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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지혜를 찾아서1249

죽음의 역사 (앤드루 도이그) 박테리아와 바이러스의 관점에서 보면 79억명의 인구는 단순히 엄청나게 많은 식량 공급 원일 뿐이다. 그 많은 역병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살아남았고 이겨낼 것이며 수명도 연장될 것이다. 죽음의 역사는 그런 역병의 역사와 극복과정을 다뤘다. 인간은 지구상에서 가장 위험한 동물이다. 하지만 인간에게 가장 치명적인 재앙을 가져온 질병들보다 더 무서운 건 인간 그 자체다. 서로를 죽이고 스스로를 죽이는 행위들이 반복되는 한 인간에게 희망은 없다. 그나마 우리가 찾아낸 유일한 살 길이 있다면 그건 사랑이다. 하지만 그 사랑도 무한경쟁 속 적자생존의 자연법칙 안에서 하릴없이 무너져내린다. 어찌보면 그것은 지구 속 살아있는 모든 생명체들의 숙명이다. 오래 사는게 중요한 것이 아니고 함께 사는 게 중요하다. 생각으로 사는.. 2023. 12. 19.
사랑의 꿈(손보미) '어떤 사실은 그저 있는 그대로 쓰는 것만으로도 소설이 됩니다 하지만 단 한가지 단 한가지 사실에 대해서는 절대로 써서는 안 돼요 그러니까 그건 언제까지나 당신 마음속에만 있어야 해요' 소설은 사실을 바탕으로 하되 꼭 숨겨야 할 진실은 소설 속에 넣어서는 안된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난 일기체 소설을 쓰고 있다. 우리네 삶은 내가 겪는 모든 것들이 사실이나 진실인 듯하지만 그건 내 머리 속에서만 그렇게 생각할 뿐이다. 다른 사람은 다른 시각과 생각으로 나를 바라보고 세상을 바라보고 나와 세상을 이해한다. 그러기에 나의 진실은 나 밖의 다른 사람에겐 진실이 아닌 소설에 불과할 수 있다. 어쨌거나 이 소설은 여러개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것들이 서로 다르게 완전히 단절되었다고 보기 어려울 만큼 연관성이 .. 2023. 12. 5.
베르베르씨, 오늘은 뭐 쓰세요(베르나르 베르베르)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지금까지 살아온 생을 일기가 아닌 연기체로 쓴 자전적 에세이다. 어떻게 글을 쓰기 시작했고 어떤 일들을 경험하며 이를 어떻게 그의 글 안에 녹여넣었는지를 설명한다. 작가도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톨스토이도 그랬고 니체도 그랬다. 한 사람의 위대한 작가가 탄생하기 까지는 참으로 많은 인고의 나날들이 있었다. 온종일 개미를 관찰하는 일도 일반인들에겐 쉬운 일이 아니다. 타고난 이야기꾼이라는 천부적 소질도 중요하지만 삼십년이 넘도록 거의 매일 네시간 넘게 글을 쓴다는 것도 일반인이 상상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그도 타고난 척추질병 때문에 고통받았고 그걸 이겨내며 그로 인해 더 좋은 글을 만드는 계기로 삼았다. 그 사람이 작가든 백정이든 학자든 경영관리자든 모든 사람들이 자기만의 .. 2023. 11. 20.
퓨처셀프(벤저민 하디) 페북에서 선전하기에 오성도서관에 신청해 신간도서로 구입한 것을 빌려보았다. 요즘 국공립 도서관은 신간서적 구입을 청구할 수 있으며 이 경우 구입과 동시에 제일 먼저 대출 우선권을 준다. 그렇게 몇 권을 주문해 읽었는데 앞으로 페북의 선전에 속지 말아야 할 것 같다. 과대포장 되어 있기 때문이다. 차라리 출판서 추천서를 읽는 것이 바람직한 듯하다. 더욱 찬란한 미래를 맞으려면 더 나은 과거가 있어야 한다 과거 히스토리를 거듭 반복해서 재해석하고 재구성 하라 그러면 점점 성숙해 지면서 가장 힘겨웠던 순간들마저 경외심과 기쁨으로 바라보게 될 것이다 고난에서 훈련과 삶의 의미를 얻게 되고 그 순간들을 사랑하게 될 것이다 과거는 의미다 과거는 스토리다 그 스토리를 어떻게 구성 하느냐가 미래의 나에게 절대적인 영향.. 2023. 11. 6.
더 좋은 삶을 위한 철학 (마이클 슈어) 인간은 자유롭도록 저주 받았다고 하는 사르트르의 명언이 삶에 대한 가장 명확한 정의다. 내 삶과 내 주변 삶을 돌이켜 봐도 그렇다. 삶엔 어떤 버팀목도 선택의 이유도 없으며 단지 선택했다는 사실만 남는다 선택하지 않기로 결정하는 것 역시 선택이다 그래서 인간의 운명은 결국 자신에게 달려 있다 최신의 선택만이 인간의 모든 것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면 언제든 자유롭게 원하는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다 다른 선택은 없다 고뇌로 가득찬 이 혼란에서 벗어날 방법은 없다 그러니 실존 주의자가 파티에서 인기가 많을 수밖에 사르트르는 타인에게 본보기가 될 행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반면 까뮈는 그것도 상관 하지 않았다 인간은 이세계에서 의미를 찾고자 하지만 세상은 차갑고 무관심한 곳이며 의미를 부정한다 사실 의미 있는 .. 2023. 11. 6.
인생의 무기가 되는 히든 스토리 (킨드라 홀) 불의 발견이 인간을 많이 변화시켰다. 사람들은 모닥불을 피워놓고 그 주변에서 스토리를 공유한다. 그게 세상을 바꾸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거다. 목표를 공유하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공감하며 자신의 삶의 방향을 새롭게 설정하거나 수정해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스티브잡스는 세상에서 가장 힘센 사람은 바로 스토리텔러라고 했다. 그가 주력 제품 출시 때마다 프레젠테이션에서 즐겨 사용했던 one more thing 이 그 예다. 그건 하나 더 할 이야기가 있다면서 자신의 메시지를 타인이 귀기울여 공감하기 때문이다. 그 외 마케팅 기법은 거의 50만년 전에 시작된 불꽃을 기본 바탕으로 한다 자기 충족 적 예언 즉 피그말리온 효과를 가져오는 긍정 편향의 스토리를 계속 이어가야 한다. 그 반대가 골렘 효과 즉 부.. 2023. 9. 25.
최선의 고통 (the sweet spot)(폴 블룸) 고통을 통해 즐거움을 추구하는 인간의 속성을 설명하고 있다. 내가 하는 테니스 운동도 마찬가지다. 한여름에 땀을 비오듯 흘리며 운동하는 고통 안에서 몰입의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라톤 선수의 러너스 하이도 같은 경우이다. 고통이 커야 성취의 기쁨도 크다. 그리고 그 고통은 자유의지로 선택했을 때에만 쾌락을 가져다 준다. '우리는 모두 인생이라는 재난 영화의 주인공이니까' 이 책의 추천사에 나온 글인데 너무 멋진 표현이다. 가장 정확하게 인생을 설명했다. 셰익스피어는 좋고 나쁜 것은 없으며 생각이 그렇게 만들 뿐이라고 말했다 선택적 고난이 쾌락을 창출하고 강화 하며 또한 의미있는 활동과 삶의 필수요소다. 리처드 도킨스는 '우주가 근본적으로 아무런 기획도 목적도 선악도 없으며 오직 눈 멀고 냉.. 2023. 9. 18.
에피쿠로스 쾌락 (에피쿠로스) 사려깊음, 정의, 탐미 에피쿠로스 주장의 핵심은 사려 깊고 아름다우며 정의로운 삶에 있다. 그중에 으뜸은 사려깊음이다. 즉 깨어있는 이성이다. 이 세가지는 늘 삼위일체로서 함께 해야 하고 그래야 즐거움이 찾아든다는 이야기다. 깨어있는 이성으로 정의롭게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을 말한다. 이 모든 것의 시작이자 가장 큰 선은 사려 깊음이다 그런 까닭에 사려 깊음은 지혜를 사랑하는것보다 더 소중하다 사려 깊음에서 그 밖의 모든 다른 미덕이 생기고 그것은 사려 깊고 아름다우며 정의로운 삶 없이는 쾌락의 삶도 있을 수 없고 쾌락의 삶 없이는 사려 깊고 아름다우며 정의로운 삶도 있을 수 없음을 가르친다 미덕들은 본성적으로 쾌락의 삶과 연결되어 있어 쾌락의 삶은 미덕들과 분리 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자에게는 운이나 .. 2023. 9. 18.
가장 질긴 족쇄 가장 지긋지긋한 족속 가족(류현재) 어쩌면 가족의 내면을 적나라하게 이렇게 속속들이 파헤칠 수 있는지 모르겠다. 인간은 누구나 각자의 孤島에 살고 있다. 가족도 마찬가지다. 모든 섬이 다 그렇듯이 나무와 풀과 바위로 뒤덮혀 겉으로 보면 그섬이 그섬처럼 보이지만 내막은 모두 다른 고도다. 하지만 물 밑에서는 고도들이 가족처럼 모두 연결되어있다. 아무리 소통을 잘하는 인간도 남을 이해한다는 건 쉽지 않다. 가족은 한 집에서 나고 자라 쉽게 이해될 것 같지만 오히려 정반대다. 나의 본성, 주관, 페르조나로 상대방을 아주 견고하게 변함없이 정의하기 때문이다. 아빠는 이런 사람, 엄마는 저런 사람, 큰애는 그런 아이로 서로가 서로를 각인하고 그걸 벗어나려하지 않는다. 난 옛날의 내가 아니(I'm not the man I used to be)라고 주.. 2023. 8. 30.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김초엽) 친구가 감탄을 금치 못하는 책이라고 해서 일부러 도서관을 검색해 빌려보았다. 포스텍 화학과에서 생화학을 전공한 석사인 작가 김초엽(1993년생)이 쓴 소설이다. 화학도가 어떻게 소설을 쓸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다. 시인인 엄마의 영향이 큰 듯하다. 이 소설집엔 1.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 2. 스펙트럼 3. 공생가설 4.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5. 감정의 물성 6. 관내분실 7. 나의 우주영웅에 관하여 가 실려있다. 난 본질적으로 SF 소설을 그리 즐기는 편이 아니다. 그래서 그런지 내겐 쉽게 읽혀지지 않는 소설이다. 내가 모르는 광범위한 미래 공상과학의 세계를 다양하게 그렸는데 마치 만화나 영화를 보는 느낌이다. 그녀의 소설을 읽으며 갑자기 든 생각은 나 이외의 모든 타자는 외계인과 .. 2023. 8. 28.
페르소나를 위하여 (이우) 참 잘 읽히는 소설이다. 그 말은 독자가 읽기 쉽게 글을 쓴다는 것이고 다시말해 잘쓴다는 칭찬이다. 주제고 스토리고 아주 쉽고 명확하게 들어온다. 자못 모든 글쟁이의 귀감이 될 만하다. 8개의 단편들이 수록되어있다. 한 편 한 편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읽는 데 거침이 없다. '페르소나를 위하여'는 그 8편 중 하나다. 공시생이 잘난 인물로 SNS스타가 되어 각광을 받았지만 결국 본질에서 벗어난 잘못된 페르소나로 인해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날려버리는(자살) 이야기다. 잘나도 못나도 원색의 튼튼한 페르소나를 굳건히 다져가야 고단한 삶을 버텨낸다. '생태교란종'은 그와 다른 정 반대의 페르조나를 이야기한다. 못생겨 남친에게 설움받던 처녀가 성형미인이 되어 새로운 페르소나를 만들어 당당한 미인으로 재탄생하는.. 2023. 8. 25.
까마귀 클럽(이원석) 어느 광고카피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아저씨, 아저씨 나이쯤 되면 인생을 알게 될까요?" "아니... 피로를... 알게 돼...." 젊은이는 모르니까 끝없이 새롭게 방황하고 좌절한다. 그러면서 삶에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그 피로를 해소한다는 이유로 여행을 하지만 여행은 또다른 피로를 더할 뿐이다. 피로를 계속 이어가다 결국 소진한다. 피로의 끝에 만난 소진은 더이상의 새로운 시도를 멈춘 채 자진하거나 완전히 다른 생으로 변신한다. 일테면 머리를 깎고 입산하는 식으로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덩달이 여행'을 떠난다. 남이 가니까 안가면 뒤지는 듯해서 간다. 하지만 그건 진정한 의미의 여행이 아니다. 단순히 유희가 목적인 여행도 사실 여행이 아니다. 집 떠나면 뭐든 생소하고, 불안하고, 불편해 개고생만.. 2023. 8. 19.
조각상 살인사건(다니엘 콜) 미스테리 탐정소설이다. 살인현장을 아름다운 조각상으로 완성시키는 살인자의 행방을 쫓는 경찰관의 관점에서 쓰여진 탐정소설이다. 살인자는 마약에 찌든 엄마로부터 버림받아 소시오패스가 된 미대 교수다. 그는 그가 살인한 사람을 차례차례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 등 유명한 조각상 처럼 만들어 작품으로 구현해 놓는다. 이어서 미켈란젤로의 피에타 등 차례대로 살인과 작품연출을 이어가 궁극에는 그가 미치도록 사랑했던 제자마져 죽이고 그녀와 함께 최후의 작품에 주연으로 죽음을 맞이하려 했지만 주인공 경찰관이 해독제를 놓아 그의 죽음을 방해했다. 죽음보다 산자의 고통이 더 크다는 성서의 논리에 따른 것이다. 도서관 신간코너에서 졸릴 때 읽을만한 것을 찾다가 고른 책이다. 자연상태로의 인간만큼 못된 짐승이 없다. 좋은 머리를.. 2023. 8. 17.
비터스위트(수잔 케인) 비터스위트 수잔 케인 달콤 씁쓰름 고통안에 들어있는 달달함 말 그대로 긍정심리학을 정면으로 뒤집는 책이다. 긍정 심리학은 매사 불행 앞에 긍정적인 측면을 강조하는 반면 이 책은 고통 슬픔 괴로움, 외로움 따위를 부정할게 아니라 철저하게 직면하고 감정이입되어 받아들이다 보면 어느새 달달함이 우러나고 위안 받으며 더욱 단단해진다는 부정 심리학이다. 어찌보면 동양의 음양사상에 가깝다. 음은 음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양을 동시에 내포하고 있다. 고통 안에 즐거움이 내포되어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고통이나 슬픔을 애써 부정하지 말고 실컷울고 받아들이다보면 그 안에 내포된 즐거움을 찾을 수 있다는 거다 좀 어두운 얘기지만 우리의 존재를 이해해 주고 크고 작은 부분에서 우리와 모든 기호가 잘 통하는 파트너는 없어요(.. 2023. 8. 14.
켈트의 꿈(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식민제국주의를 이해하려면 반드시 읽어야 하는 책이다. 우리가 일제 식민치하에서 당한 고통은 고통도 아니다. 유럽이 아프리카나 남아메리카 등 식민 통치하의 현지인들에게 행한 패륜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잔인하다. 주인공 로저는 아프리카와 아마존 현지를 영국 영사의 자격으로 다니며 낱낱이 기록으로 남겼다. 그 기록은 역사의 진화를 도모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너무 세세한 기록이고 그 양이 방대해 처음에는 읽어가며 경악하다가 나중에는 지쳐 졸음이 왔다. 무자비한 식민통치에 대한 고발이 계속 반복되어서 더 이상 읽는 것에 의미가 없다고 판단해 중간에 스킵했다. 장장 727페이지에 걸쳐 빼곡히 들어찬 아프리카와 아마존에 대한 무자비한 식민통치 고발과 아일랜드 독립운동을 읽는 것은 60대 중반 노인에겐 .. 2023. 8. 9.
집단착각(토드로즈)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민주주의는 이제 종언을 고해야 한다는 내 믿음을 더욱 확신하게 되었다. SNS가 이처럼 발달한 시대에 그리스 로마시대의 민주주의를 신봉해야 하다니... 우리는 머잖아 툰드라 레밍들쥐떼들 처럼 우루루 질주하다 집단으로 깔려죽고 떨어져 죽고 익사해 죽게 될 것 같다. 왜냐하면 바로 이 집단착각(Collective Illusion)때문이다. 집단이 지성을 창출한다는 믿음은 환상이다. 집단에 속한 개인들이 주변의 영향(다른 사람이나 집단, 정당 따위)을 받지 않고 순수한 개인으로서 충분히 생각하고 연구 노력해서 판단을 내린 것들의 합이어야만 민주주의가 신봉하는 집단지성이 창출될 수 있다. 하지만 우리의 밈(meme) 속엔 카멜레온이나 거울이 들어있다. 우리만 그런 것이 아니고 들쥐, 개,.. 2023. 8. 9.
호박의 여름(츠지무라 미츠키) 659페이지나 되는 장편 소설이지만 테마는 아주 간단하다. 제목이 왜 호박의 여름인지 잘 모르겠다. 여기서 호박은 pumpkin이 아니고 보석인 amber를 뜻한다. 아마도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을 보석으로 표현하지 않았나 싶다. 여름에 자연과 더불어 자발적 학습을 통해 참된 인성을 가르치는 숲속의 학교인 '미래학교'에서 일어난 한 어린아이의 사망사고를 파헤치는 과정을 테마로 한다. 그 죽음에 특별한 의미와 흥미진진한 스토리가 내재된 것으로 잔뜩 기대하고 있다가 그냥 의미없는 단순한 사고에 지나지 않은 것으로 처리되어 실망감이 크다. 작가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무엇인가를 꼼꼼하게 계획하고 썼다기 보다는 무언가에 쫓겨 급하게 마지막 클라이맥스 부분을 마무리하면서 한계에 부딪혀 엉성하게 마무리한 느낌이다. 요.. 2023. 8. 6.
고독사 워크숍(박지영) 고독사 워크숍 (박지영) 세상살이에 실패한 것처럼 보이는 가장 정상적인 다양한 찌질이들의 삶을 그렸다. 내가 나를 보기에 찌질이고 실패한 듯 보일 뿐이지 나 아닌 다른 사람이 그렇게 정의한 것은 아니다. 나를 포함해 어떤 사람이 자신은 찌질이 고독사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 밝히기 어렵고 표현하기 거북스러운 내면세계 조차 시냇물 흘러가는 소리처럼 막힘없이 그렸는데 글이 쉬운 듯 너무 어려웠다. 글 쓰며 많은 생각을 다듬은 흔적이 여기저기 보인다. 결코 쉽게 읽히지 않는 역작이다. 말장난도 정말 심하게 한다. 작가님과 말쌈 붙으면 이길 사람 하나 없겠다. 아니 끝내 피식 웃고 말거나 터지는 웃음을 손바닥으로 가리며 뛰쳐나갈것 같은 느낌이다. 그래서 네이버 검색으로 작가를 확인해보려 했으나 꽁꽁 .. 2023. 8. 3.
안젤리크(기욤 뮈소) 책 머리에 몇개의 경구들을 싣는데 그 경구대로 소설 스토리가 이어진다. 기욤뮈소가 제시한 명언 중 몇개를 발췌하면 이렇다. 사랑하기 좋은 나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사랑받기 좋은 나이 만이 존재 하며 순식간에 지나간다 인간이 인간적일 가능성은 거의 암탉이 하늘을 나는 가능성과 맞먹는다 루이 페르디 낭 셀린 한 인간의 진실은 무엇보다도 그가 감춘 것이다 앙드레 말로 감춰진 진실에서 보여지는 인간의 삶을 그렸다. 스텔라는 사랑받기 좋은 나이가 지난 은퇴선수다. 스텔라든 안젤리크든 인간적이지 못해 짐승같은 행동을 하다 결국 인생을 망친다. 다작을 이어온 젊은 소설가의 거침없는 스토리 전개가 시원하지만 오래 읽힐 소설로는 조금 부족하다. 특히 마지막은 무언가 소설을 급하게 마무리한 흔적이 역력하다. 오래 읽히는 소.. 2023. 7. 26.
1980년 5월 24일(조성기) 소설의 형식을 빌었지만 대통령을 시해한 김재규의 삶을 그린 실화에 가깝다. 긴박했던 시대상황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지금은 묻혀있지만 김재규가 박정희 대통령 머리에 확인사살까지 할 때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사위지기자사 여위열기자용(士爲知己者死 女爲悅己者容)라는 말이 있다. 선비는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죽고 여자는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화장을 한다는 말이다. 선비는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죽지만 충성이 배신으로 돌아올 땐 오히려 총을 든다. 세상의 모든 폭로사건들은 대부분 이 논리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이이제이(以夷制夷) 전법이 훌륭한 병법이지만 당사자인 오랑캐 입장에서는 가장 기분 나쁜 병법이다. 나이가 한참 어린 경호실장 차지철과 충성경쟁을 시켜놓았는데 대통령 코밑에서 사사건건.. 2023. 7. 26.
마음공부(텐진빠모) [텐진빠모의 마음공부] ▣ 세상 모든 생명은 연결되어 있고 서로에 대해 책임을 진다. ▣ 우리는 대기를 공유하고 밟고 있는 땅을 함께 공유하며 음식과 물을 비롯해 모든 것을 공유한다. 세상 모든 것을 함께 나누며 서로 연결되어 있다. 단지 일반적인 생물 뿐 아니라 훨씬 더 높고 존귀한 존재들과도 연결되어 있다. ▣ 수행의 동기에 있어서 또 다른 중요한 관점은 평범한 일상을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는 것이다. ▣ 악의 세가지근원은 욕심과 성냄, 성냄의 원인을 제공하는 근본적인 어리석음이다. ▣ 많은 사람들이 ‘인생도’라는 탕카(티벳의 전통적인 그림)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가장 중심이 되는 원 안에 닭과 돼지, 뱀이 서로 꼬리를 맞물고 돌아가며 또 다른 원을 만드는데 수탉은 탐욕을 상징하고 뱀은 분노를 돼지.. 2023. 7. 19.
누런벽지(샬럿 퍼킨스 길먼) 19세기 후반에 소설으로나마 이런 강한 페미니즘 사고를 가진 사람을 만나기는 드물다. 미국이 자유와 평등의 선두에 서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누런벽지'로 출간된 그녀의 단편집은 20개의 단편을 싣고 있다. 그 단편들은 하나같이 여성이 주인공이고 지금까지의 여성적 역할에서 뛰쳐나와 남성의 영역을 침범하여 개척하고 성공시킨 일화들을 담고있다. 때로는 성공한 예술가로, 사업가로, 의사로 여성들을 나타내고 있다. 당시 이런 소설을 읽은 여성이라면 자신의 역할과 비교해 이러한 영역으로 일탈하려는 꿈들을 많이 꾸었을 것이다. 지금은 아예 여성이 남성을 지배하는 시대로 치닫고 있지만 당시에는 많은 어려움 속에 대단한 용기와 각오가 필요했을 것이다. 그시대에 우리나라 양반집 규수가 이런 이야기를 했다면 어떠했.. 2023. 7. 18.
통찰지능(최연호) 보수주의자와 진보주의자의 뇌는 차이가 있다. 보수주의자는 진보주의자보다 진실이나 과정을 더 추구하는 대신 진보주의자는 과정보다는 결과를 더 중시하고 따라서 진실이 아니더라도 결과를 정당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보수주의자들은 과정이 잘못되거나 진실이 아니면 결과가 아무리 좋아도 받아들이지 않으려 한다. 이 책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통찰지능을 통해 모두 진보적 사고방식을 갖고있다고 단언한다. 아마도 기본적으로는 그런 진보적 사고를 가지고 있는데 보다 사려깊은 사람들은 과정이나 진실까지도 포함하려는 성향이 있다고 보는게 가장 정확한 표현이 아닐까 싶다. 대장동 사건을 포함해 이재명 대표를 둘러싼 각종 사건사고를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를 보면 이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 2023. 7. 18.
옥춘당(고정순) 30분이면 읽을 수 있는 만화책이다. 옥춘당은 제사상에 올리는 동그란 사탕이다. 요즘 아이들은 줘도 안먹는 사탕이다. 하지만 예전엔 가장 귀한 사탕이었고 가장 사랑하는 사람끼리만 주고받았다. 그런 사탕이 이 만화의 주제다. 다시 말해 사탕을 통해 사랑을 전해주는 만화다. 625 전쟁고아끼리 결혼한 두 사람의 진실한 사랑이야기다. 할아버지를 먼저 보내고 벙어리가 되어 금산요양원 13번 침대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할머니를 회상하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할머니는 꿈 속에서 할아버지가 전해준 달콤한 옥춘당 사탕을 물고 행복한 웃음을 지으며 돌아가셨다. 우리들 마음 속에 그런 사탕 하나 간직하며 살 일이다. 2023. 7. 18.
발없는 새(정찬) 역사 속에 묻혀간 슬픈 개인의 삶을 엮었습니다. 난징학살사건은 물론 위안부로 끌려간 사람들의 아픔을 직접 경험하거나 연기를 통해 간접경험한 사람들의 삶을 다루었습니다. 장궈룽(장국영)의 죽음은 패왕별희의 연기를 하면서 자신의 삶을 자살로 몰아갈 수 밖에 없을만큼 뼈저린 간접경험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간접경험 만으로도 스스로를 죽음으로 몰아갈 수밖에 없는 처절한 아픔 모든 전쟁의 이면엔 인간이 이해할 수 없는 처절함이 들어있습니다. 직접 또는 간접으로나마 깊이있게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아픔이 들어있습니다. 아무리 전승국이라 해도 같은 인간을 그렇게 대할 순 없습니다. 이 소설은 일본군들이 자신들은 인간이 아니라 천황치하의 신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런 만행을 저지를 수 있었다고 말합.. 2023. 7. 18.
마음을 다스리는 지혜 ▣ 사람은 늘 핑계를 대거나 남의 탓으로 돌리는 습성을 가지고 있음. 그러나 모든 것은 자신으로부터 비롯되었다는 믿음이 없는 한 스스로를 희생시킬 수밖에 없음 ⇨ 따라서 절대로 남의 탓으로 돌리거나 핑계를 대지 말 것 ▣ 다른 사람에 대해서 판단을 내리려는 순간 당신은 당신 스스로에게 해를 끼치는 셈이 된다. ▣ 심판은 주님께서 내릴 것이다. 내가 가진 것은 오직 현재일 뿐이다(49) ▣ 사랑의 마음으로 자식을 내버려두라. 그것은 당신의 혈육에게 실생활에서 싸늘하게 등을 돌리라는 뜻이 아니다. 그것은 누군가를 고쳐주려고 부질없이 애를 씀으로써 감정이 고갈되게 하지 않는 한에서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이라는 뜻일 뿐이다. (74) ▣ 당신 자신보다 더 위대한 어떤 힘이 당신에게 평온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사.. 2023. 7. 13.
덕의 기술(벤자민 플랭크린) ▣ 인간의 행복과 진정한 선은 올바른 행동에 있고 올바른 행동은 올바른 판단에서 나옵니다. 그래서 사물을 판단할 때는 본질을 따르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모든 덕과 행복의 근원은 올바른 생각입니다.(48p) ▣ 13가지 덕목 1. 절제(Temperance) : 과식과 과음을 삼가라 2. 침묵(Silence) : 타인과 자신에게 이로운 것 외에 말을 삼가고 쓸데없는 대화를 피하라. 3. 질서(Order) : 모든 물건은 제자리에 정돈하고 모든 일은 정해진 시간을 지켜라 4. 결단(Resolution) : 해야 할 일은 하기로 결심하고 결심한 일은 반드시 행하라 5. 절약(Frugality) : 타인과 자신을 이롭게 하는 것 외에는 지출을 삼가고 낭비하지 말라 6. 근면(Industry) : 시간을 .. 2023. 7. 13.
스토아수업(라이언 홀리데이, 스티븐 핸슬먼) 스토아 철학은 2350년 전 아테네의 제논을 시작으로 로마사의 중심사상이었다. 스토아 철학으로 무장된 정치가들이 있었기에 로마는 천년의 역사를 이어갈 수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시기는 동양에선 제자백가가 쟁명하던 시기다. 제자백가 사상과 스토아 철학은 큰 틀에서 맥을 같이한다. 학이시습을 삶의 가장 중요한 가치로 내세운 공자의 사상은 스토아사상과 정확히 일치한다. 이유를 알 수 없지만 2500년의 세월이 흘렀음에도 동양이든 서양이든 사상적 진화는 제자리걸음을 이어가거나 오히려 퇴보중이다. 현란한 말장난만 늘었을 뿐이다. 인간의 한계인지 불변의 진리이기 때문인지 모르지만 불변의 진리라고 생각해 이를 실천하는 삶을 권한다. 예수님 생각이나 부처님 생각도 같은 맥락이다. 책 속에 나오는 몇몇분의 스.. 2023. 7. 4.
백 오피스(최유안) 요즘 젊은 사람들의 생각을 접할 수 있는 책이다. 작은 행사기획 업체들과 그 행사를 맡기는 대기업 그 사이에 일어나는 다양한 사람들의 욕망의 충돌을 그렸다. 누구나 자신의 우월성을 드러내려하고 그것들이 서로 부딪히면서 갈등이 생겨난다. 전후좌우를 살피지 못하고 앞만보고 좌충우돌하며 달려가는 젊은이들. 그들이 만드는 성공과 실패가 이어지면서 사회가 진화하는 거다. 물러앉은 대기업 임원출신 뒷방 늙은이 입장에서 보면 이 젊은이들이 많이 안스럽다. 이들은 우리에게 손가락질 할지도 모른다. 식물이든 동물이든 자연에 먹이사슬이 존재하듯 우리 사회에도 구석구석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아웅다웅 전쟁같은 삶을 살아내고 있다. 하지만 세상 만물은 무엇이든 반드시 그 과정을 겪도록 설계되어 있다. 나도 그런 20대 30대를 .. 2023. 7. 4.
아들에게 쓴 사랑편지(필립 체스터필드) □ 앞으로 네 인생의 한 기간 즉 앞으로 2년간 지식의 반을 닦아두기 바란다. 그렇지 못하면 그 이후의 인생은 네가 마음먹은 대로 살기 어려울 것이다. 지식이란 나이가 들었을 때는 인생의 휴식처이며 피난처가 되는 법이다. □ 뛰어난 사람이란 지식과 식견, 그리고 겸손한 태도를 갖춘 사람이다. □ ‘한 가지 일에 오랜 시간 집중할 수 없다’라고 말하는 것은 ‘나는 바보입니다’ 또는 ‘나는 게으름뱅이입니다’라고 말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 어떤 사람을 싫어하는 것은 너의 자유의사이지만 그런 마음을 상대방이 느끼도록 표면에 노출시킬 필요는 없다. □ 인생의 적을 만들고 싶지 않거든 아무리 함부로 대해도 마땅한 인간일지라도 대놓고 감정을 나타내서는 안 된다. □ 다른사람의 약점이나 결함을 들춰내어 주위사람을 웃.. 2023. 6. 30.