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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지혜를 찾아서/인문학 산책532

자전거 여행(김훈) 그의 글들은 쉽게 읽히지 않는다. 문장 하나 단어 하나를 시처럼 함축적인 의미들로 압축하기 때문이다. 조금 더디 읽어도 좋으니 천천히 음미하는 게 좋다. 그 안에서 새로운 맛을 발견하는 재미는 이루 말할 수 없다. 그의 맛깔난 표현들을 살펴보자. ******************** ​동백은 한송이의 개별자로서 제각기 피어나고 제각기 떨어진다. 동백은 떨어져 죽을 때 추잡스러운 꼴을 보이지 않는다. 절정에 도달한 그 꽃은 마치 백제가 무너지듯이 절정에서 문득 추락해 버린다. 눈물처럼 후드득 떨어져 버린다. 매화는 나무가 몸속의 꽃을 밖으로 밀어내서 꽃은 뿜어져 나오듯이 피어난다. 매화는 피어서 군집을 이룬다. 꽃 핀 매화 숲은 구름처럼 보인다. 이 꽃구름은 그 경계선이 흔들리는 봄의 대기 속에서 풀어져 .. 2020. 8. 14.
신경 쓰지 않는 연습 (나토리 호겐)​ 밑줄 쫙 무슨 일이 있어도 평온한 마음을 유지할 수 있는 경지를 목표로 삼아라. 평온한 마음의 경지를 목표로 삼는 것을 보리심이라고 부른다 ​인생은 긴 시간에 걸쳐 적당한 삶이 무엇인지 가르쳐 주는 위대한 선생님이다 ​불교에서는 험담하는 것을 양설이라고 한다 혀가 두 개라는 뜻이다 ​사람의 마음을 알고 싶은 사람은 심리학 수업을 듣기보다는 소설을 읽는 것이 낫습니다 ​화를 낸다고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들에서 풀이나 곤충을 잘 살펴보면 쓸모없는 것은 하나도 없다 마찬가지로 우리도 자연으로부터 인정받은 생명이다. 상대방을 생각해서 무엇인가 해주는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훨씬 훌륭한 행위이다 ​냉장고 정리 상태를 보면 그 집의 상황을 알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방이나 장롱 서랍을 보면 그 .. 2020. 7. 3.
안나 카레니나(레프 톨스토이) 3권으로 구성되며 거의 2000​ 페이지에 가까운 책을 읽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톨스토이는 레빈과 키티를 통해 자신의 이상향을 세상과 공유하려 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소설 속에 여러 캐릭터가 등장하지만 제목에서 말하는 안나 까레리나가 이 책의 주된 주인공은 아닌 것 같다. 유부녀가 총각과 눈이 맞아 가출하고 고뇌하며 더 큰 사랑으로 넘어서지 못한 채 결국 우울증으로 이어져 자살한다는 테마로 구성되지만 그가 정작 이 소설을 통해 말하고 싶었던 것은 그의 정신세계를 지배하고 있던 삶에 대한 명제 즉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답을 구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그의 소설 대부분이 이와 같은 명제를 중심에 놓고 출발한다.(대부분의 고전들이 그렇다.) 그 안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선보이며 자신의 내면.. 2020. 6. 23.
그리스인 조르바(니코스 카잔차키스) 산다는게 감옥살이지. 암 그것도 종신형이고 말고 빌어먹을 ​자신을 구하는 유일한 길은 남을 구하려고 애쓰는 것이다 ​그토록 강렬하게 인생을 사랑한다면서 어떻게 책 나부랭이와 잉크로 더럽혀진 종이에다 자신을 그리도 오랫동안 내박쳐 둘 수 있단 말인가 이제껏 너는 그림자만 보고서도 만족하고 있었지 자 이제 내 너를 실체 앞으로 데려갈 테다 ​정신적인 낙태는 시기를 놓친 것이었다 ​왜요?가 없으면 아무짓도 못하는 건가요 가령 하고 싶어서 한다면 안 됩니까 당신 역시 저울 한 벌 가지고 다니는 거 아니오 매사를 정밀하게 달아보는 버릇 말이오. 자 젊은 양반 결정해 버리쇼 눈 꽉 감고 해 버리는 거요 ​해본 일만 해 가지고서야 어디 성이 차겠어 ​물레방앗간 집 마누라 궁둥짝 인간의 이성이란 그런거지 뭐 ​내가 산.. 2020. 5. 22.
작가란 무엇인가(파리 리뷰 인터뷰) 작가들의 생각과 삶 속에서 작가의 꿈을 키워보자. ​ ​움베르토 에코 ​훌륭한 시인은 나중에 초기 시를 불태워 버리고 별 볼 일 없는 시인은 초기 시를 출판하지요 ​사실 어떻게 보면 모든 소설이 자서전적이에요 등장인물을 만들어낼 때 개인적인 기억을 등장 인물들에게 불어넣거든요 제 일부를 이 등장인물에게 부여하고 저의 다른 부분을 또 다른 인물에게 부여합니다 ​제가 보기에 중세는 암흑시대가 아닙니다 아주 찬란하게 빛나는 시대였고 그 시대의 비옥한 토양에서 르네상스가 출현했지요 ​니체는 사실이란 존재하지 않으며 해석 만이 존재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사실이 없고 해석만이 존재한다면 해석할 게 뭐가 있습니까 ​비밀은 내용이 없이 텅 비어 있을 때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합니다 ​창작이 현실을 만들어 내지요 ​역사 .. 2020. 5. 22.
에이트(이지성) AI시대를 예언하고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를 설명한 책이다. 컴퓨터가 만들어지면서 사실 AI시대는 이미 수십여년 전부터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문지식으로 먹고 사는 사람들의 직업이 대량 인공지능으로 대체됨을 설명한다. 대안으로 가장 기초적인 것에 충실하란 제안을 하고 있다. ​‘예수처럼 살라는 말이냐 그래야 인공지능에게 대체 되지 않는다는 소리냐’ 여기에 대한 내 대답은 아마도 그렇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석학들과 인공지능 전문가들은 인공지능 시대 인간이 갖추어야 할 필수적인 것으로 공감능력과 창조적 상상력을 꼽고 있다 ​한국인의 99.997%가 프레카리아트로 떨어지는 일은 2030년경부터 2070년까지 급격하게 진행된다 앞으로 10년 안에 당신은 인공지능에게 대체되지 않는 능력, 공감 능력과.. 2020. 5. 22.
뼛속까지 자유롭고 치맛속까지 정치적인(목수정) 그저 그런책이겠거니 생각하고 읽을까 말까 하다 몇 줄 읽다보니 너무 세련된 문체에 빠져들었다. 목수정, 그녀는 글을 참 맛깔나게 쓴다. 그녀는 말 그대로 뼛속까지 자유로운 사람이다. 나이 많은 아나키스트 프랑스 예술가와 결혼도 안하고 같이 사는 여자다. 예쁜 여아가 두 사람 사.. 2020. 3. 25.
혼자있는 시간의 힘(사이토 다카시) 세상은 삶의 지혜를 누가 먼저 깨닫고 지혜롭게 살아가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 무리지어 다니면서 성공한 사람은 없다. 뭔가를 배우거나 공부할 때는 먼저 홀로서기를 해야 한다. 스스로에게 기대하는 힘 자기력을 키워야 한다. 주변사람들과도 잘 사귀면서 혼자일 때 나 자신에게 .. 2020. 3. 20.
욱하는 성질 죽이기(로널드 D포터, 에프론) 욱하는 성질 죽이기(로널드 D포터, 에프론) 우리집 가족분쟁의 주원인과 대책을 제대로 제시하고 있는 듯하다. 그 부분을 발췌 정리해 보았다. 과거의 무관심이나 거절 배신 혹은 버림 받은 기억 등의 고통스러운 감정에서 벗어날 수 있게 끊임없이 도전하라 - 과거를 반복하며 살 운명을 .. 2020. 3. 19.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한다(김정운) 팔굽혀펴기를 하면 중년의 허접스런 성욕도 사라지고 정신도 아주 맑아진다. 문화는 도무지 어쩔수 없는 시간과 공간을 정리하려고 애쓰는 과정에서 생겨난다. 하이데거는 인간 존재의 본질을 불안으로 정의한다. 도무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현재의 시간 속에 .. 2020. 3. 19.
오직 두사람(김영하 단편집) 그의 글은 참 어둡다. 마지막은 대부분 모호하고 칩칩한 기분으로 끌고 간다. 판타지로 이어지다가 허무의 세상에 내던진다. 사람마다 좋아하는 스타일이 다른데 난 이런 류의 글보다는 알퐁스 도데의 별이나 황순원의 소나기 같은 순수문학을 더 좋아한다. 인간은 사실 그리 복잡한 게 .. 2020. 3. 18.
여자 없는 남자들(무라카미 하루키 단편집)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은 일종의 포르노다. 그의 소설에 성적인 장면을 묘사하는 부분이 들어가지 않은 소설은 없다. 그의 소설은 언제나 성이 본류를 이룬다. 나는 그걸 비난하거나 격하시키고 싶지 않다. 그것은 그만의 장르이고 그가 생각하는 인간에 대한 정의이며 나 또한 그의 생.. 2020. 3. 5.
글쓰기의 달인이 되려면 잘못된 문장부터 고쳐라(박찬영) PART 1 문장의 달인이 되는 27가지 법칙 1장 주어가 변주하다! | 주어 1 숨은 주어를 찾아라 2 대명사나 지시어는 가능한 한 구체적으로 명시 하라 3 이중 주어를 피하라 2장 서술어와 함께 살다! | 서술어 4주어는 서술어와 호응해야 한다 5부사어도 서술어와 호응해야 한다 6목적어도 서술어.. 2020. 3. 5.
동물농장(조지 오웰) 동물농장은 실패한 혁명의 이면엔 언제나 권력투쟁이 내재하고 단지 권력의 주인만 바뀔 뿐이라는 사실을 폭로한 우화적 정치소설이다. 소련 공산당을 배경으로 한다지만 시대와 국가를 초월해 모든 집단에 적용되는 일반화된 사실인 듯싶다. 실패가 필연적이라면 혁명은 애당초 시도.. 2020. 3. 4.
행복에 목숨 걸지 마라 (리처드 칼슨) 행복에 목숨 걸지 마라 (리처드 칼슨) 삶을 이루는 여러 가지 요소 중에서 행복은 가장 큰 가치가 있으며 삶의 궁극적인 목적이라 할 수 있다 이 행복을 찾기 위해 우리는 때로는 험난한 길을 걷기도 하고 좌절하기도 하고 목숨을 걸기도 한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사실, 나는 이미 충분히 .. 2020. 3. 1.
소리 내어 읽는 즐거움(정여울) 정여울, 글 참 맛갈나게 잘쓴다. 문장이 참 아름답고 말 그대로 소리내어 읽기에 안성맞춤이다. 그녀의 글은 버릴 것이 없다. 단어, 어휘 하나 신중하게 골라 틀림 없이 딱 맞아떨어지는 것을 썼고 지식의 전달이 아니라 감정을 전달하기위해 애를 쓴 흔적이 도처에 깔려있다. 그녀가 쓴 .. 2020. 3. 1.
엄마를 부탁해(신경숙) 소설을 읽으며 많이 울었다. 엄마가 불쌍해서 울고... 내가 불쌍해서 울고... 네가 왜 불쌍하냐고? 막내이면서 어릴 때 집떠나 지금까지 혼자 살면서 소설같이 다정한 엄마사랑을 제대로 못받아서 불쌍하지. 배부른 소리 한다고? 누구나 다 각자 자기 입장에서 자기만의 성을 쌓고 사는거야.. 2020. 2. 4.
개인 주의자 선언(문유석 판사) 사회의 최소 수혜자를 배려하기 위한 불평등은 정의에 부합한다. 존 롤스. 인간이 그렇게 역사 내내 이기적이고 탐욕스러웠다면 어떻게 갑자기 노동계급에 대한 헌신과 희생정신에 불타는 전사로 돌변하며 당 즉 지배 엘리트는 권력을 사유화 하지 않은 채 인민을 위해 헌신하고 사람들.. 2020. 1. 28.
파리의 아파트(기욤 뮈소) 가스파르는 헤밍웨이가 쓴 문장을 떠올렸다. 똑똑한 인간은 어리석은 자들 사이에서 시간을 보내기 위해 이따금 술을 마시지 않을 수 없다. 그림은 내게 있어 덧없고 영속적인 순간을 포착하기 위한 시도일 뿐이죠. 세상은 이미 공멸을 향해 달려가고 있고 인류는 회귀불능의 편도 티켓.. 2020. 1. 28.
보통의존재(이석원) 그가 쓴 산문 중 내가 밑줄 그은 부분을 모아보았다. 청소년들이여 꿈이 없다고 고민하지 마라 그럼 관객이 되면 되니까 그뿐이다. 아무도 없는 세상에 나홀로 있다가 아무도 없는 세상에 둘이서만 있게 되는게 연애입니다. 슬픔을 위로하는 것보다 기쁨을 나누는 것이 훨씬 더 어려운 일.. 2020. 1. 27.
니체처럼 2240400404(김준산) 작가는 강원도의 어느 초등학교 선생인데 공부를 많이 했다. 내공이 아주 깊은 듯하다. 그러나 그는 다른 사람에게 그 지식이나 지혜를 전달하는 방식이 나와 사뭇 다르다. 무릇 글이란 초등학생이 읽어도 쉽게 이해가 갈 수 있도록 써야한다. 그런데 그의 글은 읽어내기가 무척 어렵다. .. 2020. 1. 15.
언제 들어도 좋은 말(이석원 이야기 산문집) ​창피하지만 자신의 내면을 숨김없이 까발릴 때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타인의 공감을 얻는 가장 좋은 소설 기법 중 하나가 아닌가 생각한다. 나도 말하고 싶었지만 창피해 하지 못했던 말들을 대신 작가가 쏟아내니 이 얼마나 고맙고 시원한 일인가 이 작가는 내면에 흐르는 .. 2020. 1. 6.
성공한 사람들의 독서습관(시미즈 가쓰요시) 왜 독서를 해야 하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누구나 알고 있는 이야기지만 실천하지 못하는 것들에 대하여 다시 생각하게 한다. 그가 제시하는 독서의 이유를 들어보고 실천에 옮겨보자 ************** 독일학자 오스트발트는 성공한사람의 공통점 두개를 발견했다. 하나는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2020. 1. 6.
얼굴이 말하다(박영택) 우리 미술 속 58개의 얼굴을 분석했다. 얼굴은 그사람의 역사다. 궁극에 남는건 얼굴이다. 소설가들은 글로 삶을 이야기한다. 화가는 그림으로 삶을 이야기한다. 그림은 화가가 바라본 세상이다. 58개의 사진 안에는 인간의 속과 겉, 생로병사가 모두 들어있고 사회를 향한 외침까지 들어.. 2019. 12. 30.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백영옥) 이렇게도 글을 쓸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 작가 백영옥은 빨강머리 앤과 자신의 삶을 같이 해왔다.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빨강머리 앤을 감상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삶의 지표를 찾고 위안을 얻는다. 나는 어릴 때 가끔 TV를 통해 만화영화를 봤던 것 같고 백작가는 모든 대화 한.. 2019. 12. 30.
김 약국의 딸들( 박경리) 박경리 그녀는 한과 설움의 작가다. 근세 사람들의 아픔을 그녀만큼 잘 표현하는 작가도 드물다. ‘토지’는 그 결정판이다. 책을 읽다보면 너무 아파서 책을 놓을 수가 없다. 근세 여성들의 불행한 삶을 제대로 그렸다. 통영 부호 김약국과 그의 딸들의 몰락과정을 통해 우리나라 근세의 .. 2019. 12. 16.
행복의 조건 (조지 베일 런트) 좋은 책이라는데 참 지루하게 읽었다. 많이 스킵했다. 미국 심리학이나 정신의학, 경영학 관련 서적들의 대부분은 이렇게 사례중심으로 늘어놓는데 엄청 지루하다. 어찌 보면 같은 이야기의 반복이다. 스치듯 훑어가다 건진 몇 가지 공감하는 이야기를 올린다. ************** 시간이 지날수.. 2019. 12. 14.
이반 일리치의 죽음 (톨스토이) 이처럼 감정이입된 책은 일찌기 없었다. 단어 하나 문장 하나가 내 생각과 행동을 그대로 표현하고 있었고 주인공 이반일리치는 곧 나였다. 즉 죽어가는 나였다. 지금 나의 심경과 너무도 흡사하게 일치한다. 그의 주변사람들도 모두 나의 주변사람들과 다름 없다. 죽어가는 사람의 마음.. 2019. 12. 14.
어떻게 읽을 것인가 (고영성) 책을 읽고싶다면 먼저 이런 책 한권 정도는 반드시 읽고 출발할 필요가 있다. 저자는 엄청난 양의 다독을 통해 본인이 그동안 섭렵해온 여러가지 지식과 지혜를 독서와 관련된 분야로 재분류하여 지혜나 지식도 전달하면서 책을 왜 읽어야 하는지,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를 안내하고 있다.. 2019. 12. 14.
사랑의 기술 (에리히 프롬) 그동안 내가 약간 의아해하면서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해 왔던 내용들을 사실로서 확인해주는 주옥같은 생각들이 들어있다. 다시 말하면 나보다 5, 60년 이상 오래 전에 사셨던 석학이지만 내가 공감하는 부분이 많다는 이야기로 이는 시공을 초월해 인간 본성에 자리 잡은 인지도식은 변.. 2019. 12.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