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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1662

20040601 국토순례 행군 2004.6.1(월) 어제 퇴근 무렵 OOOO팀 K과장이 와서는 내일 신입사원 행사장에 갈지 모르니 간편한 운동복을 준비해 오라고 해 바지와 T 셔츠를 준비해 가지고 출근했다. K부장이 새우젓만한 눈으로 언제 그걸 보고는 처장님께 이야기를 하는 바람에 들켜 결국 처장님과 같이 신입사원 국토순례 행군단에 참여하게 되었다. 오늘 일정은 경기도 양평과 가평 28킬로미터 구간을 걷는 것인데 우리는 중간에 합류하였으므로 오전 10시 반경부터 걷기 시작하여 20킬로미터 정도를 걸었다. 평소 주말에는 교통체증이나 사고위험 때문에 걸을 수 없었던 길이다. 산과 강과 계곡을 바라보며 신입사원들과 함께 걷다보니 당초 생각과 달리 기분이 상큼하다. 점심식사 후 걸었던 구간이 16KM인데 처장은 힘이 들 텐데도 끝까지 함께 .. 2022. 9. 24.
20040531 어느 알콜중독자의 이유있는 변명 2004. 5.31(월) 그동안 연찬회 준비와 관련하여 고생이 많았던 KY과장에게 술을 사겠다며 처장이 녹경으로 사람들을 모았다. 술은 언제나 핑계거리를 만들어 마신다. 자기합리화라도 없으면 알콜중독을 이해할 방법이 없다. 처장이 JH와 KYW과장까지 부르는 통에 K부장, L과장, K과장, H과장에 나와 KY까지 도합 9명이 모여서 술을 마신게다. 처장은 술 한 잔 마시고 오늘로써 그동안 고생한 모든 걸 잊으라고 한다. 늘 그런식으로 부하직원으로하여금 지독스런 고통을 감내하게 만든다. 나와는 정 반대의 리더십 유형이다. 그런 논리구조나 생각지도는 어린시절 성장배경에서 그려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때론 극빈 등 어려운 환경 속에서 어쩔수 없이 정도를 걸을 수 없었던 사람들의 의식 속엔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 2022. 9. 23.
20040530 온 가족이 영화 한 편 2004.5.30 온 가족이 영화 트로이를 보러 갔다. 3시 50분부터 시작되는 타임인데 호신이 녀석이 학원에 갔다가 조금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점심시간이 늦어졌고 그 바람에 서둘러 극장엘 가느라고 분주했다. 엊그제 밤을 새워버린 피로가 아직 덜 풀렸는지 아니면 자리가 왼 쪽 맨 끝이어서 오른 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앉아 보는 태도가 안 좋았는지 졸음이 쏟아졌다. 영화를 보면서 중간에 잠시 졸았다. 영화는 웅대한 스케일로 전설적인 영웅들의 싸움과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영화가 끝나고 집사람과 경신이는 음악회에 간다며 예술의 전당으로 향하고 호신이와 나는 집으로 들어왔다. 컴퓨터로 영화 body heat를 보았다. 완벽한 속임수로 변호사를 꼬여 부자인 남편을 죽이고 유산을 상속받아 그 돈으로 혼자 외국에.. 2022. 9. 23.
20040529 연찬회 무용담 2004. 5.29(토) KY로부터 처장이 선방을 했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마지막으로 사장이 총평을 하면서 정리하는 과정에서 처장에게 힘을 실어준 것 같다는 이야기였다. KJW부장으로부터 함께 점심식사를 같이 하자는 전화가 왔다. K부장과 함께 점심식사를 할 양으로 전화를 했더니 그는 이미 나가고 없다. 나 혼자 남아 있는 것을 알면서도 L과장이나 K부장이 자기들끼리만 점심을 먹으러 간 것이 괘씸하고 서운했다. K부장과 함께 근무하는 BWH 과장과 다른 과장이 함께 나와 있었으므로 생태탕을 한 그릇 먹으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간에 있어왔던 인사 주변 이야기들을 나누는 중에 KY로부터 행사가 잘 끝나 처장을 모시고 지금 막 출발한다는 전화가 왔다. 혼자 점심을 먹을 수밖에 없어 외로웠던 시.. 2022. 9. 22.
20040528 이젠 부하직원 가정불화까지 조장하다니... 2004.5.28(금) 처장과 KY를 중앙교육원에 보내었으므로 비교적 한산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는데 느닷없이 노조 수석부위원장으로부터 전화를 받고는 평화가 산산조각났다. 그는 일용원을 기능직 전기원으로 채용하는 문제를 놓고 내게 시비를 벌였다. 그는 인사처에 대하여 심하게 욕을 하며 신경질을 내었다. KT과장에게 이를 검토해보라고 업무지시 하였다. KT과장은 일에 영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그가 만든 보고서에 대하여 내가 만족을 못하고 그의 보고서를 다시 쓰거나 심하게 수정해 왔었다. 대한민국 최고의 대학을 졸업한 그의 자존감이 내 앞에서 무너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그러는 내게 대한 불만도 많았을 것이다. 그는 자신의 업무를 도전적으로 넘어서려 하기 보다는 다른 데로 도망가려고 혈안.. 2022. 9. 22.
20040527 개인 약속은 없다 2004.5.27(목) 내일 있을 연찬회 준비로 분주했다. KY가 연수원을 다녀와서는 우리가 준비한 파워포인트의 내용이 다른 처실에 비하여 매우 빈약하다면서 창피당하지 않으려면 다시 손을 보아야 한다고 나서서 다시 일을 시작했다. 그런 KY가 고맙고 고생이 많다. K처장 말대로 우리 회사는 승진 대상자 등골 빼먹고 산다. 처장이 이것저것 주문한 내용들을 정리하여 드렸다. P부장이 전화를 했다. OO지점 K지점장, K부장과 함께 저녁약속을 했는데 같이 갈 수 있느냐는 것이다. K부장에게 함께 가겠느냐고 하자 K부장은 처장으로부터 메시지를 받았다며 되려 나와 함께 우일관을 가야한단다. 처장님이 비빔밥이 먹고 싶다고 해서 일우별관 가서 점심을 먹고 들어오는 길에 디자인실에 들렀었다. 처장은 거기서 만났던 업무.. 2022. 9. 22.
20040526 오전과 오후를 구별 못하는 우리 처장님 2004.5.26(수) 석가탄신일이라 휴무일인데도 불구하고 처장이 아침 여덟시에 회사에서 보자고 했다. 하지만 아침에 도저히 일어날 수가 없었다. 마침 K부장이 전화를 걸어 출근을 독려했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으면 그냥 잠에 취해 있었을 것이다. 요즈음은 아침잠에 취해 일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 푹 자줘야 건강이 회복되는데 일 때문에 그럴 수없는 형편이다. 건강을 상할까 염려된다. KY가 미리 나와서 열심히 일을 하고 있다. 높은 사람들에게 죽을동 살동 그런 모습들을 보여줘야 승진심사에 겨우 한 표 얻을 수 있다. 연찬회 시나리오를 쓰고 필요한 자료를 정리하였다. 몸이 말이 아니어서 오후 3시부터 K부장과 함께 테니스를 4게임 하고 들어와 다시 일을 시작하였다. 처장은 12시간 늦은 오후 8.. 2022. 9. 22.
20040525 죽어도 부장은 달아봐야지 2004. 5.25(화) 처장이 술 한 잔 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면서 K부장이 처장 방에 가 저녁 식사제안을 해보자고 해 저녁식사 자리가 만들어졌다. 직속상사인 나는 밖에 나가 술을 마시고 있는데 KY는 죽어라 일만 해야한다. 예전의 내 모습이다. 죽어도 부장은 달아야겠다고 과장들이 이를 악물고 전의를 다지는 이유 중 하나다. 그러나 나는 다른 사람과 다르다. 내 고유 영역의 일을 대부분 직접 처리한다. OO실 C과장과 K차장이 자리를 함께 했다. 녹경에 들렀다가 자리가 마땅치 않다며 발길을 멈추었다. 녹경 사장이 우리가 다른 데로 가기를 원하는 것 같다며 K가 중국집 리밍으로 발길을 돌렸다. 배갈을 마시기 시작했고 농반 진반으로 던진 K처장 주문에 따라 자연스럽게 2차로 이어졌다. C가 잘 간다는 선.. 2022. 9. 21.
20040524 등 터지는 새우들 2004. 5.24(월) 연찬회 준비 때문에 무척 바쁘다. M와 K처장간 한판 승부가 시작된 것이다. 두 분 모두 개성이 강하고 지기 싫어하는 습성을 가지고 있는데 H사장을 향한 충성경쟁이 제대로 벌어진 것이다. 그 와중에 M가 서울대 경영자과정 교육생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이번에 연찬회에서 인사문제에 대하여 확실히 짚고 넘어갈 것이라며 전의를 다졌다는 이야기를 전해듣고 K처장이 바싹 긴장하여 크게 한판 붙어볼 요량으로 내게 여러 가지를 주문하였다. 그 바람에 KY나 나나 고생이 말이 아니다. 2022. 9. 21.
20040523 엄만 예전부터 나만 시켜먹었어 2004.5.23(일) 아침에 찬익이가 고박사 냉면을 먹고싶어 했지만 속이 별로 좋지 않을 때는 따뜻한 것이 나을 것 같아 호텔 근처에서 대구 해장국을 먹었다. 식사를 마치고 시골 어머니집에 들렀다. 성당엘 가셨는지 집에 계시지 않아 옥상에 올라가 하수구 구멍을 뚫어주고 서울로 향했다. 엄마는 형도 있는데 늘 내게 그런 일들을 부탁한다. 찬익이를 양재역 근처에서 내려주고 집으로 들어왔다. 2022. 9. 20.
20040522 초딩 동창 모임 2004. 5.22(토) 아침 새벽 7시부터 잠실에서 테니스를 하기로 하였으므로 6시 30분에 잠실로 향했다. 오늘 테니스 전적은 영 엉망이다. 정말 이상한 것이 전날 술을 많이 마셔도 좀 덜한데 딴 짓을 하고 가면 공이 잘 맞지 않는다. 아침 식사를 마친 후 샤워를 하고 송탄으로 향했다. P선생님과 만나 놀부 보쌈 집에서 점심을 함께 했다. 마침 L선생님도 시간이 되어 함께 만났다. 평택지점으로 가서 테니스를 하고 한식집 '청명'에서 동창생들과 저녁식사를 했다. 승구, 성환이, 찬익이, 순식이, 순옥이가 나왔다. 나온다던 몇몇 여자친구들이 나타나지 않아서 마음이 불편했다. 술을 마시지 않으려고 발버둥을 치다가 먼데서 힘들게 온 찬익이를 생각해 같이 마셔버렸다. 결국 노래주점까지 이어졌고 새벽 두시가 되.. 2022. 9. 20.
20040521 술마시기 딱 좋은 날이지만 일찍 귀가 2004. 5. 21(금) 내일 있을 동창회에서 술을 많이 먹을 것 같아 오늘은 처장도 없어 술 먹기 딱 좋은 날이지만 일찍 귀가하였다. 2022. 9. 20.
20040520 버르장머리 없는 행동 2004.5.20(목) 며칠 전에 JSW과장이 술 한 잔 하자고 해 약속한 날자가 오늘이다. K부장 일행과 함께 일식집 지심도에서 소주를 마셨다. 2차로 미래에셋 건물 꼭대기 층에 위치한 라운지에서 canadian club 양주를 마셨다. 시간이 길어질 것 같자 J과장이 폭탄주를 제안했다. K부장이 결정을 못하고 내게 미루길래 그러자고 동의하였더니 L과장이 집에 일이 있다며 벌떡 일어나 A과장과 함께 나가버렸다. 오해하기 딱 좋은 일이 벌어진 거다. 못 마시니 그만 했으면 좋겠다는 의사표시만 했어도 나는 덜 서운했을 것이다. 오해는 어디에나 발생할 수 있지만 이번 경우는 그가 좀 심했다. 결국 주문을 취소하고 남은 술만 우리가 마시고 들어왔다. 2022. 9. 20.
20040519 풋사랑 미경이 2004.5.19(수) 미경이 한테서 전화가 왔다. 어제 집에서 전화를 받았으므로 집사람이 신경쓰여 전화통화를 제대로 못했다. 보고 싶다며 만나자기에 오늘 마침 시간도 있고 하니 오늘 만나자고 하여 저녁에 마포에서 그녀를 만났다. 이제 나이를 속일 수 없다. 그녀도 눈가에 주름이 자글자글하다. 예나 지금이나 변한 게 하나도 없이 꼬장꼬장한 성격 그대로 살아가는 그녀가 부럽기도 하다. 혼자 소주 한 병에 생맥주 3잔을 마시고 몹시 취했다. 그녀를 보내고 전철을 탔다. 마지막 전철이다. 새벽 1시가 넘어 집에 도착 하였다. 잠시 졸았는지 깊은 잠에 빠졌었는지 핸드폰에 그녀에게서 온 부재중 전화가 찍혀 있다. 전화를 누르니 그녀도 집에 잘 도착했단다. 어릴적 일방이든 쌍방이든 연정을 품었지만 이루지 못한 사랑.. 2022. 9. 20.
20040518 해고예고 2004. 5. 18(화) 어제의 과음으로 몸이 많이 안 좋았으므로 30분 정도 늦게 출근하였다. 그래도 7시 50분에는 출근을 하였다. 오전에 조금 헤매었지만 이후 몸 상태가 조금 나아졌다. ET가 점심식사를 같이 하자고 해서 남원 사철탕 집에서 보신탕을 먹었다. 지난번 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냈던 파견자 중 전적한 직원들을 상대로 진정 취하원을 받아달라고 해당 자회사 인사부장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모두들 적극 협조해 주었다. 전무님에게 해고예고서 및 해고계획 노조 통보서에 대한 결재를 받았다. 보령에 가 있는 KYJ부장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회사 실무자에 대한 불만은 없다고 하였다. 그는 고마울 정도로 내게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 이어서 OJW부장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왜들 그러는지 모르겠다면서 내게 .. 2022. 9. 20.
20040517 유치한 충성경쟁 2004. 5.17(월) 파견자 정리해고와 관련하여 경영간부회의에 부의하는 것이 좋겠다는 사장님 뜻에 따라 오늘 아침 8시 30분부터 시작되는 경영간부회의에 부의하기로 하여 아침 일찍부터 OO사업본부장과 OO본부장에게 설명을 드렸다. 경영간부회의가 진행되는 것을 지켜봐야 하기 때문에 신입사원 입사식에는 갈 수가 없었다. 오늘 아침 10시부터 진행된 신임사원 입사식은 정말 성대하게 이루어졌다. 몇 날 몇 일을 처장이 고심하며 만든 이벤트였다. K처장과 M처장 간에 보이지 않는 충성 경쟁이 벌어졌고 지기 싫어하는 K처장은 온갖 궁리 끝에 여러 가지 이벤트를 만들어 M를 압박해 들어가고 있는 중이다. M가 열린경영위원회 따위를 가지고 포문을 열었지만 JQ지수가 높은 K처장이 추진하려는 이벤트는 워낙 다양해서 .. 2022. 9. 20.
20040516 엄마를 시골집에 모셔다드리고 2004.5.16(일) 어머님이 머물고 계신 이모님 댁에 전화를 걸었다. 지금까지 거기 계시면 일주일 내내 계시기에 이제는 모셔다 드려야 하기 때문이다. 어머니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었는데 이모가 받는 것으로 보아 아직 거기 계신 모양이다. 점심 무렵에 들르겠다고 전하고 영화를 한편 보았다. my life without me 라는 영화와 stuck on it 하편을 보았다. 이모님 댁에 가서 이모님과 함께 점심식사를 대접하려고 했더니 식당에 들어서자마자 이모님이 밥 값부터 지불하는 통에 결국은 얻어먹는 꼴이 되었다. 어머님을 모시고 수원길로 해서 집으로 향했다. 시골집 정원에 꽃들이 만발해 있었다. 살구나무에 진드기가 잔뜩 들어앉아 잎이 오그라들었다. 약통을 꺼내들고 보리수 나무며 살구나무 대추나무 감나무.. 2022. 9. 19.
20040515 너와 나누고 싶은 이야기 너와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글렌 반 에케렌, 송양민 지음) 제1장 삶을 기쁨으로 만들어라 ○ 배려 : 부탁하지 않아도 주면 더욱 좋은 것 - 주는 자는 자신이 준 것을 기억해선 안되고 받는 자는 그것을 잊어선 안된다 - 탈무드 - - 부탁할 때 주는 것도 좋지만 부탁하지 않아도 주면 더욱 좋다. - 카릴 지브란 - ○ 사랑 : 인간을 치료하는 혁명적인 방법 - 예시) 아이를 엄마의 무릎에 앉혀 책 읽어주기 - 사랑은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를 치료한다. - 칼 메닝거 - ○ 결혼 : 없으면 안 되는 사람과 결혼하라 - 아내를 여왕처럼 대하라 ○ 행복 : 행복의 시간은 내일이 아닌 오늘 제 2 장 더불어 살려면 좋은 인간관계가 필요하다 ○ 칭찬 : 이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소리 ○ 행동 : 조화 .. 2022. 9. 19.
20040515 마음이 돌아서는 이유 2004.5.15(토) 처장이 엊저녁 마신 술로 맛이 간 채 오전 내내 헤매고 있다. 정리해고에 관한 보고서를 전무님들에게 처장이 도저히 설명할 수 없을 것 같아 내가 설명하기로 하고 재석표시등을 바라보니 OO본부장만 불이 들어와 있었다. 서류를 들고 OO본부장 방을 찾아 본부장에게 보고를 드렸다. 본부장은 매우 겸손한 자세로 내 브리핑을 받으셨다. 오늘따라 나는 평소의 나답지 않게 무척 버벅 거렸다. 내가 보고를 하는 동안 무대뽀 M처장이 들어와서는 내 보고가 끝날 때까지 앉아 보고내용을 엿들었다. 상대방을 존중해 남이 보고를 하는 동안에는 가급적 들어오지 않는 것이 예의인데 그는 내가 보고하는 중에도 막무가내로 들어와버린 것이다. 그는 몇년 전 나와 함께 미국 출장을 다녀왔었다. 미국 발전소 인력운영.. 2022. 9. 18.
20040515 경영자냐 관료냐 2004.5.15(토) 해고 예고 관련 서류를 들고 전무님 방에 가니 전무님이 사인을 하려 하시지 않으셨다. 사장님이 하신 말씀 때문에 영 꺼려지는 모양이다. 사장님께서 정리해고는 안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기에 사장님이 강제전적과 정리해고의 관계를 무언가 잘못 이해하시고 그러시는 것 같으니 사실을 정확히 이해하면 괜찮을 것이라고 해도 영 마음이 안 내키는 모양이었다. 결국 보고서를 다시 만들어 사장님께 보고 드리기로 하였다. ************** 11시경에 OHS씨가 OO자동차 인사부 과장과 대리를 데리고 와서는 Outplacement 관련사항에 대한 자문에 응해 달라고 했다. 지난주부터 내게 부탁을 해 와 한 시간 동안 그들의 질문에 응해주었다. 점심식사 시간이 되었고 마땅히 갈 곳도 없어 삼성칼국.. 2022. 9. 17.
20040513 인사부장 교류회에서 잘난 척 한번 2004. 5. 13(목) 인사부장교류회 참석 KY에게 지시하여 보고받은 연찬회 자료 요약분은 내 마음에 들지 못했다. 그래서 결국 내가 오전 내내 자료를 다시 만들었다. 하지만 처장에게 보고하지는 않았다. 보고를 일찍하면 할수록 그는 보다 나은 보고서를 만들기 위하여 끊임없이 퇴짜를 놓고 독촉을 해대기 때문이다. 쓸데없는 시간 낭비가 이어지다보면 오늘 오후에 있을 인사부장 교류회에 참석이 곤란할 것 같아 일부러 보고를 하지 않은 것이다. 점심엔 처장과 충원팀 식구들이 한데 어울려 삼성식당에서 쌈밥을 먹었다. 엊그제 마신 술로 많이 피곤한데 어제 모기와 한바탕 전쟁을 치르느라 몸이 말이 아니다. 몸이 으스스한 것이 또다시 몸살이 오는 것 같다. 처남이 돌려줬다는 이자 1000만원을 되돌려 주어야 하는데 .. 2022. 9. 17.
20040512 인간을 가장 많이 죽인 것은? 2004. 5.12(수) 오늘은 무척 기분이 나빴다. 파견자가 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고 이에 인권위원회가 내게 요구한 자료목록을 보니 섬뜩하다. CKJ사무관이 오지게 달라붙은 모양이다. 그녀는 규정이나 협약의 내용에 대한 해석이 우리와 많이 다르다. 조만간 자료를 가지고 인권위에 직접 찾아가 사실을 소명하여야 할 것 같아 가슴이 무거워진다. 감사원 감사장에서 CS감사가 나를 부르기에 가보니 이번에는 지난번과 달리 자기가 정식으로 한전에 감사를 나왔다며 자료를 요구했다. 지난번 자회사 감사 때 나에게 요구했던 내용과 비슷하게 이번에도 파견자 관련 서류파일 일체를 달라고 주문했다. 우리는 문서 전자화를 시행하고 있어 별도의 파일이 없다고 주장했다. 필요하면 필요문서를 전산기에서 출력하여 사용할 뿐 별도.. 2022. 9. 16.
20040510 엉덩이 뿔난 송아지들 2004.5.10(월) 파견자 정리해고 관련 서류를 올렸더니 처장이 시큰둥해하며 이런 저런 시비를 걸며 결재할 생각을 안한다. 나도 모르겠다고 자빠져 그냥 내버려둘까 생각도 했다가 그래선 안 된다는 생각에 그가 시간이 나는 것을 보아 다시 서류를 들고 처장실로 갔더니 이번엔 그의 방에 손님들로 붐빈다. 정리해고 계획에 대하여 이미 사장 결재도 받았겠다 코딱지 묻어둔다고 살 되는 것 아닌데 뭉개고 앉아 있을 수 없어 처장방을 다시 찾았으나 마음은 영 찝찝하다. 그런 와중에 이런 저런 일들은 얼마니 많이 터지는지 감당하기 어렵다. OO처장은 사장에게 잘 보이기 위하여 각종 이벤트를 만들어냈고 그중 하나가 합리적인 인사관리를 주제로 한 연찬회 계획이다. 엄연히 인사처가 있는데 인사처 업무를 OO처가 나서서 사.. 2022. 9. 16.
20040509 처남들 이야기 2004.5.9(일) 하루 종일 영화를 보았다. 독서통신교육 리포트를 작성하기 위하여 보낸 두 세 시간을 제외하면 아침 7시부터 저녁 11시까지 영화만 본 셈이다. glass house, dawn of the dead, cold creek manor, the name of rose 따위를 보았다. 아내가 내 방에 들어와 큰 오빠 이야기를 하였다. 큰오빠가 실직을 했다는 것이다. 그동안 중국에서 참으로 열심히 (주)진도를 위해 몸과 마음을 바쳐 일 해 왔는데 결국 토사구팽을 당한 모양이다. 지난 해 여름에 그가 중국정부로부터 자동차제조업 라이센스를 취득하기 위하여 부단히도 노력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었는데 그러한 노력들은 모두 물거품이 되고 (주)진도가 열매만 따먹고 그를 해고해 버린 모양이다. 막내처남에.. 2022. 9. 16.
20040508 처남과의 대화 - 미국식 경영 2004.5.8(토) 휴무일인데다가 마침 처장도 없으니 내가 회사에 나가지 않아도 되기에 아침부터 영화를 보기 시작하였다. haunted mansion은 가족 영화이고 발음이 깨끗해서 영어공부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아 나중에 아이들과 다시 볼 생각이다. 경신이가 영어시험을 보는 날이라며 11시 경에 학교로 출발하였다. 점심에 만두를 7개나 넣어서 만두라면을 만들어 먹었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취미활동이 바람직한 것인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우선 흥미를 가지고 영어공부를 계속 할 수 있다는 장점 외에도 수많은 영화 스토리 들이 나의 머리에 축적되면서 언젠가 내가 시도하려는 글쓰기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아 시간만 나면 영화를 본다. 그러나 보고 듣는 것은 많지만 읽는 것이 부족한 편이다. 보고 .. 2022. 9. 15.
20040507 어느 무두일 풍경 2004.5.7(금) 처장이 없는 사무실은 조용하고 평화스럽다. 모두들 각자의 위치에서 소리 없이 일할 뿐이다. 지금껏 사무실에서 시끄럽게 떠들어댄 건 처장 뿐이었다는 게 여실히 드러난다. K부장은 그동안 처장의 오른팔 노릇을 해야 해서 다른 사람들과 저녁 약속을 할 수 없었는데 그가 나타나지 않자 저녁 스케줄링에 분주해 있다. 나는 그동안 많은 부류의 상사들을 모셔봤다. 그 중 술을 좋아하는 상사들이 거의 매일 밤 부하직원들과 어울려 해롱거리는 모습을 보아왔고 또 그게 주변에서 어떤 평가를 받는지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비록 좋은 기회가 왔다 하더라도 스스로 자제하고 부하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요구하지 않는 한 술자리를 억지로 만드는 추한 모습을 보여선 안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날도 부하직원들을.. 2022. 9. 14.
20040506 깡패와 나 2004.5.6(목) 아침 7:30분에 출근하여 엊그제 집으로 전송하여 재편집하고 다시 power folder에 올린 파견자 관련 문서를 다시 다운받으려 하는데 처장이 막 출근하면서 나를 부르더니 서류를 가져오라고 독촉한다. 아마도 오늘 아침 사장실에 들어갈 모양이다. 그렇지만 남 사정은 생각지도 않고 꼭두새벽부터 막무가내로 다그치는 모습에 은근히 화가 치밀었다. 그는 또 보고서 중 자기 생각과 조금이라도 다른 부분이 나타나면 심한 짜증을 내었다. 나는 그가 원하는대로 보고서를 정리해 주었고 보고도 무리없이 잘 끝나 8명의 직원을 한수원으로 전적시키게 되었다. 한수원 노조는 물론 한전 노조까지도 명백히 내가 전해듣고 보고한 바와 다름 없었는데 처장은 내가 잘못 알아듣고 소설을 쓴다며 엊그제 눈물이 쏙 빠.. 2022. 9. 14.
20040503 각자 자신이 좋아하는 다른 색 옷을 입고 산다 2004. 5. 3(월) 처장이 전무회의를 다녀와서 부장들을 불러 모았다. 중앙교육원장이 OPC에 대한 보고를 하였는데 출장비를 주지 않는다고 교육생들이 항의를 하자 이를 전무님께 보고한 모양이다. 이에 대하여 내가 경위를 설명했다. 예산이 부족해 그들이 사실상 업무에 종사하는 것도 아니고 자신의 미래 설계를 위하여 OPC 서비스를 받는 것이므로 출장비를 줄 수는 없고 대신 여비는 지급하도록 하였다는 설명을 하자 처장은 발끈 화를 내었다. 자신도 멀지 않은 장래에 OPC교육을 받으러 연수원에 입교하여야 하는데 그들을 박대하는 발언을 하였다고 기분나빠 하는 것이다. 그 후 나는 입을 닫아버린 채 오랜 시간 동안 그의 신입사원 교육에 관한 어린애 같은 발상을 들어야 했다. 지난 체육대회 때 바라본 그의 모습.. 2022. 9. 13.
20040501 남규네 병원자리 알아보기 여행 2004.5.1(토) C부장이 오늘 아침은 7시부터 운동을 하자고 해 부지런히 잠실에 나갔다. 모두들 먼저 나와 있었다. 3게임을 하고 샤워를 한 후 NK와 만나기 위하여 수서 방향으로 향하고 있는데 NK로부터 전화가 왔다. 그는 가락동 4거리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차를 몰아 가락동 4거리에서 그를 태워 수지에 있는 그의 어머니 집으로 향했다. 집에서 옷도 갈아입고 챙겨야 할 물건도 있다고 해서 들르기로 한 것이다. 수지에서 평택으로 향하는 길은 교통체증이 몹시 심했다. 그래도 점심 무렵에는 도착 할 수 있었고 KD는 집 앞 우신정 음식점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점심부터 낮술을 마셔대기 시작했다. 등산 중인 L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그리로 오게 하여 술 한 잔 거나하게 마신 후에야 .. 2022. 9. 13.
20040430 피할수 없는 악역 vs 피하고 싶은 악역 2004.4.30(금) 혹시 찾지 않을까 싶어 어제 밤늦게 까지 준비한 보고서를 처장은 찾지 않았다. 그는 나에게 파견자 문제에 너무 집착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하였다. 그 이야기는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중 하나는 내가 있는 동안은 정리해고를 진행하고 싶지 않으니 그냥 내버려두라는 이야기일 것이다. 그냥 단순히 천천히 진행 했으면 좋겠다는 의사표시일 수도 있다. 아무튼 그가 지시한 사항을 찾지 않는 것으로 보아 그는 당장은 파견자에 대한 정리해고 카드를 피하고 싶은 게 확연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가 있는 동안에는 악역을 피하고 싶을 것이다. 저녁에 처장은 K부장을 데리고 먼저 나갔다. 나는 P부처장, L과장과 R팀장을 불러 모으고 K위원장도 함께 불러 배나무골 오리집으로 갔다... 2022. 9.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