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생활의 역사(용욱이의 내면세계)/2004302

20040521 술마시기 딱 좋은 날이지만 일찍 귀가 2004. 5. 21(금) 내일 있을 동창회에서 술을 많이 먹을 것 같아 오늘은 처장도 없어 술 먹기 딱 좋은 날이지만 일찍 귀가하였다. 2022. 9. 20.
20040520 버르장머리 없는 행동 2004.5.20(목) 며칠 전에 JSW과장이 술 한 잔 하자고 해 약속한 날자가 오늘이다. K부장 일행과 함께 일식집 지심도에서 소주를 마셨다. 2차로 미래에셋 건물 꼭대기 층에 위치한 라운지에서 canadian club 양주를 마셨다. 시간이 길어질 것 같자 J과장이 폭탄주를 제안했다. K부장이 결정을 못하고 내게 미루길래 그러자고 동의하였더니 L과장이 집에 일이 있다며 벌떡 일어나 A과장과 함께 나가버렸다. 오해하기 딱 좋은 일이 벌어진 거다. 못 마시니 그만 했으면 좋겠다는 의사표시만 했어도 나는 덜 서운했을 것이다. 오해는 어디에나 발생할 수 있지만 이번 경우는 그가 좀 심했다. 결국 주문을 취소하고 남은 술만 우리가 마시고 들어왔다. 2022. 9. 20.
20040519 풋사랑 미경이 2004.5.19(수) 미경이 한테서 전화가 왔다. 어제 집에서 전화를 받았으므로 집사람이 신경쓰여 전화통화를 제대로 못했다. 보고 싶다며 만나자기에 오늘 마침 시간도 있고 하니 오늘 만나자고 하여 저녁에 마포에서 그녀를 만났다. 이제 나이를 속일 수 없다. 그녀도 눈가에 주름이 자글자글하다. 예나 지금이나 변한 게 하나도 없이 꼬장꼬장한 성격 그대로 살아가는 그녀가 부럽기도 하다. 혼자 소주 한 병에 생맥주 3잔을 마시고 몹시 취했다. 그녀를 보내고 전철을 탔다. 마지막 전철이다. 새벽 1시가 넘어 집에 도착 하였다. 잠시 졸았는지 깊은 잠에 빠졌었는지 핸드폰에 그녀에게서 온 부재중 전화가 찍혀 있다. 전화를 누르니 그녀도 집에 잘 도착했단다. 어릴적 일방이든 쌍방이든 연정을 품었지만 이루지 못한 사랑.. 2022. 9. 20.
20040518 해고예고 2004. 5. 18(화) 어제의 과음으로 몸이 많이 안 좋았으므로 30분 정도 늦게 출근하였다. 그래도 7시 50분에는 출근을 하였다. 오전에 조금 헤매었지만 이후 몸 상태가 조금 나아졌다. ET가 점심식사를 같이 하자고 해서 남원 사철탕 집에서 보신탕을 먹었다. 지난번 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냈던 파견자 중 전적한 직원들을 상대로 진정 취하원을 받아달라고 해당 자회사 인사부장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모두들 적극 협조해 주었다. 전무님에게 해고예고서 및 해고계획 노조 통보서에 대한 결재를 받았다. 보령에 가 있는 KYJ부장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회사 실무자에 대한 불만은 없다고 하였다. 그는 고마울 정도로 내게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 이어서 OJW부장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왜들 그러는지 모르겠다면서 내게 .. 2022. 9. 20.
20040517 유치한 충성경쟁 2004. 5.17(월) 파견자 정리해고와 관련하여 경영간부회의에 부의하는 것이 좋겠다는 사장님 뜻에 따라 오늘 아침 8시 30분부터 시작되는 경영간부회의에 부의하기로 하여 아침 일찍부터 OO사업본부장과 OO본부장에게 설명을 드렸다. 경영간부회의가 진행되는 것을 지켜봐야 하기 때문에 신입사원 입사식에는 갈 수가 없었다. 오늘 아침 10시부터 진행된 신임사원 입사식은 정말 성대하게 이루어졌다. 몇 날 몇 일을 처장이 고심하며 만든 이벤트였다. K처장과 M처장 간에 보이지 않는 충성 경쟁이 벌어졌고 지기 싫어하는 K처장은 온갖 궁리 끝에 여러 가지 이벤트를 만들어 M를 압박해 들어가고 있는 중이다. M가 열린경영위원회 따위를 가지고 포문을 열었지만 JQ지수가 높은 K처장이 추진하려는 이벤트는 워낙 다양해서 .. 2022. 9. 20.
20040516 엄마를 시골집에 모셔다드리고 2004.5.16(일) 어머님이 머물고 계신 이모님 댁에 전화를 걸었다. 지금까지 거기 계시면 일주일 내내 계시기에 이제는 모셔다 드려야 하기 때문이다. 어머니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었는데 이모가 받는 것으로 보아 아직 거기 계신 모양이다. 점심 무렵에 들르겠다고 전하고 영화를 한편 보았다. my life without me 라는 영화와 stuck on it 하편을 보았다. 이모님 댁에 가서 이모님과 함께 점심식사를 대접하려고 했더니 식당에 들어서자마자 이모님이 밥 값부터 지불하는 통에 결국은 얻어먹는 꼴이 되었다. 어머님을 모시고 수원길로 해서 집으로 향했다. 시골집 정원에 꽃들이 만발해 있었다. 살구나무에 진드기가 잔뜩 들어앉아 잎이 오그라들었다. 약통을 꺼내들고 보리수 나무며 살구나무 대추나무 감나무.. 2022. 9. 19.
20040515 너와 나누고 싶은 이야기 너와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글렌 반 에케렌, 송양민 지음) 제1장 삶을 기쁨으로 만들어라 ○ 배려 : 부탁하지 않아도 주면 더욱 좋은 것 - 주는 자는 자신이 준 것을 기억해선 안되고 받는 자는 그것을 잊어선 안된다 - 탈무드 - - 부탁할 때 주는 것도 좋지만 부탁하지 않아도 주면 더욱 좋다. - 카릴 지브란 - ○ 사랑 : 인간을 치료하는 혁명적인 방법 - 예시) 아이를 엄마의 무릎에 앉혀 책 읽어주기 - 사랑은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를 치료한다. - 칼 메닝거 - ○ 결혼 : 없으면 안 되는 사람과 결혼하라 - 아내를 여왕처럼 대하라 ○ 행복 : 행복의 시간은 내일이 아닌 오늘 제 2 장 더불어 살려면 좋은 인간관계가 필요하다 ○ 칭찬 : 이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소리 ○ 행동 : 조화 .. 2022. 9. 19.
20040515 마음이 돌아서는 이유 2004.5.15(토) 처장이 엊저녁 마신 술로 맛이 간 채 오전 내내 헤매고 있다. 정리해고에 관한 보고서를 전무님들에게 처장이 도저히 설명할 수 없을 것 같아 내가 설명하기로 하고 재석표시등을 바라보니 OO본부장만 불이 들어와 있었다. 서류를 들고 OO본부장 방을 찾아 본부장에게 보고를 드렸다. 본부장은 매우 겸손한 자세로 내 브리핑을 받으셨다. 오늘따라 나는 평소의 나답지 않게 무척 버벅 거렸다. 내가 보고를 하는 동안 무대뽀 M처장이 들어와서는 내 보고가 끝날 때까지 앉아 보고내용을 엿들었다. 상대방을 존중해 남이 보고를 하는 동안에는 가급적 들어오지 않는 것이 예의인데 그는 내가 보고하는 중에도 막무가내로 들어와버린 것이다. 그는 몇년 전 나와 함께 미국 출장을 다녀왔었다. 미국 발전소 인력운영.. 2022. 9. 18.
20040515 경영자냐 관료냐 2004.5.15(토) 해고 예고 관련 서류를 들고 전무님 방에 가니 전무님이 사인을 하려 하시지 않으셨다. 사장님이 하신 말씀 때문에 영 꺼려지는 모양이다. 사장님께서 정리해고는 안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기에 사장님이 강제전적과 정리해고의 관계를 무언가 잘못 이해하시고 그러시는 것 같으니 사실을 정확히 이해하면 괜찮을 것이라고 해도 영 마음이 안 내키는 모양이었다. 결국 보고서를 다시 만들어 사장님께 보고 드리기로 하였다. ************** 11시경에 OHS씨가 OO자동차 인사부 과장과 대리를 데리고 와서는 Outplacement 관련사항에 대한 자문에 응해 달라고 했다. 지난주부터 내게 부탁을 해 와 한 시간 동안 그들의 질문에 응해주었다. 점심식사 시간이 되었고 마땅히 갈 곳도 없어 삼성칼국.. 2022. 9. 17.
20040513 인사부장 교류회에서 잘난 척 한번 2004. 5. 13(목) 인사부장교류회 참석 KY에게 지시하여 보고받은 연찬회 자료 요약분은 내 마음에 들지 못했다. 그래서 결국 내가 오전 내내 자료를 다시 만들었다. 하지만 처장에게 보고하지는 않았다. 보고를 일찍하면 할수록 그는 보다 나은 보고서를 만들기 위하여 끊임없이 퇴짜를 놓고 독촉을 해대기 때문이다. 쓸데없는 시간 낭비가 이어지다보면 오늘 오후에 있을 인사부장 교류회에 참석이 곤란할 것 같아 일부러 보고를 하지 않은 것이다. 점심엔 처장과 충원팀 식구들이 한데 어울려 삼성식당에서 쌈밥을 먹었다. 엊그제 마신 술로 많이 피곤한데 어제 모기와 한바탕 전쟁을 치르느라 몸이 말이 아니다. 몸이 으스스한 것이 또다시 몸살이 오는 것 같다. 처남이 돌려줬다는 이자 1000만원을 되돌려 주어야 하는데 .. 2022. 9. 17.
20040512 인간을 가장 많이 죽인 것은? 2004. 5.12(수) 오늘은 무척 기분이 나빴다. 파견자가 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고 이에 인권위원회가 내게 요구한 자료목록을 보니 섬뜩하다. CKJ사무관이 오지게 달라붙은 모양이다. 그녀는 규정이나 협약의 내용에 대한 해석이 우리와 많이 다르다. 조만간 자료를 가지고 인권위에 직접 찾아가 사실을 소명하여야 할 것 같아 가슴이 무거워진다. 감사원 감사장에서 CS감사가 나를 부르기에 가보니 이번에는 지난번과 달리 자기가 정식으로 한전에 감사를 나왔다며 자료를 요구했다. 지난번 자회사 감사 때 나에게 요구했던 내용과 비슷하게 이번에도 파견자 관련 서류파일 일체를 달라고 주문했다. 우리는 문서 전자화를 시행하고 있어 별도의 파일이 없다고 주장했다. 필요하면 필요문서를 전산기에서 출력하여 사용할 뿐 별도.. 2022. 9. 16.
20040510 엉덩이 뿔난 송아지들 2004.5.10(월) 파견자 정리해고 관련 서류를 올렸더니 처장이 시큰둥해하며 이런 저런 시비를 걸며 결재할 생각을 안한다. 나도 모르겠다고 자빠져 그냥 내버려둘까 생각도 했다가 그래선 안 된다는 생각에 그가 시간이 나는 것을 보아 다시 서류를 들고 처장실로 갔더니 이번엔 그의 방에 손님들로 붐빈다. 정리해고 계획에 대하여 이미 사장 결재도 받았겠다 코딱지 묻어둔다고 살 되는 것 아닌데 뭉개고 앉아 있을 수 없어 처장방을 다시 찾았으나 마음은 영 찝찝하다. 그런 와중에 이런 저런 일들은 얼마니 많이 터지는지 감당하기 어렵다. OO처장은 사장에게 잘 보이기 위하여 각종 이벤트를 만들어냈고 그중 하나가 합리적인 인사관리를 주제로 한 연찬회 계획이다. 엄연히 인사처가 있는데 인사처 업무를 OO처가 나서서 사.. 2022. 9. 16.
20040509 처남들 이야기 2004.5.9(일) 하루 종일 영화를 보았다. 독서통신교육 리포트를 작성하기 위하여 보낸 두 세 시간을 제외하면 아침 7시부터 저녁 11시까지 영화만 본 셈이다. glass house, dawn of the dead, cold creek manor, the name of rose 따위를 보았다. 아내가 내 방에 들어와 큰 오빠 이야기를 하였다. 큰오빠가 실직을 했다는 것이다. 그동안 중국에서 참으로 열심히 (주)진도를 위해 몸과 마음을 바쳐 일 해 왔는데 결국 토사구팽을 당한 모양이다. 지난 해 여름에 그가 중국정부로부터 자동차제조업 라이센스를 취득하기 위하여 부단히도 노력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었는데 그러한 노력들은 모두 물거품이 되고 (주)진도가 열매만 따먹고 그를 해고해 버린 모양이다. 막내처남에.. 2022. 9. 16.
20040508 처남과의 대화 - 미국식 경영 2004.5.8(토) 휴무일인데다가 마침 처장도 없으니 내가 회사에 나가지 않아도 되기에 아침부터 영화를 보기 시작하였다. haunted mansion은 가족 영화이고 발음이 깨끗해서 영어공부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아 나중에 아이들과 다시 볼 생각이다. 경신이가 영어시험을 보는 날이라며 11시 경에 학교로 출발하였다. 점심에 만두를 7개나 넣어서 만두라면을 만들어 먹었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취미활동이 바람직한 것인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우선 흥미를 가지고 영어공부를 계속 할 수 있다는 장점 외에도 수많은 영화 스토리 들이 나의 머리에 축적되면서 언젠가 내가 시도하려는 글쓰기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아 시간만 나면 영화를 본다. 그러나 보고 듣는 것은 많지만 읽는 것이 부족한 편이다. 보고 .. 2022. 9. 15.
20040507 어느 무두일 풍경 2004.5.7(금) 처장이 없는 사무실은 조용하고 평화스럽다. 모두들 각자의 위치에서 소리 없이 일할 뿐이다. 지금껏 사무실에서 시끄럽게 떠들어댄 건 처장 뿐이었다는 게 여실히 드러난다. K부장은 그동안 처장의 오른팔 노릇을 해야 해서 다른 사람들과 저녁 약속을 할 수 없었는데 그가 나타나지 않자 저녁 스케줄링에 분주해 있다. 나는 그동안 많은 부류의 상사들을 모셔봤다. 그 중 술을 좋아하는 상사들이 거의 매일 밤 부하직원들과 어울려 해롱거리는 모습을 보아왔고 또 그게 주변에서 어떤 평가를 받는지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비록 좋은 기회가 왔다 하더라도 스스로 자제하고 부하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요구하지 않는 한 술자리를 억지로 만드는 추한 모습을 보여선 안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날도 부하직원들을.. 2022. 9. 14.
20040506 깡패와 나 2004.5.6(목) 아침 7:30분에 출근하여 엊그제 집으로 전송하여 재편집하고 다시 power folder에 올린 파견자 관련 문서를 다시 다운받으려 하는데 처장이 막 출근하면서 나를 부르더니 서류를 가져오라고 독촉한다. 아마도 오늘 아침 사장실에 들어갈 모양이다. 그렇지만 남 사정은 생각지도 않고 꼭두새벽부터 막무가내로 다그치는 모습에 은근히 화가 치밀었다. 그는 또 보고서 중 자기 생각과 조금이라도 다른 부분이 나타나면 심한 짜증을 내었다. 나는 그가 원하는대로 보고서를 정리해 주었고 보고도 무리없이 잘 끝나 8명의 직원을 한수원으로 전적시키게 되었다. 한수원 노조는 물론 한전 노조까지도 명백히 내가 전해듣고 보고한 바와 다름 없었는데 처장은 내가 잘못 알아듣고 소설을 쓴다며 엊그제 눈물이 쏙 빠.. 2022. 9. 14.
20040503 각자 자신이 좋아하는 다른 색 옷을 입고 산다 2004. 5. 3(월) 처장이 전무회의를 다녀와서 부장들을 불러 모았다. 중앙교육원장이 OPC에 대한 보고를 하였는데 출장비를 주지 않는다고 교육생들이 항의를 하자 이를 전무님께 보고한 모양이다. 이에 대하여 내가 경위를 설명했다. 예산이 부족해 그들이 사실상 업무에 종사하는 것도 아니고 자신의 미래 설계를 위하여 OPC 서비스를 받는 것이므로 출장비를 줄 수는 없고 대신 여비는 지급하도록 하였다는 설명을 하자 처장은 발끈 화를 내었다. 자신도 멀지 않은 장래에 OPC교육을 받으러 연수원에 입교하여야 하는데 그들을 박대하는 발언을 하였다고 기분나빠 하는 것이다. 그 후 나는 입을 닫아버린 채 오랜 시간 동안 그의 신입사원 교육에 관한 어린애 같은 발상을 들어야 했다. 지난 체육대회 때 바라본 그의 모습.. 2022. 9. 13.
20040501 남규네 병원자리 알아보기 여행 2004.5.1(토) C부장이 오늘 아침은 7시부터 운동을 하자고 해 부지런히 잠실에 나갔다. 모두들 먼저 나와 있었다. 3게임을 하고 샤워를 한 후 NK와 만나기 위하여 수서 방향으로 향하고 있는데 NK로부터 전화가 왔다. 그는 가락동 4거리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차를 몰아 가락동 4거리에서 그를 태워 수지에 있는 그의 어머니 집으로 향했다. 집에서 옷도 갈아입고 챙겨야 할 물건도 있다고 해서 들르기로 한 것이다. 수지에서 평택으로 향하는 길은 교통체증이 몹시 심했다. 그래도 점심 무렵에는 도착 할 수 있었고 KD는 집 앞 우신정 음식점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점심부터 낮술을 마셔대기 시작했다. 등산 중인 L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그리로 오게 하여 술 한 잔 거나하게 마신 후에야 .. 2022. 9. 13.
20040430 피할수 없는 악역 vs 피하고 싶은 악역 2004.4.30(금) 혹시 찾지 않을까 싶어 어제 밤늦게 까지 준비한 보고서를 처장은 찾지 않았다. 그는 나에게 파견자 문제에 너무 집착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하였다. 그 이야기는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중 하나는 내가 있는 동안은 정리해고를 진행하고 싶지 않으니 그냥 내버려두라는 이야기일 것이다. 그냥 단순히 천천히 진행 했으면 좋겠다는 의사표시일 수도 있다. 아무튼 그가 지시한 사항을 찾지 않는 것으로 보아 그는 당장은 파견자에 대한 정리해고 카드를 피하고 싶은 게 확연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가 있는 동안에는 악역을 피하고 싶을 것이다. 저녁에 처장은 K부장을 데리고 먼저 나갔다. 나는 P부처장, L과장과 R팀장을 불러 모으고 K위원장도 함께 불러 배나무골 오리집으로 갔다... 2022. 9. 13.
20040429 재수없는 날 2004.4.29(목) 살다보면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일이 엄청 꼬이는 경우가 많다. 오늘이 그런 날이다. 점심시간에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하는데 한수원 K부장이 다가와 자신의 전적발령을 내도 좋다고 한다. L 에게 전적발령 준비를 시켰다. KT 과장에게는 노조와 파견자에게 해고 예고하는 공문을 기안하도록 지시하였다. 주 40시간 근로에 따른 휴가 축소 방안까지 포함하여 보고서를 5가지 정도 준비하여 처장실을 찾았다. 처장은 한수원의 관리전무 K에게 전화를 걸어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다. 영문을 모르는 김전무가 K부장 전적 관련 사실을 알지 못하고 깜짝 놀라더라는 것이다. 나는 아마도 K전무가 K부장으로부터 아직 보고를 받지 못하여 그렇게 말씀하셨을 것이라고 까지 이야기를 하였다. 여기에서 문제가 터졌다. .. 2022. 9. 13.
20040428 본사 춘계체육대회 2004.4.28(목) 체육대회 행사가 있었다. 본사 모든 식구들이 중앙교육원에 모여 행사를 가졌다. 나는 피구대회에 참가했다. 처음 게임에서는 대외사업본부를 이겼지만 결승전에서 송변전사업본부에게 졌다. 피구는 라인 안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밖에서 공을 받아 공격하는 사람들도 잘해야 한다. 내가 보기에 우리 본부가 안에서 공격을 피하고 공을 받는 사람들은 정말 잘 했는데 밖에서 공을 던지는 사람들이 조금 부족했던 탓에 결승전에서 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내게 계주 우리본부 감독역할이 주어졌는데 첫 번째 주자가 바톤을 떨어뜨리는 바람에 결국 지고 말았다. 운동이든 인생이든 운칠기삼이다. 종합 운동회는 성대하게 진행되었고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 사장 기분이 괜찮은 듯 보였다. 경기가 끝나고.. 2022. 9. 8.
20040427 살아남는 게 진리고 정의라는 생각 2004.4.27(화) 아침 10시부터 주 40시간 근로제 관련 회의가 있었다. 노무처장 방 옆에 있는 작은 회의실에서 열띤 토론이 있었다. K부처장은 무척이나 진지하게 회의를 진행했다. 모두들 각 분야에서 열심히 자기 분야의 문제점과 대안을 설명했다. 사실 가장 골치 아픈 분야는 급여분야다. 급여팀의 연차수당 감축안이 가장 뜨거운 감자다. L과장이 시건방을 떨면서 자기들이 다 알아서 할 테니 그냥 전권을 위임해 달란다. 아무래도 돈이 오가는 문제다 보니 보안이 필요했을 거다. 노조 OOO은 L과장과 J부장이 보여준 시건방진 태도 때문에 몹시 화가 나 있었다. 회의는 2시간 동안 열띤 토론을 벌이다가 끝을 맺었다. 오후에는 KY과장이 검토해 온 열린경영위원회 관련 보고서를 검토하고 필요한 사항들을 보완해.. 2022. 9. 8.
20040426 그여자가 사는 법 2004. 4.26(월) OO실 S과장이 전화를 했다. 파견자 J이가 낸 진정서에 대한 처리 내역을 알아보기 위해서다. S과장에게 오늘 저녁에 그녀를 만나 술 한 잔 하면서 이야기를 나눈 후 처리내역을 통보해 주겠다고 했다. J가 그동안 여러 차례 술 한 잔 하자고 했지만 이런 저런 일들이 생겨 만나지 못했었다. 그녀에게 전화를 걸어 오늘 저녁에 저녁식사를 같이 하자고 제안했더니 무척 반가워하면서 흔쾌히 응했다. KT과장과 함께 그녀를 데리고 꼼장어 집으로 갔다. 지난번에 처장과 함께 먹어본 장어가 정말 맛이 있었으므로 거기로 가서 한 잔 하기로 한 것이다. 그녀는 내가 따라주는 대로 술을 넙죽 넙죽 잘 받아먹을 뿐만 아니라 이리 저리 좌로 돌아가는 잔, 우로 돌아가는 잔을 돌리기까지 했다. 조잘 조잘 .. 2022. 9. 7.
20040425 장모님 생신 2004.4.25(일) 아침 일찍 일어나 영어 온라인 학습을 하였다. 매번 일주일 동안 밀린 공부를 한꺼번에 한다. S전무 큰딸 시집보내는 날이어서 나와 J부장이 안내를 맡기로 하였다. 하지만 오늘이 마침 장모님 생신이라 처갓집 식구들이 셋째처남 집에 함께 모여 점심식사를 하기로 되어있다. 스케줄이 겹쳐 어찌 할 바를 모르다가 아침 일찍 예식장에 가서 S전무를 뵙고 J부장에게 부탁을 하기로 하고 먼저 전철을 타고 도곡동 예식장을 찾았다. S전무님이 나와 계셨다. S전무에게 인사를 드리고 J부장과 KY과장에게 후사를 부탁한 후 조용히 빠져 나왔다. 차를 몰아 평창동 처남 집에 도착하니 음식이 이미 준비가 되어 있었다. 아마도 우리가 오기를 학수고대 한 것 같았다. 점심은 suntory 위스키 3잔을 곁들여.. 2022. 9. 7.
20040424 일 때문에, 아이들 때문에 밀리는 부부과업 2004.4.24(토) 금요일은 언제나 주요일이고 과음에 시달린다. 오늘도 예외는 아니다. 어제의 과음으로 몸이 몹시 피곤하다. 결국 오전 내내 빈둥빈둥 아무 일도 못하고 보내다가 처장과 함께 삼성 칼국수 집에 가서 빈대떡과 만두를 곁들여 칼국수를 한 그릇 먹었다. 처장을 보내고 테니스장으로 가 3게임 하고 집으로 들어왔다. 아이들도 학원에 가고 없었으므로 오랜만에 집사람과 둘만의 좋은 시간을 가졌다. 회사에서 하는 온라인 영어학습을 하고 영화를 보다가 너무 졸려 일찍 잠에 들었다. 2022. 9. 7.
20040423 책거리 2004.4.23(금) 오전 내내 처장이 요구하는 인사 제도 및 운영 실태 보고서 보완 작업을 하였다. 처장은 61페이지에 달하는 보고서를 어떤 형태로 보고할 것인가를 놓고 고민하다가 수정할 부분이 생각날 때마다 계속 내게 보완을 요구했다. 보고시간이 오후 2시로 정해져 있기에 그나마 다행이다. 오후 2시경에 그는 사장실에 보고하러 들어가고 나는 OOO교수를 만나러 KY과장과 함께 O대로 향했다. 경영평가와 관련하여 그가 요청한 보조 자료를 가져다 드린다는 명목이지만 좀더 평가를 잘 받기 위한 행보다. 맨손으로 가기 무엇해 발렌타인 17년산 양주 한 병을 함께 들고 내가 동행하기로 한 것이다. 나는 우리가 그동안 수행한 업적을 알게 하기 위하여 그가 반드시 읽어보아야 할 사항에 대하여 체크표시를 하여 주.. 2022. 9. 7.
20040421 경영평가 수검날에 2004.4.21(목) 경영평가를 받는 날이다. KY과장이 아침 일찍 출근하여 오늘 평가위원에게 발표할 시나리오를 처장님에게 드렸다. 처장님은 읽어보시더니 영 맘에 들어 하시지 않으셨다. 결국 나보고 다시 작성해 달란다. 내가 봐도 KY 과장이 작성한 시나리오는 핵심을 잃고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알기 어렵다. 강조해서 주장해야 할 것을 주장하지 않고 지엽적인 부분들을 백화점식으로 나열해 나가고 있었다. 나는 꼭꼭 집어서 다섯 가지를 강조해 들어가는 전략을 구사하기로 했다. 간부 승진제도, 다면평가제, 공모제, 인재육성 프로젝트, 여성채용 및 장애인 고용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루는 시나리오를 구성해 드렸다. 마음에 흡족해 하는 듯하다. 당신과 표현방식이 다른 부분은 일부 연필로 수정을 해 놓으셨다. 평가위원.. 2022. 9. 6.
20040420 경영평가 수검 준비 2004.4.20(화) 경영평가 보고서 설명때문에 이화여대 OOO 교수를 만나기로 한 날이다. 아침 10시에 예약이 되어있다. 어제 마신 술로 머리도 아프고 컨디션이 말이 아니었지만 KY과장의 안내를 받아 처장과 함께 O교수가 잠시 프로젝트 관계상 나와 있다는 OO빌딩으로 가 그를 만났다. 이야기를 나눌만한 마땅한 찻집이 없어 던킨도너츠 집에서 코코아와 도너츠를 먹으며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렇게라도 한번 만나볼 수 있어 참 다행이다. 점심에 K부장이 해장을 시켜달란다. 식사하러 가는 중에 OO발전 OO실에 근무하는 O과장과 조우했다. 그가 K부장에게 점심식사를 같이 하자는 제안을 해 같이 부산횟집으로 가 생태탕을 먹었다. 덕분에 점심 밥값 벌었다. K부장은 와이프가 요즘 힘들어 한다는 이야기를.. 2022. 9. 6.
20040419 세상에 그런 술집이 있어? 2004. 4. 19(월) 엄청난 나의 희생의 산물인 보고서를 보고 그래도 어느정도 마음에 드는지 처장 얼굴이 그리 일그러지지 않았다. 토요일과 일요일을 모두 희생해서 보고서를 썼다는 걸 그가 모를 리 없다. 그는 내게 “소주 한 잔 사 줄까?” 했다. 나는 아니라며 고개를 저었다. 그가 OO실에 근무하던 시절 그와 함께 근무했던 친구들이 교육을 받으러 서울로 올라왔다며 술 한 잔 하자고 제안했던 듯하다. 그 바람에 나도 끼어 대현 옥돌구이 집에서 떼로 모여 소주를 마셨다. 돌아가는 잔에, 벌주에, 폭탄주까지 마시고 나니 무척 취기가 올랐다. 그 상태에서 C과장은 술 한 잔 더 해야 한다며 우리를 잡아끌더니 선릉역 8번 출구에 위치한 요상한 술집으로 안내하였다. 처음에는 거기가 어떤 집인지 알 수 없었다.. 2022. 9. 6.
20040417-18 소설 속 주인공 같은 우리 처장님 2004.4.17(토) ~ 4.18(일) 오늘은 비번임에도 아침 새벽부터 출근하였다. 어차피 오늘 오후부터 당직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처장이 요구하는 보고서를 만들기 위해서는 너무나도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그가 원하는 방향대로 힘들게 정리하여 보고하였지만 그가 끝까지 만족하지 않으리란 것을 나는 잘 안다. 그는 마지막까지 절대 만족하지 않는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보고일자가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4.23일 보고를 드리겠다고 사장님께 말씀을 드린 모양이다. 처장님은 힘들게 만든 내 보고서에 또 한 차례 메스를 가하기 시작하였다. 만드는 사람이 힘들어서 그렇지 하기는 내가 보아도 자꾸 손을 대면 댈수록 좋은 보고서가 나오는 것은 사실이다. 단어 하나라도 다듬기 때문이다. 오늘은 내가 당직 책임자.. 2022. 9.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