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삶의 지혜를 찾아서/인문학 산책519

상처로 숨쉬는법(김진영) - 2강. 사유의 첫걸음 2. 사유의 첫걸음 저는 대중 인문학 속에 깊은 절망이 뿌리 내리고 있는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우리 사회가 점점 구경꾼의 사회가 되어가고 있지 않습니까? ​트로이에라는 말이 있습니다 조건 없이 주인을 모시는 하인 근성이에요 하인은 주인을 섬기는것이 자기 삶의 도덕이죠. 이 성실성, 충실성이라는것이 있습니다 ​아도르노가 끝까지 충실 하려는 주인은 이제는 그 누구도 따지지 않는 진리라는 개념이죠 ​이 진리는 언제나 은폐 되어 있습니다 ​부정성을 통하지 않으면 도저히 드러날 수 없는 진실을 밖으로 불러 내자면 특이한 주문이 필요한데 그 주문 중에 하나가 사안을 급진화 시킨다는 거예요 과장 하는 거죠 어떤 의미에서 보면 드라마로 만드는 거예요 드라마에서 왜 그렇게 극적인 상황을 만들어 내입니까 극적인 .. 2022. 3. 2.
상처로 숨쉬는 법(김진영) - 1강. 아도르노를 만나며 ​아이들은 개념 사유를 하지 않죠. 모든것을 이미지로 만나요 ​변증법적 사유란 개념을 가지고 개념을 넘어서는 일이다 개념을 가지고 개념화 할 수 없는 무엇을 포착 하는 일이다 개념을 자기 한계에 도달할 때까지 밀고 나가야 한다 ​아도르노의 중요한 명제들은 다음과 같다 - 삶을 살고 있지 못하다 - 잘못된 삶 안에 올바른 삶은 존재할 수 없다 - 모든것이 거짓이다 - 문화는 쓰레기다 - 모든것이 자연의 표현이다 - 모든것이 거짓인 사회에서 진실은 거짓일수밖에 없다 - 가장 자연적일 때 그것은 역사적인 것이며 가장 역사적일 때 그것은 자연적인 것이다 - 되돌아 가는 일은 퇴행일 뿐이다 - 이론이 실천이다 ​ 우리가 문화라고 얘기하는 것, 문명이라 얘기하는것은 자연 상태로부터 한번도 해방 되어 본적이 없다 헐.. 2022. 3. 2.
달까지 가자(장류진) 이 소설 후기에 보면 '​흙수저 여성 청년 3인의 코인 열차 탑승기'라고 압축하여 이 소설을 설명하고 있다. 작가는 나와 한세대를 달리하는 젊은 세대고 그 세대의 생각과 시대정신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아울러 작가가 후기에서 고백하듯 현재적 관점에서 가장 절실하게 요구되는 것, 간절히 소망하는 것을 소설을 통해서라도 이루고 싶어 했던 것 같다. 정상적인 방법으로 달성할 수 없는 목표를 주식이나 가상화폐 따위의 방법을 통해서라도 달성해 보려는 요즘 젊은이들의 생각을 담고 있다. 그것도 그냥 적당히 하는 것이 아니고 모든 것을 걸고 '오징어 게임' 처럼 목숨 걸고 죽기 아니면 살기 식으로 게임을 한다. 미화된 해피엔딩이 젊은이들에게 진실처럼 여겨져 사회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염려된다. 하지만 그.. 2021. 11. 9.
파친코(이민진) ​아주 나쁜 사람을 보고 싶니? 그럼 평범한 사람은 상상도 못할 성공을 안겨줘봐 언제든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게 되었을 때 어떤 행동을 하는지 한번 보는 거야 ​ 훈이는 조선이 독립 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가족을 돌보는 것이라고 믿었다 (나는 그런 훈이 생각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훈이는 언청이에 다리병신이어서 못생긴 데에다 말도 동작도 느리다. 그래서 그는 세상에서 가장 심한 어려움을 겪으며 살아간 사람이다. 그런 사람일수록 세상을 더 정확히 진단하고 처방할 수 있다. 세상을 살아가는 기초단위는 가족이다. 가족이 건전해야 사회가, 나라가, 인류가 건전하다. 가화만사성이라고 했지 않는가! 이는 그냥 나온 말이 아니다. 살아보면 그 말이 왜 진리인지 알게 된다.) ​ 우리가 주님을 .. 2021. 11. 9.
시민의 불복종(헨리 데이빗 소로우) 나는 누구에게 강요받기 위하여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은 아니다 나는 내 방식대로 숨을 쉬고 내 방식대로 살아갈 것이다 누가 더 강한지는 두고 보도록 하자 ​ 정부는 기껏해야 하나의 편법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대부분의 정부가 거의 언제나 불편한 존재이고 모든 정부가 때로는 불편한 존재이다 ​각 사람들은 자신의 존경을 받을 만한 정부가 어떤 것인지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 바로 그것이 보다 나은 정부를 얻을 수 있는 길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것이다 내가 떠맡을 권리가 있는 나의 유일한 책무는 어떤 때이고 간에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행하는 일이다. 단체에는 양심이 없다는 말이 있는데 그것은 참으로 옳은 말이다 ​ 누구의 소유물이 되기에는 누구의 제 2인자가 되기에는 또 세계의 어느 왕국의 쓸만한 하인이나 .. 2021. 10. 25.
월든(헨리 데이빗 소로우) ​소로우의 생활신조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간소하게 살라입니다 자신의 인생을 단순하게 살면 살수록 우주의 법칙은 더욱더 명료해질 것입니다(법정 서평) ​사람들은 흔히 필요성이라고 불리는 거짓 운명의 말을 듣고는 한 옛날 책(성경)의 말처럼 좀이 파먹고 녹이 슬며 도둑이 들어와서 훔쳐갈 재물을 모으느라고 정신이 없다 그러나 인생이 끝날 무렵이면 자연히 알게 되겠지만 이것은 어리석은 자의 인생이다 ​실제로 늙은이들은 젊은이들에게 줄 만한 중요한 충고의 말을 갖지 못하고 있다 왜냐하면 그들의 경험은 부분적인 것에 지나지 않으며 그들의 인생은 처참한 실패로 끝났기 때문이다 ​새로운 세대는 마치 난파된 배를 버리듯이 지나간 세대가 벌여놓은 사업을 버리는 법이라오 ​가장 현명한 사람들은 항상 가난한 사람들보다도 더 간.. 2021. 10. 25.
최악을 극복하는 힘 (엘리자베스 스탠리) 생존뇌의 가장 중요한 기능 중 하나는 신경지다. 신경지란 내부 및 외부 환경을 빠르게 스캔하며 기회, 안전, 쾌락 및 위협 위험 고통을 감지하는 무의식적 과정이다. 생존뇌의 보호 전략은 매우 간단하다. ​생존뇌를 지원하기 위해 생존뇌는 암묵적 학습 및 기억 체계를 갖고 있는데 이는 사고뇌를 우회해 빠르게 자동적 무의식적으로 작동한다. ​생존뇌는 신경 전달 물질과 호르몬을 활성화해 기회에 접근하거나 위협을 피하려는 조건화된 충동과 관련된 신체적 감각과 감정적 단서를 생성한다. ​사고뇌와 생존뇌는 함께 이른바 마음을 구성한다. 자각은 사고뇌에 속하지도 않고 생존에 속하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자각은 사고뇌의 인지적 활동과 생존뇌의 스트레스나 정서적 각성과는 다르다. ​스트레스는 우리 심신체계에서 위협이나 도전.. 2021. 10. 6.
악마의 부엌으로 초대합니다(울라 마이넥케 지음) 무질서한 사람은 혼자가 아니다. 양심의 가책과 비밀스러운 내면의 방해꾼이 항상 그들과 함께한다. 이러한 방해꾼의 가장 친한 친구, 어쩌면 쌍둥이 같은 존재는 ‘내면의 게으름’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어떤 성향을 가지고 있든 끊임없이 게으름과 맞서 싸워 이겨야 한다는 것이다. 내면의 방해꾼은 냉정하고 완고하다. 심리학 관련서에는 그 방해꾼을 ‘내면의 아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설령 이름이 달라진다고 해서 다루기가 더 쉬워지는 것은 아니다. 내면의 아이는 영특하여 속이기도 쉽지 않다. 혹시라도 그 아이를 과소평가했다간 그 애가 더욱 화를 낼 것이다. 무질서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을 돕는 기술을 배우는 데는 매우 월등하다. 남을 돕는 것은 자기 자신 혹은 내면의 방해꾼과 싸움을 벌일 필요가 없는 행동 영역이.. 2021. 5. 28.
미친 세상을 이해하는 척하는 방법 (움베르토 에코) ​지그문트 바우만의 지적에 따르면 국가를 통해서건 혁명을 통해서건 위로부터의 구원에 대한 믿음이 사라져 버린 이 시대의 전형적인 특징은 분노를 동반한 항의 운동이다 그런데 이 운동은 자신이 무엇을 원하지 않는 지는 알지만 정작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는 모른다 그들은 공격을 가하지만 언제 어느 방향으로 튈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런 유동화의 물결 속에서 살아남을 가능성은 있을까 있다 우리가 유동 사회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그런 사회를 이해하고 극복하려면 새로운 수단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하면 된다 ​내 성공의 비밀은 젊었을 때 내가 신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데 있다 자신이 신이 아님을 깨닫고 자신의 행위를 항상 의심 하면서 지난 삶을 충분히 잘 살지 못했음을 자각 하는것은 매우 중요하.. 2021. 5. 11.
소설 풍수 (김종록) ​풍수란 장풍득수 즉 바람을 가두고 물을 얻는다는 말로 중국 진 나라 때 곽박이 지은 장경에서 유래 되었다. 감여, 지리, 지술이라고도 하며 풍수 일을 하는 사람을 말하기도 하느니 땅에는 생기가 흐르고 있는데 이 생기를 받아 인생의 행복을 추구하는 법술이 바로 풍수다. ​특히 명당의 모양을 중시하는 형국론은 거의 독보적이다. 이 풍수의 목적은 크게 둘로 나뉘는 데 그 첫째는 산자의 거처인 주택을 좋은 땅에 지어서 행운을 구하려는 것이고 둘째는 죽은 조상의 묘를 좋은땅에 잡아 자손의 번영을 꾀 하려는 것이니라 곧 추길피흉이라는 말이다 땅은 살아 있으며 인간의 어머니와 같다 초목만 키우는것이 아니다 땅은 인간을 생육하느니 그래서 어머니라 하는 것이니라 인간은 땅 위에서 살다가 나중에는 땅으로 돌아간다 어머니.. 2021. 5. 11.
구운몽(최인훈) 갈라진 이념의 틈바구니에서 생존을 위해 발악하는 지식인의 아픔을 읽는 듯하다. 광장과 비슷한 류의 방황이지만 광장은 남과 북의 갈등상황인 반면 구운몽은 혁명으로 들끓는 남한 내 불안한 정치현실을 풍자한 듯하다. 작가 자신의 명확한 의도가 드러나지 않게 일부러 난해하게 쓰고 꿈의 형식을 빌었다. 불의의 사태가 생겨도 빠져나갈 수 있기 위해서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인데 세상에 이를 잘못 알렸다간 임금님하테 능지처참 당할 것 같아 산속에서 혼자 알아듣지 못하는 동물들에게 부르짖는 '당나귀 귀'다. 그래서 처음부터 읽는 내내 답답하다. 알송달송하게 얼버무리는 혁명가 이야기들은 체제비판범으로 몰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에둘러 표현한 것들로 여겨지며 그렇게라도 발버둥쳐보려는 작가의 고통마저 느끼게 한다. 하지만.. 2021. 2. 13.
광장(최인훈) "꿈, 사람은 꿈에 속아서 사는 것 같아요." "젊은 사람 치고 이상 주의적인 사회 개량의 정열이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젊은이들은 방황하며 이상향을 찾아 떠나지만 그들이 안주할 수 있는 '광장'을 찾지 못하고 결국 푸른 바다(죽음)를 자신의 광장으로 택한다. 광장에는 꼭두각시뿐 사람은 없었기에. '북한이란 제가 낸 신명이 아니라 무쇠 같은 멍에가 다스리는 곳, 사랑과 용서가 아니라 미움과 앙갚음만 있는 곳, 러시아 정교의 성경 대신 마르크스를 택한 곳. 하나님이 다시 온다는 말이 2천년 동안 미루어 온 것처럼 공산낙원의 재현은 아직도 진행형인 곳.' ​'남한이란 키에르케고르 선생식으로 말하면 실존하지 않는 사람들의 광장 아닌 광장. 북한식 미친 믿음이 무섭지만 숫제 어떤 믿음조차 없는 곳. 그.. 2021. 2. 2.
하버드 철학자들의 인생수업(대니얼 클라인, 토머스 캐스카트) '좋은 삶이란 자기 자신에게 충실한 삶이다' ​ 사르트르의 주장에 따르면 인간은 사물과 달라서 미리 정해진 본질이 없다 예를 들어 재떨이는 담뱃재와 꽁초를 담는다는 존재의 이유가 있지만 인간의 삶에는 객관적인 의미가 없다 사르트르는 인간이 선택을 하는 이유가 실존이 본질에 우선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삶의 의미는 정해진것이 아니다 따라서 삶의 의미를 스스로 선택하는 것은 인간의 불가피한 책무다 객관적인 지침이 없기때문에 인간의 선택은 임의성을 띤다 삶의 모든 부조리를 당연한 걸로 받아들이고 어찌됐든 계속 살아 가자 까뮈는 이렇게 결론 내렸다 우리는 시지프스가 행복하다고 생각해야만 한다 이거야말로 부조리 그 자체다 ​당신은 언제나 고도가 나타나리라는 헛된 희망만으로 평생을 흘려 보낼 수 있겠는가 ​'그게 .. 2020. 12. 19.
사랑과 인식의 출발(창전백삼) 정말 오랜만에 70년대에 내게 많은 영향을 주었던 빛바랜 책을 꺼내들었다​. 가로줄에 익숙해진 터라 세로줄을 읽는데 조금 불편했다. 문체도 지나치게 현학적이어서 걸림이 많았다. 무릇 글은 읽기 쉬워야 한다. 그 시대엔 그런 자기만족적 표현들이 유행이었던가 보다. 남이 모르는 독일어나 영어도 함께 섞어가면서 현학적으로 표현하면 자기 스스로에겐 가장 정확한 의미전달이 가능할지 모르나 독자는 짜증나기 마련이다. 어쨌거나 그 어린 나이에 이렇게 훌륭한 생각들을 쏟아낼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천재였기 때문일 것이다. 투병생활이든 유배생활이든 비슷하게생각을 극단까지 몰아 천재성을 만드는 듯하다. 죽음을 넘나들다보면 치열하게 사고하게 되고 이를 각혈하듯 토해내고 싶은 욕망이 생기는가 보다. 실존주의에 빠진 그가 현상학.. 2020. 12. 18.
폴리 매스(와카스 아메드) 전문화에 대한 비판서다. 인간 진화의 본질은 폴리매스인데 중세 이후 전문화가 진행되면서 인간이 제대로 진화하지 못했다는 가설이다. 원래 인간은 팔방미인이었는데 특정분야로만 전문화시키는 사회구조 속에서 오히려 퇴화되었다는 주장이다. 농촌에서 살다보면 맥가이버 폴리매스가 되어야 한다. 나도 초딩시절엔 설계도 제작부터 생물 표본은 물론 연날리기 대회, 붓글씨 대회, 웅변대회, 글짓기 대회, 자유교양 대회, 그림그리기 대회, 학교 대표 핸드볼 선수 등등 거의 전 분야에서 최고상을 받았던 폴리매스였다. 하지만 지금은 인사전문가 25년에 전문 경영인 10년을 마치고 텃밭이나 가꾸는 독거노인이다. 그래도 국내 최대 공기업에서 인사전문가라는 족적을 남긴게 나를 대변해주는 대명사다. 나는 그의 주장에 동조하지만 일면 그.. 2020. 11. 5.
다시 보는 5만 년의 역사(타밈 안사리) 우리가 알고 있는 세계사도 알고 보면 사회적으로 구성된 특정 관점 중심의 세계사적 서사다 유럽 중심의 세계사적 서사 이슬람 중심의 세계사적 서사 중국 중심의 세계사적 서사 등등이다 역사는 사실을 다루지만 그 사실은 기본적으로 서사에 종속된다. 개인의 정신은 사회에 의해 형성된다 오늘날 우리는 북서쪽에서 나타나 인더스강 유역을 거쳐 갠지스강 유역까지 진출한 이주민들을 베다인 이라고 부른다. 그들에게는 베다로 불리는 성가 형태의 경전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성가는 현재까지 수천 곡이 남아있다 브라만으로 불린 사제들은 성가를 기억했다가 그대로 구술을 통해 후세에 전해줬다 베다는 고대인들의 삶이 다채롭게 표현된 경전이다 하라파 문명의 전성기에 목동과 소농으로 구성된 여러 부족이 옥수스강 북쪽의 초원 지대에 살고.. 2020. 10. 7.
감정과 이성 (리처드 래저러스 버니스 래저러스) 정말 지루한 책이다. 그걸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정독한 사람은 흔치 않으리라. 역자도 좀 더 쉽게 읽히도록 번역해야 하는데 영문표현 그대로를 한국말로 번역하여 영어식 한글표현이 어색하고 읽기에 거침이 많다. 이 책은 마지막에 핵심내용을 정리해 놓았는데 실은 그것만 읽으면 되는 책이다. 마지막 이전까지 구구절절 중언부언 알기 어렵게 나열된 문장들은 안 읽어도 무방하다. 핵심은 감정은 이성에 의해 조작된다는 거다. 그러므로 튼튼한 이성을 갖는 게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튼튼한 이성훈련은 아마도 다양한 지식과 경험에 의존하지 않을까 싶다. 그러려면 많은 책을 읽고 많이 사색하고 지식이 임계점을 넘어 지혜로 승화하여야 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아 어떤 어려운 문제가 주어지더라도 슬기로운 감정선택은 물론 그 .. 2020. 8. 24.
자전거 여행(김훈) 그의 글들은 쉽게 읽히지 않는다. 문장 하나 단어 하나를 시처럼 함축적인 의미들로 압축하기 때문이다. 조금 더디 읽어도 좋으니 천천히 음미하는 게 좋다. 그 안에서 새로운 맛을 발견하는 재미는 이루 말할 수 없다. 그의 맛깔난 표현들을 살펴보자. ******************** ​동백은 한송이의 개별자로서 제각기 피어나고 제각기 떨어진다. 동백은 떨어져 죽을 때 추잡스러운 꼴을 보이지 않는다. 절정에 도달한 그 꽃은 마치 백제가 무너지듯이 절정에서 문득 추락해 버린다. 눈물처럼 후드득 떨어져 버린다. 매화는 나무가 몸속의 꽃을 밖으로 밀어내서 꽃은 뿜어져 나오듯이 피어난다. 매화는 피어서 군집을 이룬다. 꽃 핀 매화 숲은 구름처럼 보인다. 이 꽃구름은 그 경계선이 흔들리는 봄의 대기 속에서 풀어져 .. 2020. 8. 14.
신경 쓰지 않는 연습 (나토리 호겐)​ 밑줄 쫙 무슨 일이 있어도 평온한 마음을 유지할 수 있는 경지를 목표로 삼아라. 평온한 마음의 경지를 목표로 삼는 것을 보리심이라고 부른다 ​인생은 긴 시간에 걸쳐 적당한 삶이 무엇인지 가르쳐 주는 위대한 선생님이다 ​불교에서는 험담하는 것을 양설이라고 한다 혀가 두 개라는 뜻이다 ​사람의 마음을 알고 싶은 사람은 심리학 수업을 듣기보다는 소설을 읽는 것이 낫습니다 ​화를 낸다고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들에서 풀이나 곤충을 잘 살펴보면 쓸모없는 것은 하나도 없다 마찬가지로 우리도 자연으로부터 인정받은 생명이다. 상대방을 생각해서 무엇인가 해주는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훨씬 훌륭한 행위이다 ​냉장고 정리 상태를 보면 그 집의 상황을 알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방이나 장롱 서랍을 보면 그 .. 2020. 7. 3.
안나 카레니나(레프 톨스토이) 3권으로 구성되며 거의 2000​ 페이지에 가까운 책을 읽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톨스토이는 레빈과 키티를 통해 자신의 이상향을 세상과 공유하려 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소설 속에 여러 캐릭터가 등장하지만 제목에서 말하는 안나 까레리나가 이 책의 주된 주인공은 아닌 것 같다. 유부녀가 총각과 눈이 맞아 가출하고 고뇌하며 더 큰 사랑으로 넘어서지 못한 채 결국 우울증으로 이어져 자살한다는 테마로 구성되지만 그가 정작 이 소설을 통해 말하고 싶었던 것은 그의 정신세계를 지배하고 있던 삶에 대한 명제 즉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답을 구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그의 소설 대부분이 이와 같은 명제를 중심에 놓고 출발한다.(대부분의 고전들이 그렇다.) 그 안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선보이며 자신의 내면.. 2020. 6. 23.
그리스인 조르바(니코스 카잔차키스) 산다는게 감옥살이지. 암 그것도 종신형이고 말고 빌어먹을 ​자신을 구하는 유일한 길은 남을 구하려고 애쓰는 것이다 ​그토록 강렬하게 인생을 사랑한다면서 어떻게 책 나부랭이와 잉크로 더럽혀진 종이에다 자신을 그리도 오랫동안 내박쳐 둘 수 있단 말인가 이제껏 너는 그림자만 보고서도 만족하고 있었지 자 이제 내 너를 실체 앞으로 데려갈 테다 ​정신적인 낙태는 시기를 놓친 것이었다 ​왜요?가 없으면 아무짓도 못하는 건가요 가령 하고 싶어서 한다면 안 됩니까 당신 역시 저울 한 벌 가지고 다니는 거 아니오 매사를 정밀하게 달아보는 버릇 말이오. 자 젊은 양반 결정해 버리쇼 눈 꽉 감고 해 버리는 거요 ​해본 일만 해 가지고서야 어디 성이 차겠어 ​물레방앗간 집 마누라 궁둥짝 인간의 이성이란 그런거지 뭐 ​내가 산.. 2020. 5. 22.
작가란 무엇인가(파리 리뷰 인터뷰) 작가들의 생각과 삶 속에서 작가의 꿈을 키워보자. ​ ​움베르토 에코 ​훌륭한 시인은 나중에 초기 시를 불태워 버리고 별 볼 일 없는 시인은 초기 시를 출판하지요 ​사실 어떻게 보면 모든 소설이 자서전적이에요 등장인물을 만들어낼 때 개인적인 기억을 등장 인물들에게 불어넣거든요 제 일부를 이 등장인물에게 부여하고 저의 다른 부분을 또 다른 인물에게 부여합니다 ​제가 보기에 중세는 암흑시대가 아닙니다 아주 찬란하게 빛나는 시대였고 그 시대의 비옥한 토양에서 르네상스가 출현했지요 ​니체는 사실이란 존재하지 않으며 해석 만이 존재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사실이 없고 해석만이 존재한다면 해석할 게 뭐가 있습니까 ​비밀은 내용이 없이 텅 비어 있을 때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합니다 ​창작이 현실을 만들어 내지요 ​역사 .. 2020. 5. 22.
에이트(이지성) AI시대를 예언하고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를 설명한 책이다. 컴퓨터가 만들어지면서 사실 AI시대는 이미 수십여년 전부터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문지식으로 먹고 사는 사람들의 직업이 대량 인공지능으로 대체됨을 설명한다. 대안으로 가장 기초적인 것에 충실하란 제안을 하고 있다. ​‘예수처럼 살라는 말이냐 그래야 인공지능에게 대체 되지 않는다는 소리냐’ 여기에 대한 내 대답은 아마도 그렇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석학들과 인공지능 전문가들은 인공지능 시대 인간이 갖추어야 할 필수적인 것으로 공감능력과 창조적 상상력을 꼽고 있다 ​한국인의 99.997%가 프레카리아트로 떨어지는 일은 2030년경부터 2070년까지 급격하게 진행된다 앞으로 10년 안에 당신은 인공지능에게 대체되지 않는 능력, 공감 능력과.. 2020. 5. 22.
뼛속까지 자유롭고 치맛속까지 정치적인(목수정) 그저 그런책이겠거니 생각하고 읽을까 말까 하다 몇 줄 읽다보니 너무 세련된 문체에 빠져들었다. 목수정, 그녀는 글을 참 맛깔나게 쓴다. 그녀는 말 그대로 뼛속까지 자유로운 사람이다. 나이 많은 아나키스트 프랑스 예술가와 결혼도 안하고 같이 사는 여자다. 예쁜 여아가 두 사람 사.. 2020. 3. 25.
혼자있는 시간의 힘(사이토 다카시) 세상은 삶의 지혜를 누가 먼저 깨닫고 지혜롭게 살아가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 무리지어 다니면서 성공한 사람은 없다. 뭔가를 배우거나 공부할 때는 먼저 홀로서기를 해야 한다. 스스로에게 기대하는 힘 자기력을 키워야 한다. 주변사람들과도 잘 사귀면서 혼자일 때 나 자신에게 .. 2020. 3. 20.
욱하는 성질 죽이기(로널드 D포터, 에프론) 욱하는 성질 죽이기(로널드 D포터, 에프론) 우리집 가족분쟁의 주원인과 대책을 제대로 제시하고 있는 듯하다. 그 부분을 발췌 정리해 보았다. 과거의 무관심이나 거절 배신 혹은 버림 받은 기억 등의 고통스러운 감정에서 벗어날 수 있게 끊임없이 도전하라 - 과거를 반복하며 살 운명을 .. 2020. 3. 19.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한다(김정운) 팔굽혀펴기를 하면 중년의 허접스런 성욕도 사라지고 정신도 아주 맑아진다. 문화는 도무지 어쩔수 없는 시간과 공간을 정리하려고 애쓰는 과정에서 생겨난다. 하이데거는 인간 존재의 본질을 불안으로 정의한다. 도무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현재의 시간 속에 .. 2020. 3. 19.
오직 두사람(김영하 단편집) 그의 글은 참 어둡다. 마지막은 대부분 모호하고 칩칩한 기분으로 끌고 간다. 판타지로 이어지다가 허무의 세상에 내던진다. 사람마다 좋아하는 스타일이 다른데 난 이런 류의 글보다는 알퐁스 도데의 별이나 황순원의 소나기 같은 순수문학을 더 좋아한다. 인간은 사실 그리 복잡한 게 .. 2020. 3. 18.
여자 없는 남자들(무라카미 하루키 단편집)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은 일종의 포르노다. 그의 소설에 성적인 장면을 묘사하는 부분이 들어가지 않은 소설은 없다. 그의 소설은 언제나 성이 본류를 이룬다. 나는 그걸 비난하거나 격하시키고 싶지 않다. 그것은 그만의 장르이고 그가 생각하는 인간에 대한 정의이며 나 또한 그의 생.. 2020. 3. 5.
글쓰기의 달인이 되려면 잘못된 문장부터 고쳐라(박찬영) PART 1 문장의 달인이 되는 27가지 법칙 1장 주어가 변주하다! | 주어 1 숨은 주어를 찾아라 2 대명사나 지시어는 가능한 한 구체적으로 명시 하라 3 이중 주어를 피하라 2장 서술어와 함께 살다! | 서술어 4주어는 서술어와 호응해야 한다 5부사어도 서술어와 호응해야 한다 6목적어도 서술어.. 2020. 3.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