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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3266

20030926 치욕적인 공정거래위원회 감사 2003. 9. 26(금) 파견자 임금 관련해서 공정거래위원회 감사를 받았다. KHE사무관은 젊은 친구인데 건방이 도를 넘어 하늘을 찔렀다. 그가 나에게 요구하는 자료의 내용뿐만 아니라 내게 건네는 언사 또한 감내하기 어려웠다. 말 그 자체가 군림이고 욕설이며 그래서 감사라기 보단 폭력행사였다. 정말 참아내기 어려웠다. 발전부문에서 비발전 부문으로 가지 못하게 제한하면서 일부 돈 있고 빽 있는 사람은 다 간 것 아니냐? 청와대 빽 있는 사람들은 다 간 것 아니냐? 그러니 발전 분리 1년 전부터 마지막 회사 분리 시까지 비발전 부문으로 이동한 사람들 명단을 내라며 광란을 떨었다. 그래서 나도 맞받아 '그 명단 주면 확인서 안 써도 되느냐'고 물었더니 그건 아니란다. 화가 머리 끝까지 올라왔지만 소문난 내 .. 2022. 3. 29.
20030925 이젠 트라우마가 된 전문원 2003. 9. 25(목) 처장님이 불러 가보니 OO실 검토서류를 내놓으며 나보고 해결하라고 하신다. 지난 추석 연휴 전날 OO실 JC가 OO님 지시라며 내게 OO직군 승진 문제 해결방안을 만들어 달라고 떼를 쓰며 난리를 피웠었다. OO 지시로 JC가 만든 보고서를 보니 이 또한 모두 전문원으로 바꾸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지금도 OOOO처장 때문에 힘들어하고 있는데 도나 개나 문제가 생기면 돌파구를 전문원에서 찾고 있었다. 지난번에 그와 오랜 시간 동안의 설전을 통해 그런 방법이 옳지 않은 방법이라는 것을 설명해 주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그저 단순하게 모든 OO직군 직원들을 전문원화 해서 승진 문제를 풀어가려 했다. 그걸 해결한다고 밤늦은 시간까지 끙끙거리며 야근하고 있는데 KY가 퇴근했다가 .. 2022. 3. 29.
20030924 국감이 끝나고 2003. 9. 24(수) 처장님은 내가 늘 곁에 있기를 바라셨다. 국감장에도 나보고 내려와 당신 곁에 있으라고 하셨다. 몸은 피곤하고 계속 졸음이 왔지만 자리를 지킬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도 별다른 문제 없이 국정감사가 마무리되었다. 처장님 눈치를 보니 함께 저녁식사라도 하고 싶어 하는 것 같아 함께 ‘소백산’ 음식점으로 갔다. KR팀장이 OOOO팀 식구들을 모두 데리고 그자리에 나타났다. 회식이 끝난 뒤 KYB과장과 OOOO팀 KYS과장을 데리고 파세디나에 가서 맥주 한 병씩 더 마시고 헤어졌다. KYS과장으로부터 젊은 사람들의 신선한 생각을 읽을 수 있어 좋은 자리였다. 그들은 테니스를 3D스포츠라며 꺼린다고 한다. 2022. 3. 27.
20030923 국감준비로 날밤새기 2003. 9. 23(화) 손희정의원 때문에 밤을 꼴딱 새웠다. 그는 한전이 호남 중심의 편파적인 인사를 단행했다며 보도자료까지 뿌렸다. 덕분에 나는 밤을 꼴딱 새워 이에 대한 답변자료를 작성해야 했다. 그건 실은 내 일도 아니다. 승진관리를 담당하는 인사관리팀에서 해야 하는 일인 데에도 처장님은 나에게 모든 것을 의지하셨다. 그러면서도 조금은 미안해 하셨다. 결국 새벽 4시에 귀가했다가 6시에 다시 출근해야 했다. 2022. 3. 27.
20030922 최초의 푸닥거리 2003. 9. 22(월) 아침부터 KM과장과 KT과장을 같이 불러 일명 ‘푸닥거리’를 했다. 지금까지 내가 그렇게 심하게 분노를 터뜨리는 모습을 보지 못했을 것이다. 마냥 유순하게만 보이던 내가 그렇게 화를 내고 심한 말을 할 줄 몰랐을 것이다. 그 후 KM과장은 내게 좀더 잘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아무리 잘하려 한들 능력이 안 되는데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그가 극복할 수 없는 한계가 가로막고 있다. 오직 내가 바라는 것은 그가 좀 더 보고서를 잘 만들어 자기 할 일을 자기 선에서 마무리 지어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나의 일요일 분투에도 불구하고 노사협의회 안건 검토는 결국 처장님의 수준을 만족시킬 수 없었다. 어차피 처장님 수준을 만족시킬 수는 없다. 그는 마지막 순간까지 새로운 아이.. 2022. 3. 27.
20030921 부하의 무능은 상사의 고통 2003. 9. 21(일) 오랜만에 테니스장에 나갔다. CC, JH, LK부장과 PD, KD과장이 함께 했다. 세 게임을 마치고 샤워를 한 뒤 맛고향 집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사무실에 출근하였다. 지난번에 보다가 만 ‘pirates of the caribbean’을 마져 본 후 ‘I spy’를 보고 나서 노사협의회 자료를 검토하기 시작하였다. KM과장이 검토해 놓은 자료를 보니 한숨만 나온다. 정말 구제불능이다. 그가 만든 보고서를 보면서 밀려오는 짜증을 주체할 수 없어 혼자 비 맞은 중처럼 육두문자를 중얼거렸다. 내일 출근하면 따끔하게 혼내주어야 겠다. 나와 함께 근무할 생각이 없다면 그냥 없는 듯 지내겠지만 나를 부장으로 받아들여 함께 하기를 원한다면 바른말로 제대로 꾸짖어 새로운 사람으로 만들 생각이.. 2022. 3. 27.
20030820 토요일에도 하드 웍 2003. 8. 20일(토) 어제에 이어 오늘도 엄청 바빴다. 정년퇴직 예정자에 대한 처우 관련사항과 전문원 관련사항에 대하여 처장님 보고를 끝내야 했기 때문이다. 국정감사와 노사협의회까지 겹쳐 회의자료와 검토서를 만드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KM이에게 맡긴 규정 개정안도 예외 없이 엉터리여서 내가 다시 만들어야 했다. 정말 힘들다. 2022. 3. 25.
20030919 싫어도 참석해야 하는 술자리 2003. 9. 19(금) KJ부장이 Y에게 저녁식사를 같이 하자는 오퍼를 냈다. S과장은 자신이 참석하기 어렵게 되자 이리저리 다니며 다른 사람들의 참석을 독려했다. 나는 더 이상 Y와 함께 하는 자리에 참석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그런 나의 감정을 너무 솔직하게 드러내면 그의 감정을 상하게 할 수도 있어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참석했다. 회식장소에 가보니 K부장과 전혀 관련이 없는 H과장이 나와 있었다. 그는 내 입사동기다. 하지만 성격이 유별나 그와 식사를 하거나 술을 마셔본 적이 거의 없다. 아마도 승진에 도움을 받아볼까 해서 그가 자리를 마련한 듯하다. 그러나 헛다리 짚었다. Y는 그의 승진에 전혀 도움이 안 될 것이라는 것을 나는 잘 안다. 나랑 사전에 협의를 했다면 헛돈을 쓰지 않아도 될 것을.. 2022. 3. 25.
20030918 전무한테 빠꾸 맞아오면 죽는다 2003. 9. 18(목) 무보직 제도 개선방안을 가지고 전무님과 한 판 승부를 벌였다. 전무님은 무언가 수정할 거리를 찾으려 애를 썼고 보고서를 읽어가면서 꼬투리를 잡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는 듯했다. 나는 그의 감정을 상하게 하지 않으면서 전무님 이견을 끝까지 물고 늘어졌다. 일면 양보하는 척하다가 다시 달라붙기를 반복했다. 결국 전무님은 내 앞에 두 손을 들고 원안대로 사인하셨다. 전무 방에 가기 전에 처장님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전무 방에 가서 빠꾸 맞아오면 벌금은 제곱으로 늘어난다’고 경고했었기에 나는 더욱 적극적으로 밀어붙인 거다. 처장님은 내친 김에 부사장 결재도 받아오라고 했다. 부사장 방에 가서 보고를 드리려니 지난번에 부사장으로부터 한번 지적을 받은 일이 생각나 긴장이 되어 말이 자연.. 2022. 3. 24.
20030917 당돌한 부하직원 2003. 9. 17(수) 건강검진을 받았다. 아침 일찍부터 컴퓨터로 문진표를 뽑아 대강당에 설치한 검사장으로 가서 받았다. ************* 처장님이 찾기에 가보니 LS과장과 LJ과장이 함께 있었다. 처장실에 들어가 보니 처장님이 KT과장 발령 때문에 두 사람을 놓고 호통을 치고 있었다. 처장님은 내 생각과 똑같은 생각을 하고 계신 거다. 그러면서 책임전문원 직제가 있는 것으로 간주하여 KT과장의 배치발령을 내라고 하셨다. 사실 LJ는 그걸 계속 반대해 왔었다. 하지만 달리 뾰족한 방법이 없었고 Y로부터 인사제도를 분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어서 처장님이 그렇게 지시하신 거다. Y를 의식해서 LJ가 그렇게 생각하는지 아니면 또 다른 생각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나의 제언을 무시하고 Y소속으로 발령.. 2022. 3. 24.
20030915 사람의 마음을 얻는 법 2003. 9. 15(월) 태풍 매미로 인한 정전 피해복구를 위하여 비상근무 체제에 들어갔는데 마침 내가 근무조로 편성되었다. 전문가가 아닌 오합지졸들이 이 부서 저 부서에서 차출되어 이루어지는 비상근무는 자발적 참여에 의한 일사불란한 업무처리 방식을 찾기 어렵다. 전문가도 아니면서 직급만 높은 상사에 의한 상명하달식의 체제만 겨우 유지될 뿐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나도 더듬거렸지만 조금 지난 후부터는 곧 익숙해져서 편하게 일 처리를 할 수 있었다. KG부처장이 상황반장을 맡고 있었는데 전문가도 아니면서 어찌나 설쳐대던지 마음이 조금 불편했다. 그래도 열심히 해보려는 그의 이면을 이해하며 그의 지시를 따랐다. 김영일 케도원전사업처장이 상황실장을 맡고 있었는데 내가 각 사업장과 전화 통화하는 것을 가만히 듣.. 2022. 3. 22.
20030914 그땐 항상 명절에 상사랑 한잔 했었지. 2003. 9. 14(일) 일곱 번이나 화장실을 들락거리며 몸 안의 노폐물을 쏟아냈다. 다행히 점심 무렵 되니 설사가 멎었다. 아마도 더 이상 나올 게 없었던 모양이다. 아침 식사도 거르고 침대를 걸머진 채 자다 깨다를 반복했다. 뱃속이 괜찮은 듯해 점심 식사를 마친 후 ‘먼나라 이웃나라’ 도이칠란트 편을 읽다가 다시 잠에 빠졌는데 KY 과장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추석 긴 연휴기간 중 찾아뵙지도 못했으니 처장님께 저녁식사나 함께 하자고 말씀드리라고 하고 회사에 출근하였다. ************ 처장님께 안부인사를 드리면서 저녁식사나 같이 하자고 했다. 처장님도 연휴기간 내내 집에서 뒹굴며 집사람 눈치나 보는 것보다는 차라리 밖으로 나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래도 내가 연락하자 체면상 마지못해.. 2022. 3. 21.
20030912 명절 끝 배탈 2003. 9. 12(금) 처갓집을 나서려는데 처 외사촌 백교수가 처 이모와 함께 들이닥쳤다. 장인어른과 백교수 나 셋이 마주 앉아 내가 가져온 복분자주와 송이술을 함께 마셨다. 백교수는 쉴새 없이 계속 말을 이어갔다. 백교수는 정치학을 강의하는 사람이라 그런지 하고 싶은 말이면 어떤 말이든 서슴없이 뱉어낸다. 그게 자신의 특징이라고 주변 동료가 이야기한다는 말까지 하면서 계속 말을 이어갔다. ************ 저녁 식사까지 처가에서 잘 먹었는데 갑자기 배가 아프기 시작하더니 설사가 계속되었다. 밤새도록 화장실을 들락거리며 주룩주룩 똥물을 쏟아내었다. 배탈이 난 듯하다. 어디서 무엇을 잘못 먹었는지 모르겠다. 점심에 먹은 부침 때문인지, 복분자와 송이가 서로 어울리지 않아 그런지, 저녁에 먹은 장조.. 2022. 3. 21.
20030911 처가로 2003. 9. 11(목) 본가 제례 마치고 서울 처가로 올라왔다. 2022. 3. 21.
20030910 슬픈 사랑 이야기 2003. 9. 10(수) 평택 본가에 내려가는 데 무려 7시간이나 걸렸다. 아침 일찍 출발하려 했지만 애들 엄마가 시골 가면 나만 혼자 놀러 다닌다며 늑장을 부리는 바람에 10시 30분쯤에 출발한 때문이다. 과천 의왕간 고속도로에 진입하면서부터 길이 막히기 시작하더니 본가 동네 앞까지 늘어선 채 도로가 뚫리지 않았다. 결국 KDW과의 점심 약속도 파기하고 7시간이 지나서야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 *************** KDW이가 배 두 상자랑 사과 한 상자를 주었다. 배 한 상자는 LJ과장에게 가져다주란다. 사과는 본가에 내려놓고 본가에 누군가 이미 가져다 놓은 배가 있어 배는 그냥 우리가 가져다 먹기로 하였다. ************ 저녁에 불알친구 JS이랑 CJ이가 우리집으로 넘어왔다. 늦은.. 2022. 3. 21.
20030909 과분한 추석선물 2003. 9. 9(화) 처장님이 내 자리에 오셔서 “이달 말쯤 바쁠 것 같으냐?” 하시기에 “그럼요, 늘 바쁘죠!” 했더니 “그럼 해외 갈 시간도 없겠네?” 하시는 거다. 나는 곧바로 “아, 그건 가야죠!” 했더니 “바쁘다는 사람이 어떻게 해외에는 갈 수 있냐?” 하시면서 농을 걸었다. 그렇게 해서 나의 해외여행이 결정되었다. 노사합동 연수에 ‘너 밖에 갈 사람이 없다’며 나에 대한 무한사랑을 내비치신 거다. 처장님이 갑자기 전화해 처장실로 와보란다. 며칠 뒤 사장님 생일인데 모르면 몰라도 알게 된 이상 뭐라도 해야 하는데 선물은 할 수 없고 이메일 카드를 하나 만들어보았다며 디자인하고 멘트를 좀 봐달라신다. 카드의 배경음악으로 킬리만자로의 표범을 넣었다. 눈치빠른 처장님이 지난 마라톤대회 때 사장이 .. 2022. 3. 18.
20030908 내가 책을 쓰게 된 동기 2003. 9. 8(월) 어제는 plusma 경영아카데미에서 시행하는 독서경영 3차 리포트 마감 기일이어서 “공병호의 독서노트” 에 관한 보고서를 쓰느라 하루종일 바쁘게 보냈다. 그동안 독서를 할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를 갖지 못해 제대로 책을 읽지 못한 탓이다. 공박사는 창의력 개발에 관한 도서 16권을 요약정리하고 거기에 자기의 의견을 가미하여 책을 만들었다. 그 책만 읽으면 원본을 읽지 않더라도 16권의 도서를 따로 읽지 않아도 될 만큼 잘 만든 책이다. 거기다가 자신이 느끼고 업그레이드한 생각까지 추가하다 보니 더욱 의미가 되살아난다. (나도 이런 방식으로 책을 쓰고 싶었고 그렇게 탄생한 책이 ‘영혼까지 일터에 묻게 하라’와 ‘진화의 끝에 선 마지막 리더’이다. 사실 미국의 자기계발 도서나 경영학.. 2022. 3. 15.
20030907 베풀 수 있을 때 맘껏 베풀라 2003. 9. 7(일) 어제는 노사 한마음 마라톤대회가 여의도 시민공원에서 있었다. 나도 10km 종목에 신청했다. 아침 일찍 준비물을 챙겨 회사로 나갔다. 그제 점심을 먹다가 Y가 대회장까지 혼자 어떻게 가야 할지 고민하는 소리를 듣고 모른 체 하려다가 그냥 내 차를 타고 가자고 했었다. 그는 혼자서는 아무 데도 못 가고 누군가가 꼭 모시고 다녀야만 한다. 내가 나서서 우선 회사에 집결했다가 내 차를 타고 함께 가자고 했다. 베풀 수 있을 때 맘껏 베풀자. 비록 맘에 안 내키더라도 나를 필요로 하고 내게 여유가 있다면, 그 사람이 좋건 싫건 가리지 말고 성심껏 베풀 수 있는 마음이 필요하다. ************** 전국 각지에서 무척이나 많은 사람들이 올라와 행사에 참여했다. 사장은 완전 쇼맨이 .. 2022. 3. 14.
20030906 일거리를 만드는 게 상사의 주임무 2003. 9. 6(토) 어제 아침에 무보직제도 개선안을 처장님께 올렸다. 나는 이만하면 완벽하다고 생각해 올렸는데 처장님과 대화를 나누다가 갑자기 중대한 착오가 있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공기업의 경우 대부분 공무원 인사제도를 그대로 답습한다. 제도가 처음 생길 때는 그걸 그대로 베껴써도 그리 문제가 없다. 그런데 문제가 있어 공무원이 이미 그 제도를 변경했는데 그걸 모르고 계속 운영하다 보면 문제가 생긴다. 정부가 무보직을 직위해제라는 이름으로 바꾸면서 직위해제 처분 조건에 여러 가지 변동사항이 있었다. 그러나 우리는 그걸 간과해 버린 거다. 정부는 정직이상의 징계가 예상되는 사항의 징계절차가 진행되는 기간 중에만 직위해제 처분이 가능하도록 바꾸었다. 하지만 우리는 징계의 경중에 상관없이 징계절차가 진.. 2022. 3. 13.
20030905 달아오른 내얼굴 2003. 9. 5(금) DBM에서 주최하는 PDB에 참석하였다. 이제껏 그런 종류의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사람은 없었다. 정부 공무원이나 공기업 어느 곳도 참여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잘난 척하는 공무원을 보면 한심하다 못해 역겹다. 그런 종류의 모임에 참석하여 이야기를 나눌 때마다 느끼는 일이지만 세상이 참으로 빠르게 변해가고 있다. 그 모임은 대부분 외국계 기업의 임원들이 참석하는데 원어민 수준의 세련된 영어는 물론 거침없이 자연스럽게 제스처를 구사해 가며 분위기를 리드하는 젊은 사람들 특히 여성들을 보면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 정신이 번쩍 든다. 그들은 아마도 공무원이나 우리 같은 공룡기업을 우습게 여길지도 모른다. 물론 나도 뒤질세라 내 의견을 논리정연하게 피력했지만 조직 문화를 포함하여 많은 .. 2022. 3. 8.
상처로 숨쉬는 법(김진영) - 제10강. 슬픈 조폭 10강 슬픈 조폭 ​아포리아란 말 아세요? 난제, 풀 수 없는 문제를 아포리아라고 해요 다른말로 하면 말문이 막힘입니다 철학은 언제나 아포리아와 맞서는 것이죠 말문이 막히는 충격을 받으면 반드시 말로 풀어야 합니다 그게 사유입니다 ​모든것을 다 잊게 만드는 지고한 구경거리가 뭘까요? 그건 죽음이에요 나 말고 다른 사람이 죽는 것이죠 아우구스티누스는 우리의 시선은 음탕한 것이라고 얘기합니다 우리의 시선은 궁극적으로는 아름다운 것을 보려고 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근본적으로는 피 구경을 하고싶어요 엘리아스 카네티 식으로 얘기하면 인간이 권력을 첨으로 인식하게 된 것은 죽은 사람을 봤을 때라는 거죠 죽은 사람은 항상 쓰러져 있어요 반면에 나는 서 있죠 쓰러져 있음과 서 있음의 관계 이것이 권력이라고 얘기하는데 결.. 2022. 3. 8.
20030902 고래싸움 속 새우 2003. 9. 2.(화) 사장 지사사항에 대한 보고서를 처장님께 보고했다. 처장님이 전무님 보고는 내가 직접 가서 하란다. 전무님께 보고를 마치자 전무님은 보고서를 가지고 직접 부사장님과 상의했다. 이 두 분은 모두 인사에 대한 경험이나 감각이 없는 분들이다. 결국 전무님은 엉뚱한 결론을 가져오셨다. 사장지시는 무조건 이행되어야 한다는 것이 전무님 생각이다. 전무님은 내게 1직급 공모제는 사장님 생각대로 반드시 도입하되 상임인사위원회에서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보고서를 하나 더 만들어달라고 주문했다. 나는 이와 같은 전무님 주문을 곧바로 처장님께 보고했다. 그런 전무님 생각을 뒤집기 위해 처장님은 급하게 부사장 방으로 달려가 그것이 얼마나 잘못된 생각인지를 말씀드린 후 내게 다시 보고서 수정을 지시하셨.. 2022. 3. 7.
20030901 이제 배전분할은 물건너 간 듯 2003. 9. 1(월) 9월 첫날인 오늘은 아침 조회가 있었다. 조회에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의 역자를 불러 강연을 하게 하였다. 사장은 아침 조회석상에서 배전 분할을 막은 주역이라면서 KJY 전력노조 위원장을 극찬했다. 미국의 대도시에서 발생한 대규모 정전사태가 전력산업 구조개편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증명해 주고 런던 한복판에서 일어난 정전사태도 그 위험성을 재확인하다 보니 이제 정부도 더 이상 배전 분할의 생각을 접은 듯하다. 정부가 자신들의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 보낸 사장의 입에서 까지 전력산업 구조개편 저지에 앞장섰던 KJY 노조위원장을 공개석상에서 칭찬하니 말이다. 사장이 ‘사필귀정’이라는 말까지 할 정도로 강하게 비판하는 것으로 보아 정부가 정책 노선을 바꾼 게 확실한 것 같다. ***.. 2022. 3. 7.
20030831 벌초 2003. 8.31(일) 어제 술 마시느라 회사에 두고 온 차를 가져오기 위해 아침 일찍 회사에 나갔다. 오늘 고향에 내려가 벌초를 해야 했기 때문이다. 집사람과 함께 고향집에 내려갔다. 앞뫼깟 아버지, 조부모, 증조부모 묘소는 고맙게도 작은 아버지가 이미 벌초를 다 해 놓으셨다. 이맘때만 되면 벌초객들로 고속도로가 거북이 도로가 된다. 그런데 이번에는 교통체증으로 심하게 밀릴 줄만 알았던 고속도로가 원활하게 소통되어 오고 감에 큰 어려움이 없었다. 2022. 3. 6.
20030830 위대한 나의 내장에게 2003. 8. 30(토) 퇴근 무렵에 처장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얼굴 잊어먹겠다고 하신다. 유머러스하지 않은 분의 유머는 늘 어색하다. 그런 유머라도 없으면 그 양반 주변에 개미 새끼 한 마리 나타나지 않을 거다. 처장님이 제안한 저녁식사 자리에 나가보니 OO지사 검사역이 앉아 있다. 이번에 승진하려 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 해서 올라온 듯하다. 혼자 가기는 그렇고 해서 LJB과장과 KYB과장 그리고 LSK과장까지 대동했다. 우일관에서 술에 밥을 거나하게 먹었는데 처장님이 술을 더하고 싶어 하셨다. 모두 우일관에서 제공하는 봉고차를 타고 닉스로 가 발렌타인 17년산 4병을 더 마신 뒤 술떡이 되어 귀가했다. (그토록 혹사시켰는데 아직도 건재한 나의 내장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 앞으로는 정말 조.. 2022. 3. 6.
20030830 그러고 보니 나도 술값에 인색하지 않게 살았던 듯 2003. 8. 30(금) 퇴근길에 우연히 C부장을 만났다. PDW부장이 지방에서 올라와 만나자는 연락을 했다며 잠실 새마을 시장 안에 있는 개고기 집에서 소주 한잔하기로 했으니 함께 가잔다. NSM과장과 KBI과장이 자리에 함께 했다. 모두 술고래들이어서 순식간에 소주 10병이 밥상머리 끝에 나뒹굴었다. 두당 2병씩 마신 셈이다. 술값은 11만원 정도 나왔는데 내가 내었다. (그러고 보니 나도 지금껏 술값에 인색하지 않게 살았던 듯하다. 나중에 먼저 간 P부장 만나면 천상에서 술한잔 얻어먹어야겠다.) 2022. 3. 6.
상처로 숨쉬는 법(김진영) - 6강. 자본주의 시대의 결혼 6강 자본주의 시대의 결혼 ​모든 예술적 상상력은 거짓말이다 (그렇다면 모든 사유는 거짓이 아닐까?) ​진실을 보존 하려 할때 필요한 것이 거짓말이다 ​자연은 거짓말로 가득찬 세계다 ​자연의 야만성과 거짓말의 야만성이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서로 만난다 ​그리스인들은 니체식으로 얘기하면 뛰어난 거짓말쟁이들이다 ​인간은 서로 물고 뜯어야 하는 생의 운명 속에서 서로 사랑하면서 살 수 있다는 거짓말을 만들어 냈어요 ​인간이 아무런 무기가 없는 상태에서 자연과 투쟁 하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이 머리를 쓰는 거예요 즉 거짓말 하는 거예요 사실을 다른것으로 바꾸는 거죠 이 거짓말을 통해서 오디세우스는 세이렌의 노래란 치명적인 유혹을 이긴 거예요 사유는 자연의 진실을 인간의 진실로 바꾸기 위한 거짓말의 능력이라고 볼 수.. 2022. 3. 4.
20030828 나 대신 싸대기 친 처장님 2003. 8.28(목) 아침부터 노조 의견서에 대한 검토의견서와 전산직군 채용관련 합의 문건 그리고 전문직무 관련 검토보고서를 처장님께 내밀었다. PJS를 전문원으로 만들어주기 위한 전문직무 관련 보고서는 보자마자 책상 밑에 처박았다. 아마도 M처장 하는 짓이 얄미워 그런 듯하다. 어쨌거나 나도 핑계를 댈 수 있는 구실이 생겨 다행이다. 내가 직접 인사기록 카드를 들고 가 KTW를 우리 부서로 데려오는 이야기를 꺼냈더니 일언지하에 말을 꺾었다. 그러면서 추천하는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을 안다는 말씀을 덧붙였다. Y가 그를 추천했다는 사실을 알고 하시는 말씀이다. 뭔가 숨은 내막이 있어 보이는데 내게 이야기하지 않으려는 듯했다. 그냥 육감적으로 그가 싫다는 말씀만 하셨다. 처장님이 저녁 식사를 함께 하고싶.. 2022. 3. 3.
20030827 왜 우리는 진실에 대한 기록을 남기고 보존해야 하나 2003. 8.27(수) 공무원들이 9.13일 샌드위치 데이를 휴무일로 정했다. 우리도 그렇게 하자며 처장님이 검토서 작성을 지시했다. 번갯불에 콩 볶아먹는 처장님 특유의 조급한 스타일 그대로 호들갑을 떠시기에 K과장에게 보고서 작성을 지시했다. K과장을 잘 아는 처장님이 그걸 기다려줄까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급하니까 나보고 직접 하란다. 순식간에 보고서를 만들어 드렸다. 처장님 특유의 성품 그대로 한 번에 만족하지 못하고 이리저리 돌려가며 보고서의 형태를 바꾸어 달라는 주문이 있었지만 간단한 한 장짜리 보고서였기에 군말 없이 당신 입맛에 맞게 고쳐드렸다. 어차피 당신이 직접 사장님께 가서 보고해야 하니 당신 원하는 대로 해 드린 거다. 노조 OWJ이 갑자기 도움을 요청했다. 알음알음으로 일용직으로 들어.. 2022. 3. 2.
20030826 옛날엔 노사관계가 이랬었다. 2003. 8.26(화) 전임 노조 제도국장 NSW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그가 노조 제도국장을 할 때는 나랑 협력적 동반관계를 잘 유지했었다. 술집에서 자주 만나 회사 발전 방향을 논하고 서로의 의견과 아이디어를 공유하면서 발전적 대안을 물밑에서 함께 마련한 다음 노사협의회 안건으로 부의했었다. 그땐 우리 안건을 가지고 노사가 서로 얼굴을 붉히면서 싸울 일이 거의 없었다. 이미 쌍방 간 사전 조율이 다 끝난 상태에서 노사협의회를 그저 형식적 절차적 요건을 충족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했기 때문이다. 그가 떠난 후 새로 생긴 집행부는 회사분할이라는 엄청난 회오리를 겪으면서 노조가 사측인 우리를 바라보는 시각이 적대적으로 바뀌었다. 노조가 순조롭게 점진적 이양의 단계를 이어가지 못하고 회사분할이라는 절체절명의.. 2022. 2.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