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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소리까지말고 먹으라면 먹어 "경신아빠 집에 있어?" 신새벽부터 멘토아짐이 문을 두드린다. 문을 열고 내다보니 어린애만한 인삼 세 뿌리를 들고 계시다. 몸통도 잔가지도 예사롭지 않다. 이건 생활보호대상 할머니가 쉽게 살 수 있는 인삼이 아니다. "이거 술 담가 먹어!" "저 인삼주 있어요. 지난번에 경신이가 큰 거 한 병 사다놨어요. 아줌마나 잡수세요." "잔소리까지 말고 먹으라면 먹어!" 하시고는 뒤도 안 돌아 보고 가신다. '에구, 이를 어째. 내가 도대체 누구를 등쳐먹고 사는 거야.' 어제 신협에서 주최하는 놀이에 다녀 오시면서 날 위해 큰 맘 먹고 사오신 거다. 그러지 마시라고 아무리 일러도 '잔소리까지 말라'는 말 밖에 못 듣는다. 요즘은 요양보호사가 아침밥을 해드리는데 얼마전 아침을 같이 먹자는 걸 완강히 거부했더니 아예.. 2023. 4. 20.
나의 아저씨 나의 아저씨. 촌수로 따지면 조카뻘이지만 나보다 15살이나 위시니 아저씨다. 새벽녘에 내 농막앞에 트랙타를 끌고 오셔서 내 밭을 간다. 멘토 아짐이 자신의 생각을 쇳소리나게 주문해도 못들은 체 자신의 생각대로 갈아놓으신다. 시골 노인들은 그렇게 생각과 행동이 충돌하며 하찮은 일로 싸우신다. 내가 보기엔 두분 다 쇠고집 이시다. 갈아엎기 전에 미리 시비해야 해서 삐그덕 거리는 허리를 달래가며 전날 오후 한나절 고생했었다. 쇠고집 아재를 포함해 동네 어르신 세분을 모시고 2주에 한번씩 맛집을 탐방한다. 어르신들은 밥값내는 순서를 정하고 자신의 순서가 되면 각자 자신이 선택한 맛집에 가서 식사를 한다. 물론 운전은 대개 내몫이다. 내가 함께 술을 마실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어서 쇠고집 아재는 나를 다른 사람보다.. 2023. 4. 20.
무항산 무항심이니 곡간부터 채워라 난 시사나 정치를 잘 모를 뿐더러 둔감하다. 그런데 한 가지 확신을 가지고 있는 게 있다. '富國强兵'과 '無恒産無恒心'이라는 맹자님 말씀이다. 가난하고 약하면 나라를 지킬수 없고 배고프면 평상심을 가질수 없다는 말이다. 세계사에 조예가 깊진 않지만 제국 멸망의 거의 모든 원인이 부국강병을 소홀히 한데서 왔다는 것쯤은 안다. 국민이 고통받더라도 부국강병 원칙을 뚝심있게 지켜내야 더 큰 고통을 예방할 수 있다. 모든 삶이 그렇듯 부국강병을 위해서라면 때론 자존심도 버릴줄 알아야 한다. 생존이 자존심에 우선하기 때문이다. 목에 칼이 들어와도 자존심을 지켜야한다는 말은 내가 살아보니 부분적 정의에 불과하다. 貧國弱兵으로 망한 나라나 개인의 대부분은 잘 나갈 때의 교만이나 알량한 자존심이 그 원인이다. 지도자는.. 2023. 4. 20.
슬기로운 농촌생활 군대에선 예령과 동령이 늘 함께한다. 동령, 즉 어떤 행위의 이행명령이 떨어지기 전에 먼저 예령을 내려 사전에 대비하고 준비하게 하는 것이다. 시골 노인네들 특히 나의 멘토는 예령이 없다. 귀청이 떠나가게 쇳소리를 내며 즉석에서 이행명령을 내리기 일쑤다. 삼일 전에는 새벽같이 밭 갈아엎고 비닐멀칭 보조를 지시하더니 어제는 밭고랑 평탄작업 후 제초제를 뿌리란다. 매사 그런 식이어서 신경이 곤두서고 가끔은 부아가 끓어오르지만 난 맷집이 강한 놈이어서 불평 한마디 내비치지 않고 즉시 이행에 들어갔다. 이십년 넘게 노사관계를 전담하며 얻은 삶의 지혜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그 작업한다고 밭 고랑을 이십리는 족히 넘게 걸은 듯하다. 동네 한가운데 있는 밭이라 이사람 저사람 입방아에 오르니 제대로 관리하기 위해 내린.. 2023. 4. 20.
비닐팬티 텐트 봄은 대책없는 충동의 계절이다. 감자밭도 예외는 아니다. 제 구멍으로 얼굴을 내민 녀석들도 있지만 많은 녀석들이 제 구멍 대신 옆구리에 텐트를 치고 있다. 꼭 내 열여덟살 때 아침 새벽 같다. 그 때 같지는 않지만 주책맞게 요즘도 아침을 그 상태로 맞는 경우가 많다. 뭐지? 회춘하나? 봄이라 그런가? 나만 그런가? 남자들이 몇살까지 그러고 사는지 궁금하다. 요즘엔 일교차가 심해 새벽엔 기온이 급강하 한다. 새싹들도 춥고 황량한 세상에 나오기 싫은 거다. 반면 낮엔 온도가 많이 올라 연약한 잎새들이 자칫 타 죽을 수도 있다. 힘들어도 ​도망가지 말고 제 구멍으로 나와 세상과 마주해야 한다. 험한 세상에 겁을 내고 검정 비닐에 텐트를 치고 있는 녀석들을 억지로 세상과 마주하게 해주었다. 이런 놈들은 나중에 .. 2023. 4. 20.
가끔 너를 생각해 (후지마루) 어린아이들이나 젊은 친구들이 좋아하는 스타일의 전형적인 일본소설이다. 할머니와 손녀로 이어지는 마녀이야기다. 모든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행복을 돕는 마법사라는 것이다. 어린 아이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동화같은 책이다. 할머니 마법사는 손녀 마법사에게 이렇게 이야기한다. '이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모두 마법사란다. 마도구를 쓰지 못하더라도 마음이 있는한 다들 마법사야. 마음은 때때로 마법을 능가하지. 마음이야말로 진정한 마법이야. 마음이 행복을 느낄때 그 사람 주변에는 행복의 꽃이 피어난단다. 그건 무척이나 멋진 일이지. 사람은 모두누군가의 마법사야. 시즈쿠도 분명히 마법사를 만나게 될 거야.' 내 삶의 모토가 '인생은 마음으로 가꾸는 종합예술'인데 작가의 생각이 내 모토와 딱 맞는 대목이.. 2023. 4. 20.
20050519 엄마, 아직도 섭섭해? 엄마의 보험이 나였는데도? 2005.5.19(목) 아침부터 J처장이 보고서를 펼치더니 화를 낸다. 나와 상의 없이 처장에게 가져다 준 KS과장의 보고서가 처장이 생각하는 방향과 많이 달랐던 거다. 나는 그런 정황들을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처장은 내게 경영혁신 진단과 관련한 업무지시까지 내린다. 명백히 직제규정상 내가 해야할 업무 범위가 아니다. 이런 골치 아프고 영양가 없는 일은 언제나 내게 맡겨진다. 생색내는 일은 각 팀이 서로 차지하려고 아귀다툼하는 꼬라지와 극적으로 대비되는 현상이다. 그런 피해의식 때문에 속이 끓어올랐다. 관리자는 아랫사람에게 불평불만을 함부로 이야기하면 안된다. 나도 모르게 분을 참지 못하고 과장들 앞에서 불평을 이야기했다. 내가 맡은 일은 결국 누군가 과장들이 도맡아 해야할 일이기에 불만을 공유한 셈.. 2023. 4. 19.
20050518 층간 소음 걱정 없은 우리집 2005. 5.18(수) OO팀장이 저녁을 같이 먹자고 해 배나무골에 갔다. OO팀장이 인사관리팀과 우리 팀 식구들을 함께 불러 전입신고를 하고 싶어해 마련한 자리다. 제법 술을 많이 마셨는데 들어오는 길에 KC부장이 교대 앞에서 내리는 통에 고메이에서 둘이 맥주를 6병이나 더 마셨다. 하이네켄 맥주를 마시면 배드민턴 채를 사은품으로 준다고 해 그걸 먹고 채를 한 세트 받아왔다. 집사람이 배드민턴을 치자고 해 거실에서 그 늦은 시간에 철없이 콩쾅거리며 배드민턴을 쳤다. 우리가 2층이고 아래층이 노인정이어서 소음을 문제삼을 사람이 없다. 나이 들어도 놀이에 대한 생각은 애들과 다름 없다. 집사람도 새집이 좋긴 좋은 모양이다. 술 마시고 애들처럼 뛰놀았다. 2023. 4. 19.
20050517 아빠의 운명 참 더럽다 2005.5.17(화) 인사혁신 보고서를 만든다고 늦은 시간까지 야근하고 귀가했다. 집에 들어온 내게 집사람은 호신이의 중간고사 성적표를 가져다놓았다. 차마 눈을 뜨고 볼 수 없다. 과학은 40점을 맞았다. 내 눈이 뒤집힌다. 조소하는 호신이 담임선생 얼굴이 어른거린다. 공부는 바닥을 기면서 꼬박꼬박 말대꾸하며 달라붙는 이녀석이 얼마나 얄미웠을까? 오죽하면 내게 그런 편지를 보냈을까? 뒤집힌 눈으로 아이에게 또다시 독설을 늘어놓았다. “아빠는 너희들에게 물려줄 재산도 없지만 혹 있더라도 아무 것도 줄 수 없으니 너희들 인생은 너희가 살아야 한다.” “다시 한번 말하는데 너희가 대학을 간다면 졸업할 때까지 우리 집에 기거하며 공부할 수 있도록 하고 학비도 대주지만 만일 그렇지 못하면 집을 나가야한다.” 도.. 2023. 4. 18.
20050516 현실을 외면한 이상은 몽상에 불과해 2005.5.16(월) 인사혁신 보고서 작성 작업에 들어갔다. KT 과장이 만들어 온 보고서는 고쳐 쓸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차라리 내가 직접 작성해야겠다는 생각에 그냥 파일을 송신해 달라고 했다. J처장은 오전 내내 우리를 불러앉혀놓고 회의실에서 혁신방안에 대한 회의를 이어갔다. 그가 바라보는 현실을 외면한 이상주의는 도저히 내가 말릴수 있는 방법이 없다. 어디서 주워 들은 이야기나 책에서 본 이야기를 현실세계에 그대로 적용하려는 지나친 의욕을 보인다. 현실적인 바탕과 기업에 고유한 문화적 배경 위에서 제도 개선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지나친 이상주의로 나를 더더욱 짜증나게 한다. 이를테면 인사고과를 통해 인사의 공정성을 실현하겠다는 생각인데 현실적으로 우리 회사는 너무 크고 다양한 조직이어서 평가단.. 2023. 4. 18.
20050515 온가족 우면산행 2005.5.15일 N부장과 테니스 약속을 했으므로 테니스장엘 나갔다. P부장과 K부장 모두 나와 함께 4게임을 하고 식사를 하러갔다. N부장이 굳지 밥을 사겠다고 해서 그러라고 했다. 집으로 들어와 잠시 눈을 붙인 후 컴 앞에 앉았다가 점심식사 후 온 식구들을 데리고 우면산에 갔다. 신록이 점점 더 그 아름다움을 더해가고 있었다. 진입로에 있는 단풍나무들은 가을이 되면 정말 장관을 이룰 것 같다. 집사람이 천천히 걷기에 보조를 맞추어 나도 천천히 갔다. 이제부터라도 나보다는 남에 맞추며 살자. 약수터 까지 다녀와도 7000보가 채 안되었다. 그래도 그 정도면 하루 운동량으로는 적당하다. 2023. 4. 17.
20050514 새벽 세시까지 마신 다음날 2005.5.14일은 아침에 일어나는데 많이 부대꼈다. 새벽 세시까지 마셨으니 안 그런게 비정상이다. 마침 토요일이어서 다행이다. 컴퓨터가 고장나서 고친다고 씨름하다 결국 FORMAT해 버렸다. 때론 쾌도난마가 답일 때가 많다. 2023. 4. 17.
20050513 대전권 설명회 2005. 5.13일은 대전에서 설명회를 가졌다. 고속버스를 타고 대전에 내려갔다. 대전에서의 설명회는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내가 생각해도 만족스러웠다. B부장이 점심으로 칼치 정식을 사 주었다. 저녁에는 OO지사 C부장, OO지사 N부장 (큰 애가 고대 다닌다고 자랑을 했다. 아버지의 마음은 모두 같다. 자식들의 성공과 실패를 자신과 동일시 한다.) OO전력 K부장 등 인근 사업소 총무부장들이 모두 모였으니 그냥 올라가지 말고 저녁식사라도 함께 하자고 해 근처 옻닭 집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KM부장 차를 타고 올라와 다시 생맥주를 한잔씩 했다. KM부장이 서운하다며 내는 맥주다. 집으로 가기 위해 KD부장, KT과장과 함께 택시를 탔는데 KD부장이 이번에 고대하던 아들을 보았다며 아들턱을 내겠다고 교대곱.. 2023. 4. 17.
20050512 아들교육 잘못시킨 아버지의 참회 2005.5.12일은 아침 새벽부터 호신이 담임선생에게 편지를 쓰기 시작하였다. 편지 답신내용은 이렇다. 호신이 담임선생님께 선생님 편지를 받고 몸 둘 바를 몰랐습니다. 제 자신이 너무 부끄러워 세상 앞에 나서기가 어렵네요. 모든 것이 제 잘못이고 제 책임입니다. 제가 욕심이 너무 지나쳤나봅니다. 아버지 보다 나은 아이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운전 중에 갑자기 끼어든 난폭 운전자에 놀라 나도 모르게 튀어나온 한마디가 이런 엄청난 결과를 가져왔다니 정말 가슴이 아픕니다. 어제 저녁 부산 출장을 마치고 새벽 한시에 들어와 선생님 편지를 읽고 마음이 무척 아팠습니다. 글 속에 숨어있는 선생님의 속마음을 읽고 너무 창피스러워 잠을 청할 수가 없어 한참을 뒤척여야 했습니다. 호신이가 그 정도로 무질서하고, 제 욕심.. 2023. 4. 17.
20050511 인과응보는 철칙이야 2005.5.11은 당초 계획된 대로 부산엘 내려갔다. 서울역에서 새벽부터 KTX를 타고 갔다. 부산에서의 설명회는 조금 버벅거렸다.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하다 보니 말이 자주 막히고 꼬였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질의응답 시간을 참 매끄럽게 진행했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전체적으로는 잘 마무리된 것 같은 느낌을 줄 수 있었다. 점심으로 P부장에게 복국을 얻어먹었는데 횟집에서 저녁까지 또 신세를 지게 되었다. 서울 올라가는 KTX 열차표까지 끊어주어 신세를 너무 많이 진 것 같아 미안스럽다. (나중에 그분이 나랑 같이 근무하게 되었는데 이 때 진 신세를 갚았다. 세상은 돌고 돈다. 선의든 악의든 반드시 상응한 결과로 귀착한다. 내 경우는 신기할 정도로 인과응보 법칙이 들어 맞는다) 진단을 .. 2023. 4. 17.
20050510 순조롭게 끝난 노사협의회 2005.5.10일에는 당초 대전에 가기로 되어 있었지만 노사협의회 일정 때문에 금요일로 미루었다. 인사처장 취임 이후 처음 갖는 노사협의회다 보니 많이 불안했을 거다. 노사협의회는 큰 어려움 없이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2023. 4. 17.
20050509 서울에서 인사제도 설명회 2005.5.9 5.9일부터 시작된 인사제도 설명회 때문에 지방을 순회하느라 일기를 쓰는데 소홀했다. 5. 9일에는 OOOO 강당에서 설명회를 가졌는데 120여명이 모여 나의 설명을 들었다. 설명회는 비교적 성공적으로 진행되었고 설명회가 끝나서는 OOOO처 J부장과 함께 저녁식사를 같이 했다. 총무과장과 P과장까지 불러 함께 마셨는데 돌고 돌아 교대 앞 카페에서 폭탄주로 마지막을 장식했다. 무척 많이 마신 술이다. 총무과장이 내가 타고 가는 택시 안에 택시비를 20000원 넣어주었다. 2023. 4. 17.
20050508 어버이날인데 처가도 가야지 2005.5.8(일) 아침 일찍 호신이를 데리고 우면산엘 갔다. 초록이 짙어지니 아름다움이 더욱 짙게 채색된다. 딱따구리가 아카시아 나무를 쪼고 있다. 따라라라라락...... 작은 새가 나무를 쪼는 소리가 어찌나 큰지 온 산이 쩌렁쩌렁 울린다. 가기 싫어하는 집사람을 억지로 데리고 처가를 다녀왔다. 6남매를 낳고도 어버이날 누구 하나 다녀가지 않으면 마음이 많이 아플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노인 두 분이 그 큰 집에 썰렁하게 앉아 어버이날을 맞고 계실 것이라 생각하니 다음 주에 탁영처남 내외와 함께 가자는 집사람의 생각에 도저히 동의할 수가 없었다. 장인 장모는 우리가 도착하자 그렇게 좋아하실 수가 없다. 밖으로 나가 그럴듯한 저녁식사를 하자고 아무리 강권해도 두 분 고집을 꺾을 수가 없어 어쩔 수 없.. 2023. 4. 17.
20050507 어버이날에 어르신들 모시고 장수촌 오리백숙을 2005.5.7(토) 가기 싫어하는 집사람을 아침 일찍부터 억지로 깨워 시골집으로 향했다. 집에 도착하니 엄마가 고추를 심고 계셨다. 집사람과 아버지 산소엘 갔다. 신경 써 돌보는 사람이 없는 산소에는 온갖 잡풀들이 자라고 있었다. 자라면 대책 없는 골치 아픈 망초대가 온 무덤을 덮고 있다. 구석구석 돌아다니면서 그걸 뽑기 시작했다. 아무리 뽑아대도 모두 정리할 수가 없어 적당히 뽑아내고 들어왔다. 어머니와 중국 할머니 그리고 용국 엄마까지 모시고 안중 장수촌 오리집에 가서 오리백숙탕을 먹었다. 찹쌀을 넣고 푹 삶은 것이어서 고기도 딱딱하지 않고 죽도 맛이 괜찮아서 모두들 좋아했다. 용국 엄마는 큰아들 용국이 생각에 날품 팔아 번 돈을 고쟁이에서 꺼내 오리백숙 탕 한 그릇을 포장해 가지고 갔다. 용국 형.. 2023. 4. 17.
20050506 그것보세요 처장님 나 없인 안된다니까요 2005.5.6(금) 처장은 다음 화요일에 있을 노사협의회가 걱정이 되었던지 그날 있을 인사제도 설명회를 연기하란다. 이미 공문까지 다 나가 문제가 있다고 이야기해도 그는 단호하게 그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지난번에는 나 없어도 자신이 혼자 해나갈 수 있다며 별것 아닌 것처럼 이야기해놓고 행사일정까지 이미 공문으로 전 사업소에 발송해 놓았는데 이제와서 그걸 연기하란다. 아마도 내가 참석할 수 없다니까 부사장이 펄쩍 뛰었을 가능성이 높다. 어쩔수 없이 KT 과장에게 설명회 일정변경을 지시하였다. 노사협의회 안건을 계통보고했다. 충원팀 인사관리팀 총무팀에서 보내온 내용까지 검토서를 종합 정리해 처장과 부사장에게 보고를 드렸다. 부사장은 오랜만에 만난 나를 보고 반가이 맞으며 자리에 앉으라고 했다. 노조가 .. 2023. 4. 17.
20050505 귀향하지 않았더라면 오늘 우면산에 올랐겠지? 2005.5.5(목) 어제의 과음 탓에 아침 일찍 잠에서 깨었다. 새벽 양기가 발동하여 잠자는 집사람을 억지로 깨워 좋은 시간을 가졌다. 새벽부터 한바탕 큰 일을 치르고 나니 몸이 나른하고 피곤이 밀려왔다. 컴퓨터가 계속 말썽이어서 컴을 손보느라 컴 앞에서 살았다. 오늘도 집사람은 일어날 생각을 안 한다. 목마른 놈이 샘 파는 거다. 내가 먼저 라면을 끓여 먹었고 이어서 경신이와 호신이가 차례로 인스턴트 비빔면을 각자 삶아먹었다. 집사람은 오후 1시가 넘어서야 일어났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휴일이면 늘 겪는 불편이다. 일주일에 한번정도 그러는 것에 대해 불평불만을 늘어놓을 필요가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어쨌든 불편하고 아이들 교육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이 사실이어서 한마디 하려다 말았다. 점심 식사 후.. 2023. 4. 16.
20050504 옛 친구들과 어울려 진하게 또 한잔 2005.5.4(수) 노사협의회를 다음 주 화요일에 하잔다. 인사제도 설명회를 갖기로 한 기간 중에 그날이 들어있다. 아침 회의에서 처장에게 보고하니 나 없으면 없는대로 그냥 하면 된다는 식으로 이야기 해 다행이다. KT가 만든 인사혁신 방안과 노사협의회 준비 자료를 검토하고 수정하였다. KT이 보다는 KS이가 글 솜씨가 훨씬 낫다. KS이는 정말 잘 데려왔다. L부장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술 한 잔 하잔다. H부장에게는 자기가 연락을 할 터이니 사당역 근처 남부지점 앞에서 만나잔다. KT과장을 데리고 함께 나갔다. 모두들 술에 일가견이 있는 사람들이다. 기본적으로 두당 평균 소주 2병씩 마신 것 같다. 거기다가 마지막엔 폭탄주까지 만들어 돌려 먹었으니 모두들 무사할 리가 없다. 나로서는 어제에 이은 과.. 2023. 4. 16.
2005 교대 앞에서 한 잔 2005.5.3(화) MTH이가 술 한 잔 하자고 해 교대 앞에 모였다. KE, MT, KE 친구이면서 TH이 은행 동기 친구가 모여 내가 고른 세꼬시 집에서 소주잔을 나누고 이어 black bar에서 맥주를 한 병 씩 나눈 후 쪼끼쪼끼에서 또다시 500cc 맥주를 한 잔씩 더 마시고서야 헤어졌다. 많이 마신 술이다. 2023. 4. 16.
20050430 아파트 베란다 정원 가꾸기 2005.4.30(토) 테니스를 하고 들어와 컴퓨터를 포맷한 후 영화를 보았다. 롯데캐슬로 이사를 온 후로 하나로 통신을 계속 이용할 수 없기에 지역 통신망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는데 무언가가 계속 충돌을 일으켜 그냥 컴퓨터를 다시 포맷하기로 했다. 집사람과 함께 내곡동 화초 농원에 가서 아파트 베란다 정원에 심을 꽃과 나무를 사가지고 들어왔다. 집사람이 잘 알고 있는 어느 농장 주인은 마음이 무척 고운 농부였는데 우리에게 상추와 난타나 꽃 화분 9개를 주었다. 밤늦도록까지 꽃밭을 가꾸고 꽃과 나무를 심느라 허리가 끊어지는 줄 알았다. 꽃밭을 가꾸고 나니 무척이나 기분이 좋다. 집사람도 아이들도 가끔씩 꽃밭에 나와 구경을 했다. 2023. 4. 16.
20050429 정부 경영평가 수검 2005.4.29(금) 인적자원관리분야 경평이 있는 날이다. 인사 조직분야 경평 수검은 잘 받은 것 같다. 그동안 준비도 엄청나게 했었다. 그 결과도 괜찮을 것 같은데 어떨지 모르겠다. 우리를 담당했던 L교수는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마지막 강평에서는 자기가 준 점수를 반장인 S교수가 깎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는 이야기 까지 하였다. J처장은 자신이 직접 수감을 받겠다고 수없이 이야기 해 왔었지만 내가 보기에는 전혀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것 같았고 자칫 잘못하다가는 오히려 망신만 당할 것 같아 내가 중간에 나서 대부분 답변하고 부분적으로 교육훈련이나 충원파트에서 조금씩 도움을 주었다. 처음부터 우리가 답변하도록 했으면 이처럼 어렵게 수검준비를 안해도 되었을 것을 그는 그 자신이 직접 답변을 하겠다고 포인트.. 2023. 4. 15.
20050428 정부 경영평가 임원진 평가 수검 2005.4.28(목) 오늘 오후 2시부터 종합경영 부문 경영진 평가가 있을 예정인데 나는 908호에서 기획본부장이 수감 받는 전략경영 분야의 배석자로 지정이 되어있다. 1시 50분까지 참석해 달라는 평가팀 담당과장의 전화를 받고 참석했는데 위원들이 개별 실사는 안하고 함께 어울려 종합토론 위주로 평가를 받기로 한 모양이다.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아 그냥 사무실로 올라왔다. 결국 개별실사는 하지 않고 종합토론만으로 끝을 내었다. J처장은 오후에 어제 하다 만 경평 대비 회의를 다시 한번 더하자고 한다. 임원진 평가 때문에 회의에 참석할 수 없었지만 나중에 다시 그가 알고싶어 하는 사항에 대해 답변해 주었다. 저녁 아홉시 무렵에 퇴근하였다. 2023. 4. 15.
20050427 함께 경평수검 준비하며 조금씩 다가서기 2005.4.27(수) 어제 저녁 늦은 시간까지 정리해서 처장방에 넣어준 자료를 바탕으로 처장은 아침부터 경평 준비를 위해 함께 이야기 하자며 KH부장과 나를 불러들였다. 이것저것 바쁜 일이 생기자 오전 내내 우리를 처장 방에 남겨둔 채 일을 마치더니 이번에는 신입사원 입사식 동영상에 대한 평가를 위해 지하 2층 방송실로 데려갔다. OO팀장 L는 화면상에 여러 번 등장한데다가 마지막 인터뷰까지 장식하고 있다. 내가 보기엔 그가 한 멘트가 그리 유익해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SJ부장이 한 인터뷰의 내용이 깊은 감동을 줄 수 있어 이를 크라이막스로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영하의 인터뷰 내용을 통째로 빼는 게 좋다고 제안했다. L는 전에 나랑 면접심사를 함께 진행하면서 아시아나 항공에 입사했다 온 .. 2023. 4. 14.
20050426 현재가 왜곡하는 과거사 2005.4.26(화) 아침 출근과 동시에 K처장에게 편지를 썼다. 요즘 돌아가는 형상이 나를 계속 마음 아프게 했고 그러다보니 K처장과 함께 했던 시간이 오히려 아름답게 부각이 되었던 듯하다. 그 땐 죽네 사네 힘들어 했으면서 오히려 그 때를 그린다. 나도 참 간사하다. 그래도 푸념삼아 그에게 편지 한 장 보내고 나니 그래도 카타르시스를 느끼며 가슴이 후련하다. 아침부터 처장이 요구하는 방향으로 자료를 작성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J처장이 각 팀장별로 자료를 만들어 처장에게 보고한 후 내게 가져오도록 지시했기 때문에 모두들 자료를 작성하여 보고서를 먼저 처장에게 보고하여야 한다. J처장은 질질 끌며 결재를 쉽게 하지 않고 시간을 많이 보내는 스타일이라 처장 방 앞에는 항상 대기하는 손님들이 많다보니 팀장.. 2023. 4. 14.
20050425 되돌아보니 처장님 그 때 내게 너무했어요 2005.4.25(월) 아침에 오늘 진행할 회의에 대하여 보고했다. 처장은 그걸 읽어보고는 오후 2시쯤에 나를 불러 무려 3시간 동안 자료준비에 대해 지시했다. 정말 화가 머리 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지금껏 경영평가 수검 준비하면서 이렇게까지 힘들지는 않았다. 처장은 부하직원에 대한 배려는 전혀 안중에 없다. 오로지 자신이 정한 목표나 목적만을 위해 사는 사람 같다. 경영은 자신보다는 다른 사람을 통해 일해야 하기에 다른 사람의 생각을 살펴야 하는데 그는 오로지 자신만을 위해 일하는 사람 같다. 내가 그렇게 힘들게 준비한 자료들은 전혀 가치 없는 쓰레기로 폄하하면서 끊임없이 자신이 요구하는 새로운 방향의 자료를 요구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이 모든 사달의 중심에 내가 있는지도 모른다. 내가 회의 자료를 .. 2023. 4. 13.
20050424 아이들에 대한 절망은 내 생각일 뿐이야 2005.4.24(일) 오늘 화원에 가서 꽃이랑 몇 가지 식물들을 사다 심으려고 했다. 하지만 화단 앞 방충망 공사가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여서 공사한다고 심어놓은 꽃밭을 엉망으로 만들어 놓을 것 같아 다음으로 미루기로 하였다. 대신 하루 종일 영화를 보았다. 밀리언 달러 베이비, ps, nine livers 등을 포함해 어제와 오늘을 통해 대여섯 편은 보며 영화와 살았다. 아이들 공부를 점검하다가 울화가 치밀어 올랐다. 경신이는 아예 교과서 영어조차 단어며 숙어를 전혀 모르고 있다. 일요일 내내 경신이는 침을 질질 흘리며 졸고 있다. 자빠져 자든 공부를 하든 둘 중 하나를 하고 그냥 졸면서 쓸데없이 시간 낭비하지 말라고 그렇게 이야기해도 못 알아듣는다. 도대체 아무런 생각이 없는 녀석이다. 호신이도 매.. 2023. 4.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