO선생은 함께하지 않았다. 먼저 음식점에서 점심을 같이 먹고 처남네로 들어갔다. 술과 잠에 취해 처남네 다락방에서 만화책 몇 권을 베개 삼아 잠을 자다 보니 저녁 6시가 되었다. 중국집에서 짬뽕을 주문해 저녁 식사를 같이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비가 억수로 내려 돌아오는 길이 무척 힘들었다. 2022. 2. 28.
20030823 잘못된 교육이 만든 아이들의 불안장애 2003. 8. 23(토) 지난 밤에 술이 몹시 취했던 모양이다. 무슨 행각을 벌였는지 도대체 기억이 나질 않는다. 노래방에서 노래한 기억은 있는데 그다음은 어떻게 집에 왔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술이 취해 노래방 구석에서 잠이들었던 듯하다. 지갑을 열어보니 정확히 택시비 정도가 부족하다. 아마도 택시를 타고 온 것 같다. 영어공부를(global toeic) 하고 아이들과 영화 두 편을 함께 보았다. 나 혼자 영화 한 편 더 보았다.(고양이의 보은, tomb raider, narc) 아내가 아이들 숙제를 돌봐주라고 했지만 거부했다. 숙제든 공부든 자신이 스스로 하게 해야 한다는 게 내 지론인데 집사람은 정 반대로 생각하고 행동한다. 그런 나를 아내는 이기적인 사람으로 본다. 하지만 내 생각엔 나마저 아이들.. 2022. 2. 27.
20030822 교만이 하늘을 찌르던 사람들... 2003. 8. 22(금) 결재를 얻기 위해 어제 K처장님이 여러 가지 서류들을 들고 사장실에 갔다가 그냥 돌아서 나왔다. OON 사장과 감사가 서로 다투는 바람에 한전 사장이 잔뜩 화가 나서 그들의 사표를 수리하고 일찍 퇴근하는 바람에 빈 걸음을 한 것이다. 오늘 아침 일찍 다시 문서를 가지고 사장실에 갔는데 이번에도 대면결재는 못하고 그냥 서류만 두고 돌아와야 했다. 사장이 매우 바쁘니 그냥 서류를 놓고 가라고 했던 모양이다. 잠시 후 사장실에서 결재서류가 나왔다. 아무런 이의 없이 모두 우리가 원하는 방향대로 사장이 결재를 해주었다. 처장님은 기분이 좋아져서 나를 부르더니 바람도 쐴 겸 연수원에 함께 가자고 하셨다. 오늘은 신입사원에 대한 사장 특강이 있는 날이기에 무슨 말씀을 하는지 배석해서 들어.. 2022. 2. 25.
20030821 전무님의 한풀이 2003. 8. 21(목) 아침 꼭두새벽부터 처장님이 호출했다. 다면평가 개선방안과 관련하여 전무님은 일반인이 쉽게 인식할 수 있는 그럴듯한 작명을 요구했었다. 나는 사실 그걸 전혀 염두에 두고 있지 않았었는데 처장님은 밤새 고민한 모양이다. 그러면서 내게 뭐 생각나는 게 있냐고 묻기에 아직 없다고 하였더니 ‘백두대간’이라고 붙이면 어떻겠냐고 했다. 내가 보기에는 너무 거창해 지나친 과대포장 같았는데 암튼 그럴듯한 이유를 달며 그걸 제안했다. 나는 즉석에서 '環狀型 다면평가'가 어떻겠냐고 물었다. 거미줄처럼 연결된 전력선을 의미하여 회사의 이미지도 연상되지만 모든 사람이 고리처럼 연결되어 서로 평가하는 다면평가의 본래적 의미를 표현할 수 있어 내가 보기에는 괜찮아 보였기 때문이다. 처장님은 두 개를 모두.. 2022. 2. 24.
20030820 힘빠진 처장님 2003. 8. 20(수) 요즘들어 처장님이 약한 모습을 보인다. 전무님과 몇 번 부딪치면서 좌절을 맛보더니 의기소침해진 모양이다. 하긴 기분도 많이 상했을 게다. 자신이 없는지 다면평가 관련 사항에 대하여 나보고 직접 전무님께 설명을 드리라고 하신다. 하지만 미덥지 않은지 내가 설명하는 자리에 함께 동석하셨고 당신 버릇대로 보고 중에 중간중간 끼어들어 멋대로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거기에 전무님 마음이 상하신 듯하다. 결국 내가 보고하는 것을 도와주기보다는 망쳐버린 꼴이 되었다. 설명도 제대로 마치지 못한 채 빠꾸 맞은 서류를 다시 받아들고 돌아서야 했다. K처장님은 그런 모든 책임을 나의 잘못된 설명 탓으로 돌리며 기분이 잡친 듯 술 한 잔 하고 싶어 했다. 그러나 OOOO팀 과장들이 술을 별로 좋.. 2022. 2. 23.
20030819 알아서 기기 2003. 8.19(화) 처장님은 모든 걸 내게 의지하고 싶어 하셨다. 사장 지시사항으로 떨어진 지방사원 채용 권한 위양에 관한 보고서를 SK과장에게 맡기면서 나를 같이 불러 지시를 하셨고 그가 만들어 온 보고서가 마음에 들지 않자 그걸 다시 내게 맡기고 싶어 하는 눈치였다. 나는 이미 퇴근 시간이 지났지만 처장님이 맡기기 전에 자진해서 내가 하겠다고 했다. 그는 기다렸다는 듯이 얼른 서류를 내게 들이밀었다. 그 바람에 늦은 시간까지 야근을 해야 했다. 서초동은 전철을 타고 다닐 경우 회사와 집 사이가 10분도 안 걸린다. 신문 칼럼 하나 다 보기도 전에 도착지에 다다른다. 이사를 참 잘했다. A과장이 휴가를 가겠다고 한다. 직속 상사인 나도 아직 못 갔는데 자기가 가겠다고 해서 미안하다는 듯한 말투를 .. 2022. 2. 23.
20030818 신입사원 특강 원고 [新入社員 講義 原稿] ▣ 人事는 사람 ‘人’ 자와 일 ‘事’자로 구성 - 사람 인자는 반드시 두 사람 이상이 서로 기대어야 바로 설 수 있음 - 다시 말해 얼마나 서로 협력하며 사랑하고 잘 붙어있어야 사람임 - 인사는 이러한 사람들과 일을 결합시키는 행위를 말함 - 따라서 ‘사람과 일을 얼마만큼 잘 조화롭게 결합시키는가’가 인사의 핵심 - 우리 회사는 이와 관련하여 3가지 인사원칙을 가지고 있음 ․ 적재적소의 원칙 : 각 업무의 소요 자격요건에 가장 적합한 사람을 보직 ․ 기회균등의 원칙 : 모든 직원에게 각자의 능력에 적합한 업무에 보직될 기회를 균등히 부여(공정성) ․ 욕구충족의 원칙 : 모든 직원은 가능한 한 각자의 욕구가 충족되어 일을 통해 자아를 실현하며 개인의 발전이 회사의 발전이 될 수 있.. 2022. 2. 22.
20030818 무소의 뿔처럼 사는 나 2003. 8. 18(월) 아침에 비상소집이 있었다. 새벽 5시 30분에 비상소집을 알리는 자동전화가 울렸다. 혹시나 해서 시계를 두 개나 맞추어놓았는데 모두 비슷한 시간대에 시그날을 보냈다. 오늘은 처장님을 대신하여 중앙교육원에 나가 강의를 하는 날이었기에 차를 가지고 가고 싶었지만 비상소집이라 주차장에 차들이 많이 붐빌 것 같아 차를 두고 가기로 하였다. 강당에서 지루한 비디오 한 편 보는 것으로 비상 소집이 끝났다. 나는 그 시간에 꿀잠을 잤다. 회사에서 제공하는 비상식을 먹고 곧바로 처장실로 가 연수원 출강을 알렸다. 회사 공용차를 이용해 연수원을 다녀왔다. 대강당에 신입사원이 2백 명 정도 앉아 있다. 내 강의가 조금은 어눌해 보이지만 새내기들에겐 신선하게 느껴졌고 나름 감동을 준 듯하다. (그.. 2022. 2. 22.
20030816 고향방문 2003. 8. 16(토) 명자가 전화를 했다. 며칠 전 그녀를 만나 오늘 점심을 사주겠다고 약속했었는데 마침 성당에서 봉사를 해야 할 일이 있다며 약속을 취소하잔다. 내가 회장인 우리 반 모임의 총무 역할을 하느라 고생을 많이 했고 어린 시절 나를 짝사랑했던 고마움과 미안함에 밥이라도 함께하며 그런 내 마음을 전해주고 싶었었다. 일부러 오늘에 맞추어 평택지점 식구들과 테니스약속까지 했었다. 조금 아쉬웠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우선 교육정원 활용방안에 관한 보고서를 수정해 KY과장에게 주었다. KY과장은 나의 지시를 거의 완벽하게 소화해 내고 보고서를 야무지게 꾸며왔다. 그걸 다시 수정해서 나의 생각을 전한 뒤 내일 이메일로 확인하자는 이야기를 남긴 뒤 평택으로 향했다. 평택지점 테니스코트에서 KD과 LJ.. 2022. 2. 21.
20030815 과음 후 독소 빼는 덴 운동이 최고지 2003. 8. 15(금) 아침 일찍 P부처장 C부장 그리고 H부장과 테니스를 하였다. 네 게임을 하였는데 우리 조가 3승 했다. 맛고향집에서 맥주와 해장국을 먹었다. H부장이 밥값을 계산했다. 돌아와 소말리아 사태를 영화화한 전쟁영화 블랙 호크다운을 보았다. 아이들과 서일중학교에서 조깅을 했다. 학교 운동장 주위를 20바퀴 돌았다. 2022. 2. 21.
20030814 선배님이 밥사러 오셨다 2003. 8. 14(목) L지점장님이 오셨다. Y와 OOOO팀 과장 모두를 불러 저녁을 사주셨다. 섬유센터 지하에 위치한 배나무골 오리집에서 먹었다. 3만원짜리 오리 정식을 시켰는데 양이 많아 배불리 먹고도 남았다. 내가 상사로 모셨던 기억에 L지점장은 별로 술을 즐기시지 않는 분이다. 샌님같은 분이 굳이 한잔 더해야 한다고 우기셔서 근처 바(bar)에 갔다. cutty shark 작은 병 하나를 둘이 함께 마셨다. 어제의 과음으로 심한 피로감이 밀려와 많이 힘들었다. 2022. 2. 21.
20030813 늑대가 나타났다. 2003. 8. 13(수) P가 나타났다. P, J부장, L과장과 함께 술을 마셨다. 모두들 거나하게 취했다. 내가 계산을 하려고 내 카드를 꺼내어 L과장에게 계산하라고 주었다. 핸드폰 메시지가 뜨지 않아 확인해 보니 L과장이 술값을 냈단다. P가 앰배서더호텔 바에 가서 한 잔 더 하잔다. 정말 더 이상 마시고 싶지 않은데 억지로 끄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또 끌려갔다. 덕분에 또 술이 많이 취했다. 아무리 발버둥쳐도 벗어나기 어렵다. 2022. 2. 21.
20030812 죽은 제갈 산 사마를 쫓다 2003. 8.12(화) 직원 C가 보고서를 가지고 왔다. C의 보고서는 그래도 K과장 것보다 나았다. 그나마 고칠 수 있게 써 온 것이다. 그녀는 실질적인 액션플랜 보다는 조금은 이상적인 계획 위주로 CTC 활용방안을 만들어 왔다. 그래도 고칠 수 있는 데까지 최선을 다해 고쳐보았다. 그건 상사로서 그녀를 위해 내가 베풀 수 있는 가장 큰 친절이다. 고친다는건 자신과 상사의 관점 차이를 인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으로 만일 본인이 수긍하고 인정한다면 자신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아침에 1인 평정 관련 보고서를 처장님께 내밀자 통계 작성의 시각이 잘못되었음을 또다시 지적하며 서류를 덮었다. 무언가 처장의 시각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해 이를 주장하려다가 입을 닫고 그냥 실없는 웃음.. 2022. 2. 18.
20030811 속타는 상사 2003. 8. 11(월) K 과장은 정말 문제가 심각하다. 허구한 날 삐딱하게 앉아 헤드폰 끼고 일 대신 딴짓을 하지 않나 일을 시켜도 검토서 하나 맘에 드는 게 없다. 그의 검토서는 고쳐 쓸 수도 없어 내가 처음부터 완전히 다시 써야 한다. 늘 빈둥거리는 데에다 아침 출근도 늦어 나의 지적을 받고도 별로 개선의 기색이 없다. 정말 답답한 친구다. 과장이 그러니 옆에 있는 직원도 적극적이지 못하고 수동적으로 컴퓨터 화면이 늘 인터넷으로 가 있다. CTC 운영방안에 대하여 검토하라고 지시한 지가 2주일이 지났건만 그녀는 지금까지 보고서를 제대로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번 가져온 보고서를 보고 보고서 작성 요령부터 다시 설명한 후 보다 적극적인 검토를 지시했었다. 처장님 요청에 의해 그들에게 일일업무를.. 2022. 2. 18.
20030810 아버지 생각 2003. 8.10(일) 운동하러 아침 일찍 잠실에 나갔다. KNS와 J과장 내외가 나와 있어 함께 한 게임 하였다. 이어서 많은 사람들이 속속 도착했으므로 한데 어우러져 5게임을 하고 점심식사를 같이 했다. 영어강좌 3편을 청취한 후 아이들과 신밧드의 모험과 gentleman league를 보았다. 영화를 보는 내내 경신이는 계속 밭은기침을 해대어 귀에 많이 거슬렸다. 틱장애가 그런 식으로 표출된 거다. 아이가 너무 심약하다. 너 스스로 장애를 극복하는 노력을 하라고 야단을 쳤다. (그래선 안 되는데 그땐 그런 식으로 아이들을 돌봤다) 저녁식사로 아이들은 계속 외식을 주장했고 나는 그러는 녀석들이 미워 라면을 끓였다. 호신이는 배가 고프다면서 일찌감치 자기주장을 접고 식탁에 달라붙었는데 경신이는 저녁을.. 2022. 2. 17.
20030811 몰아쓰는 일기 2003. 8. 11(월) 또 오랜 기간 동안 일기를 쓰지 못했다. 그동안 여러 가지로 상황이 여의치 못했다. 지나친 술로 아침 기상이 어렵거나 게으른 탓도 있겠지만 근본적으로는 K처장님의 업무 스타일이 나로 하여금 일기를 쓸 수 있는 여유시간을 갖지 못하게 하기 때문이다. 8월 5일 이사 전날인데 K처장과 술을 많이 마셨다. K처장이 우리 자리에 나타나서는 공청회 관련 사내방송 뉴스에 자기 얼굴은 안 나오고 내 얼굴만 나왔으니 이를 기념하기 위해 술한잔 해야 한다며 강짜를 부리셨다. OO팀 직원들과 OOOO팀 과장들 그리고 L과장과 KNS까지 도합 11명이 초교옥에서 소주를 마셨다. 1차가 끝나고 K처장을 OO아파트 댁으로 모셔다 드린 후 KNS와 둘이 생맥주 집에서 500CC 두 잔을 더 마셨다. P.. 2022. 2. 16.
20030801 인간관계도 호미로 막아야 2003. 8. 1 계속되는 야근에 숙직까지 겹쳤는데 처장님이 호프데이를 하자며 간부식당에서 맥주파티를 열었다. 처장님은 내가 숙직을 바꾸기를 원했지만 숙직 3시간을 남겨놓고 바꿔주려는 사람이 있을 리 만무하였다. 저녁 6시에 행사장에 내려가 맥주 2잔을 마시며 얼굴만 내 비추었다. 저녁 9시 즈음하여 몸이 무척이나 피곤하고 잠이 쏟아지는데 아직 잘 시간이 아니어서 힘들지만 참고 계속 버티었더니 왼쪽 귀가 먹먹해지기 시작하였다. 무언가 이상 징후가 생긴 듯하다. 말을 하면 왼쪽 귀가 공명하면서 잘 들리지 않는다. 저녁 10시쯤 되었을까 막 잠자리에 들려고 하는데 선우욱이 하고 이동수가 통닭 한 마리를 사 들고 나타났다. 호프데이 파티는 9시쯤 끝났는데 자기는 배가 고파 밖에서 라면을 사 먹었단다. 라면을.. 2022. 2. 15.
20030728 나를 힘들게하는 사람들로부터 배우기 2003. 7. 28 처장님은 나를 이렇게 평가하며 충고했다. 장점도 참 많지만 자신과 비슷한 단점을 가지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남 이야기를 잘 안 들으려 하는 것이다. 이는 자기 자신에 대하여 너무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너무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가지는 자부심인데 그걸 버려야 한다. 우선 마음을 깡통처럼 비워라. 그리고 거기에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나 희망사항, 건의사항들을 담아라. 절대로 결론을 먼저 내리지 마라. 하고 싶은 말은 참아 넘기고 우선 남의 이야기를 들어라. 만일 상관이 전혀 터무니없는 이야기를 하더라도 절대 그 자리에서 시정하려 들지 마라. 먼저 터무니없는 이야기의 배경이 무엇인지를 찾아내야 한다. 그것이 없으면 적당한 시기에 그것이 잘못되었음을 조.. 2022. 2. 14.
20030724 힘들면 힘들다고 해 2003. 7.24(목) K처장님 밑에서 근무하면 지옥에 준하는 고통이 따른다는 걸 회사 사람들 대부분 잘 알고 있다. 나의 일기장을 보면 쉽게 그걸 유추해 낼 수 있다. 일기를 쓰기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일기를 거른 날이 그리 많지 않은데 K처장 부임 이래 일주일이나 열흘 거르기가 다반사다. 물론 내가 게을러서 일기 쓰기를 소홀히 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나의 경험에 의하면 너무 힘들어 일기 쓸 시간을 확보할 수가 없었다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이다. 야근할 필요가 없는 사소한 일거리로 허구한 날 야근을 해야 했다. 정말 아무것도 아닌 일로 불필요한 야근을 이어갔다. 그렇게 어렵고 힘들게 일하면서도 좋은 소리 한번 못 듣고 오히려 심한 모욕을 당해야 해서 마음이 많이 아팠다. 공청회를 한다며 나에게 자료를.. 2022. 2. 14.
20030721 승진 뒤엔 꼭 생색내는 역겨운 사람들이 2003. 7. 21 지난번 A팀장은 나와 단둘이 파세디나에서 술을 마시는 자리에서 내게 이런 말을 했다. K팀장과 C가 처장님방과 전무님 방을 들락거리며 엄청 열심히 승진운동을 해서 처장님이나 전무님이 모두 크게 감명을 받았단다. 그래서 나를 승진 우선순위로 두고 있던 지금까지의 생각을 바꾸었다는 것이다. K와 C는 ‘그동안 인사관리팀에서만 승진이 이루어졌으니 이번에는 인력개발팀에서 승진을 시켜야 한다’고 주장을 했고 그것이 먹혀들어 갔단다. 그래서 만일 인력관리처에서 한 사람만 승진을 시켜야 한다면 내가 아니라 C가 되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렇게 되지 않도록 자기가 L과장에게 이야기하여 사장님께 올리는 승진심사 결과 통계 작성시 전문원 관련사항은 빼도록 했는데 J부처장이 자꾸 그걸 넣으라고 해서 애로.. 2022. 2. 11.
20030715 월급쟁인 이런 맛에 사는 거지 2003. 7. 15.(화) 사장님 방에서 결재서류가 나왔다. 사장님이 메모를 붙였는데 보고서를 참 잘 만들었다는 내용이었다. 처장님 입이 귀에 걸렸다. 처장님은 ‘모든 업무를 전폐하고 술한잔 하자’고 했다. 우일관에서 술을 마셨다. 2차로 노래방까지 갔는데 Y는 고래고래 고함을 질러대며 망가질 대로 망가졌다. 나도 기분이 째져서 돌아오는 길에 wax에 들러 술 한 잔 더하고 들어왔다. 그 서류 때문에 내가 얼마나 힘든 역경을 거쳐야 했던가! 혹시 이상한 메모가 잔뜩 붙어 나오면 어쩌나 하고 나름대로 조바심을 태웠는데 오히려 칭찬의 메모가 붙여져 나오니 기쁨 두배다. 월급쟁이는 이런 맛에 산다. 특히 우리 같은 정책이나 제도 전문가는 이렇듯 보고서에 희노애락을 건다. 2022. 2. 10.
20030714 생각대로 살고 사는대로 생각한다 2003. 7. 14.(월) 아침부터 처장님으로부터 주문이 많았다. 인사처와 노무처를 합치는 조직개편안과 관련하여 강한 반대의견을 표명하면서 30분 내로 인사와 노무분야가 합쳐져서는 안 되는 이유를 만들어오라고 했다. 부랴부랴 급하게 보고서를 만들어 갔더니 그걸 들고 곧바로 부사장 방에 올라가 설명을 하고 M처장에게도 전화를 걸었던 모양이다. 결국 인사처는 부사장 직속의 독립기구로 하도록 한 것 같다. 이어서 남재준 육참총장의 연설문을 우리의 상황에 맞도록 요약하여 재편집해 달라는 주문을 하였다. 그걸 만드느라 많은 시간이 걸렸다. ************* J원장이 OOOOOO원을 일시 휴원하는 기간 동안 잠시 서울에 체류하면서 술자리를 마련했다. ‘배나무골오리집’에서 술자리를 가졌는데 나는 남총장 글 .. 2022. 2. 10.
20030713 온종일 영화만 보다 2003. 7. 13(일) 밀린 영어공부를 하고 영화를 다운받았다.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그동안에 다운 받은 영화를 정리했다. 2022. 2. 10.
20030712 관리자 가슴 속 갈등들 2003. 7. 12(토) 지난 한 주는 너무도 힘들게 보냈다. 사장이 금주 금요일에 귀국 예정이어서 귀국과 동시에 그동안 준비한 인사 관련 개혁방안을 모두 보고해야 했으므로 월요일부터 하루도 거르지 않고 강행군에 돌입했다. 월요일 아침부터 서류를 내놓으라고 설쳐대는 처장님 성화에 내 입이 쩍 벌어진다. 처음부터 제대로 된 방향을 제시하고 제대로 주문했었더라면 이런 어려움은 없었을 것이다. 그는 일관된 방향이나 원칙 없이 무턱대고 이 사람 저 사람 불러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하고 주문할 때마다 전혀 다른 요구를 하니 모두가 죽을 맛이다. 그냥 처음부터 모든 걸 내게 맡겼으면 그리 힘들지 않았을 것이다. 아무튼 나는 매일 새벽까지 일하고 새벽같이 출근해야 해서 일기도 쓸 수 없었다. 지난 7월 7일 KM.. 2022. 2. 10.
20030706 나의 사랑 나의 테니스 그리고 천직에 관하여 2003. 7. 6(일) 하남 테니스회에서 테니스 시합이 있었다. HBI과장과 한 조가 되었는데 결승에 올라가 진화봉 코치와 한 조가 된 WSH과장에게 패하여 2등을 하고 크리넥스 화장지 한 세트를 받았다. 점심은 오랜만에 소머리 국밥집에서 맛나게 먹었다. 상일동 소머리국밥집은 일부러 찾아가서 먹을 만큼 훌륭한 국밥 맛집이다. 1993년도에 평택지사에서 인사처로 전입하자마자 CWK선배가 나를 데려가 본사 주말 테니스모임에 가입시켰다. 내로라하는 쟁쟁한 멤버들이 다수 포진되어 있어 회사생활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해 가급적 빠지지 않고 나갔다. 실력이 부족하니 더 일찍 나가고 더욱 열심히 뛰면서 쫓아다녔다. 1991년 초급간부로 평택지사에 발령받아 92년도 즈음에 테니스를 처음 배웠다. 평택체육사 사.. 2022. 2. 10.
20030705 일토에 처장님 행각 2003. 7. 5(토) 어제 조금 과음을 한 모양이다. 아침에 정말 일어나기 싫었다. 그래도 억지로 일어나 아침 일찍 출근했다.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 무얼 할까 망설이던 중 처장님이 나타나 직원들을 여성인력 팀으로 불러 모았다. 한 시간이 넘도록 쓸데없는 농담 따먹기를 하는 바람에 나도 어쩔 수 없이 나도 거기 끌려가 한담을 들어주느라 아까운 시간만 낭비했다. 그의 지론대로라면 나는 그 자리에 함께 있어선 안 되고 지위와 권위에 맞게 한걸음 물러서 있도록 했어야한다. 야전 지휘관 생활을 너무 오랫동안 해온 탓이 아닌가 싶다. 그는 예나 지금이나 종잡을 수 없는 돈키호테식 발상이 많다. 쓸데없는 킬링타임이 지나고 점심시간 무렵에는 과장급 이상 직원 모두를 불러 모아 사다리 타기를 시켰는데 난 점심값의 .. 2022. 2. 9.
20030704 체육대회 어린애 돌보기 2003. 7. 4(금) 아침 일찍 출근과 동시에 보고서를 가지고 처장님 방으로 갔다. 오늘 아침에 보고를 하겠다고 약속을 했었기에 우선 먼저 보고서를 들이밀어 면피하고 부족한 부분은 계속 수정 보완해 나가겠다고 했다. 처장님은 내가 방에 들어서자 나랑 차 한 잔 마시고 싶다며 L비서에게 차를 한 잔 주문하였다. 그 자리에서 그는 또 한 차례 이건희 회장의 경영론을 들려주며 어제의 이야기를 이어갔다. 책 읽기를 죽도록 싫어하고 천방지축 어디로 튈지 모르는 개구리 같은 성격을 가지신 분이 그래도 새로운 변화를 도모해 보고 싶은 열망을 가지고 신문쪼가리를 스크랩까지 하며 이회장을 표본으로 삼겠다고 하니 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오후 3시즈음에 처장님이 우리 사무실 회의용 탁자에 나타나 KSH, YMH,.. 2022. 2. 9.
20030703 메타포 리더십과 무한 신뢰 2003. 7. 3(목) 처장님 출근을 내 차로 모시러 아침 일찍 둔촌아파트로 갔다. 우물쭈물하다 출발이 조금 늦어졌다. 급하게 밥을 먹고 7시 정각쯤에 출발했는데 설상가상으로 계속 신호등마다 적신호에 걸려 7시 14분에 처장님 댁 앞에 도착하였다. 신호등마다 어쩌면 그리도 계속 걸리는지. 아파트 입구에서는 학원 차가 내 차 앞에서 느림보 행진을 이어가는 바람에 더욱 늦어져 짜증이 밀려왔다. 하지만 처장님은 7시 20분이 되어도 나타나지 않았다. 전화를 걸었다. 처장님이 전화를 받아 금방 내려오겠다고 한다. 처장님을 태우고 꼬부랑 골목길로 돌아가니 맘에 들어 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 꼬부랑길은 가장 짧은 코스인 데에다 다른 곳이 아무리 막혀도 traffic jam의 영향을 덜 받는 곳이다. 출근 후 처장.. 2022. 2. 8.
20030702 부장수업 2003. 7. 2(수) 아침 일찍(7:40) 보고서를 들고 처장님 방에 들어갔다. 그의 기분이 그리 저기압인 것 같지는 않아 보였다. 나를 위해 차까지 주문해 놓고 내가 가져온 서류를 이리저리 훑어보다가 이것저것 지시하고는 부사장 방에 다녀올 테니 거기 그냥 앉아있으라고 했다. 그는 정말이지 사장이 감탄할 만큼 멋진 보고서를 만들고 싶어 하는 듯하다. 그런 이유로 앞으로 만들 보고서에 대해 나랑 더 상의하고 싶어 자신이 다녀올 때까지 앉아있으라고 한 거다. 오늘 있었던 확대간부회의에서 그는 사장으로부터 그리 큰 지적을 받지는 않았던 것 같다. 정말 다행이다. 사장은 보고서가 좀 늦다는 이야기와 함께 땜질식 보고서보다는 종합적인 개선책이 바람직하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공감이 간다. 이제는 사장이 무얼 바.. 2022. 2.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